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라이브
정해연 지음 / &(앤드) / 2025년 3월
평점 :

정해연 작가의 신작 소설 드라이브를 읽었습니다.
말은안되지만, 용의자들, 못먹는남자, 더블, 2인조, 지금죽으러갑니다, 홍학의자리, 누굴죽였을까에 이어 벌써 9번째 정해연작가님의 작품 서평 포스팅이네요.
소설 드라이브는 교통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10대 딸을 잃은 유가족 김혜정과 사고로 가해자가 되어버린 70대 노인 노균탁의 이야기를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표현합니다.
밀리의 서재 버전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실제 종이책으로 읽게 되면 '드라이브'는 책의 뒷면이 존재하지 않는 제형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뒤집어 거꾸로 펼쳐 나름의 사정과 사고로 가해자가 되어버린 노인 노균탁의 시점으로 다시 진행됩니다.
이 소설 드라이브의 가해자는 정해연 작가의 다른 소설에 등장하는 가해자와는 결이 다릅니다. 악한 의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킥보드를 피하려다 여고생을 사망하게 만든 노인 노균탁은 누구보다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균탁은 놀랐다. 자신이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그 아이보다 다솔이를 데리러 가지 못하는 걸, 딸이 걱정하는 걸 더 우려하고 있는 게 너무 쓰레기 같았다.
그리고 결국 죄를 뉘우치는 가해자, 피해자에게 가슴 깊이 공감하고 자신이 대신 죽었어야 한다고 반성하는 가해자로 인해 양쪽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을 남깁니다.
죄를 뉘우치는 가해자 앞에 남은 유가족의 원망은 어디를 향해야 할지 방황합니다.
그리고 소설 속 그 누구하나 이해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식을 잃은 김혜정과 사고를 내고 후회하는 노균탁은 물론, 현실적인 삶을 고려하는 김혜정의 남편과 아버지를 생각하는 노균탁의 딸까지 옳고 그름을 떠나 사람으로서 그 들의 사연은 각각 공감되고 이해됩니다.
"당신이 살아갈 세월하고, 우리 연희의 시간하고 같아? 우리 연희가 뭐가 될 줄 알고? 우리 연희는 좋은 애로 컸을 거야. 대학을 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갔겠지. 연애도 했을 거야.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아이였다고!"
읽는 동안 가슴이 턱 하고 막힐 정도로 숨막히게 자식을 잃은 부모가 어떻게 슬퍼하고 상처받기 무서워 타인을 상처 입히는지, 그러다 스스로 상처입는 과정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했고 남은 자들이 겪어야 하는 현실적인 절차들과 타협 역시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소설을 뒤집어 거꾸로 읽고 나면 가해자에게도 사정이 있었다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가는 결국 이런 사고는 양쪽 모두에게 파탄만을 남긴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악한 의도 없이 발생할 수 있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굳이 면허 반납이 아니라 운전을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혹은 조금더 면허에 대한 절차적인 면을 강화해 조금 더 짧은 간격으로 운전능력에 대한 검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은 자율주행기능이 더 발전해 인지능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자동주행 자동차를 타게 되거나요.
실제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대칭의 끝에 있는 두 사람의 시선으로 그려내 문제를 제기하는 소설 드라이브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