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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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무장한 낭만적 죽음

─프로데 그뤼텐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를 읽고

삶의 끝이 죽음이라면 죽음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프로데 그뤼텐의 신작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삶과 죽음, 그 사이에 놓인 여러 순간을 아름답고 낭만적인 시선으로 그려낸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책은 '닐스 비크'라는 페리 운전수의 마지막 하루를 배경으로 한다. 한 사람의 죽음을 들여다본다는 것.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동행한다는 것. 언뜻 보면 끔찍할 것 같은 닐스 비크의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놀랄 만큼 찬란한 '삶'으로 가득하다. 그가 모는 페리는 다름 아닌 삶과 사람과 사랑이라는 연료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닐스는 이것이 바로 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제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고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여기까지 왔다.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람과 바다의 땅, 미움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데 감사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삶은 끝없는 초안과 스케치이며, 적응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자 과거와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일단 시작된 이야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며, 좋든 싫든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따라가야 한다."

p. 268



노르웨이 언어 중 하나인 뉘노르스크어로 글을 쓰는 프로데 그뤼텐. 그의 나라에서는 그를 2023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욘 포세와 비견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비교적 최근에 읽은 욘 포세의 『샤이닝』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삶과 죽음에 대한 각각의 해석이 종내에는 '이야기'라는 물질적 형식의 처음과 끝으로 귀결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욘 포세의 『샤이닝』이 그러했던 것처럼.

프로데 그뤼텐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가 그러했던 것처럼.

삶의 끝이 죽음이라면 죽음의 끝에는 삶이 있다. 다만 그 끝은 모두 다르다. 사랑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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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송이 쥐기 내러티브온 5
김영은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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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와 저기에 너, 그리고 우리

─내러티브온5 소설, 『눈송이 쥐기』를 읽고

1. 김영은의 「눈송이 쥐기」

나는 아무에게나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 내가 아픈 만큼 똑같이 되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누구에게?

끝내 대답할 수 없는,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분노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언제까지나 내 안에 남을 것이었다.

p. 34

언젠가 읽은 책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용서는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리는 누군가를 이해해야만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애초에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게 가능하긴 한 걸까? 김영은의 「눈송이 쥐기」는 관념적으로 굳어진듯한 용서와 이해의 개념을 보다 강력한 주체성이 부여되는 1인칭 시점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어쩌면 용서는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지도 모른다고.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2. 조찬희의 「만한에서」

희망은 사람을 빛나게 한다. 선윤은 그 사실을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예스니아의 따스한 기운이 선윤에게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p. 58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자리에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조찬희의 「만한에서」도 그러하다. 타국의 소도시 '만한'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방인과 또 다른 이방인의 깊은 연대를 다루고 있다. 사람을 빛나게 하는 희망이, 쏟아져 내리는 따스한 기운이, 곳곳에서 더 자주 발견되기를. (다소 감상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품을 읽은 뒤에 든 마음이다.


3. 박소민의 「입에서 입으로」

우리는 농담이 아니잖아요.

p. 109

통역사로 일하는 '연우'는 기억을 잘 잊어버린다. 그래서 그는 기록을 한다. 그는 "받아 적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굳이 밝히지는 않았다."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기록이라는 점. 망각 속에서도 타인의 불편함을 신경 쓰고, 공감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은 작품


4. 주이현의 「몬 몬 캔디」

그날 고다와 선요는 천천히 걸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나란히 걷는 동안 그들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으며, 남은 모든 말들을 속으로만 삼켰다. 다만 그들은 갈림길 앞에서 서로에게 손을 흔들어주었고, 내일 개학이야, 늦지 마, 하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후 둘 중 누구도 울지는 않았다.

p. 200

따뜻한 장면. 따스한 기운이 쏟아져 내리는 듯한 장면. 그런 장면을 발견할 때면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마치 진실처럼 느껴진다. 훼손되지 않는, 훼손될 수 없는 진실. 결코 현실 세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그런 진실. 선요가 고다를 달래주고, 고다는 선요의 말을 진실이라 믿기로 하는 결말부의 장면이 내게는 그러했다.


5. 이지혜의 「잇기」

언제부터였을까. 경수의 그림 안에서 어둠 속을 나아가는 빛들이 마치 희미하게 연결된 점선 같다고 생각한 것이. 어둠 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게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한 것이. 수채화에서는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던 경수의 목소리가 기억 속에서 되돌아왔다.

p. 236

어둠 속에서도 기어이 한줄기 빛을 발견해 내는 이야기. 애도와 상실, 그로 인해 발생한 구멍을 '연결'이라는 희망으로 잇는 이야기.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가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 가슴속에 구멍을 간직하고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의 모습이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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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고백들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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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목소리(들)

─이서수의 『몸과 고백들』을 읽고

'고백'은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감추어 둔 것을 사실대로 숨김없이 말한다"는 뜻이다.

'진실'은 "거짓이 없는 사실"이라는 뜻이다.

고백에는 진실이 내포되어 있다.

이서수의 『몸과 고백들』을 읽었다. 이 책은 앞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 있는 「몸과 여자들」을 포함해 다섯 편의 중·단편 소설이 수록된 연작 소설집이다. 「미조의 시대」를 읽었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이서수의 소설에는 지금-여기에서 따져봐야 할 마땅한 문제의식들이 팽배하다. 이번 책에서 그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목소리를 빌려 여러 질문을 관통하는 고백의 여정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저의 몸과 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고백이어서 저는 단 한 번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들어주세요.

이서수, 「몸과 여자들」, 『몸과 고백들』, 현대문학, 2024, 9쪽.

저에겐 비밀이 있습니다.

커다란 비밀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여성인가요, 남성인가요. 혹은 저처럼 그런 구별이 무의미한 사람인가요.

지금부터 제가 오랫동안 고여 있었던 대화의 순간들로 당신을 데려가겠습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선명한 시각적 장면이 아니라 소곤거리는 이야기 소리입니다. 그러니 가만히 귀 기울여 주세요.

이서수, 「몸과 우리들」, 『몸과 고백들』, 현대문학, 2024, 95쪽.

책 속에서는 다양한 섹슈얼리티가 인물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그들이 들려주는 고백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경청을 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는 합당하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귀 기울여 듣는 행위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구조 안에서 개인의 섹슈얼리티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범성으로 무장한 일상의 현실을 뛰어넘는 '무경계 지대'인지도 모른다.

가장 내밀한 공간이면서, 가장 분명한 물리적 실체인 몸을 탐구하는 인물들의 고백에는 연대의 손길이 담겨 있다. 작가의 말에서도 볼 수 있듯 "누군가에게 고백은 가장 큰 연대의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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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2024.겨울 - 63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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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네트워크 : 문학, 연결, 그리고 '동료'

─『자음과모음』(2024 겨울 63호)을 읽고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출신의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는 "가능한 한 폭넓게 이해된다는 점에서 문학은 본질적으로 '네트워크'와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문학을 통해 비로소 "하나의 존재를 구성하는 모든 개체 사이에 광범위한 교감과 연결"이 이루어진다고 본 것이다. 그의 문장을 보고 감명한 나는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을 기념해 기조 강연한 글을 찾아 읽었다. 거기서 그는 문학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문학이란 우리와 다른 모든 개별적 존재에 대한 다정함에 근거합니다. 이것이 바로 소설의 기본적인 심리학적 메커니즘입니다. 다정함이라는 이 놀라운 도구, 인간의 가장 정교한 소통 방식 덕분에 우리의 다양한 체험들이 시간을 여행하여 아직 태어나지 않은 누군가에게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언젠가 그들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의 세상에 대해서 기록하고 이야기 한 것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올가 토카르추크, 최성은 역, 『다정한 서술자』, 민음사, 2022, 364쪽.

계간『자음과모음』2024 겨울호(63호)를 리뷰하면서 올가 토카르추크의 문장을 인용한 이유는 이번 호의 크리티카가 다름 아닌 '동료'이기 때문이다. 김영찬, 최가은, 이여로 평론가는 비평에서 문학적 동료-되기/맺기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사유한다. 우지안 연출가는 '동료'라는 단어의 깃든 보다 사실적인 감정을 톺아보며, 끝으로 김영희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동료들의 유대관계를 문학과 연결지어 풀어낸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는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가 최근 읽었다고 말한 작품은 김애란의『이중 하나는 거짓말』과 조해진의 『빛과 멜로디』였다. 두 작품 모두 올해 하반기 출간된 신작이다.)

이에 힘입어 계간『자음과모음』2024 겨울호(63호)의 [특별기고] 코너에서는 이택광 평론가와 이영일 번역가, 김유태 기자가 한강의 작품들과 한국문학의 현재를 연결해 살펴본다.

또한 [메타비평] 코너에서는 성현아, 오혜진, 한설 평론가의 예리하고 치밀한 평론을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이어지는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에서이] 코너에서는 한국문학장에서 뛰어난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여러 작가들의 신작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읽은 시 한 편을 여기 남겨둔다.

우리가 마음을 말할 때

물에 떠 있는 새들이 무리를 지어 덤불 부근으로 움직일 때

질척이는 진흙 바닥에 애벌레와 지렁이가 몸을 숨길 때

부모와 아기 새가 부리로 깃털을 빗어 기름을 바를 때

얼룩덜룩한 깃털이 저녁 빛에 잠겨들어 눈에 띄지 않게 될 때

우리를 향해 윙크하는 오리 한 마리를 당신이 가리킬 때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일어 우리는

자기가 간직한 첫 기억을 꺼내 들려준다

동생이 태어난 날 이모 등에 업혀 낮잠을 잔 날

굴뚝 옆 공터에서 흙 밥을 지어 놀이한 날

상여가 놓인 마당에서 자갈을 가지고 논 날

너무 어려 이마에 링거주사를 맞은 날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 날

페치카에 장작을 넣고 불을 피운 날

아빠가 지은 새 집에서 가족사진을 처음 찍은 날

그 모든 날이 우리의 마음에 깃들어 쉴 때

당신은 오리 한 마리를 지나

어둠을 지나 이 산책을 계속하기로 한다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에도 작은 감탄을 뱉으면서

남지은, 「우리가 마음을 말할 때」

*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서는 <제1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의 당선작과 심사평, 수상소감을 엿볼 수 있다. 새로운 작가의 탄생과 '다정한 네트워크'의 접속됨을 여실히 기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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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회 림 문학상 수상작품집 림 문학상 수상작품집 1
성수진 외 지음 / 열림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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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시선과 저마다의 이야기

─『2024 제1회 림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1. 성수진의 「눈사람들, 눈사람들」

덕분에 살고 싶어졌거든요.

p.19

살고 싶어졌다는 말. 그 말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어쩌면 소설을 읽고 쓰는 일은 이 말을 듣고, 또 들려주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떠난다는 것은 '다른 곳으로 옮기다',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다'라는 뜻이다. 아주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떠났지만 어딘가에 도착했을 거"라는 뜻이다. 성수진의 「눈사람들, 눈사람들」은 떠남의 주저함을 삶의 긍정으로 전도한다.


2. 이돌별의 「포도알만큼의 거짓말」

나는 인간에게는 거짓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가릴 거짓.

p. 58

진실이 아닌 거짓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작품. 그러나 진실로 가득한 작품. 그래서 필요한 작품. 이돌별의 「포도알만큼의 거짓말」을 읽고 처음 든 감각은 '매섭다'는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교육 현장을 다루는 이야기가 더 많이, 더 새롭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작품이 그 시작이 되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3. 고하나의 「우주 순례」

시선은 다시 풍경으로, 이름을 알 수 없는 바위들을

지나 지평선 너머까지 뻗어 나갈 듯 닿았다.

p. 92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실재, 진실과 거짓, 이 모든 것들이 고하나의 「우주 순례」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기묘한 장면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며 반복되어서 수상작품집의 폭을 한층 넓힌 작품. 완성도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수상 목록의 SF작품이 있다는 것이 흡족하기도 하다.


4. 이서현의 「얼얼한 밤」

엿을 먹어도 세상을 개판으로 만들 순 없었다.

그 엿 같은 지론은 엿 같은 사람이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제야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세상을 개판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이라는 것을.

p. 121

'단편 소설'이라는 장르의 구조적 짜임새를 가장 잘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심사위원이었다면 이 작품이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인물들간의 관계성과 사건 이후의 변화된 지점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하게 잘 포착한 작품.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얼얼한 상태로 달콤한 감각을 맛볼 수 있는, 그런 작품.


5. 장진영의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직선으로든 기든 뛰든 구르든 헤엄치든, 아니

너는 날아갈 수 있어.

p. 153

지극히 주관적으로, 좋은 의미에서 제일 '문제작'처럼 보였던 작품. 이제 "너는 날아갈 수 있어."라는 말 너무 좋았다. 그 말이 작품의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것도. (그러고보니 제목은 더 좋은 것 같다.) 내가 가진 상처와 흉터를, 그 안에 새겨진 무수한 시간을 떠올려보게 만드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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