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랑할수록 서운해질까 - 관계를 지키는 감정의 기술
김희원 외 지음 / 학지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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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원인이 알고 보면 ‘서운함’ 떼문이라고?

하긴 우리는 섭섭하다 못해 서운해지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되고 갈등은 깊어 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가족 사이에서나 사회 속 관게에서 드러나지 않는 갈등의 근본 원인은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이 책은 이혼의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사례로 시작을 한다.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혼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을 법한 상황들이다. 어쩌면 지금 이순간에도 비슷한 갈등을 안고 ‘위기의 부부’가 되어 이혼 도장을 찍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나같이 안타까웠다. 사랑해서 결혼한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지 못한 채 겹겹이 쌓인 오해로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앞에 놓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들 부부에게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고 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한 상황까지 놓인 이유의 뿌리 역시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저변에 깔려있음을 이 책은 보여 준다.

서운함은 어떤 때 생기는가 생각해 보았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을 모르고 지나쳤을 때, 내가 하는 말을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 때, 내 편이 아닌 것 같을 때, 나만 집안 일을 한다고 느껴질 때 등등이다. 상대에게 기대하는 바가 좌절되었을 때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오래 살다 보니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장점을 더 크게 봐주고 있긴 하지만 감정이 동물인지라 가끔은 ‘이걸 꼭 말을 해야 아나’ 싶을 때가 있긴 하다.

서운한 감정은 애착 불안형일수록 더 쉽게 더 자주 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일수록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이 서운함은 과거로 올라가는데 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그 결핍을 타자에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그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데 있다. 기대했던 관심과 사랑이 무산될 때 서운함은 커진다. 타자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우리는 서운함을 느낀다.

이 책은 서운함과 맞닿아 있는 유의 감정들을 한데 모아 그 미묘한 차이를 포착해 다루고 있다. 우리 감정이 이렇게나 사소한 차이로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우리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이 서운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지, 서운함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것이 있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고 흔히 말한다. 그만큼 마음속 언어를 말로 전달하는 ‘화법’에 익숙하지 않고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사랑은 표현해야 전해지고, 배려는 행동으로 드러나야 안다. 그런데 우리는 표현이 서툴고 행동이 어렵다.

서운함은 그저 마음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대가 무너지면 우리의 뇌는 위협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여기에 관여하는 호르몬들의 생리기전을 이해하니 호르몬을 잘 다스리는 것도 서운함을 줄이는 방안이었다.

저자는 생활 속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화법들을 세세히 정리해 놓았다. 우리 대화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느 지점에서 서운한 감정이 들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놓았다. 이 책은 연인 사이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해온 말들과 행동 속에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을 기회라고 생각했다.지금부터라도 나와 가까운 이들에게 서운함이 쌓이지 않도록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보게 된다. 무엇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학지사 @hakjisabook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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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리포트 - 인생 제2막을 위한 융 심리상담
대릴 샤프 지음, 정여울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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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리포트 #대릴샤프 #정여울옮김 #크레타 #CRETA #도서협찬 #서평 #융심리학 #신간도서 #책추천 #북스타그램

삶은 위기와의 동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수많은 변수들 속에서 외적 상처만 입는 게 아니라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흔들을 아물지 안은 채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는 상처뿐만 아니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좌절, 또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렸지만 실패로 돌아왔을 때의 고통은 ‘이대로 그냥 멈춰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낳게 된다. <서바이벌 리포트>는 제목부터 생존을 위한 사투에 관한 기록이라는 느낌이 온다. 삶이 주는 다양한 고난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이겨내고 성장해나갈 것인가를 되묻는 듯하다. 융의 심리학을 통한 통찰과 내면을 다루는 섬세한 스토리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육체의 생존은 내면의 생존과 함께 여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나 역시 20년이 넘는 직장 생활을 하며 번아웃을 겪기도 했었고, 동료와의 관계에서 오는 마찰로 심리적 갈등이 고조에 달하기도 했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것인지 막막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노먼’이라는 남자와의 상담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이고도 따스한 답을 이끌어 내고 있다.

노먼은 특별한 인물이 아니었다. ‘또 다른 나’를 보는 듯했다. 어느 날 문득 지금껏 살아온 삶이 헛껍데기같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아득바득 이를 갈며 지켜낸 모든 것들이 더는 의미와 가치가 없다고 느껴질 때 한없이 나약해지고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마음’이었다. 마음에 그늘이 질수록 우울감은 심해진다. 성취의 기쁨도 더는 의미가 없어지고, 가족에게 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도대체 왜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인간이지 조차 스스로 답하기가 어려울 때 나는 점점 더 웅크려졌다. 빈 조개껍데기처럼 공허했고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은 없는 것만 같았다. 이런 생각들로 힘들어하던 시기가 내 나이 딱 마흔즈음이었다. 노먼은 그때의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노먼의 자리에 내가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내담자로 온 나를 마주보고 있는 심리상담사였다.

중년의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다만 그것이 드러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겪었던 감정의 변화와 내적 갈등은 하나의 신호였음을 께달았다. 중년은 신체적인 변화만 겪는 시기가 아니었다. 육체의 변화와 더불어 내면의 변화까지 함께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의 시간이었다. 나는 그동안 드러난 상처만 볼 줄 알았지, 마음 속에서 곪아 들어가는 상처는 상처인 줄 몰랐다. 이것은 육신과 정신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신호였다.

융심리학에서는 우리 안에 페르소나가 존재한다고 한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쓰는 가면, 사회적 페르소나를 나의 진짜 모습이라고 동일시하는 데서 중년의 위기는 시작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나의 사회적 페르소나는 무엇이었을까? 노먼이 자신의 가면을 자각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의 가면을 인식해 나갔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 낸 모습을 지켜내는데 충실할수록 나는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중년의 위기는 바로 내게 더는 그 가면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한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노먼의 꿈을 해석해 나가는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꿈은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라는 것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깊이 파고 들어 해석하려 들지 않는다. 상담 과정에서 노먼의 꿈은 그의 두려움과 욕망, 불안을 드러내고 있었다. 또한 상담이 진행될수록 그의 상태와 심리 변화에 따라 꿈도 이전과 다른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우리의 무의식은 이미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에 꿈을 통해 그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노먼의 그림을 통한 적극적 명상 치료 역시 눈길이 가는 대목이었다. 특히 적극적 명상의 하나가 글쓰기라는 점은 뇌리에 남았다. 공교롭게도 내게 찾아온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어 주었다. 글쓰기로 중년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쓰기나 그림그리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에 당신의 적극적 명상을 남겨두지 않으면 그저 허황된 꿈이 될 뿐이다.’p229

융의 심리학의 개념 즉 아니마, 아니무스, 무의식, 페르소나와 같은 개념들을 알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서 이해해 가고 있었다. 또한 노먼이 상담일지는 곧 나 자신의 상담일지의 일부라고 해도 좋다 싶을 만큼 빠져 들어 읽었다. 삶의 갈림길에 들어선 중년의 부부가 함께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싶었다.

단단한 맘 @gbb_mom 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creta0521 크레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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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빗나가도 삶은 빛나간다 - 시골 민박 강안채 부부의 희망 일지
강현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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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빗나가도삶은빛나간다 #강현구 #미다스북스 #서평 #도서협찬 #강안채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소개 #책리뷰

번갯불에 콩 볶듯이 시작된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살면서 될 일은 어떻게 해서든 되게 되어 있다. 되어 가는 동안 그 과정 모두가 순조로울 수는 없지만 마침내 제자리를 찾아간다. 인간이 하고자 마음먹은 일에는 하늘도 돕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과정은 배움이고 그 배움은 결국 다다라야 할 목적지까지 이끌어 준다.

저자는 자신이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고 밝혔지만, 내가 느낀 것은 그 보다 훨씬 추진력이 좋고 대단히 사고가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와도 주저앉기보다 다시 일어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또한, 저자의 아내 역시 남편 못지않은 집념과 추진력이 있었다. ‘부창부수’와는 달리 이 부부는 아내가 방향을 만들고 남편이 기꺼이 그 길에 동행했다. 결국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것을 보여준 책이다.

시골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은 어쩌면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 바람을 실제 삶으로 옮겨 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타고난 고향이 시골이지만, 마음처럼 쉽사리 시골로 삶 자체를 옮겨갈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저자를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 간절함이 유효하는 한, 모든 상황은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왜냐하면 스스로도 되게 하기 위한 열과 성을 한껏 끌어모아 그곳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의 여정에는 꿈을 이루는 모든 법칙을 담겨 있었다. 생전 해보지 못했던 일들도 자처하며 조금씩 그 난관을 헤쳐 나가는 힘을 가질 수 있었고, 그 과정에 자연스레 운도 따라 주었다. 그렇게 ‘강안채’가 현실이 되었을 때, 전경을 보는 순간 나 역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와~나도 저곳에 살고 싶다!’

감탄도 잠시. 다타버린 강안채를 보는 순간 내가 다 마음이 아파서 울컥했다. 이들 부부가 강안채가 있기까지의 여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글로 써 놓았기에 느낄 수 있는 공감이었다. ‘이를 어째...’ 티 없이 맑은 봄의 화창함 속에 강안채는 숯검정이 되어 있었다. 자신의 손으로 일군 자식 같은 집이 전소되어 폭삭 내려앉았을 때 저자는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 또한 높이 산다. 이 사실 하나만 봐도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고 성공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전원주택의 꿈과 함께 세컨하우스로, 그리고 강안채 1에서 강안채 2에 이르기까지 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따뜻한 추억이 되어 있다. 손과 발이 거쳐간 추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곳곳에 흘린 땀방울과 손때 묻은 흔적들은 인두로 새겨 놓은 듯 선명하기만 할테니, 이 글을 쓰는 동안에 저자의 가슴을 통과한 기억들은 결국 그들만의 서사가 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가슴 아픈일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굳이 첫 번째 강안채에 화재가 났던 일을 개인적 해석을 덧붙이자면, 이들 부부가 강안채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었나보다. 그래서 뿌리부터 다시 세워 제대로 시작해 보라는 하늘이 주신 기회가 아니었을까. 이들 부부라면 반드시 더 멋진 그들 다운 강안채를 세울 수 있을 거라는 확신말이다. 녹음이 가득한 절경이 한창일 때 강안채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모든 삶에 똑같이 정해진 답이란 없고 각자 다양한 답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고, 나만의 답을 찾는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p233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저자 강현구 @little_9iant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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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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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랑과꽃과 #나태주 #OTD 출판사 #시선집 #도서협찬 #서평

마음이 텅 빈 것 같을 때 펼쳐보는 시,
누구 하나 내 마음 몰라줄 때
‘그래 네 맘 다 안다’라고 말해주는 시,
아무도 나를 예삐 보지 않을 때 조차도
‘네 예쁨 나만 알지’라고 다독여 주는 시,

나태주님의 시는 나의 마음을 거울처럼 비추는 시라 말하고 싶다. 우리는 저마다 보여지는 모습 뒤에 여리고, 떨리는, 순수한 ‘나’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차갑고 상대하기 버거운 사람도 알고 보면 유리 같은 마음 붙들고 사느라 참 많이도 애써왔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다. 애처롭고, 한없이 가엾다가도, 그 속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 차라리 모른척 지나갈 걸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은 저마다의 가면 속에 ‘~인척’하다가 정작 보고, 느끼고, 만지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산다. 봐야만 들을 수 있고, 만져야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보지 않아도 들리는 것이 있고, 만지지 못해도 느껴지는 귀한 것들을 잊은 채 바쁘게 하루를 살아간다. 우리 안에 꼭꼭 숨고 두고 평생을 숨바꼭질 하고 있는지도.

나태주님의 시 속에는 살면서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할 귀한 것들이 반짝이고 있다. 맘껏 주워 가라는 듯, 그거 잊지 말고 간직해 두라는 듯, 그렇게 허기진 영혼을 달래는 힘이 있다.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다. 곱다는 말하는 이유는 탁하지 않다는 의미다. 한 글자 한 글자 실로 꿰어 내듯 지나치게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비관적이지도 않은 가슴으로 통과한 느낌 그대로 옮겨 놓은 그 마음이 곱다. 나이가 들어도 맑은 언어가 자기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내 안에도 이슬같이 투명한 언어가 남아 있다면 고이고이 지켜내고 싶어진다. 나태주 님의 시를 읽으면 내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언어들이 새싹처럼 돋아나는 기분이 든다. 그의 시에서 나는 생의 움틈과 누림을 본다. 그늘이 없는 사람은 없지만, 그 그늘조차 빛으로 채운다. 그런 시를 곁에 둔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묘비명이란 시는 간결하지만 이 한 문장에 남은 자와 떠난 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읽고 또 읽을 때마다 언젠가 올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과연 내게 묘비명이 놓일 자리라도 있을지....그저 내가 쓴 글들이 모두 묘비명을 대신 하지 많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풀꽃3 는 주눅들고 쪼그라든 마음을 팽팽하게 채워주는 신선한 공기 같은 말들의 조합이라 좋다.

요즘 많이 지치고 힘들다면, 나태주님의 시와 함께 쉼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너무 열심히 살아오느라 정작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있을 때 잠시 펼쳐봐도 좋고요, 아직도 피워 내야 할 꽃이 한 아름인데 이미 필 꽃은 더는 내게 없다 여겨질 때 이 책이 살포시 말해 줄 겁니다. 이미 나 자신이 꽃이며 내 안에는 꽃이 될 씨앗들이 무수히 넘친다는 것을요. 내게 그랬던 것처럼 당신에게도 그러하리라 믿어요.

신문섭 작가님 @kbtechpos @kbtechpos2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서평단에 선정되어
OTD 출판사 @f83_project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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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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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객관 #키코야네라스 #오픈도어북스 #도서협찬 #서평 #신간소개 #책추천

살아오면서 어떤 상황이 닥치면 나는 직관에 의존해 판단하고는 했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정보는 쏟아지기에 나름대로 참고해 결정을 내리지만 이조차 편향되고, 오류를 품고 있기 마련이었다. ‘~인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직관과 통계나 데이터화 시킨 객관적인 근거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펼쳤다.

이 책은 객관적인 근거 그 자체로만 판단하는 것도 완전한 해답은 아님을 시사하고 있었다. 진실은 숫자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그 문제가 어떤 관계에 의해 일어난 문제인지를 살피고 그렇게 판단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태도에 더 가까이 있을 때 드러나는 법이다.

확률과 통계는 어렵지만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규칙을 통해 그 내용을 차근차근 풀어주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왜 직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경우에 객관적 근거에 더 중심을 둬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사실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말 자체도 생소하고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테이터와 분석으로 다룬다는 것이 겉으로 보면 인간적인 면이 떨어지는 것 같아 멀게만 느껴졌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무조건 직관에만 의존하는 태도 역시도 경계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데이터와 통계와 같은 객관적 근거들은 결국엔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세상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다방면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드러나는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미래를 가늠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인간은 정보를 통합할 때 훨씬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 p75

정치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선거철이 되면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곤 한다. 그것을 예측하는 일 역시 ‘누가 될 것 같은데’와 같은 직감에 둘 것이 아니라 축적된 역대 대통령 당선 자료와 흐름을 살펴보는 일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지방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여론에 휩쓸리거나 감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자료와 흐름을 들여다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책 한 권에 정치를 말하는 내가 우습긴 하지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것을 보면 가장 피부로 와닿는 사회 이슈에 적용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호날두의 기대 득점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골을 넣었느냐 넣지 못했느냐, 그 결과만으로 그 선수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득점에 가까운 시도를 꾸준히 만들어 냈는가의 문제였다. 데이터는 결과보다 과정 전체를 돌아보는 일이었다.

버락 오바마의 조언은 얼마나 깊이 내 마음을 울리는지. 이 책의 후반부에 그의 이야기를 실은 이유는 직관과 객관 사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간의 숙명을 일깨워 주기 위함 인듯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인간이기에 확실한 답을 구하려 하기보다 직감을 경계하고 사실과 논리를 통과해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람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 이는 현실에서뿐 아니라 이론상으로도 가능하다.’ p299

<직관과 객관>은 데이터 자체를 100% 완벽한 진실로 내세우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 속에는 단일 원인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처음부터 복잡하게 얽힌 여러 요인들이 맞물려 발생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세상은 복잡한 일들의 연속이다. 인간 세상의 톱니바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별로 관심을 두고 살아온 적이 없는 내게 이 책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일 그 자체가 톱니바퀴에 기름칠하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아, 이 사건은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숫자로 풀어내려니 힘들고 어려웠던 것이지 사건을 이해하는 데는 저자가 관련 자료를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낸 자료만으로도 충분했다. 또한 숫자 자체를 믿기보다 그 숫자가 어떤 기준에 의해 계산된 값인지 이해하려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통계는 모든 세부 사항을 포착할 수는 없지만,
통계가 없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놓칠 것이다.’ p77

오픈도어북스 opendoorbooks7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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