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 탄자니아 여행그림책
나태주 지음 / 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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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그곳이천국이었네 #나태주 #달출판사 #서평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을 달리 먹었다.

지금껏 읽어왔던 나태주 시인의 책과는 결이 다른 시집이다. 실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보낸 7일간의 여행 경험을 토대로 쓴 시다. 이번 탄자니아 방문은 나태주 시인이 오래전부터 후원해 왔던 한 소녀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다. 후원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나 나태주 시인은 15살의 소녀를 처음으로 직접 만나게 된다.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라는 책은 시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나태주 시인이 직접 그린 연필화와 윤문영 화백님의 인물화가 삽화되어 있다. 시와 잘 어울리는 삽화 덕분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한국 월드비전과 함께 탄자니아로 가는 여정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현지에 도착하여 마주한 풍경들과 마음을 시로 옮겨 놓았는데 읽으면서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함께 하는 사람들과 자연의 위대함을 혹여 당연시하며 산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보며 매 순간이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와 시 사이에 놓임 연필화와 인물화는 탄자니아의 풍경과 문화, 당시의 온도를 비춰 주는 듯해 글과 시가 더욱더 생생하게 와 닿는 듯했다. 이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되고, 우리가 발 디디고 살아가는 이곳이 바로 천국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 속에 우리의 천국은 늘 있었다.

‘나도 돈 많은 사람 되어’라는 시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작가로서의 사명을 엿볼 수 있어 뭉클했다. 그의 시에서 돈이 많은 사람은 사치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돈의 귀한 쓰임과 나눔, 책임과 기회로 연결된다. 우물을 만들어 주는 그 일이 곧 생명을 살리는 일이며, 작가의 노동과 재능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러한 점에서 나 역시 열심히 글을 써서 좋은 일에 ‘쓰임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 나도 돈많은 사람이 되어
이런 일 해보고 싶다.
글 열심히 써서 책 내고
문학강연 열심히 해서
이런 일에 돈 써보고 싶다.」
p60

시 한 편 한 편 속에는 저마다의 천국의 모습이 있었다. 식수가 흐르는 마을, 즉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현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고자 하는 마음, 내 자리로 돌아온 뒤에도 그 순간들을 기억하며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 지금 이 순간의 충분함을 느끼는 이 모든 것들을 통틀어 천국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되 쓰임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나 역시 오래전부터 난민을 위해 딸아이 이름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큰돈은 아니지만, 부담없이 지속할 수 있는 나눔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중간중간 난민들의 현황과 그들이 후원을 통해 어떤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지 후원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더 많은 후원을 해주지 못해 참 미안할 때가 있다. 난민뿐만 아니라 어딘가에서 물이 없어서, 먹을 것이 없어서, 제대로 된 약을 쓸 수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는 생명들이 있다는 사실 앞에서 지금 내가 그들을 위해 맘껏 내어줄 큰 돈이 없다는 사실 앞에서 ‘내가 돈이 많았더라면’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 마음은 나태주 시인의 마음과 매 한 가지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모두 같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현실을 시의 언어로 담아내 읽는 이로 하여금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게 한다. 그들의 삶이 생과 사의 경계에서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줌으로서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삶이 얼마나 축복이고 귀한 삶인지 돌아보게 한다. 또한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남은 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고백하며 죽기 전에 탄자니아라는 곳에 와 볼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한 일주일은 천국에서 보낸 시간었다고 전한다. 아름답지만 슬픈, 그럼에도 그들을 통해 희망의 빛을 보는 그런 책이다.

달 출판사 @dalpublishers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돌아보니그곳이천국이었네 #나태주 #달출판사 #서평 #신간도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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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밤 -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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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읽는밤 #이소영지음 #청림출판사 #아이리스필사단

그림과 화가 그리고 문학 필사는 완벽한 조화였다. 그림은 말이 없고 그저 보여주기만 할 뿐이다. 그 말은 그림을 감상하는 이의 눈을 통해서만 해석될 수 있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감정들을 길어 올리는 작업을 통해 비로소 보게 된다. 그림이 말을 건네는 순간, 내 감정도 함께 드러난다. 어떤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먹먹해지기도 하고,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또 어느 때는 쿵 하고 내려앉기도 한다.

화가의 눈에 들어온 장면들에는 이유가 있겠지.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던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냈을까 싶을 때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붓을 잡았을 그들의 손에 경외심이 든다. <그림 읽는 밤>은 바로 내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한 책이다. 책 속에 그림들은 나를 보여주는 거울과 같았으며, 그림이 되지 않은 사람의 감정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인간의 감정은 보이지 않지만 그림을 통해 읽을 수는 있었다.

그림에 관심이 없었을 때는 그림을 왜 구입하는지, 굳이 왜 전시회를 가는지 몰랐다. 아주 오래 전 친구따라 간 전시회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을 떠올려 찾아간 어느 작은 전시회에서 서승은 화가의 다육소녀 그림에 홀려버렸다. 첫 전시였고, 몽환적인 그녀의 다채로운 색감이 시선을 강탈했다. ‘이게 사람이 그린게 맞나?’ 싶을 정도로 코를 박고 보고 또 봤었다. 그림이 주는 황홀경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그 이후로 종종 그림관련 책을 읽게 되었다. 저마다 그림을 해석하는 언어가 달랐다. 언어가 달랐다는 것은 같은 그림을 보고도 느끼는 감정의 밀도가 달랐다는 의미겠다. <그림 읽는 밤> 역시 그러했다. 미술 에세이스트이면서 아트 컬렉터인 저자의 그림을 읽어내는 힘은 달랐다. 그림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저자의 글을 읽어내려 갔다. 그림이 읽히기 시작했다. ‘아~그렇네. 나는 왜 미처 보지 못했을까?’ 나는 여전히 그림을 읽어낼 여력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저자가 옮겨 놓은 글들은 그림과 하나되어 있었다.

또한, 저자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위대한 작가들의 문장들을 모아 왔다는데, 그림과 그녀가 빌려온 작가의 문장은 찰떡처럼 그림과 호흡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녀가 애지중지 저장해온 그림과 문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필사하면서 내면에 더 깊이 와닿는 느낌이었고, 그림이든 문장이든 인간의 내면과 삶이 그대로 투영된 예술임을 깨닫게 했다. 그리느냐 쓰느냐 둘 중 하나였다. 결국은 하나의 길로 통했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림은 알렉세이 하를라모프의 ‘책을 들고 있는 소녀’와 프란츠 혼 슈투크의 ‘유성들’이다. 나는 책을 들고 있는 이들이 모습이 담긴 그림을 좋아한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도화지를 가득 채운 밤하늘을 좋아한다. 신비로움, 고요함, 생명이 깃든 그런 그림에 관심이 간다.

알렉세이 하를라모프의 ‘책을 들고 있는 소녀’는 부드러운 빛 가운데 한 소녀가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섬세한 붓터치가 마음을 사로 잡는다. 화려한 배경이 아니어도 소녀는 그림 속에서 살아있었다. 눈빛, 피부결 그리고 고요함이 깃든 그림이였다. 책을 읽다 보면 문장이 나를 멈춰 세울 때가 있다. 바로 딱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잠시 멈춰 문장을 음미하는 듯한 눈빛과 함게 침묵하고 있다. 사람이 빛나는 순간이다.

프란츠 혼 슈투크의 ‘유성들’은 보자마자 그림 속 밤하늘의 별들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별은 언제봐도 사람의 마음을 반짝이게 한다. 어둠을 가르고 떨어지는 별을 보며 금방이라도 소원을 빌어야만 할 것 같으면서도 이내 찬란한 영광의 순간도 덧없다는 듯 무섭게 추락하는 듯하다. 인간에게 영원한 불멸은 없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음악’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눈을 살포시 감고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악기가 내는 소리는 밖이 아니라 안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욕망과 자성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황금빛 색채는 소리를 삼켜버린 듯 강렬하기만 하다. 저자는 이 그림에 아래의 문장을 옮겨 놓았다.

‘한낱 음악이,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시간이 걸릴 뿐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예술은 우리 스스로를 회복시킨다. 예술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북하우스, 2025

<그림 읽는 밤>은 그림과 문장을 눈으로 읽고 새기며 나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급하게 읽고 쓰는 책이 아니었다. 늦은 밤, 한 작품씩 감상하며 화가를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문장을 필사하며 그림과 나를 연결하고 있었다. <그림을 읽는 밤>은 곧 ‘나를 읽는 밤’이었다.

@gbb_mom @wlsdud2976 @water_liliesjin 아이리스 필사단에 선정되어 청림라이프@chungrim.official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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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뇌가 인생을 바꾼다 - 뇌과학이 그려낸 단 하나의 감사 교과서 쓸모 많은 뇌과학
가바사와 시온.다시로 마사타카 지음, 오시연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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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뇌가인생을바꾼다 #가바사와시온 #다시로마사타카 #현대지성 #서평 #도서협찬 #신간도서 #책추천 #감사

<감사하는 뇌가 인생을 바꾼다>는 책을 통해 감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감사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계발서를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성공한 이들이 말하는 감사가 ‘그저 좋다’는 이유로 반신반의하며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마주한 감사는 별거 아닌 것에도 따뜻한 눈빛으로 닿을수 있는 힘이었다. 나는 ‘미리 감사일기’를 매일 3줄 적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쓰다 보니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이 감사 그 자체였고, 내 존재 자체 역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다.
감사로 시작하는 하루는 기분을 가뿐하게 만들고, 사고나 감정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향하게 했다. 덩달아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또한 사람 사는 일이 내가 아닌 다른 이들과의 연결로 이루어가는 일이기에 관계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가느냐도 중요하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관계의 어려움도 극복해 갈 수 있었다.

이러한 삶의 소소한 변화들이 감사로 인해 생겨난 것임을 느끼고 있었지만 감사를 과학적으로 접근해보려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은 뇌과학적으로 접근해 감사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줄이고 자존감이나 회복탄력성, 행복감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여러 사례와 연구로 입증하고 있다. 또한 건강유지에까지 관여하고 있다니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하기에 감사에 신뢰가 간다.

또한 어떻게 실생활에서 감사를 실천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줌으로서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적용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감사를 하고 있지만, 그 어원과 유래까지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었다. 모르면 보이지 않고, 알면 더 자세히 보이는 법이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감사는 내 안의 신성을 깨우고 상대의 신성에게까지 닿는 귀한 말이었다.

‘감사’란 “고맙습니다” 나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상대 안에 존재하는 신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감동을 일으키는 행위다. p40

감사는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그 이상의 감정이다. 철저히 계산된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도 영향을 주어 기존의 사고 패턴에 영행을 미친다. 감사를 반복하면 뇌가 부정적인 자극에 반응하기보다 긍정적인 자극에 더 잘 반응하는 뇌로 훈련된다. 뇌의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감사는 우리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이것은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위협에 대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뇌의 편도체 활동을 안정시키고 전전두엽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영향을 주고 있었다. 감사하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좋은 일이 있을 때마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감사하는 습관은 훈련이었다. 감사함으로서 좋은 일을 인식하는데 강화된다. 이러한 것은 인지행동치료의 원리에 해당된다. 우리의 생각을 바꾸면 감정 또한 달라지기 마련이고, 그 감정이 달라져 행동도 바뀌는 것이다. ㄱ러한 행동이 반복되면 삶의 방향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감사를 실천하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는데, 내가 하고 있는 감사 일기 쓰기와 그 효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감사일기를 더 열심히 적어야겠다는 확신도 생겼다. 또한 경험상 처음 감사일기를 쓰라고 하면 무엇을 감사해야 하지부터가 애매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감사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었는데, 이 책의 말미에는 감사의 말 100선이 나와 있어 예시로 활용하기도 좋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나의 뇌에게 무엇을 인식하도록 하는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느꼈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오늘부터 감사일기부터 적어 보는 것은 어떨까. 감사도 꾸준히 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잠깐 하고 효과가 없다하지말고 지속적으로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대지성 @hdjsbooks 으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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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일
채수아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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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사랑하는일 #채수아 #모모북스 #도서협찬 #서평 신간도서 에세이 책추천

아마도 이 책의 저자는 얼굴만 봐도 ‘나 선함’이라고 적혀있을 것만 같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까지 선의와 감사로 가득 차 있을 수 있을지 읽는 내내 뭉클했고, 벅찼다. 내가 내어 줄 수 없었던 마음을 저자는 ‘기꺼이’를 넘어서 ‘흔쾌히’ 내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바로 이와 같이 하는 것이라며 모범 답안지처럼 책은 전하고 있었다.

세상 어딘가에는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살뜰히 챙기며 인정많은 선생님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또한 고부간의 갈등도 이해와 감사로 보면 사랑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다. 내게도 늘 ‘채원 엄마가 자꾸 아프다 하니 걱정이다.’라며 늘 나를 걱정해주시는 시어머니가 계신다. 시집와서 단 한 번도 내게 설거지를 시키지 않으셨다. “일하느라 바쁘고 힘든데 엄마 집에 와서는 그냥 있어도 된다.”라며 항상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신다. 나는 설거지라도 해야 덜 죄송할 것 같은데 한사코 나를 밀쳐내고 당신이 마무리 하신다. 나는 그것이 또 죄송해 곁에 서서 말벗을 해드린다.

물론 살면서 고부간의 갈등(?)이 영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양육의 방식으로 조금 언짢았던 정도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아지시는 시어머니가 이제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아들만 둘 있으니 며느리가 딸이길 바랐던 시어머니 마음을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여전히 조심스럽고 어렵다. 그런데 저자는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사랑으로 껴안는다. 나도 그렇게 될까. 웨딩드레스를 입고 예식장에 들어설 때 하객들 중의 한 분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아이고~ 어디서 지엄마 같은 것을 골라왔네”그 말이 뭔 말인가 했더니 살다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된다. 시어머니께 살림살이를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닮아가는 내가 보인다. 배워가는 것들이 이제는 ‘닮음’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감사로 가슴에 새겨진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지나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처음으로 시댁에 인사드리러 간 날, 내 남편보다 시어머니를 보고 ‘이 남자와 결혼해도 좋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치마를 입고 있던 내가 불편할까 봐 편한 바지를 내어주시며 갈아 입으라고 하셨고, 내가 좋아하는 홍합탕을 한가득 끓여놓고 귀한 손님 대하듯 나를 기다리고 계셨던 시어머니셨다. 바쁜 나날 속에 묻혀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통해 잊지 않아서 더 좋은 기억들을 꺼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나고 보니 그리 나쁜 고부 관계가 아니었구나 싶어서 다시 감사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었는지 모른다.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울시어머니는 “현주가 착해서”라는 말을 곧잘 하신다. 나는 말한다. “제가 뭘 착해요. 저 안 착해요”라고. 그런데 나는 단 한 번도 시어머니께 내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다. 이 책 속에 저자는 시어머니가 운명을 달리하기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도리를 다했으며, 원망의 마음조차 남기지 않았다.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할 수있었고, 사랑으로 다 끌어안았다. 어떤 감정들도 사랑 앞에서는 힘을 잃게 된다. 사랑을 빨간 하트로 표현하지만, 사랑은 검정인지 모른다. 모든 색깔을 다 끌어안는 색깔, 검정. 우리는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을 검정과 같이 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어머니는 대단한 분이셨어요. 어머님은 늘 지혜에게 최고하고 하셨잖아요? 어머님이 최고셨어요. 최고, 최고!”p207

연로하신 부모님께 나는 ‘최고’라고 말해 드릴 수 있을까. 굴뚝같이 차오른 이 말을 입밖으로 꺼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 말이 참 멋져 보였던 책이다. 대단한 인생을 살아온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그들의 마지막 이별을 어떻게 준비해 드려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저마다의 삶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는 대단한 존재다. 그리고 그 삶을 살게한 분들은 더 위대한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하고 존경해야 한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함께할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곁에 있어 주는 ‘참 아름다운 이들에게’ 안부를 문고 싶다. 이 책 너무 좋다.

신문섭 작가님 @kbtechpos @kbtechpos2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서평단에 선정되어
채수아 작가님 @josephinachae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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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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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혼자의시대 #김수영지음 #다산초당 #서평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가끔은 혼자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 올라오곤 한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내 시간을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서 오롯한 나로 있고 싶은 욕망 말이다. 그러나 이미 가족이 있어서 혼자 살고 싶다는 것과 처음부터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해 살아가는 사람 사이에는 닿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도, 따로 떨어져 혼자 살아도 우리는 결국 각자의 외로움과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TV에서 일본의 1인 가구의 삶을 다룬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혼밥을 할 수 있는 식당과 혼자 머물 수 있는 숙식소들을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놀랍기만 했다. 겨우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먹고 자는 이들을 보며 산사람의 관을 보는 듯했다. 어딘가 쓸쓸하고 낯설기만 했다. 개인화된 시스템이 정착되어 가는 일본을 보며 우리나라 역시 언젠가는 저런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예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빨리 당연한 풍경이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이 책은 예전에 내가 느꼈던 막연한 예감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책이었다.

저자는 자그마치 6년 동안 100명이 넘는 1인 가구를 직접 만나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통계로 보이지 않던 이들이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편견을 넘어선 1인 가구의 실제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혼자 산다는 것은 자유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보여 주고 있다. 개인적 선택이 아닌 사회적 흐름에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맞은 자리가 되었다. 그 모든 진실 끝에 다다른 것은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우리는 언제든 혼자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계층의 1인 가구들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를하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문제를 개인적 삶으로 국한할 수 없으며, 1인 복지와 가족 복지를 따로 두고 생각할 문제가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대학생이 된 딸아이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 멀쩡하게 생겨 가지고 왜 연애를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자신에게 투자하기도 바쁜데 무슨 연애냐고 도리어 핀잔을 준다. 사람을 만나면 돈도 많이 들고, 차라리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없으면 결혼하지 말지 뭐”라며 연애와 결혼을 아주 현실적으로 본다.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듯하면서도 아직 한창 예쁠 때인데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또래 친구들도 자신과 별다르지 않다니 더는 할말이 없다. 요즘은 메스컴이나 유투브를 통해 미리 결혼이나 연애의 현실을 접할 기회가 많기에 나자신은 그 나이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일찍이 경험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내 자식이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 선택을 존중할 것이다. 그러나 피해갈 수 없는 ‘죽음’에 이르렀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모든 연결이 서서히 끊어지고 난 후 진짜 혼자가 되었을 때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자녀가 있는 중장년층이 아이들의 진학과 취업 그리고 자녀 결혼에 대해 고민할 때 동년배의 1인 가구들은 ‘혼자 맞이하게 될 죽음’을 생각한다고 하니 이 또한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든, 그 선택을 하지 않든 혼자의 삶과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관심사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는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국가는 앞으로 어떤 사회로 거듭나야 하는지, 개인은 어떤 삶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가 이 책 속에 있었다.

다산북스 @dasanbooks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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