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력적인 역사 기행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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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특정 국가에 해외여행을 갈 때 왠만하면 그 국가의 수도로 가고 어떤 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을 상상할 때 흔히 수도를 상상한다. 왜냐하면 수도는 곧 그 국가를 대표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그 해답은 책의 표지에서 제시한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수도는 움직이는 권력이다."


이 문장의 키포인트는 두가지다. 첫째 수도는 권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수도가 한 국가의 많은 다른 도시들과 다른 점은 바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권력기구가 수도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대한민국의 서울에는 대통령이 거주하고, 미국의 워싱턴DC에는 미국 대통령이 거주한다. 일본 도쿄에는 총리가 거주하며, 영국의 런던에는 영국 총리가, 프랑스 파리에는 프랑스 대통령이 거주한다.


그렇기에 수도는 곳 권력의 공간이자 권력이 발생하여 각 지역으로 그 나라 전체로 퍼져나가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수도는 움직인다. 수도가 움직이는 이유는 그 국가의 정체성, 정치체, 기본 이념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된 후 우여곡절끝에 조선은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다. 


이 과정에서 수도였던 공간이 그 위상을 잃어버리거나 시골 변방의 도시가 수도로 격상되기도 한다. 특정 국가가 어떠한 상황이냐에 따라 수도는 가변하는 공간이다.


이 책은 세계의 여러 수도의 역사를 통해 그러한 권력의 변화와 역사를 잘 설명한 책이다. 특히나 언어학자인 저자는 책 곳곳에서 언어적 유사성과 변화를 통해 도시 명칭의 유례와 변화를 세심히 추적한다.


로마, 바그다드, 파리, 도쿄, 뉴델리 등 이 책은 동서양, 세계 곳곳이 수도로 선정된 유례와 수도를 둘러싼 국가의 역사를 잘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많은 사람도 전세계의 모든 곳을 돌아다녀볼 수는 없다. 이 책은 수도의 역사를 통해 수도의 역사와 여러 나라의 역사, 세계사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결국 수도를 이해한다는 것은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은 다시 한번 친절히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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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시작하는 세계사 수업 1 - 오늘의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질문으로 시작하는 세계사 수업 1
김태수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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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쩌다 역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되어 역사를 가르치고 또 역사를 연구하고 있지만, 알면 알수록 참 어려운 과목이 역사가 아닌가 싶다. 교과서에 가볍게 수록된 한 줄의 서술, 역사교사의 지나가듯 흘리는 말 한마디 안에는 역사학자들의 치열한 고민과 격정적인 논쟁이 숨어 있다.


교과서를 읽다보면 역사 서술이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일어난 일을 별 고민 없이 시간 순서대로 죽 나열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렇기에 교과서를 읽으면 별다른 질문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 연구의 시작은 반대로 질문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지?, 그 인물은 왜 그러한 행동을 했을까?, 그 나라는 언제부터 현재와 같은 상태가 되었지 와 같은 질문 말이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다 보면 역사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힌 인과관계, 충돌하는 이론, 사람들의 내면을 추적하여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역사학의 본령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역사학의 시작인 질문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같은 시간에 살게 되었을까?', '코페르니쿠스는 어떻게 지동설을 발견하였을까?',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68혁명은 서구 사회를 어떻게 바꿨을까?' 등 이 책은 일상을 살아가다 혹은 역사책을 뒤적이다 한 번 쯤 해보았을 질문에서부터 역사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풍부한 사실을 쉽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를 오래 공부한 사람일 수록 역사를 쉽게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역사를 이해하고 세계사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새해에 세계사에 대한 교양을 쌓고, 현재에 대한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과감히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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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문예 인문클래식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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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은 힘들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영웅을 기다린다. 슈퍼맨과 배트맨 영화가 인기 있는 이유는 전지전능하고 선한 영웅이 그 압도적인 힘과 정의관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메시아를 원하고, 그 메시아가 나를 구원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에서 메시아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현실의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다수의 행복과 사회 정의를 위해서는 현실의 정치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정치인의 최고 과제는 국민의 행복 증진과 사회 정의 실현이다.(최근에는 이 가치를 내팽개쳐 버린 사람들이 더욱 준동하지만 말이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에 정치는 없었다. 극단적 진영대결과 도덕적 해이, 모든 정치적인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풀지 않고 법정으로 가져갔다. 자신을 반대하는 진영을 악마화했으며 공권력을 동원해 구속시켜 절멸시키고자 했다. ‘정치의 실종이었다. 그리고 그 끝은 계엄령과 내란의 파멸이었다.

 

하필 이 시국에 이 책을 만났다. 위선과 허위의 가식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지극히 현실의 문제를 다룬 영원한 문제작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모든 면에서 선을 행한다고 표방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 사이에 파멸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정치의 본질이다.

 

그럼 정치는 본질적이고 추악하고 부패한 것이므로 혐오하고 무관심 해야만 하는가. <군주론>을 자세히 읽어보면 결코 마키아벨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혼란한 이탈리아와 유럽의 정세에서 마키아벨 리가 정치적 술수를 강조한 것은 그게 옳아서가 아니라 그렇게라도 해서 더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선한 성품의 정치인이 너그러움을 가지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려 여러사람에게 고통스러운 사회를 만들어주기보다는 차라리 권모술수에 능한 리더가 군중을 행복한 사회로 이끌어주기를 마키아벨리는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마키아벨리의 저술을 쉬운 용어와 풍부한 배경설명, 많은 사진자료를 통해 우리에게 친절히 전달해주고 있다.

 

도저히 앞길이 안 보이는 대한민국. 어떤 메시아가 나타나 이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하루하루 가운데, 우리는 다시 현실에 눈을 돌려 어떤 정치인을, 어떤 정치를 이루어나갈 것인지 이 무너진 폐허에서 다시 고민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군주론>은 그러한 고민의 실마리를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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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들뢰즈, 바디우와 함께하는 도시의 정신분석 1 - 과잉 도시 현대 도시의 철학적 모험
장용순 지음 / 이학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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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가제본을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시는 질서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에 직장으로 출근을 하고,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에 등교를 한다. 정확히 예측 가능한 시간에 버스와 지하철이 오고, 사람들은 신호등의 색에 따라 길을 건넌다.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하며 규칙에 따라 상품을 매매한다. 


우리는 이 도시의 모든 질서를 당여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떻게 무한한 혼돈으로부터 질서가 생기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결국 도시의 역사는 자연으로 대표되는 혼돈이 어떻게 인공과 질서의 공간으로 변모해 가는가에 대한 역사이기도 하다. 


결국 논의의 출발은 '푸코'로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푸코의 에피스테메(어떤 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한 시대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의 개념을 가져와 르네상스 시기, 고전주의 시대, 근대에 에피스테메가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제공받은 책이 가제본본이라 그 논의가 어떻게 라캉, 들뢰즈, 바디우로까지 연결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에피스테메가 도시에 반영된다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흥미롭다. 그리고 이것은 동양의 관점에서도 파악될 필요가 있다.


가령 조선의 수도 한양은 정도전의 의도에 따라 <주례>를 토대로 유교적 사상이 체현된 도시였다. 그렇게 생각할 때 어느 시대, 어느 공간이나 도시는 그 당대인들의 에피스테메, 즉 사상의 지향과 욕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도시와 역사, 철학이라는 3요소가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지 분석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그리고 그 얽힘의 끝에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단서가 있을 것이다. 그 이정표를 도시는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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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 수만 가지 죽음에서 배운 삶의 가치
오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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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 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철학자이자 문학가인 알베르트 까뮈는 삶이 부조리하다고 했다. 까뮈와 사르트르로 대표되는 실존철학에서 인간은 목적없이 삶에 내던져 진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아가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이 예정되어 있지만 삶을 살아내야만 하는 인간의 운명. 이것이 바로 부조리다.

 

이처럼 죽음은 이 불공평한 세계에 유일하게 평등하게 주어진 조건이다. 우리는 죽음을 삶의 끝이자 마침표라고 생각하고 삶의 탄생과 죽음의 빈칸을 하루하루 열심히 채워간다. 죽음이 끝이기에 중요한 것은 삶인 것 같고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져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죽음은 삶을 성찰하게 하며 죽음 그 자체도 삶을 이루는 칸의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여러 죽음의 다양한 모습을 묘사한다. 병실에서 각자의 사연을 안고 때로는 원망하고 때로는 만족하는 삶의 마무리를 작가는 오랜 세월 목도했다. 작가는 말한다. 어느 죽음이다 억울하다고.

 

그렇다. 어떻게 보면 삶뿐만 아니라 죽음 또한 부조리한 것 같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언젠가 누구나 다 죽음을 마무리 해야 한다. 나의 죽음은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될까. 그것은 내 삶의 모습이 받아들게 될 최종 결산과도 같은 것이다.

 

멋진 죽음이라는 것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으로서 세상을 구원한 그리스도의 죽음, 노량의 총알에 마지막까지 자신의 사명을 다한 이순신의 죽음, 80년 광주의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칼을 막아서던 죽음. 결국 그들의 죽음은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나의 죽음 또한 그려본다. 언제가 될지,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는 그날. 그날 눈을 감으며 내 삶이 그리 헛되지 않았기를. 나의 죽음에 너무 많은 사람이 슬퍼하지 않기를. 생애가 부끄럽지 않되 너무 아프지는 않기를. 억울해 하거나 더 붙잡으려 하지 말고 당당히 새로운 모험을 떠나기를.

 

죽음에 관한 이 책을 덮으며 삶의 자세와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은 이 책이 주는 아름다운 역설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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