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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속의 비밀 1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평점 :
댄브라운 스릴러소설 신작소설추천 비밀속의비밀 서평 1권 문학수첩출간

댄 브라운의 8년만의 신작 비밀 속의 비밀 1권은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로버트 랭던의 세계로 나를 초대한다. 사실 다빈치코드가 출간되었던 그 시대를 살아온 나같은 세대의 독자들에게는 댄 브라운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기대치가 폭발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그런 기대를 조금도 배신하지 않았다.
그는 대중적인 스릴러 작가이면서도 역사, 예술, 과학, 종교 같은 거대한 주제를 한데 묶어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데 탁월하다.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로스트 심벌’ 등의 대표작을 거쳐 이제는 랭던 시리즈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브랜드처럼 느껴질 정도다. 매 작품마다 랭던은 전 세계 도시의 역사적 장소를 누비며 난해한 상징과 암호를 풀어내는데,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특유의 긴박한 리듬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영화화 되었고, 이 작품 역시 언젠가는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예술 작품, 유물, 상징, 문서는 진짜다. 모든 실험, 기술, 과학적 결과는 사실 그대로다.
이 소설에 나오는 모든 조직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하버드대 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이다. 소설이 시작하기도 전에, 그러니까 프롤로그 이전에 '사실'이라는 아주 짧은 챕터가 있는데 이 부분의 단 세 줄의 문장덕분에 소설은 두배, 세배로 독자를 몰입시킨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동안의 종교, 예술 중심의 사건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1권에서는 체코의 프라하라는 도시가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데,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도시 배경 덕분인지 초반부터 음산하면서도 매력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 랭던은 캐서린의 초청으로 프라하를 방문하게 되지만, 곧 이 평범한 일정은 댄 브라운 식 범지구적 사건의 도입부가 되어버리고 만다. 시작부터 대박사건의 조짐이 스멀스멀 나타나고, 음모가 서서히 드러나는 듯 하면서 두껍다면 두꺼울 수 있는 두툼한 분량의 벽돌책에(무려 벽돌책이 두권이다.) 몰입하게 된다.
1권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전 단계에서 작가가 치밀하게 깔아두는 다양한 빌드업 들이다. 캐서린이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의식과 뇌’라는 점, 그리고 단순한 과학 연구 이상의 무언가가 걸려 있다는 암시 등이 소설 전체의 분위기를 서서히 긴장시키며 몰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1권에서는 캐서린의 핵심 이론이나 연구 성과가 본격적으로 밝혀지지는 않는다. 큰 진실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고, 나는 그저 랭던과 함께 그 베일이 조금씩 흔들리는 순간들만 목격할 뿐이다.
오히려 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무언가가 이야기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요소가 되어 2권을 향한 기대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댄 브라운 특유의 문체가 이번에도 잘 드러나는데,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읽기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랭던이 상징을 해석하는 과정, 프라하의 역사적 장소 묘사, 캐서린의 연구에 대한 힌트 등이 비교적 쉽게 읽히도록 구성돼 있다. 초반부는 속도감 있게 흘러가면서도 핵심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던져두기 때문에 2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호기심이 계속해서 유지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점은, 댄 브라운이 랭던 시리즈를 같은 패턴으로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1권만 보아도 기존의 종교 상징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인간 의식과 과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느껴진다. 아직 그 깊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변화의 전조’만으로도 다음 권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전체적으로 비밀 속의 비밀 1권은 본격적인 이야기의 전개를 앞둔 도입부로서 충분히 재미있다. 결말을 향해 질주하는 전형적인 스릴러의 형태가 아니라, 2권에서 터질 거대한 이야기를 준비하며 차근차근 긴장감을 쌓아 올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이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자연스럽게 다음 권을 바로 펼치고 싶어진다. 댄 브라운 특유의 스릴, 도시 묘사, 상징 해석,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거대한 진실까지, 2권이 어떻게 이 모든 조각들을 완성할지 더욱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나도 랭던처럼 다음권을 향해 묻고 싶다.
"나한테 모든걸 말해줘야 해. 원고에 대채 무슨 내용이 있는 거야? 뭘 발견했어?" -비밀 속의 비밀 part1 마지막 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