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시 필사집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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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다섯 손가락’이란 그룹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의 노래는 낯설지 않다. 필사할 때는 어떤 곡인지 몰랐다가 노래를 찾아 들어보니 한층 더 노래 가사가 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풍선>이라는 곡이 다섯 손가락 노래였다는 사실이다. 방학 때 고모 집에 왔다가 사촌 오빠 방에서 들었던 노래다. 맑고 경쾌했으며 가사 속 노란 풍선을 잡고 있으면 하늘 위로 정말 날아오를 듯한 그런 느낌을 안고 가사를 외우고 부르던 그때가 생각난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 노래는 나에게 동요처럼 들렸었다.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밝은 에너지가 내 안에 가득 차오르는 것만 같아서 한동안 이 노래만 불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무대 위에서 만난 목소리가 아니라 기타를 들고 가사를 적어 내려갔을 한 사람의 호흡을 책으로 만나 더 감회가 새롭다. 이 필사책에 실린 노래 시들은 추억 속으로 데려가지만, 여전히 지금도 그의 시는 위로가 된다. 기교가 넘친 그런 노래 시가 아니다. 그 당시의 정서가 듬뿍 담긴 언어이기에 필사하다 보면 그 시절의 호흡을 어느새 함께하는 듯하다. 그 의미를 굳이 해석하려 들지 않아도 가슴으로 이해가 된다. 그래서 이들의 노래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닐까.

노래 시는 일반 필사와 다른 듯하다. 이미 리듬 자체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뜻을 모른 채 적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논리가 아닌 정서로 먼저 다가와 노래 가사와 함께 그 장면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시간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필사책이다.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도 얼마나 익숙한 노래던지. 비 오는 날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그 노래였다.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빨간 장미를 들고 내게 올 그 누군가를 상상하곤 했었다.

그들의 노래는 한 시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러나 이두현 저자의 필사책은 지금까지 그 감성을 놓지 않고 살아온 오롯한 한 사람의 소중한 기록으로 느껴진다. 흰 도화지와 같이 깔끔하고 깨끗한 그의 책이 필사하는 동안에 비워진 내 마음의 색인 듯했다. 귀로 먼저 익힌 문장을 손으로 필사하며 지나온 내 삶을 어루만져 준 시간이었다.

다섯 손가락 이두헌 노래 시와 함께 아련한 추억 속으로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음의 위안을 만나는 시간을 많은 이들이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은북@eeunbook에서 지원받아 주간심송필사단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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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업 - 하루 10분, 삶을 바꾸는 아주 작은 변화
가브리엘 트리너 지음, 박선령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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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업 #가브리엘트리너 #미래의창 #하루10분 #아주작은변화 #서평 #신간도서 #책추천 #북리뷰 #책스타그램 #자기계발

“괜찮아, 그냥 한번 해볼 뿐이야.”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8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의 1퍼센트 시간, 단 10분만 잘 활용하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시도해 볼만한 다양한 ‘31개의 포인트’들을 소개해 놓았는데, 그 중 단 하나만이라도 자신에게 맞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작은 것들의 점진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 삶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순서대로 적용해 봐도 되고 아니면 건너뛰어도 되지만 ‘진행의 방식’, 그 모든 선택은 독자에게 맡긴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을 한 후에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둘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기록만큼 자신의 행적을 정직하게 비춰주는 거울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록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게 하고, 차곡차곡 쌓인 기록이 바로 자기만의 맞춤형 성장키트가 되는 것이다.

하루 안 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것보다 다시 이어가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멈추지 않는 한 실패한 것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편에 서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은 긴장감을 늦춘다. 잠시 멈춤도 포인트를 이어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면 더 편할 것 같다.

나는 필사 독서 모임을 운영 중인데, ‘하루 한 꼭지 타이핑 필사’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매일 A4 2장에 달하는 필사를 이어가는 것은 생각보다 단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애가 아파서’ ‘몸이 안 좋아서’ ‘집안에 일이 생겨서’... 의도치 않은 일들이 빈번히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하루 못 한다고 지금까지 해온 것을 헛되이 만들지 않는 선택이 필요하다. ‘더는 해서는 뭐하나’라는 생각은 버리고, ‘그럴 수 있어. 다시 해보는 거야’라고 다짐한 후 책상 앞에 앉아 필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완벽을 꿈꾼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먼저 온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도 친구로부터 톡을 받았다. “현주야, 매일 타이핑으로 필사를 해야 해? 내가 1주일에 3일은 가능할 것 같은데 매일 필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작이 두려워.” 나는 말했다. “필사하다 보면 빠질 수도 있어. 그런데 빠진 날은 잊고 계속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해. 일단 시작해 봐. 하다 보면 방향이 생겨. 자기 속도대로 필사하면 돼.”라고.
왜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숙제처럼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시작도 하기 전에 하지 못할 핑계를 찾는 것은 두려움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완벽해야 하고,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원인이다. 하루 하지 않았다고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잠시 멈춤보다 영원한 멈춤이 더 위험하다.

이 책의 첫 번째, 인생 키워드 찾기다. 이에 나는 답한다. “내 인생 키워드는 ‘필사’이다.” 필사로 글을 쓴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내 삶을 바꾼 루틴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온 시간이 있었기에 첫 번째 포인트는 일단 성공이다. 그리고 지금도 내가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인데 나 역시 반드시 글로 적어볼 것을 강조하고 싶다.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되고 싶은 나, 살고 싶은 삶을 꾸준히 상상하고 쓰는 동안의 나는 미래를 미리 현재에 끌어다 쓰고 있는 것과 같기에 실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꿀팁을 얻었는데, 바로 ‘말하는 내용을 휴대폰에 녹음해 보기’다. 녹음된 자기 음성을 듣는 일은 참 어색하기만 해서 잘 선호하지 않았는데, 내가 상상한 최고의 나를 말로 녹음해 오가면서 듣는 것을 시도해봐도 좋을 포인트였다.

감사 일기 쓰기, 명상하기, 아침 루틴 만들기, 나만의 아늑한 공간 만들기,긍정 확언 만들기등등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포인트들도 생각보다 많았지만, 나머지 포인트 중에서는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들도 있었고, 앞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포인트들도 많았다. 가령 ‘일상 관리하기’다. 책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상 관리가 고민이었다. 한번 책상에 앉으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른채 하루를 보내고 나면 자잘한 일들이 미뤄져 있곤했다. 그래서 올해부터 메모해가면 최대한 지켜보려고 하지만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적용해 볼 만한 점을 발견해서 바로 적용해 보았다. 지금처리애할 일들을 모두 적은 다음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을 하나 고른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일을 바로 시작한다. 이 방법으로 해봤더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도파민 뿜뿜이었다. 거창한 건 아닌데 묘하게 단시간에 한 가지라도 해냈다는 기분좋은 성취감이 밀려왔다.

또한 저자는 다양한 글쓰기 형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쓰는 동안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볼수 있고, 생각을 정리하며 문제 해결을 끌어내는 좋은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줄리아 캐머런의 모닝 페이지를 언급했는데 이 또한 무작정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다보면 잡념도 사라지고, 뭔가 쏟아낸 통쾌함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으로 기존 습관 위에 새로운 습관을 쌓아 실행하는 ‘원포인트 업 습관 쌓기’도 습관을 지속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작은 습관으로 일상을 보다 효과적이고 활기차게 바꿔주는 실천 가능한 포인트들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시도했을 때 꾸준히만 한다면 좋은 습관을 길들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하루 10분으로 삶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보자.

미래의 창 @miraebook 원포인트업〉 출간기념 작심삼일도 성공하게 만드는 일주일 챌린지!! 이벤트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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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적
정현우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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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기적 #정현우 #아시아 #서평 #도서협찬 #부재 #책추천 #책스타그램 #글스타그램

모르겠다. 내가 이 시를 이해했다고 하기에, 이 함축된 언어들의 감정을 온전히 느꼈다하기엔 시 한 편 한 편이 어두웠고 아렸다. 마지막 장에 이르까지 나는 정현우 작가님의 시를 다 알지 못했다. 분명히 나는 모르겠는데... 무거움과 침묵이 남은 자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았다. 모르겠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명치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와 입술 끝이 얼얼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숨을 죽이며 겨우 숨을 내쉬었다. 내가 왜 이 시를 읽고 울고 있는지, 왜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프고 먹먹하기만 하지 그저 다시 평온이 찾아오길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언어들은 이렇게 몸이 먼저 알아차리고 나를 통과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부재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의 기억들로 다시 죽음을 실감하게 된다. 오이비누, 오이, 가지, 석류... 등은 살아생전의 체온을 느끼게 하고 향기를 더듬게 한다.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상실은 남겨진 잔상들로 다시 슬픔을 회복한다. 이 과정이 오히려 나는 더 슬펐다. 살아서 숨을 쉬고, 살아있기에 부재 속에서도 잠을 자고 먹는다. 이 사실만으로도 밀려드는 죄책감은 시로 승화된다.

‘기쁨은 언제나 무너짐의 예고였으니 빛은 늘 너무 짧게 머물다 가버립니다. 당신의 품에서 조금씩 키가 줄어들고 있었지요.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때마다 곧 물에 스며 사라질 것이나, 숲속에서 어둠은 낮은 풀잎에만 머물 것이나, 실 유리들이 갈라지는 것 같은 것들을 모두 슬프지 않다고 할 수 있을지요’ p14

저자의 슬픔이 나에게로 침투하는 순간이었다. 붕괴된 기쁨 뒤에서 빛은 오래 머물지 못한다. 생이 서서히 닳아 없어져 가는 것을 지켜보는 고통 속에서 멀쩡한 모습으로 살아있는 나를 자각하는 순간 그 자체가 하나의 슬픔이 되고야 만다. 슬프지 않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의 생이 머물다 간 자리에는 수많은 편편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어느 날 갑자기 멈춰버린 생의 잔해들은 더는 이어지지 않고 서서히 정리될 것이다. 생과 사는 한 몸이라 그 경계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겁기만 하다. 저자는 생과 사 그 경계 어디쯤에서 한 생의 빛이 머물다 간 자리를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살아있는 몸으로 죽은 이들을 기억합니다.
신은 개의 눈빛만큼 모호하고,
눈의 기억은 선언하니,
고요의 저 편에 있고 대상 없는 대화를 나는 흔들리며 말 할 수 있어요.
마치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신에게 말을 걸 듯이’p126




<검은 기적을 읽고...>

기적은 빛과 같다
그러나
그 색은 한없이 깊어서
검디검다

삶을 통과한 슬픔은
더는 슬프지 않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현실과 마주하며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애도 그 자체였다

존재의 부재는
검은 활자 위에서
다시 기억된다.

활자 위에 남은 검은 빛은 이전과 다른 빛으로 온다. 정현우 작가의 시는 말이 되기보다 오히려 침묵에 가깝다. <검은 기적>이 내게 남긴 건, 상실 후 이전보다 더 깊어진 검은 빛을 통과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이 시집에서 시는 침묵이 들려주는 묵직한 언어였다.

모도 @knitting79books 님의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정현우 시인 @fhzjffltmxm 님으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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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빛나기로 했다 - 단단한 오십부터 시작되는, 진짜 내 삶을 채우는 시간
박유하 지음 / 바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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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죽을때까지빛나기로했다 #비체 #박유하지음 #바이북스 #도서협찬 #서평 #책추천 #북스타그램 #

퇴행성 디스크로 침대 위에 옴짝달싹 못 하고 몸이 묶여 있던 시간은 저자에게 새로운 나롤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그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는 지금 이 시간을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 ‘비체, 박유하’라는 사람을 통해 이미 증명되었다.

저마다 인생의 혹한기는 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낸 자신이 있기에 인생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가슴이 시퍼렇다 못해 검게 멍이 들고 뭉그러져도 내 아이만큼은 내 손으로 지켜내겠다는 강인한 모성은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엄마라면 누구나 ‘자식’에 관한 일이라면 본능적으로 발동하는 거대한 힘이 있다.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자식이 엄마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자신도 모르게 내제된 강한 모성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때는 어느 누구도 말릴 수도 이겨낼 수도 없다는 것을 ‘엄마’인 당신은 알 것이다. 그런 그녀였기에 가능했을까.

걷지 못할 것이라는 감당할 수도,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절망 속에서도 그녀는 달랐다. 그리고 결국엔 ‘비체 그 자신’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내면이 단단하고 빛으로 채워져 있을지 짐작이 간다. 자기만의 눈 덮인 거대한 산을 넘어 살아온 자는 더는 이전의 나가 아니다. 다시 돌아갈수도, 그렇게 살라고 해도 절대 못 산다. 지금 여기에서, 숨을 쉬고 있음이, 살아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혹한 시간을 내적 자아가 성장을 준비하는 시기다. 그 성장통이 어찌나 아픈지. 그 아픔을 잊게 해주는 것이 ‘책’인듯하다. 더는 갈 곳이 없을 것 같을 때,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뼛속 깊이 사무칠 때 책과 담을 쌓고 있던 사람도 손에 쥐게 되는 것이 책이다. 저자 역시 병상에 있을 때 가장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하지 않던가. 나 역시 인생의 암흑기에 읽고 쓰고 스스로에게 물었던 책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는 낭독과 필사 그리고 독서다. 책을 읽을수록 나와 결이 닮은 듯하여 내심 놀랐다. 어쩜 이렇게 닮은 구석이 많을까. 마음 속 음성과 책과 함께 일상을 이어가는 그 모습들이 나를 보는 듯했다. 예쁜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누리며 살 것 같은 고운 사람 그 모습 뒤에 ‘이 사람 남몰래 참 많이 앓았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온 결이 꼭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지금이야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다가도 그렇게라도 살아낸 나 자신이 있었기에 지금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할 줄도 알게 되었다.

책을 낭독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디오에서나 흘러나올 법한 목소리에 더 끌렸던 것 같다. 꾸준하게 뭔가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에 신뢰도 생겼다. 행동으로 보여지는 꾸준함은 진실되니까. 나도 모르게 멈춰 듣곤 했다.

책과 함께 한다고 삶은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 책과 꾸준히 잘 놀 때 자신도, 삶도 뿌였던 안개 그치듯 서서히 선명해진다. 저자는 이 사실을 정직하게 깨우친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남들이 자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필사하며, 글을 쓰며 깨달은 것들이 저자의 삶 곳곳에도 비슷한 얼굴로 스며 있었다. 한 가정에 엄마의 역할 이전에 ‘본연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와, 이분 글에 마음을 담았네’ 하는 생각을 들었다. 나는 이런 글이 좋다. 과장하지 않고 그 자신의 삶이 녹아 있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하는 에세이가 좋다. 글에 담긴 저자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내 마음 같아지는 시간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저자의 글 속에는 ‘사람이 책을 닮아 가는 것이 아니라 읽은 책들이 그 사람을 닮아있다’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테이블에 놓인 커피 한 잔과 디저트, 책이 그려낸 아름다운 풍경은 그 사람이 만들어 낸 삶의 품격이다. 나 역시 서평을 꾸준히 하며 저자의 마음과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쓴 책이 아니어도 내가 쓴 책과 같은 마음으로, 어떻게든 예쁘고 우아하게 때로는 절제된 그런 모습의 책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24시간 뒤면 사라질 스토리와 지우지 않는 한 두고두고 남겨질 서평 한 편 올리기 위해 남다른 정성을 쏟는다. 서평 글을 쓰는데 쏟는 시간 외에도 많은 애정을 담아 책의 이미지 한 컷 한 컷에 정성을 들인다. 오죽하면 ‘너는 네 책은 어찌하고 그러고 있냐’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이것도 내 삶의 일부이기에, 나를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이기에 정성을 쏟고 성실을 담아낸다. 저자 역시 내 마음과 다르지 않은 어느 지점에 있지 않을까.

직접 만나지 않아도 책을 읽는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눈 느낌이 들었다.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드넓은 초원처럼 가슴을 열게 하고, 끝없이 펼쳐진 하늘이란 도화지에 생각을 그려낸다. 푸른 바다의 밀물과 썰물처럼 쉼 없이 반복되는 책을 통한 사유는 미처 걸러내지 못한 마음의 찌꺼기까지 씻어낸다. 책을 읽으면 자기 정화가 제일 먼저 일어난다. 그리고 그 마음은 독자를 향해간다. 책을 대하는 귀한 마음이 느껴져 오랜만에 참 마음이 따스해졌다. 그 마음 또한 나와 결이 닮아 있다.

‘나는 책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삶과 글에서 빛나느나 사람으로 그들곁에 존재하고 싶다. 사소한 경험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영감이 되어 함께 성장하고 싶다.’ p85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고귀함이 드러난 문장이다. 저자는 독서가 든든한 노후 준비라고 말한다. 나 또한 그렇다. 책을 통해 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하루아침에 그런 생각이 든 것이 아니라 책과 한마음 한뜻으로 일상을 이어가다 보니 미래의 내 모습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렇듯 책은 또 다른 삶으로 건너가는 통로가 된다.

나 또한 혼자 있는 시간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이 나를 혼자 있어도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 ‘관계’에 대해 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의 빈약이 그리 문제 되지 않음을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그로를 끌며 이어가는 초라한 관계보다 나를 지켜가며 관계여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배운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관계는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곁에 머물기 때문이다.

오십대를 나다운 성장으로 채워가고 있는 그 모습이 책을 덮은 후에도 먹먹함을 준다. 내게 다가올 오십대를 나는 어떤 언어로 담아낼 수 있을까. 저자는 다재다능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용기있는 도전과 그 도전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처음부터 그 길의 끝을 알 수 없지만, 일단 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어둠의 끝을 이겨내고 엄마이기 전에 현악 앙상블 단장으로, 북토크 진행자로, 작가로 .... 오롯한 나로 삶이 영글어 가는 저자를 힘껏 안아주고 싶은 마음 문득 들어 그녀의 책을 가슴에 꼬옥 안았다. ‘내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다시 읽어도 좋을 책이야’

신문섭작가님 @kbtechpos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은솔 박성아님 @parkseonga1203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바이북스 출판사 @bybooks85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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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 (스프링) - 하루 한 번, 삶의 물음에 쇼펜하우어가 답하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에이미 리 편역 / 센시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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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아포리즘365일력 #센시오 #에이미리편역편집 #도서협찬 #서평 #리뷰 #책스타그램 #소펜하우어 #아포리즘 #데스크일력 #만년달력

때로는 날카롭고 사유가 깊은 철학자의 문장을 매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군요!! 오래전 한 시대를 살다간 철학자 쇼펜하우가 남긴 글들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에 절로 감탄하게 됩니다.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은 하루 시작을 위한 문을 열어주고 있는데요. 철학자의 명언과 아포리즘 형식이 만나 매일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루를 살면서 ‘생각’이란 것 자체를 의식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는대로 끌려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이 만년 일력은 올 한해를 든든하게 지켜줄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을 일으킵니다.

‘내일은 어떤 문장이 나의 심장을 뛰게 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장을 넘겼을 때 눈에 선명하게 들어와 가슴에 박히는 문장에 숨이 잠시 멎곤 했습니다. 미리 미래의 문장을 읽어 보지 않았어요. 이 설레임과 기대를 흐려지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요.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본성을 건드리고, 삶 속에서 마주하는 고통, 관계, 행복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문장을 남겼어요. 그의 깊은 사유와 통찰을 매일 가슴에 새기며 하루를 시작하니 내가 보내는 시간들이 결코 가볍지 않더라고요. 또한, 필사하며 하루를 열기에도 적당한 길이의 문장이라 필사를 습관화 하기에도 좋을 듯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최고다라는 마음을 품고 새해를 열었는데 처음으로 마주한 문장이 ‘한 해를 계획하면서 최우선 목표로 할 것은 건강이다.’였네요. 건강해야 하고 싶은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하루 하루입니다. 마음과 생각은 ‘하고자 하는 일’에 가 있지만, 의지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더군요. 그럴 때마다 참 속상하고, 무력한 나 자신을 느껴요. 건강이 최고다라는 이 짧은 문장이 요즘 강하게 와닿는 인생의 계절을 지나고 있나봅니다. 건강하면 만사형통입니다.

우리는 ‘관계’ 때문에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도 합니다. 저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과의 관계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제 혼자라서 외롭다는 그런 두려움은 없지만,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관계에 지칠 때가 있거든요. ‘관계를 단순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건강해진다. - 절식하면 건강이 좋아지듯이 사회활동도 자제하면 영혼의 평안에 도움이 된다’ ‘당신을 땔감으로 삼아 화력을 유지하려는 자들을 조심하라’라는 문장 역시 영혼의 심장을 울립니다. 지나치게 거미줄처럼 엮이는 것을 자제하는 것도 영혼을 쉬게 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아무리 친한 사람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법이지요.

그리고 오늘 16일의 문장입니다.
“잡기만 하면 멋진 삶으로 데려가 줄 무언가, 그것이 바로 허상이다.”
- 이탈리아 당나귀처럼 사는 인생도 있다. 머리 위 막대기에 달린 건초를 먹으며 계속 달린다. 그들으나 존재 전체가 늘 망상 상태에 있는데, 눈앞에 있는 잡힐 듯한 허상을 좇느라 지치도록 달리다가 생을 마감하고 있다.

와~ 인간 삶의 비극이 들어 있는 문장을 만났다. 존재 전체가 늘 망상 상태에 있으면서 무엇을 좇고 있는 것인지. 마주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겠어요. 내가 누리고 있는 것,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지금 바로 여기’에서의 삶부터 살펴야 한다는 경고로 들렸네요. 불쑥 올라오는... 이것만 하면, 조금만 더 가지면 완전해질 것 같은 그 안달나는 마음부터 다스려야 할 것 같아요. ‘머리 위 막대기에 달린 건초’처럼 먹을 수 없는 절대거리에 있는 것을 좇는 이탈리아 당나귀 같은 삶은 절대 살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던 오늘입니다. 허상의 실체를 알아차리면 제 속도로 갈 수 있어요.

저는 오늘 마주한 한 문장과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한 문장이 바로 지금, 오늘을 잘 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네요. 많이 사람들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쇼펜하우어가 사랑하고 인용한 문장과 그림 그리고 그가 남긴 작품 속 문장과 동행하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좋네요.

장미꽃 향기 @bagseonju534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센시오 @sensiobook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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