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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민주주의 내란의 끝 - 역사학자 전우용과 앵커 최지은의 대담 ㅣ K민주주의 다시만난세계
전우용.최지은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5년 1월
평점 :
*이 글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모진 탄압, 인혁당 사건과 사법 살인, 전두환 정부가 내세운 정의로운 사회, 신군부 세력과 손잡은 3당 합당 등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보고 있자면 드는 느낌은 "역겨움"이다. 사회 정의를 거스르고, 권력을 동원해 말도 안되는 억지 논리를 내세우며, 자신의 사욕을 위해 공동체를 파괴한다.
또 한가지 느낌은 기시감이다. 역사적 사건들을 보고 연구하면서 '이것은 과거에 국한된 일이니까.','그때는 그런 것이 용납되는 사회였으니까."라는 벽을 치며 사건을 박제화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그 역사적 사건을 보고 느꼈던 역겨움과 어딘지 모를 익숙함이다.
이 책은 역사학자 전우용이 12.3내란 사태를 보고 역사적 관점에서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을 진단한 책이다. 앵커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이 책은 전우용 선생의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통렬한 비판적 의식이 역시 돋보인다.
그는 말한다. 한강이 말했던 과거가 현재를 도울수 있는가 를 넘어 과거가 현재를 돕게 만드는 역사공부가 필요하다고. 또한 현재의 상황이 사상의 자유 하에서 이루어지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대결이 아니라 케케묵은 왕당파와 구한말부터 살아 이어져온 공화파의 대결이라고 진단한다.
반민특위때도, 유신잔당을 처벌할때도, 신군부의 잔재를 청산할때도 우리는 한번도 국가와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이들을 소거하지 못했다. 그리고 저자는 이번 내란 또한 우리가 그러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말한다.
당당하게 두발로 걸어나와 주먹을 흔들고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는 윤석열. 그를 석방시키는데 앞장선 검찰총장, 그리고 신난 극우 내란 옹호 세력들. 혹여나 이들로 인해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가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지만 구름이 태양을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그리고 친위 쿠데타가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는 역사적 교훈, 내란 세력이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는 현재의 교훈을 느끼며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