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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공부법 - 아이에게 딱 맞는 학습법을 찾는 전략
주영은 지음 / 마인드빌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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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부'라는 것은 무엇일까? 어느 순간 사회에서는 이 공부라는 것이 서로 다른 활동을 일컫는 말이 된 것 같다. 첫째는 '공부=성적'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곧 좋은 성적을 얻고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공부가 자신의 내면이나 사회적, 과학적 현상을 이해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경우이다. 이 의미에서 공부는 그것이 꼭 높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자아를 발견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지혜를 획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공부=교육의 의미이다. 공부를 통해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기본적인 역량과 기술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의 의미는 서로 중첩되어 있기도 하면서 동시에 사람마다 공부를 통해 획득하고자 하는 결과가 다르다. 학교는 이 세 가지 영역의 공부를 모두 시키는 곳이기도 하며 어느 곳에 더 중점을 둘지 갈등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반성적 쓰기란 공부의 세가지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학습법이다. 반성적 쓰기의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러하다.


1. 수업 메모하며 듣기

2. 자신의 수업 태도 객관적으로 적기

3. 요약하기

4. 이래도 점검 및 앞으로의 공부 전략 세우기

5. 오늘 공부한 모습 떠올리며 감정적기


완전히 새로운 공부법이라기보다는 기존에 많이 쓰여온 필기+요약+자기점검과 피드백+학습플래너의 방법을 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이 방법을 잘 활용한다면 수업시간에 집중력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와 자기점검능력, 계획성까지 길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수행평가의 한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결국 중고등학교 때의 공부는 자신에게 잘 맞는 학습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 맞지 않는 방법을 모두 적용해보고 자신만의 방법을 주체적으로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볼 때 '반성적 쓰기'란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효과적인 학습법 중 하나로 언제든 활용해 볼 만한 좋은 공부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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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로 대학 가다 - 세계적 명문대에 진학한 남매와 제자들의 확실한 성공 비결
이미영 지음 / 학지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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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대구에서 IB가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 내가 겪은 한 일화가 있다. 당시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IB관심학교였고 교육청에 장학사를 강사로 초청해 IB관련 연수를 들었었다. 그런데 연수를 들으면서도 도대체 IB가 무엇인지? IB를 왜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수 중 궁금했던 내용들을 필기하고는 연수가 끝나면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연수가 끝나자 마자 강사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부리나케 떠나고 말았다.(아마 그 강사도 IB가 무엇인지 잘 몰랐던게 아닐까 싶다...그만큼 IB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적은것 같다.)


그 후 대구에서 IB가 확산되면서 무수히 많은 홍보자료와 소문들이 나에게도 도달했지만 그 어느것 하나 IB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없었다. 대다수 교사들은 반대를 했고, 교육청은 밀어붙였다. 그런데 막상IB가 무엇인지 알아야 반대를 하든 찬성을 하든 할 것 같았다. 그렇게 IB에 대한 의문만 가지고 있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IB교육 확산을 위해 힘 써 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과 IB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책은 IB와 관련된 저자의 경험담, IB를 경험한 학생의 인터뷰, IB학교생활, IB교육에 대한 설명, IB와 관련된 질문 등을 통해 IB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책을 읽으며 IB는 결국 학생이 스스로 과목에 대한 질문과 프로젝트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학습이 일어나도록 하며, 그 평가는 지식 암기 위주의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을 통해 평가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교육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저자의 절박한 태도, IB의 목표와 내용에 대해 드디어 이해가 되었다. 다만 IB의 학교 현장 적용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이 떠올랐다.


첫째, 저자는 IB교육이 필요한 이유로 지식암기 위주의 교육, 수능에 의한 줄세우기식 평가방식, 공교육의 질저하 문제를 거론한다. 저자의 문제 의식에는 완전히 공감하나 이러한 문제점은 이미 20년도 더 전부터 거론된 교육의 과제이다. 이러한 교육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그간  입학사정관제, 자유학기제, 서술형 평가 등 수많은 교육정책이 도입되었지만 이 중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것은 극히 드물다. IB는 이러한 보여주기식 교육정책과 달리 현장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아 오래된 교육 과제를 해결하는 키가 될 수 있을까?


둘째, IB는 기본적으로 국제학교에서 실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국제학교라는 학교 자체가 이미 외교관 자제 등 사회의 상류층, 경제적 문화적 자본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다. 결국 이 학생들이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이 IB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 한다.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매우 불편하지만)학생의 우수한 교육적 성과는 학생의 지적능력, 성실함외에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가정환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IB가 현행 학교 교육보다 뫂은 수준의 교육을 요구한다고 했을 때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셋째 평가방식에 대한 염려다. IB가 기본적으로 서술형 평가를 주된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단순히 서답형 시험이나 수행평가만 치뤄도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IB평가관에 의해 재채점을 할 수 있다 해도 이것이 대입과 연관되는 순간 수많은 이의제기와 행정소송이 빗발칠 것이 예상된다.


이 책을 읽으며 한 걸음 더 IB에 친숙해지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IB에 대해 궁금증이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언젠가 IB교육의 장점과 현장의 목소리가 잘 융화되어 교육의 변화가 일어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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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千년의 우리소설 14
김시습 지음, 박희병.정길수 옮김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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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유곡의 용장사에서 선비는 붓을 들었을 것이다. 밤이고 낮이고 머리 속으로 이야기를 그리며 인물과 사건, 배경을 그려냈을 것이다. 어느 문필가가 그러하듯 어느날은 하루종일 붓을 들고서 하루에 한자도 쓰지 못하는 날도 있었을 것이고, 어느날은 미친듯이 자신의 감정을 종이에 쏟아 부었을 것이다.


세상이 인정한 천재, 뛰어난 학식과 재능은 물론 티 없이 맑은 도덕성을 지닌 그는 붓 끝으로 5편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는 매월당 김시습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김시습이 활동하던 시기는 계유정난으로 인해 단종이 왕위에서 쫓겨나고 세조가 왕위를 찬탈한 시기였다. 정치적 격변 속에서 유자들의 태도는 갈렸다. 누군가는 폐위된 어린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지조와 절개를 지키려 하였고, 누구는 시세의 흐름이라 위안하며 변절했다.


김시습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자신이 믿던 정의가 무너지고 사회의 질서가 흔들리며 악이 성행하는 세상이 그의 눈에 담겼을 것이다. 부정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 맑은 선비는 나아갈 곳을 잃었다.


유자가 난세에 지은 소설은 그 내용을 지레짐작할 수 있다. 틀림없이 주인공의 입을 빌려 정의를 이야기하고, 권성징악의 교훈을 주려고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금오신화>에는 그런 내용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금오신화>는 지극히 동양적 판타지 세계관이 드러나는 소설이다. 신선과 선녀가 나오고 염라대왕과 용왕이 등장하는 이야기, 결국 위로와 현달을 저 세게에서 얻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난세를 겪는 지조 있는 선비가 지은 글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김시습을 둘러싼 배경과 그의 내면을 이해하고 나면 <금오신화>는 다르게 보인다. 도저히 살아낼 자신이 없었던 암울한 현실 속,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권력의 폭압 앞에 그는 차라리 이상향을 그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고뇌와 고통이 없는 피안의 세계. 김시습은 그런 세계를 갈구하며 소설을 창작하며 자신을 그리고 동시대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의 목소리가 소설에 나타난다. '남염부주지'에서 염라가 말하는 "나라를 가진 자는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해서는 안되오...무릇 나라는 백성의 것이요, 명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는 말은 김시습이 그토록 세조에게 전하고 싶었던, 참고 또 참는 가운데 도저히 다 누르지 못해 튀어나온 일갈이다.(그리고 한남동에 박힌 그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금오신화>에는 많은 시가 삽입되어 있다. 시가 소설을 읽는데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마치 한편의 뮤지컬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면 시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역자들은 한문을 공들여 해석해 그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자 노력한 것이 느껴진다.


또 다시 어두운 세상이다. 그래도 김시습이 살던 시절보다는 낫지 않은가. 다시 불을 켜고 어둠을 몰아내자. 해가 뜨기까지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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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사태, 그날 밤의 기록
한유라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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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사내를 기억한다. 

그는 정의로운 검사였다. 검찰 수뇌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그는 댓글 조작 혐의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그 때문에 그는 직무배제와 정직, 좌천을 겪기도 했다.

2017년 박근혜-최순실 사건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영화처럼 복귀했다. 특검에 합류한 그는 박근헤와 최순실을 구속시키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선봉장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멋진 어록도 많이 남겼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지시자체가 위법한데 어떻게 따릅니까" 등의 발언은 강직하고 정의로운 그의 성품을 나타내는 듯 했다.


그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이다.


그리고 12월 3일 티비 화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정의로운 검사시절 윤석열과 다른사람이었다. 도대체 정의로운 검사 윤석열은 어디로 갔는가? 권력욕에 잠식되어 버린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그는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인가?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날 밤의 공포를 기억한다. 포고령이 발표되고, 국회에는 군인이 난입했다. 다행히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그날 밤 나는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은 분명 내란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부터 이어지는 한 달 간의 시간동안 그는 대한민국이 공유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지탱하는 3개의 기둥을 무너뜨려 버렸다.


첫째 그는 삼권분립을 훼손했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시키려고 하였다. 국회는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고 윤석열은 이를 무력화하고자 국회에 대한 공격을 실시했다.


둘째 그는 법치주의를 훼손했다. 윤석열은 헌법 제64조, 제77조를 어겼다. 그날은 전시도, 사변도, 그에 준하는 사태도 없었다. 심지어 그는 아직까지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한남동에 자신의 성을 쌓고 똬리를 틀고는 경호처를 사병으로 두며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있다. 


셋째 그는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국민의 군대인 대한민국 군을 동원해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한 친위 쿠데타를 감행했다. 망상에 사로잡혀 국민이 선택한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했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매도했다.


이 책은 12월 3일 도대체 윤석열과 그의 도당, 부역자들에 의해 이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것이 왜 내란인지를 충실한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계엄이 터진 후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현 시국에 대해 함구할 것을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비겁하고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하지만 그들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짓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도 현장에서 저자가 만든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했었다.


이 책은 단순히 책 한권이 아닌, 12.3 내란 사태 이후 나온 최초의 기록물이다. 그리고 이 기록물은 그 자체로 윤석열의 내란죄 혐의 , 탄핵의 증거가 되어도 손색이 없다. 12월 3일의 밤은 분명 앞으로 수많은 역사가에 의해 단죄되고 연구되고 기록되고 가르쳐 질 것이다. 이 책은 그 첫 단추가 된 될 훌륭한 기록물이다.


하루하루 뉴스를 보는 것이 힘들다. 내란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윤석열과 그 도당들, 부역자들과 지지자들의 역겨운 행태는 나날이 이어져 간다. 


오늘도 따뜻한 아랫목에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응원봉을 손에 들고 정의를 부르짖는 시민들을 조소할 그대들을 역사의 준엄함으로 꾸짖는다. 어떠한 도사도, 점쟁이도, 법사에게도 배우지 못한 시간을 뛰어넘은 천둥의 소리다. 그대들의 성이 무너지지 않을 거라 믿고 싶겠지만 심판의 날은 도적처럼 올 것이다. 반드시 기억하라.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獲罪於天 無所禱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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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세계사 - 세계를 뒤흔든 결정적 365장면 속으로!
썬킴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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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떻게 보면 똑같은 루틴을 매일매일 반복하며 지루한 삶을 이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 평범한 하루, 아무런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날들이 어떤 사람은 일생 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날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는 생일일 수도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날일 수도 있고, 병상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원하며 연장한 삶의 연속일 수도 있다. 이처럼 '하루'에 담긴 의미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생각을 넓혀보자. 내가 보낸 이 날, 달력에 별 다를 일 없이 기록된 이 하루가 역사적으로는 위대한 인물의 탄생 날일 수도, 커다란 전쟁의 시작일일 수도, 한 국가가 세워진 날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하루의 가치는 분명 나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예전에는 역사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사건의 연도를 외우라고 하고 시험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청일전쟁이 1894년이면 어떻고, 1895년이면 어떤가? 그러한 지루한 암기 가운데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잃은 학생도 많았다.


중요한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역사적 사건의 거리를 지루한 일직선의 연표에서 시작하지 말고 나에서부터 얼마나 떨어진 거리에 놓여 있었는지, 몇 년 전에 발생한 것인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그러한 거리 측정의 유용한 한 도구가 되어준다.


제야의 종을 보는 1월 1일 1863년에는 링컨에 의해 노예 해방이 선포되었다는 사실, 어린이날로만 기억되는 5월 5일 1821년에는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유럽을 호령했던 나폴레옹이 사망했다는 것, 윤석열에 의해 계엄령과 내란으로 한국사회가 뒤흔들린 12월 3일 18889년에는 한국전쟁 낙동강 전투의 영웅 워커 장군이 태어났다는 사실. 


이러한 사실들은 같은 날짜를 공유하고 있어도 시간과 연도를 넘어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그 날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란 그러한 과거 사실이 오늘날 나에게 영향을 줄 때 비로소 지루한 교과서에서 깨어나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으로 지친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오늘의 의미를 차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러한 작은 날들이 모여 위대한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지루한 하루 속 희망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따분함에 지친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활력을 제공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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