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말들 -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위대한 사상가의 지혜
현이 지음 / 채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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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흔들릴때꺼내읽는말들 #현이 #채륜 #서평

삶은 우리를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댄다. 예측하지 못한 일들 앞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쉽게 무너지곤 했었는가. 좀 잡을 수 없는 인생 앞에 무릎 꿇기보다 다시 한번 더 힘을 내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이기에,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아 줄 쇠심줄 같은 문장이 필요하다.

<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말들>은 저자가 직접 위대한 사상가 ‘톨스토이’ ‘러셀’ ‘비트켄슈타인’ 의 책을 모두 읽고 그들의 사유 속에서 삶의 백신과도 같은 문장을 가져와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놓았다. 망망대해 위에 놓인 배 한 척과 같은 인생이기에 오늘을 버티고 내일로 나아갈 힘을 늘 비축해 둬야 한다.

책 속의 문장들은 칼과 같아서 정신을 번뜩 들게 하다가도 어느 문장은 엄마 손길처럼 가슴을 쓰다듬고 지나가기도 했었다. 삶과 죽음, 슬픔과 행복, 사랑과 감정, 노동과 성취 등 다양한 주제로 삶을 살아가는데 위로와 영감을 주고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문장들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매일 필사하며 자신을 일으켜도 좋고, 처음부터가 아닌 어느 페이지를 먼저 펼쳐 읽어도 무관하다. 그리고 그들이 각기 다른 언어로 남긴 말들은 결국은 하나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들의 문장이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지라도 문제에 봉착했을 때 흔들리는 마음의 기준이 되어주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읽다 보니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서 인덱스를 얼마나 붙여댔는지 모릅니다. 인덱스가 여기저기 붙을 때마다 드러나지 않은 내적 갈등 속에 있는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더 많은 고민을 알게 모르게 한아름 안고 살아가고 있었구나 싶었다.

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는 이렇게 생각하라. 1)그보다 더 나쁜 일이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2) 전에도 지금처럼 어떤 사건과 사정으로 슬프고 괴로웠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그때를 떠올릴 수 있다. 3)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 나를 슬프고 괴롭게 하는 것은 시련에 불과하며, 이 시련은 정신력을 키워 나를 더욱 굳건하게 해줄 것이다. - 톨스토이 편-

톨스토이의 문장은 굽은 등을 쭈욱 펴주는 듯했다. 간호사로 일하며 마주해야만 했던 시련과 좌절은 숨이 막힐 정도로 버거운 시간이었다. 그만둬야 하나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두 갈래 길에서 갈등하며 버티고 견뎌야 했던 나날들이었다. 위의 문장은 그 시간들을 선명하게 불러들이고, 그때 내가 그렇게 힘들어했던 일들은 나를 보다 단단한 마음의 소유자로 거듭나게 했음을 깨달았다. 시련은 나를 성장시켰고, 지금의 나는 그 시간을 통과한 끝에 나를 위해 준비된 시간에 와 있을 수 있었다.

‘이 세상엔 하고 싶은 일이, 할 만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고심하는 너에게 이리 충고하겠다. “세상 밖으로 나가라. 해적도 되어 보고, 왕도 되어 보고, 노동자도 되어 보라. 기본적인 신체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생활을 당장 시작하라. 진정한 너의 삶을 살아라!” -버트런드 러셀-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일단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방향은 생각에서 나오지 않는다. 행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러셀의 문장은 내게 이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마냥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좋은 글이 나오지 않듯이 밖으로 나가 하늘도 보고, 맑은 공기도 마시면서 걷다 보면 뜻밖의 영감이 떠오른다. 결국 삶도 글도 움직이는 자에게 답을 준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떤 형태로든 삶 속으로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다.

네 언어의 세계가 네 세계의 한계다. 수십 개의 말밖에 모른다면, 좁은 세계에서 동물처럼 살아야 한다. 백 개의 말을 안다면, 너를 둘러싼 세계는 백만큼 넓어진다. 천개의 말을 안다면, 세계는 천만큼 넓어진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이 문장은 언제 읽어도 머리를 도끼로 찍는 기분이 든다. 내가 너무 좁은 세상을 전부라 믿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각성하게 한다. 삶이 흔들리는 것은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현실을 해석하는 나의 언어의 한계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실을 해석할 수 있는 언어가 많아진다는 것은 남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과 같다. 자기 언어가 많은 사람의 삶은 더 정교해지고 선명해져 있을 것이다. <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말들>은 내 언어의 확장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채륜 @chaeryunbook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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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가격 - 부자들만 알고 있는 돈의 작동 원리
롭 딕스 지음, 신현승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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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가격 #롭딕스 #인플루엔셜 #서평

나는 원래 정치·경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다. 살다 보니 경제를 알아야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이 보인다는 사실을 조금 늦게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학창 시절에 배운 정치·경제는 오롯이 시험을 치르기 위한 배움이었다. 실제 생활에 크게 와닿지 않았던 과목이라 소홀이 했었기도 하다. 아무도 ‘돈’에 대해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 경제는 삶의 질과 직접 연결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있었지만 여전히 막연했고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돈의 개념을 일찍이 심어주려고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돈의 흐름을 알기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풀어내지 못하는 것은 진짜 아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한 이해만으로 올바른 투자를 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이 글의 서문에서처럼 경제 이야기가 시작되면 나만 빼고 모두 박식한 것 같아서 입을 다문 사람이 나였다. 채권, 환율, 금리 같은 경제 용어가 나오면 외계어처럼 들리던 사람도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돈에 관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막연하고 답답한 것을 벗어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돈의 가격>은 목차부터 눈길을 끄는 제목들이 많다. 평소 내가 궁금해하던 질문들이 목차 속에 나열되어 있었다. 특히 <국가부채가 폭발할 때, 내 주머니에 생기는 일 – 정부의 빚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제목은 유독 시선을 끌었다. 정부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흐름에서 이것만큼은 바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앞으로 일하고 세금을 내야 할 세대가 바로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해 온 통화량의 흐름을 보여 주며 그 속도는 앞으로도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정부라는 사실과 함께. 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그 부담은 개인 삶으로 소리 없이 침투하고 있었다.

달러는 위기일 때 오히려 몰리는 안전자산으로 여겼었다. 그러자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 이야기 한다. 달러도 언젠가 붕괴 될 여지가 있다고. 그 말은 파운드가 달러 중심으로 이동했듯이 기축통화는 영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자산을 한 곳에만 두지 않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분산투자 해두기를 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모두에게 똑같이 불리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손실로, 누군가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과정으로 인해 부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문득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가 내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시대, 국가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돈의 흐름과 규칙을 이해하면 지금 내 돈의 가치를 알게 된다. 이 책 한 권으로 경제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자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처럼 경제가 어렵다고 느껴 그동안 경제 관련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두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인플루엔셜 @influential_book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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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 수밖에 없는 사람 - 나라는 사람의 데이터를 읽고 삶에 최적화하는 기술
최재훈 지음 / 청림Life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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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수밖에없는사람 #최재훈 #청림라이프 #서평

과연 나는 나 자신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을까? 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수록 사회생활, 인간관계, 결혼과 연애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나에 대한 이해가 잘 정립되어있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원만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점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성격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된 사람은 나 자신이 최고의 나 전문가라고. 심리학과 인문학 공부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갈 수 있으며 스스로 내면에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선 성격만 제대로 알아도 삶은 한결 충만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나도 잘 모르는 나’를 데리고 살자니 힘든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이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들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저 사람 성격 참 좋다’ ‘이 사람은 성격이 별루야’라고 말하곤한다. 그러나 성격은 좋고 나쁨으로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었다. 성격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조건임을 덕붙였다.

책을 읽다 보니 내가 가진 장점도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반면 단점 역시 나를 이루며 내 삶의 영역에 깊게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때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나아가 다른 이의 말과 행동 역시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나를 보며 개성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덕분에 삶을 양극단을 오가며 굴곡지게 살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 성격이 내 삶을 가장 적합한 모드로 나에게 세팅한 값이 지금의 나와 그리고 내 삶이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알고 나면 약점도 ‘쓸모 있는’ 하나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어느 극단에 치우쳐 있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해석을 돕고 있다. 그래서 인지 나를 비난하거나 자책하기보다 스스로를 더 나은 쓰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일게 한다.

성격을 알면 그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의 인간관계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사람의 삶을 존중하게 된다. 나를 알아야 적을 알 수 있다는 말은 맞다. 24시간 내내 붙어사는 나 자신조차 모르면서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성격유형을 개방성/성실성/외향성/우호성/신경성 5가지로 나눠 이해를 돕고 있지만, 어느 하나에 치우친 내 모습은 없었다. 단,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선택과 반응을 하는 나는 분명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은 내 성격도 한 몫을 한 셈이었다. 저자 역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지속의 문제’라고 하였는데 공감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고 싶었던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두 가지를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이었다. 지속하는 힘은 외적 보상에 둔감한 내향형 인간의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들이 행동 원리는 외향인들과는 다르게 내적동기와 외적동기가 절묘하게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내적동기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한 외적동기가 급감하더라도 특정 행동에 지속력이 강한 편입니다. 다시 말해 내향성이 높은 성격일수록, 외부환경의 변화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소나무 유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p22

한 집에 사는 가족이라도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 어딘가 비슷한 면이 있는 듯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성격 때문에 종종 마찰이 일곤 하는데 이 책이 나와 우리 가족을 돌아보게 했다. 특히나 자녀와의 소통이 힘들 때, 자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는데 무조건 게으르다. 나태하다. 끈기가 없다. 책임감이 없다, 예민하다 라고 단정짓기 보다 아이의 성향을 먼저 이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Big 5 성격유형은 나를 이해하는 도구인 동시에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의 방향과 결을 결정하는 나침반과 같았다. 저자는 먼저 다섯 가지의 성격 요인들을 살펴보고 각각의 요인들은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까지 다루고 있다. 완벽한 성격을 지닌 사람은 없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부족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은 다듬어 가며, 보다 나은 삶으로 도약하길 바란다.

그릿나영 @grit_nayoung님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청림출판 @chungrim.official 으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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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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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하루치의낙담 #박선영 #반비 #도서협찬 #서평 #책추천 #에세이 #신간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환상을 품고 한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다. 비록 보잘것없는 몸이지만, 나 한 사람 제대로 불사르면 거창하지 않아도 뭔가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과 기대로 사회에 나온다. 그러나 막상 현실의 벽에 부딪혀 보면 안다.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조악한 환영에 불과했었는지 말이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이 오히려 나 자신을 실망시키고 좌절의 단두대에 올려놓았을 때 그제서야 깨닫는다. ‘이건 아니라고!’

그러나 세상은 아이러니한 곳이기에 제목처럼 <그저 하루치의 낙담>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저자는 17년간의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책과 함께한 깊은 침묵 속에서 깨어나 과거 기자로서의 삶을 돌아보며, 직업적 윤리와 희망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었다. 또한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며 마주한 낙담들은 저자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낙담임을 전하고 있는 듯했다. 행간 속에 숨어든 작은 유머 속에서 저자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그녀가 기자로서 얼마나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그로 인한 낙담마저도 숭고하게 다가왔다.

‘기자란 자기 홍보가 필요할 땐 기자님이지만 잘나가는 자기를 비판할 땐 기레기인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금 승리하고 있는 사람이 불멸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진실이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말 속에 있기보다 하지 않는 말 속에 있기 때문이다.’ p59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드러나는 것들을 너무 쉽게 진실이라 믿어왔던 것은 아닐까. 권력 다툼 속에서 국민이 희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이 오가게 했다. 게다가 기자의 숙명은 어찌나 처절한지. 하나의 기사를 쓸 때 알려야 할 사실과 지워야 하는 사실 그 사이에서 얼마나 깊은 내적 갈등을 겪어야만 했을까. 실제로 기사로 띄울 때까지 자신이 쓴 글로 인해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살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글을 읽으면서 저자는 윤리 감각이 대단히 예민한 기자처럼 느껴졌다. 그런 점을 미루어 짐작해 봤을 때 기자 박선영이란 사람의 내적 갈등은 실로 엄청났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엄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입시를 향한 소리 없는 경쟁을 매일 치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지나온 시간이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적성을 찾고, 꿈을 찾아라는 이런 말들은 듣기 좋은 허울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을 어른인 우리가 모르지 않는다. 다 그런 거라고, 그걸 위로랍시고 말하는 내가 용기 없는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학교와 성적보다 아이의 생을 먼저 선택한 엄마. “나는 아직 어리니까 그런 큰 일은 부모가 결정해줄게. 엄마 아빠 믿고 자퇴해.”라고 과연 나는 이 문장을 말해 줄 수 있을까. 이 책 속에서 나는 아이를 위해 세상과 싸우는 부모의 참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엄마로서의 나, 부모로서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낙담의 순간들이 자기 연민에 머물거나 극단적인 절망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일상의 소소하고 미세한 울림을 지닌 낙담들은 내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의 일부였다. 저자의 사유는 개인적 감정에 그치지 않고 사회 속 존재로서 나를 돌아보게 했다.

‘모든 지긋지긋한 것들은 그 위치에너지의 힘으로 끝내 우리를 구원한다. 너무나 지쳤다는 것, 지긋지긋하고 넌덜머리가 난다는 것, 입을 뻥긋할 기운도 없는 깊은 절망과 피로. 이것은 엄청난 에너지다. 세상의 많은 혁명은 넌덜머리의 에너지로 반발했으며, 지긋지긋의 에너지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눈에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도록 만드는 가공할 힘, 넌덜머리. 지긋지긋.’ p314

‘지긋지긋하다’ ‘넌덜머리가 난다’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어떻게든 나를 끌고 가는 힘이었다. 갖은 인상을 쓰며 하던 이 말이 구원의 말이 될 줄이야. 간만에 너무나 멋진 작가의 책을 만나서 큰 위로가 되었다. 나에게 그녀의 글은 ‘괜찮은 낙담’이었다.

플랫 @flatflat38 반비 @banbibooks 필사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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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랑할수록 서운해질까 - 관계를 지키는 감정의 기술
김희원 외 지음 / 학지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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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왜사랑할수록서운해질까 #학지사 #도서협찬 #서평 #김희원 #김나라 #권요셉 #공저 #책추천 #책리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이혼의 원인이 알고 보면 ‘서운함’ 떼문이라고?

하긴 우리는 섭섭하다 못해 서운해지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되고 갈등은 깊어 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가족 사이에서나 사회 속 관게에서 드러나지 않는 갈등의 근본 원인은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이 책은 이혼의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사례로 시작을 한다.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혼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을 법한 상황들이다. 어쩌면 지금 이순간에도 비슷한 갈등을 안고 ‘위기의 부부’가 되어 이혼 도장을 찍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나같이 안타까웠다. 사랑해서 결혼한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지 못한 채 겹겹이 쌓인 오해로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앞에 놓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들 부부에게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고 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한 상황까지 놓인 이유의 뿌리 역시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저변에 깔려있음을 이 책은 보여 준다.

서운함은 어떤 때 생기는가 생각해 보았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을 모르고 지나쳤을 때, 내가 하는 말을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 때, 내 편이 아닌 것 같을 때, 나만 집안 일을 한다고 느껴질 때 등등이다. 상대에게 기대하는 바가 좌절되었을 때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오래 살다 보니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장점을 더 크게 봐주고 있긴 하지만 감정이 동물인지라 가끔은 ‘이걸 꼭 말을 해야 아나’ 싶을 때가 있긴 하다.

서운한 감정은 애착 불안형일수록 더 쉽게 더 자주 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일수록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이 서운함은 과거로 올라가는데 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그 결핍을 타자에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그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데 있다. 기대했던 관심과 사랑이 무산될 때 서운함은 커진다. 타자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우리는 서운함을 느낀다.

이 책은 서운함과 맞닿아 있는 유의 감정들을 한데 모아 그 미묘한 차이를 포착해 다루고 있다. 우리 감정이 이렇게나 사소한 차이로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우리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이 서운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지, 서운함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것이 있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고 흔히 말한다. 그만큼 마음속 언어를 말로 전달하는 ‘화법’에 익숙하지 않고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사랑은 표현해야 전해지고, 배려는 행동으로 드러나야 안다. 그런데 우리는 표현이 서툴고 행동이 어렵다.

서운함은 그저 마음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대가 무너지면 우리의 뇌는 위협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여기에 관여하는 호르몬들의 생리기전을 이해하니 호르몬을 잘 다스리는 것도 서운함을 줄이는 방안이었다.

저자는 생활 속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화법들을 세세히 정리해 놓았다. 우리 대화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느 지점에서 서운한 감정이 들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놓았다. 이 책은 연인 사이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해온 말들과 행동 속에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을 기회라고 생각했다.지금부터라도 나와 가까운 이들에게 서운함이 쌓이지 않도록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보게 된다. 무엇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학지사 @hakjisabook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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