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인연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3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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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붉은 박물관 세번째 시리즈인 '죽음의 인연'으로 여섯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된 연작단편집이다. 책의 제목인 죽음의 인연은 다섯번째로 수록된 단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책의 표지를 보면 지금까지 읽어왔던 붉은 박물관 시리즈와 너무 스타일이 달라 이게 정녕 같은 시리즈가 맞는가 하고 헷갈릴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내 취향에 딱 맞는 취향저격의 표지였다.

매번 냉미녀 설녀~ 하면서 이쁘다고만 했지 얼굴을 볼 방법이 없었는데 이렇게 표지에 대문짝만하게 보여주니 아, 이래서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인형처럼 아름다운 얼굴인데 무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라고 표현했구나 하고 바로 와닿았다.


시리즈의 제목이기도 한 붉은 박물관은 미제 사건의 수사 서류를 보관하며 형사사건의 조사, 연구 및 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인데 런던의 범죄 박물관인 검은 박물관이란 별명을 흉내내어 붉은 벽돌의 포인트를 살려 붉은 박물관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시리즈에서는 관장인, 그리고 표지의 냉미녀이기도 한 히이로 사에코가 한 명 밖에 없는 부하인 사토시를 이리저리 부려먹으며 박물관에 들어온 자료를 통해 오래된 사건을 해결하는 안락의자 탐정으로 활약한다.


이번 작품, 죽음의 인연에 수록된 작품들을 소개하자면.

가장 먼저 과연 브레인들이 회의와 회의를 거듭한 끝에 '표제작으로 고른 이유가 다 있구나~'를 느끼게 해준 단편 '죽음의 인연'.

괴짜 노숙자와 인망있는 국회의원이 하천부지에서 함께 사망한 사건으로 읽는 동안 범인은 커녕 사소한 것 하나조차 추리해내지 못했지만 히이로의 추리파트를 읽으면 저절로 박수가 쳐지는 단편이었다.


그리고 가장 추리파트의 정밀함이 주는 반전이 뛰어났던 '파헤쳐진 죄'.

추리소설은 읽고 나서 제목이 주는 두번째 충격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이 딱 그런 경우였다.


"수사1과 형사님이십니까?"

"네. 범인이 누구인지 아신다고요?"

"네, 압니다. 저에요."

"......네?"


거기에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의 범인을 자처하는 남자와 범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수사가 종결된 인질극에 이어 히이로 사에코의 대학생 시절의 사건까지 그야말로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붉은 박물관 시리즈의 팬이라면 종합선물처럼 느껴질 구성이었다. 심지어 추리소설의 팬이라면 호불호가 있을 수가 없는 추리 대결을 다룬 단편도 있다!


붉은 박물관 시리즈를 읽을 때면 항상 느껴지는 것이 있다.

요즘과 같은 고 도파민 시대에, 추리소설들도 특수설정이니 하며 자극적인 도파민을 위한 온갖 충격적인 설정을 넣는데 이 작품은 그런 것 하나 없이 정말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는데도 추리의 재미와 반전이 주는 배신감이 훌륭하다.


작품 속에서 이제 11건의 미제 사건들을 해결했다는 언급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붉은 박물관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는 16건의 미제 사건을 해결해냈다. 3만명이 배정되어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통찰력만으로 해결하는 히이로 사에코의 수사가 16건이 아니라 오십건, 백건까지 계속되어 이 시리즈가 계속해서 출간되길 바래본다.

제대로 된 추리하는 맛이 살아있는 형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취향에 꼭 맞을 소설 '죽음의 인연'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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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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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한국 호러 소설계에 나타난 한줄기 빛과 같은 이다모 작가의 신작, 존재해선 안되는 것들이 출간되었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귀우, 괴조도, 바엘의 집에 이어 네번째로 출간된 이다모 작가의 작품인데 항상 그간 출간된 작품들을 읽을 때 마다 이 작가는 미쓰다 신조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 왔다.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다는 저자의 이력때문인지 기존의 작품들은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지명을 가리고 읽게 되면 일본 소설보다 더 일본스러운 소설을 읽고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작가 소개에도 스티븐 킹과 미쓰다 신조 그리고 사와무라 이치의 영향을 받았다고 적혀있는데 작가의 소개글을 읽지 않고 작품만 보더라도 누구나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의 매력과 스타일이 닮아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왠지모르게 미쓰다 신조보다 세스지의 느낌이 더 많이 풍기는 모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호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다모' 작가가 괴담집에 들어갈 괴담을 수집하여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과정을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모큐멘터리 장르라면 얼마나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절묘하게 뒤섞는지가 작품의 재미를 가른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 있어서 이 책은 일본 소설에서 많이 보이던 시도를 한층 더 진화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다.


소설 '존재해선 안되는 것들'은 처음부터 독자들을 향한 선전포고로 시작한다.


[괴담집 앞에 붙는 경고문이란 으레 공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형식적인 장치라고 생각해왔다. 작가이기 이전에 독자로서 그런 글을 수없이 읽어왔지만,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독자 여러분 중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 얼마나 도발적인 문구인가.

이런 경고문이라는 방식이 으레 등장하는 낡은 수법인 것을 인정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도발적인 문구.

그리고 이 작품은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가장 마지막 챕터까지 읽고 나면 확실히 한 층 더 나아간 새로운 방식임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각종 장치들을 마주하게 된다.

흔하게는 신문이나 실종 전단, 실제 사진과 인터넷 익명 게시판, 블로그부터 심지어는 유서까지 등장해 끊임없이 독자를 혼란시킨다.

게다가 이 작품의 주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머리카락과 손톱도 매우 인상적이다. 내 몸에 늘 붙어 있어 무엇보다 익숙하지만 몸에서 떨어져나가면 세상 불길하고 불쾌한 요소가 되는 점을 잘 살렸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내가 이 책을 읽은 건지 아니면 내가 책 속 세계로 들어와있는지 조금 헷갈리기 시작한다.

9의 호러에 1의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첨가한 무더운 여름 장마철에 읽기 좋은 소설, 이다모 작가의 '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을 모든 장르 문학의 팬분들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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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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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소설은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으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무척이나 기묘한 시간이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무척 간단하다.


딸은 브라질에 엄마를 남겨두고 미국 버몬트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푸른 빛이 일렁이는 스카이프를 통해 거의 매일 화상통화로 서로를 확인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여느 엄마들이 그렇듯 유학을 떠난 딸을 찾아 비행기를 타고 수천키로를 날아 딸과 며칠을 함께 보낸 후 다시 작별한다.


이 단순하다면 단순한 모녀의 시간에는 극적인 갈등도 위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 흘러갈뿐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읽는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고 내일은 엄마에게 조금 더 잘해줘야지, 우리 딸도 한 번 더 안아줘야지 하고 다짐하게 된다.

그 만큼 이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가끔 꿈을 꿔. 네가 뭔가를 두려워한다는 걸 엄마가 알게 되는 그런 꿈 말이야. 그러고 나면 네가 무사하길, 네가 행복해하는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길 간절히 바라면서 잠에서 깨. 우리 딸, 그렇게 살고 있니?"


몇 년 전만 해도 부모의 사랑을 가득 느끼며 다시 한번 감사를 느꼈을 이 대사를 통해 이제는 딸을 향한 나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언젠가는 내 딸도, 비록 지금은 숟가락질도 서툰 아가지만, 장성해서 독립을 하게 될테고 점점 떨어져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겠지 하는 생각이 들며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그만큼 아까워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비행기가 공중에서 실종되고 한 학생이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모래사장 위에 지은 주거타워가 무너지며 여자애 하나가 납치당하고 아들의 양육권을 잃은 남자가 아이를 총으로 쏘고 자신도 총으로 쏘는 그 '브라질'에 살고 있는 엄마가 비교적 안전한 미국에 있는 딸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을 잘 표현한다고 느껴졌다.


200p 남짓한 분량의 소설이지만 한 장 한 장 마다 사랑으로 가득찬, 자식으로서의 나, 그리고 부모로서의 나에 대해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을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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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
전건우 지음 / 시공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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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호러와 미스터리의 요정 전건우 작가의 신작 '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오세요'. 어느 작품이든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만드는 가독성은 무척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 역시 두어시간만에 집중해서 완독할 정도로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읽는 동안 굉장히 여러가지 분위기를 풍기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분명 그 결이 완전히 다르지만 요코미조 세이시의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느낌이 난다는 것이었다. 기이한 괴담이 전해 내려오는 후미진 곳에 위치한 폐쇄된 마을과 외부인을 배척하는 동네 주민들이라는 설정은 굳이 긴다이치 코스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익숙한 소년탐정 김전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문제는 여기서 전해 내려오는 기이한 괴담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 소설의 시작은 한 흉가를 둘러싼 무시무시한 소문으로 시작하는데 그 소문이 바로 연쇄살인마가 수많은 살인을 저지른 뒤 잡히기 직전 흉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뒤이어 그 흉가에 들어오게 되는 여러 사람들 역시 험한 일을 당해 목숨을 잃는 다는 것이다. 다만 이 흉가에 관한 괴담이 젊은 인구층 소멸로 망해가는 지방마을의 SNS 바이럴 마케팅의 일부로 갓 지어낸 따끈따끈한 거짓말이었다는 점이 이 소설의 첫번째 재미 포인트다. 거기에 바로 이어지는 인터넷 커뮤니티 별 맞춤 대응 전략은 두번째 웃음포인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호러장르로 시작해 미스터리 장르로 변해가며 거기에 우당탕탕 흉가괴담 대소동까지 더해지니 이 소설의 장르를 어느 하나로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마음의 병을 앓는 주인공이 괴담바이럴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 까지 포함시키면 호러코믹힐링미스터리장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거기에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라면 누군가는 맡아야 할 탐정 역할의 80세 할머니 박순미 역시 굉장히 독특한 케릭터다. 스스로를 왓슨 역이라고 자처하지만 관절염을 핑계로 젊은 세훈을 부려 단서를 모으는 모습은 안락의자 탐정 그 자체다. 호러로 시작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장르에 대활극 웃음포인트까지, 그야말로 영상화가 안되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드라마가 생생하게 상상되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전건우 작가는 진지한 호러 소설이 가장 내 취향에 맞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힘을 조금 덜어내고 쓴 유쾌한 미스터리소설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국내 미스터리 소설의 팬 분들께 이 작품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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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ㅣ 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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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자살 아니야.”

“그럼요?”

“내가 죽였어.”


정해연 작가의 소설 '내가 죽였다'는 카카오페이지와 CJ ENM이 주최한 제2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알렸던 작품인데, 출간 이후 7년 만에 반타 출판사를 통해 복간되어 다시금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은 7년 전 사고사로 종결되었던 사건의 범인이 사실은 자신이라고 고백하는 건물주 권순향의 충격적인 자수 의뢰로 시작되며, 저작권 침해 기획 소송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변호사 김무일과 상여자 그 자체인 형사 신여주가 우리 사회뒤에 도사린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이자 드라마로 성공적인 미디어믹스를 이루어낸 '유괴의 날'과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다루고 있는 사건 자체는 대단히 무겁고 진지하지만 작품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들이 워낙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이어서 어둡고 칙칙한 스릴러에 머물지 않고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준다. 7년 전 이 소설이 처음 등장하기보다 조금 더 전에 우리 세상을 뒤흔들었던 실제 사회적 문제를 모티브로 삼아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담아내면서도, 대중적인 재미와 장르적 쾌감을 놓치지 않는 정해연 작가 특유의 탁월한 필력이 돋보인다.


촘촘하게 짜인 사건의 전개 속에서 곳곳에 예상치 못한 배신이 도사리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음모가 김무일과 신여주 두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며 극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러한 입체적인 사건 전개와 톡톡 튀는 인물들의 조화 덕분에 소설을 읽는 내내 마치 한 편의 잘 짜인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자연스럽게 영상화에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변 사무장이 소리 없이 웃고 있었다. 피부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사라졌던 긴장이 다시 느껴졌다.

“사무장님… 왜 웃고 계세요?”

여주의 말에 무일이 흘끗 룸미러를 통해 변 사무장의 얼굴을 보고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원래 이런 거 좋아해. 드라마에 나오는 사건 조사 같은 느낌적 느낌.”


독자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인공인 김무일과 신여주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가상 캐스팅하게 되는데, 특히 이들의 곁을 지키는 변 사무장이라는 조연 캐릭터의 매력이 톡톡 튀며 작품의 활력을 더한다. 변 사무장의 대사와 행동을 보고 있으면 스크린 속에서 능글맞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 송강호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라 몰입도를 한층 배가시킨다.


평소 정해연 작가의 작품들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숨 막히도록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의 작품들보다 이 작품처럼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흘러가는 스타일이 훨씬 더 잘 읽히고 마음에 와닿는다.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의 뼈대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인물들 사이에 미묘하게 흐르는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재미의 스펙트럼을 대폭 넓혔다. 거악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들의 활약상과 매력적인 조연의 감초 역할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루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반가운 점은 이 짜릿한 이야기의 재미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 후속작인 '내가 죽이지 않았다'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사실이며, 속편에서도 형사 신여주와 변호사 김무일 그리고 매력 만점의 변 사무장이 그대로 등장하여 새로운 사건을 마주한다고 하니 이미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의 완벽한 케미스트리와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가 속편에서는 또 어떤 방식으로 확장었을지 기대되며, '내가 죽였다'의 강렬한 여운이 가시기 전에 얼른 후속작인 '내가 죽이지 않았다'를 읽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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