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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평점 :
‘건강 수명 개선에 평생을 헌신해온 사람으로서 나의 궁긍적인 목표는 2가지다. 첫째, 치매를 예방과 개선이 가능한 질병으로 만드는 것, 둘째, 누군가의 지혜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노인의 조언과 지혜가 절실한 시대이기 때문이다’p18
알츠하이머, 많은 이들이 진행성 퇴행성으로만 알고 있던 질환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 질환은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혹여 나 자신의 일이자 내 가족의 일이 되지 않을지 막연한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회복하는 뇌> 의 저자는 이러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 내 지인의 어머니께서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았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관 비번이 기억나지 않아 집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해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는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약물치료 중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호전보다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에 있었고, 애초에 ‘회복’이라는 기대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저자는 ‘집에서 알츠하이머병 뒤집기’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 제도가 있지만 실제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부담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환자의 가족들이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적절한 대처법을 알고 있지 못해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애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돌보던 가족들은 욱체적, 정신적 한계에 이르게 된다. 건강했던 시절의 모습을 기억하는 가족이기에 환자의 변화는 더욱이 믿기지 않는 현실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막막한 현실 속에 있는 환자와 가족이 시도해볼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인지저하의 극복은 더는 먼 미래의 꿈이 아니다.’ p11 < 추천사 중에서>
내가 나이가 들수록 가장 두려운 질병이 바로 ‘치매’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더 나아가 나라는 존재가 누군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아프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병이 바로 치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매 보험도 일찍이 들었다. 환자 자신은 자신의 가장 행복한 때를 살고 있다지만, 정작 가족들은 또 다른 지옥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남 일 같지 않다.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참으로 반가운 책이다. 현실적으로 의료인들 역시 이러한 질병을 회복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는 약물치료에 머물지 않고 생활 습관에 집중하고 있으면서 독자들을 향해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 ‘치매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재인식의 계기가 된다.
저자는 치매는 다면적 접근이 필요한 복잡한 질환이기에 뇌 건강을 회복과, 환경 개선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인지 위험 요인을 말하고 있지만 책에서 제시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지켜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기본으로 돌아가기’는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은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 말을 하신다. “잘 먹고 잘 자면 그게 건강한 거야.”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핵심을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들어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잘 먹고, 잘 자고, 더 많이 움직이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당연한 일이 마음먹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는지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다.
저자는 환자의 인지와 경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에 집중하여 책을 집필했고, 뇌 건강을 지키는 8가지 전략과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을 다루는 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식이요법, 운동, 수면과 같은 쉽고, 친근하고, 저비용으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잘못된 식생활 습관이야말로 치매로 가는 지름길이었다는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침이 가득하다. 단지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책을 넘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뇌 건강 회복을 위한 책이라 해도 무방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다. 이 책대로 살면 스트레스도 훨씬 줄어들 것만 같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하겠다.
‘치매가 이미 시작됐다면 루틴이 더욱 중요하다. 어제 탁자에 앉아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해도 매일 점심식사 뒤에 그 자리에 앉는다는 몸의 기억은 남는다. 인간에게는 예측 가능한 일상과 새로운 자극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p91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느낀 것은 나 자신의 몸에 대해 너무나 무심했다는 사실이었다. 건강이 삶의 우선이라는 말이 절실히 와닿는 요즘, 막연히 치매에 걸릴까봐 두려워하기보다 스스로를 챙길 수 있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정신이 건강해야 육체가 온전할 수 있다.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이 곧 육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망설이기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오늘 나 자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되묻게 하는 책을 만났다. 인생 책 중 한 권에 쏘옥 넣어둔다.
‘단 한 가지 습관이라도 열심히 실천하면 알츠하이머병을 늦출 수 있으며, 운동은 그중 최고의 선택이다.’ p143
더퀘스트 출판사 @thequest_book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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