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설계도 - 현실주의자 정약용이 평생에 걸쳐 완성한 삶의 선순환을 이끄는 6륜의 설계
정약용 지음, 김경수 엮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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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설계도>는 다산 정약용이 남긴 저서들을 오랜 시간 깊이 들여다보며, 그가 남긴 핵심 사상을 6단계 삶의 법칙으로 정리해 저자의 관점을 담아 재구성한 책이다. 원문에 대한 해설과 저자의 깔끔한 해석이 더해져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처음부터 읽지 않고 읽는 독자 자신에게 시급한 부분을 먼저 읽고 다른 파트를 읽어도 좋을 듯하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다산이 현 시국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였다. 그의 눈에는 분명 근본이 무너진 세상이라고 통탄하지 않을까?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사회는 그가 바로 세우고자 했던 세상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다산의 철학을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기에 읽는 독자 스스로 삶에 실천할 수 있는 항목은 메모를 해두고 적용하면 삶을 살아가도 좋을 듯하다. 우리는 자기 인생의 건축가다. 이 책을 도면 삼아 잘못된 것은 수정해 가며 인생이라는 건축물을 견고하게 세우길 바라는 바이다.

다산이 18년간의 유배 생활에서도 읽고 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수많은 책을 남긴 이유는 ‘후대를 위한 배려’라고 말하고 싶다. 다산의 현실은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이 실행되기 힘든 여건에 있었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후대는 자신의 글을 설계도 삼아 제대로 된 미래를 구축하길 바라는 진심이 있지 않았을까.

저자는 다산의 6단계 인생 설계 법칙을 격물치지, 치심, 수신, 경세, 지행겸진, 일신을 말하고 있다. 나는 ‘치심’과 ‘지행겸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것 같다. 내 생각을 꿰뚫어 읽은 듯하 글이 많았고, 실제 내 삶에 적용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 또한 굳건해지는 듯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흔들린다. 관계에 지치기도 하고,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이들을 보며 이렇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게 맞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흔들릴 때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여 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나는 ‘신독’의 시간을 귀히 여긴다.

“혼자 거처할 때를 삼가라.〔…〕비록 아무도 없는 방 안에 홀로 앉아 있더라도, 마음속에는 큰 손님을 대한 듯이 하여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p77

혼자 있는 시간은 한 인간의 인격이 허물어지는 순간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더욱 단단하게 버려지는 시련의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깊은 내면, 그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는 그곳에서 스스로의 존엄을 지켜내는 힘. 이것이 바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세우는 설계의 열세 번째 원리입니다. p79

이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나 역시 삶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혼자 있는 시간’ 이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생각과 마음을 다시 바로 잡는 시간이 있었기에 스스로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들키고 싶지 않었던 또 다른 나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기에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마음이 바로 서지 않으면 온전한 삶은 기대하기 힘들다.

가장 내게 익숙한 ‘초서’에 대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생각을 바꾸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습관’이라고 소개한다. ‘신독’의 시간에서 내가 한 일 중 하나 ‘필사’였다. 책 속의 인두같은 문장을 눈 끝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싫어서 적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글을 따라 쓰는 과정에서 나도 몰랐던 생각이 드러난다. 그 생각을 다시 내 글로 쓰기 시작했다. 다산 정약용에게 ‘쓴다’는 것은 곧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p277)는 문장을 읽는 순간 목구멍을 타고오르는 아리고도 뜨끈한 무언가를 느꼈다. 이 말은 삶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 수 없으니까. 글을 쓴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이 말이 적어도 무슨 말인지 아니까.

살아가기에도, 살아내기에도 참으로 힘든 세상이다. 어른의 말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옮고 그름조차 모호해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남은 인생을 재정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와도 같은 책일지 모른다. 이 책에 한 번이라도 눈길이 닿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읽어 보길 추천한다. 지금 인생 도면을 다시 그린다고 해도 늦지 않았다. 다산이 전하는 말과 저자의 깊이 있는 혜안을 만나보길 바란다.

@gbb_mom 단단한맘 @wlsdud2976 하하맘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gutenberg.pub 구텐베르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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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채식주의
김윤선 지음 / 루미의 정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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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물건 중에 비건(Vegan)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는 일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내 의식주에 대해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비건에 대해 그리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막연히 하면 좋지만 굳이 하지않아도 되는 일쯤으로 여겼으며, 이것을 실제 삶에 적용하고 있는 이들이 대단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더 나아가 후대가 살아갈 지구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제만 해도 당장 가족들은 치킨을 시켜 먹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여서일까. 예전처럼 입맛이 당기질 않았고, 먹고 난 뒤 체했는지 밤새 명치가 누르듯이 아팠다. 모처럼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길래 먼저 말을 꺼냈다.

“있잖아, 만약에 우리 가족이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한다면 어떨 것 같아? 할 수 있을까?”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말도 안 된다는, 어이없다는 듯이 큰 아이가 한 마디를 보탰다. “엄마, 정하고 싶다면 서로 밥 먹는 시간이 다르니까 엄마 혼자 채식을 해도 될 것 같아. 우리는 절대 못해. 사람이 고기를 안 먹고 어떻게 살아.”

육식을 그리 좋아하는 가족은 아니지만, ‘비건’이라는 두 글자가 지닌 무게는 무겁기만 했다. 내가 이 책을 서평하고 싶었던 이유가 나이가 들면서 대사기능이 떨어져 가벼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서였다. 비건 생활은 힘들더라도 적어도 식습관부터 조금씩 바꿔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내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동물에게서 온 모든 것을 최대한 피하면서 사는 삶이 어쩌면 이 책 속의 저자만의 필요성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완벽한 비건’은 힘들더라도 ‘최소한의 비건’ 생활은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깊이 해본 건 처음이었다. 아래의 글을 읽으면서 상상이 되어 구토할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동물의 고통과 희생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만약 도살장이 유리 벽으로 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은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들의 고통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때, 우리 자신에 대해서, 또한 동물에 대해서 더 자부심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p128, 폴 매카트니

저자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글을 읽다 보면 글이 깊고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친화적인 글이랄까? 행간의 곳곳에서 풀과 꽃의 향기가 스치는 듯했고, 그녀가 전하는 음식 곳곳에서 맑은 공기맛이 났다. 어찌나 생생하게 글로 맛깔나게 적어놓았는지 절로 머릿속에서 그려지기까지 했다. 잊고 있었던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책 후반부에 그녀가 소개한 음식 조리법이 소개되어 있어 섭할 뻔 했던 마음을 위안받았다. 음식 솜씨가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하면 곧잘 흉내는 내는 편이라 시도해봄 직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한 줄 글,‘지구를 살리는 식탁, 나를 깨우는 이야기’가 맞다. 이 책에는 동물의 고통을 최대한 줄여주는 실천법을 자기만의 노하우로 진솔하게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지구를 살리는 일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동물의 권리와 환경을 보호하며,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생활이 ‘비건’에 있었다.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건의 의미는 분명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비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비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어딜까든 우리 일상엔 동물성 제품이 너무나 많은 것은 현실이지 않은가. 게다가 비용적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완벽한 비건이기보다 나는 ‘플렉시테리언’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마음을 고쳐본다. 하루 한 끼 채식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생각조차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M-J’라는 브렌드를 좋아하는데, 여기서 만드는 가방은 비건 레더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것이 맞나 싶어 처음 구매했을 때 놀랐던 기억이 난다. 사과껍질로도 가죽과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게다가 디자인도 깔끔하고 일상에 편하게 들고 다니기 만만한 가방이라 즐겨 이용한다. 나도 그나마 비건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나처럼 건강 때문에 식습관을 바꿔보고 싶은 사람이거나. 채식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천이 어려웠던 분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루미의정원 출판사 @rumigardenbooks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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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 미혹의 시대를 건너는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필사집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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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참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무렵의 일이다. 몸도 마음도 내 것이 아닌 것처럼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때 함께 일하던 동료분이 ‘금강경’을 내게 주신 적이 있다. 금강경을 독송하면 마음이 위로 될 거라며 좋은 마음으로 주신 경전이라 나는 거절하지 못하고 선 듯 받아왔다. 이 귀한 경전을 내게 주신다니 감동이면서도 조금은 난감했다. 왜냐하면 분명히 우리 말로된 경전인데 뭔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좋다니 읽긴 읽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으니 가슴이 반응할 일도 없었다. 그저 부처님의 고귀한 말쓰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한동안 그 경전을 펼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듯 우리가 경전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불교의 초기 경전 대부분이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글로 적혀 있는 경전이라도 산스크리트어를 한문으로 옮기고 그것을 다시 한국어 그대로 읽도록 해 놓은 직역투에 추상적이라 읽으면서도 알 수 없는 외계어를 외우고 있는 것처럼 지루하고 딱딱하다. 오히려 읽으면서 내 영혼이 탈탈 털리는 듯한 느낌이 들때도 있었다.

그런데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는 감사하게도 직역된 우리말을 다시 알아들기 쉽게 풀이해놓은 필사집이라 더 의미가 있겠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이 책을 필사하고 읽으면서 ‘오~ 반야심경이 이런 내용이었어?’ ‘금강경이 이렇게 깊이 있는 부처님의 말씀을 다루고 있었구나.’ ‘ 천수경은 이런 기도였구나’ 그동안 경전을 접할 때마다 느꼈던 답답함이 안개 걷히듯 머릿속과 마음이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필사집 한 권을 지녔을 뿐인데 여러 권의 부처님 말씀을 새긴 우리말 경전을 여러 권 가진 기분마저 든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어도 병원에서 만난 인연으로 보호자에게 성경책을 선물 받은 적이 있었다. 성경도 이해하기 힘들어서 늘 읽겠다고 펼칠 때마다 제자리를 맴돌곤 한다. 종교에 매인 몸이 아니니 자유롭게 성경과 경전을 오가지만, 이해를 하고 읽는 것과 아닌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듯하다. 이번 기회에 이전에 받았던 금강경을 다시 펼쳐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뜻을 이해하고 읽으니 마음가짐 또한 그 앞에서 더욱더 경건해진다.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는 원명 스님께서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을 우리말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문장들이며 매일 필사하면 3권의 경전을 사경(寫經)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것 같다. 평소에 경전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나, 나처럼 읽어도 무슨 말이었는지 깊이 와닿지 못했던 분들이라면 이 책을 필사하며 더 깊이 부처님의 말씀에 가까이 가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종교에 대한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지혜를 구하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새벽에 일어나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통해 하루를 겸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부처님 앞에 있는 나는 분명히 ‘존재하는 나’였지만, 나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게 된다. 에고도 잠시 쉼을 선택한다. 필사를 하며 욕심, 집착, 아집마저 더는 내 것이 아닌 비워낸 상태로의 나를 만난다. 나를 낮추는 108번의 절과 부처님 한 말씀 더해 마음을 가다듬으니, 세상 앞에 ‘나’라는 존재는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 ‘유형의 무’였다.

꾸준히 필사하며 필사인증 해볼게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
두 권씩이나 직접 필사하며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카시오페아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cassiopeia_book 카시오페아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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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 - 108번의 비움으로 나를 다스리는 부처의 말 필사집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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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 속 필사글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법구경><숫타니파타><아함경류>와 같은 초기 경전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 거부감없이 필사하며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다. 마음 수양이 필요했던 탓인지 최근들어 읽는 책이나 필사하는 책이 ‘마음’가 관련된 책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책도 인연이 있어서 내 상황과 때에 따라 읽히는 책도 다른 듯하다.

나는 108배 절운동을 하고 있다. 절실한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경전은 경전대로 좋고, 성경은 성경대로 좋다.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 덕분에 갖게 된 20분간의 108배 절운동은 은근히 몸을 달궈주고 머리를 맑게 해줘서 좋다. 밤근무 전담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지라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절운동 후 필사를 해봤는데 이 또한 마음의 평온함에 이르기에 참 좋았다. <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책은 아침에 필사했고,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는 새벽에 필사했다. 이런 선택을 한 나 자신을 칭찬할 만하다. 때와 장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직장에서 어린 아동과 보호자들 속에서 심신이 많이 지쳐 돌아왔을 때, 이 책을 필사하니 산만했던 머릿속에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생은 대단하지만, 삶은 단 한 번도 나에게 거창하고 화려한 무언가를 원한 적이 없었다. 그저 주어진 내 삶을 나답게 살아가는 것을 원했을 뿐인데 내 머리와 마음이 자꾸만 남의 길을 내 길처럼 가고자 죽으라 발버둥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그동안 그렇게 힘들었고 아팠구나, 하고 한 줌, 또 한 줌 내려놓는 것을 선택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게 아니라는데 저 사람은 왜 그렇게 할까’ 싶었던 마음도 내 욕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때 좋았던 것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지나치게 기뻐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사라져가는 것에 슬퍼하지 않고 끌어당기는 것에 마음을 붙잡히지도 말아야 합니다. P180」

맞다, 내가 좋았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나눔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새로운 반응에 누구보다 들떠 있었던 나였다. 나도 모르게 더 잘해내고 싶은 욕심과 집착이 생겨났을 것이다. 이끄는 그 마음에도 내려놓았야 했다. 그래서 물처럼 흘러가도록 두련다. 나는 나의 길을 평정심을 유지하고 가면 가만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한결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나 자신이 부처라고 하지만 나는 부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노력하면 부처와 같은 비슷한 마음은 낼 수 있지 않을까.

108배 절과 부처의 한 말씀은 완전 찰떡궁합이다.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숙이는 순간마다 나는 나를 내려놓는다. 108번 절로 마음을 비워도 인간이기에 품지 않으면 좋은 마음은 하루가 채 되기도 전에 가득 찬다. 그러니 매일 비워낼 수밖에. 어느 날은 필사하다가 절로 눈물이 났다.

「모든 것이 공허함을 깨달으면 탐욕스러운 마음도 버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덧없음을 알게 되면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의 허망함을 깨달으면 어리석은 마음마저 버릴 수 있습니다.
탐욕, 분노, 무지를 없애면 내면의 작은 약함까지 모조리 뽑아낼 수 있습니다. p30」

채워짐은 착각이었다. 애초에 모든 것은 ‘공(空)’이었다. 내 것이 아닌 것은 빨리 알아차리고 미련없이 버려야 했다. 이 단순한 진리를 어려풋이 아는 것과 명확하게 아는 것은 다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 필사책과 함께 나를 공의 상태로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 채워 넣은 것이 많아 진짜 떠나야 할 때 무거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비극은 없어야델테니.

저의 경우, 아침과 새벽을 이용한 필사를 했지만,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고 비워내는 필사를 해도 참 좋을 듯하다. 나의 경우 남들과 다른 일상을 사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인지라 자신에게 맞는 필사 시간대를 정해 부처의 말씀을 손으로 또박또박 음미하듯 써보며 버림과 채움의 균형을 찾아가길 바란다.

꾸준히 필사하며 필사인증 해볼게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
두 권씩이나 직접 필사하며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카시오페아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cassiopeia_book 카시오페아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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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마음 공부 - 소란과 번뇌를 다스려줄 2500년 도덕경의 문장들
장석주 지음 / 윌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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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이 이토록 나를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왜 <도덕경>을 읽으려 하는가. <도덕경>은 2500년 전에 쓰여져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5000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대를 넘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더 많이 가져야 할 것 같고, 누구보다 더 빨리 앞서가야만 덜 불안할 것 같고, 더 잘해야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도덕경>이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의 ‘삶의 숨구멍’과 같다. 인간의 본질적인 갈증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통해 우리가 안달하는 것들로부터 잠시 자유를 준다.

저자 역시 노자의 짧은 말들 속에서 읽고 멈추기를 반복하며 자기만의 삶의 통찰과 철학으로 이 책을 엮어나갔다. 얼마나 오랜 기간을 깊이 고뇌하고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는지 글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듯했다.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남달랐다고 해야 하나. 노자의 말과 저자의 글이 만나는 그 어떤 지점에서 나는 멈춰 설 때마다 큰 위로를 받았다.

이 책은 ‘굳이 그렇게 애쓰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을 줘서 좋았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들이 눈에 머물 때마다 ‘나는 제대로 내 삶을 살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노자의 말을 진지하게 풀어가는 저자의 글에서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받았다.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줏대 없이 휩쓸려 가기보다 노자의 말들을 곱씹어 생각해 보는 시간을 통해 자기만의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장 깊이 고민하고 방황했던 날들의 저자였던 만큼 울림도 크게 오는 듯하다.

‘어짊과 의로움조차도 무위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배워서 익힌 지혜다. 노자는 무위로 돌아가라고 권유한다. “사사로움을 누르고,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욕심을 적게 하라.” ‘소(素)’는 물들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다. ‘박(樸)’은 다듬지 않은 통나무를 가리킨다. 통나무는 표면으로는 깎거나 다듬지 않은 자연 그 자체이고, 속뜻은 소박함이다. 무위는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있음 속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우리 안의 욕심이란 늘 자연의 그러함을 초과하는 일이다.’ p55

위 글은 나에게 ‘타고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들여다 보는 글이었다. 본연의 나로 돌아가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되묻게 하는 이 글이 한동안 먹먹하게 머물게 했다.

우리는 어쩌면 도가 사라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도덕을 지키기 위한 수많은 법규와 규칙, 규범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무위’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닐까. 노자가 살던 시대는 도가 있었을까. 그리하여 도덕이라는 말 그 자체도 필요 없었던 시절이 과연 존재하기는 했을까. 어떤 통제도 없는, 그 자체로 완벽한, 조화로운 세상이 존재하기나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러나 자연으로 돌아가 보면 답이 보이는 듯하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완벽하다. 그들만의 질서 속에서 세상을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본연의 나로 돌아가면 우리 안의 선을 만나게 된다. 순수하고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내 안의 질서를 우리는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모처럼 <노자의 마음공부>를 통해 잠시나마 마음과 정신을 수양할 수 있었다.

노자는 ‘물’을 ‘도’에 비유하였다. 우리는 물의 흐름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의 평온함을 느낀다.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물은 계절에 따라 드는 빛이 다르고, 그 흐름을 거슬러 오르려 하지도 않는다. 오직 아래로만 흐른다. 가장 연약해 보이는 것 속에 강함이 숨어 있다. 물을 바라보는 이 마음이 평온한 것은, 그 흐름 지체에 집중하며 내 안의 억지와 욕심을 덜어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애쓰지 않고 흐르는 물은 유연하고 멈춤이 없지만 동시에 거칠고 단단했다. 나는 그런 흐름 속에서 내 삶과 나 자신을 투영해 보게 된다. 노자의 <도덕경>은 이런 나로 돌아가게 한다. 저자 역시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 보는 듯하다. 삶에서 묻어나는 노자의 철학이 고스란히 글 속에 스며 있다. 무위의 글쓰기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노자의 마음공부> 책 속에는 우리 안의 모든 계절이 저자의 생각과 만나 물 흐르듯이 멈춤이 없었다. 함께 읽는 사람인 나 역시 어떤 거슬림도 없이 이 책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레 따라갈 뿐이었다.

노자의 철학을 어렵지 않게 삶과 맞대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삶의 시름으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어서 편안했다. 마음이 쉴 새 없이 분주하거나, 노자의 <도덕경>이 어렵게 느껴졌던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물 흐르듯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노자의 말을 음미하며 삶의 여유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구구의 서재 @book.gu_book.gu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마 @wilma.pub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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