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공감이 필요할 뿐 - 연결된 타인
고유진 지음 / 대영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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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공감이필요할뿐 #고유진지음 #대영문화사 #도서협찬

소통과 공감에 대해 이렇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도록 설명한 책을 이제야 만나다니.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오호라~타고나기를 남자와 여자가 애초에 다른 거였네’라며 무릎을 탁쳤다. 책에 따르면 여성의 뇌에는 백색질이 남성보다 9.5배 더 많기 때문에 공감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성은 회백질이 여성보다 6.5배 뛰어나기 때문에 판단과 결단, 목표 지향적 사고에 강하다.

남자와 여자가 싸우는 이유 중 하나가 ‘당신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다. 이성과 감성이 대립하는 구조니 당연히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설명이 모든 남녀가 그렇다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 공감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가족과 관계 속에서 길러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남자지만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도 있고, 여자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있다. 저자는 감정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감정을 이해로 접근하지 않고 판단하려 들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공감의 언어는 다양하다. 때로는 짧은 침묵으로, 때로는 미소로, 혹은 문제 해결로 공감이 표현될 수 있다. 저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과 각계의 각층의 인사들을 예로 들어 공감의 방식이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님을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환경문제에 관한 질문에 대한 최미나수의 답변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어야’라는 문장에 눈길이 머물면서 깊은 공감을 느꼈다. 역지사지는 바로 공감의 사자성어였다.

세대 간의 의사소통의 부재 역시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먼저 살아본 사람의 말에 젊은이들은 ‘라떼’이야기 하지 말라며 핀잔을 준다. 저자는 세대 간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세대별 특징을 정리하고 설명하며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될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직장에서 MZ세대를 대하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나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한 말과 행동을 서스럼 없이 하는 것을 보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막막할 때도 있었다. 지금이야 익숙해져서 ‘그런갑다’라고 넘겨버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들과 섞여 살아가려면 한 살이라도 더 먹은 내가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을 ‘이해’로 풀어내고 있었고, 그 대안 역시 ‘진심’에서 나오는 목소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각 세대가 그렇게 행동하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이 서로를 이해하고 다가서게 할 발판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말한 사랑의 5가지 언어(칭찬의 말/함께 하는 시간/선물/ 헌신, 봉상/ 스킨십)를 염두에 두고 적절한 때에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론이 실제가 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서로가 소통과 공감에 꾸준히 노출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익지 않을까 싶다. 대화법의 예시를 제공해 주고 있긴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유쾌한 대화들이지만 그 예시들 역시 소통과 공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 생각한다.

공감과 소통하면 ‘비폭력 대화’ 역시 빠질 수 없다. 이 책은 감정 어휘를 익히는데 도움을 주는 ‘느낌 목록’을 보여준다.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감정 표현의 어휘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는데 그동안 너무 제한적인 언어만을 고집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이럴 때 이런 단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감정 어휘를 많이 알고 있는 것도 공감을 표현하는 데 유리할 것 같다.

이 책에서 유심히 읽었던 부분은 ‘부모 자녀 공감 대화법’파트다. 대화 역시 MBTI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나간다는 취지였는데 자녀는 T, 엄마는 F일 때 상처는 고스란히 엄마의 몫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엄마는 감정에 호소하며 말하는데 아이는 객관적 사실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늘 어긋나는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 외에 TA 교류분석을 통한 대화법과 DISC를 활용한 대화법도 자세한 예시와 함께 나와 있으니 참고하여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의 질을 높여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화를 할 때 어떻게 공감을 해줘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꼭 알아두면 좋은 공감과 소통법이 알차게 실려있었다. 또한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특정 감정 상태에 머물러있는 사람과의 대화가 사실 쉽지 않은데 다가가는 데 그 길잡이가 되어주어서 좋았다. 공감은 먼저 다가가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대영문화사@daeyeongmunhwasa_kr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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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말들 -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위대한 사상가의 지혜
현이 지음 / 채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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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흔들릴때꺼내읽는말들 #현이 #채륜 #서평

삶은 우리를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댄다. 예측하지 못한 일들 앞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쉽게 무너지곤 했었는가. 좀 잡을 수 없는 인생 앞에 무릎 꿇기보다 다시 한번 더 힘을 내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이기에,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아 줄 쇠심줄 같은 문장이 필요하다.

<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말들>은 저자가 직접 위대한 사상가 ‘톨스토이’ ‘러셀’ ‘비트켄슈타인’ 의 책을 모두 읽고 그들의 사유 속에서 삶의 백신과도 같은 문장을 가져와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놓았다. 망망대해 위에 놓인 배 한 척과 같은 인생이기에 오늘을 버티고 내일로 나아갈 힘을 늘 비축해 둬야 한다.

책 속의 문장들은 칼과 같아서 정신을 번뜩 들게 하다가도 어느 문장은 엄마 손길처럼 가슴을 쓰다듬고 지나가기도 했었다. 삶과 죽음, 슬픔과 행복, 사랑과 감정, 노동과 성취 등 다양한 주제로 삶을 살아가는데 위로와 영감을 주고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문장들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매일 필사하며 자신을 일으켜도 좋고, 처음부터가 아닌 어느 페이지를 먼저 펼쳐 읽어도 무관하다. 그리고 그들이 각기 다른 언어로 남긴 말들은 결국은 하나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들의 문장이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지라도 문제에 봉착했을 때 흔들리는 마음의 기준이 되어주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읽다 보니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서 인덱스를 얼마나 붙여댔는지 모릅니다. 인덱스가 여기저기 붙을 때마다 드러나지 않은 내적 갈등 속에 있는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더 많은 고민을 알게 모르게 한아름 안고 살아가고 있었구나 싶었다.

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는 이렇게 생각하라. 1)그보다 더 나쁜 일이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2) 전에도 지금처럼 어떤 사건과 사정으로 슬프고 괴로웠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그때를 떠올릴 수 있다. 3)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 나를 슬프고 괴롭게 하는 것은 시련에 불과하며, 이 시련은 정신력을 키워 나를 더욱 굳건하게 해줄 것이다. - 톨스토이 편-

톨스토이의 문장은 굽은 등을 쭈욱 펴주는 듯했다. 간호사로 일하며 마주해야만 했던 시련과 좌절은 숨이 막힐 정도로 버거운 시간이었다. 그만둬야 하나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두 갈래 길에서 갈등하며 버티고 견뎌야 했던 나날들이었다. 위의 문장은 그 시간들을 선명하게 불러들이고, 그때 내가 그렇게 힘들어했던 일들은 나를 보다 단단한 마음의 소유자로 거듭나게 했음을 깨달았다. 시련은 나를 성장시켰고, 지금의 나는 그 시간을 통과한 끝에 나를 위해 준비된 시간에 와 있을 수 있었다.

‘이 세상엔 하고 싶은 일이, 할 만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고심하는 너에게 이리 충고하겠다. “세상 밖으로 나가라. 해적도 되어 보고, 왕도 되어 보고, 노동자도 되어 보라. 기본적인 신체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생활을 당장 시작하라. 진정한 너의 삶을 살아라!” -버트런드 러셀-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일단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방향은 생각에서 나오지 않는다. 행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러셀의 문장은 내게 이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마냥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좋은 글이 나오지 않듯이 밖으로 나가 하늘도 보고, 맑은 공기도 마시면서 걷다 보면 뜻밖의 영감이 떠오른다. 결국 삶도 글도 움직이는 자에게 답을 준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떤 형태로든 삶 속으로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다.

네 언어의 세계가 네 세계의 한계다. 수십 개의 말밖에 모른다면, 좁은 세계에서 동물처럼 살아야 한다. 백 개의 말을 안다면, 너를 둘러싼 세계는 백만큼 넓어진다. 천개의 말을 안다면, 세계는 천만큼 넓어진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이 문장은 언제 읽어도 머리를 도끼로 찍는 기분이 든다. 내가 너무 좁은 세상을 전부라 믿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각성하게 한다. 삶이 흔들리는 것은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현실을 해석하는 나의 언어의 한계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실을 해석할 수 있는 언어가 많아진다는 것은 남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과 같다. 자기 언어가 많은 사람의 삶은 더 정교해지고 선명해져 있을 것이다. <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말들>은 내 언어의 확장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채륜 @chaeryunbook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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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가격 - 부자들만 알고 있는 돈의 작동 원리
롭 딕스 지음, 신현승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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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가격 #롭딕스 #인플루엔셜 #서평

나는 원래 정치·경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다. 살다 보니 경제를 알아야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이 보인다는 사실을 조금 늦게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학창 시절에 배운 정치·경제는 오롯이 시험을 치르기 위한 배움이었다. 실제 생활에 크게 와닿지 않았던 과목이라 소홀이 했었기도 하다. 아무도 ‘돈’에 대해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 경제는 삶의 질과 직접 연결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있었지만 여전히 막연했고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돈의 개념을 일찍이 심어주려고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돈의 흐름을 알기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풀어내지 못하는 것은 진짜 아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한 이해만으로 올바른 투자를 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이 글의 서문에서처럼 경제 이야기가 시작되면 나만 빼고 모두 박식한 것 같아서 입을 다문 사람이 나였다. 채권, 환율, 금리 같은 경제 용어가 나오면 외계어처럼 들리던 사람도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돈에 관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막연하고 답답한 것을 벗어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돈의 가격>은 목차부터 눈길을 끄는 제목들이 많다. 평소 내가 궁금해하던 질문들이 목차 속에 나열되어 있었다. 특히 <국가부채가 폭발할 때, 내 주머니에 생기는 일 – 정부의 빚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제목은 유독 시선을 끌었다. 정부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흐름에서 이것만큼은 바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앞으로 일하고 세금을 내야 할 세대가 바로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해 온 통화량의 흐름을 보여 주며 그 속도는 앞으로도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정부라는 사실과 함께. 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그 부담은 개인 삶으로 소리 없이 침투하고 있었다.

달러는 위기일 때 오히려 몰리는 안전자산으로 여겼었다. 그러자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 이야기 한다. 달러도 언젠가 붕괴 될 여지가 있다고. 그 말은 파운드가 달러 중심으로 이동했듯이 기축통화는 영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자산을 한 곳에만 두지 않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분산투자 해두기를 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모두에게 똑같이 불리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손실로, 누군가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과정으로 인해 부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문득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가 내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시대, 국가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돈의 흐름과 규칙을 이해하면 지금 내 돈의 가치를 알게 된다. 이 책 한 권으로 경제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자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처럼 경제가 어렵다고 느껴 그동안 경제 관련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두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인플루엔셜 @influential_book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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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 수밖에 없는 사람 - 나라는 사람의 데이터를 읽고 삶에 최적화하는 기술
최재훈 지음 / 청림Life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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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수밖에없는사람 #최재훈 #청림라이프 #서평

과연 나는 나 자신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을까? 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수록 사회생활, 인간관계, 결혼과 연애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나에 대한 이해가 잘 정립되어있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원만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점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성격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된 사람은 나 자신이 최고의 나 전문가라고. 심리학과 인문학 공부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갈 수 있으며 스스로 내면에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선 성격만 제대로 알아도 삶은 한결 충만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나도 잘 모르는 나’를 데리고 살자니 힘든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이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들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저 사람 성격 참 좋다’ ‘이 사람은 성격이 별루야’라고 말하곤한다. 그러나 성격은 좋고 나쁨으로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었다. 성격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조건임을 덕붙였다.

책을 읽다 보니 내가 가진 장점도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반면 단점 역시 나를 이루며 내 삶의 영역에 깊게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때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나아가 다른 이의 말과 행동 역시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나를 보며 개성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덕분에 삶을 양극단을 오가며 굴곡지게 살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 성격이 내 삶을 가장 적합한 모드로 나에게 세팅한 값이 지금의 나와 그리고 내 삶이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알고 나면 약점도 ‘쓸모 있는’ 하나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어느 극단에 치우쳐 있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해석을 돕고 있다. 그래서 인지 나를 비난하거나 자책하기보다 스스로를 더 나은 쓰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일게 한다.

성격을 알면 그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의 인간관계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사람의 삶을 존중하게 된다. 나를 알아야 적을 알 수 있다는 말은 맞다. 24시간 내내 붙어사는 나 자신조차 모르면서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성격유형을 개방성/성실성/외향성/우호성/신경성 5가지로 나눠 이해를 돕고 있지만, 어느 하나에 치우친 내 모습은 없었다. 단,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선택과 반응을 하는 나는 분명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은 내 성격도 한 몫을 한 셈이었다. 저자 역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지속의 문제’라고 하였는데 공감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고 싶었던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두 가지를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이었다. 지속하는 힘은 외적 보상에 둔감한 내향형 인간의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들이 행동 원리는 외향인들과는 다르게 내적동기와 외적동기가 절묘하게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내적동기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한 외적동기가 급감하더라도 특정 행동에 지속력이 강한 편입니다. 다시 말해 내향성이 높은 성격일수록, 외부환경의 변화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소나무 유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p22

한 집에 사는 가족이라도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 어딘가 비슷한 면이 있는 듯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성격 때문에 종종 마찰이 일곤 하는데 이 책이 나와 우리 가족을 돌아보게 했다. 특히나 자녀와의 소통이 힘들 때, 자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는데 무조건 게으르다. 나태하다. 끈기가 없다. 책임감이 없다, 예민하다 라고 단정짓기 보다 아이의 성향을 먼저 이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Big 5 성격유형은 나를 이해하는 도구인 동시에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의 방향과 결을 결정하는 나침반과 같았다. 저자는 먼저 다섯 가지의 성격 요인들을 살펴보고 각각의 요인들은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까지 다루고 있다. 완벽한 성격을 지닌 사람은 없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부족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은 다듬어 가며, 보다 나은 삶으로 도약하길 바란다.

그릿나영 @grit_nayoung님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청림출판 @chungrim.official 으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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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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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하루치의낙담 #박선영 #반비 #도서협찬 #서평 #책추천 #에세이 #신간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환상을 품고 한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다. 비록 보잘것없는 몸이지만, 나 한 사람 제대로 불사르면 거창하지 않아도 뭔가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과 기대로 사회에 나온다. 그러나 막상 현실의 벽에 부딪혀 보면 안다.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조악한 환영에 불과했었는지 말이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이 오히려 나 자신을 실망시키고 좌절의 단두대에 올려놓았을 때 그제서야 깨닫는다. ‘이건 아니라고!’

그러나 세상은 아이러니한 곳이기에 제목처럼 <그저 하루치의 낙담>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저자는 17년간의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책과 함께한 깊은 침묵 속에서 깨어나 과거 기자로서의 삶을 돌아보며, 직업적 윤리와 희망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었다. 또한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며 마주한 낙담들은 저자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낙담임을 전하고 있는 듯했다. 행간 속에 숨어든 작은 유머 속에서 저자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그녀가 기자로서 얼마나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그로 인한 낙담마저도 숭고하게 다가왔다.

‘기자란 자기 홍보가 필요할 땐 기자님이지만 잘나가는 자기를 비판할 땐 기레기인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금 승리하고 있는 사람이 불멸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진실이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말 속에 있기보다 하지 않는 말 속에 있기 때문이다.’ p59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드러나는 것들을 너무 쉽게 진실이라 믿어왔던 것은 아닐까. 권력 다툼 속에서 국민이 희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이 오가게 했다. 게다가 기자의 숙명은 어찌나 처절한지. 하나의 기사를 쓸 때 알려야 할 사실과 지워야 하는 사실 그 사이에서 얼마나 깊은 내적 갈등을 겪어야만 했을까. 실제로 기사로 띄울 때까지 자신이 쓴 글로 인해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살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글을 읽으면서 저자는 윤리 감각이 대단히 예민한 기자처럼 느껴졌다. 그런 점을 미루어 짐작해 봤을 때 기자 박선영이란 사람의 내적 갈등은 실로 엄청났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엄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입시를 향한 소리 없는 경쟁을 매일 치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지나온 시간이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적성을 찾고, 꿈을 찾아라는 이런 말들은 듣기 좋은 허울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을 어른인 우리가 모르지 않는다. 다 그런 거라고, 그걸 위로랍시고 말하는 내가 용기 없는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학교와 성적보다 아이의 생을 먼저 선택한 엄마. “나는 아직 어리니까 그런 큰 일은 부모가 결정해줄게. 엄마 아빠 믿고 자퇴해.”라고 과연 나는 이 문장을 말해 줄 수 있을까. 이 책 속에서 나는 아이를 위해 세상과 싸우는 부모의 참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엄마로서의 나, 부모로서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낙담의 순간들이 자기 연민에 머물거나 극단적인 절망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일상의 소소하고 미세한 울림을 지닌 낙담들은 내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의 일부였다. 저자의 사유는 개인적 감정에 그치지 않고 사회 속 존재로서 나를 돌아보게 했다.

‘모든 지긋지긋한 것들은 그 위치에너지의 힘으로 끝내 우리를 구원한다. 너무나 지쳤다는 것, 지긋지긋하고 넌덜머리가 난다는 것, 입을 뻥긋할 기운도 없는 깊은 절망과 피로. 이것은 엄청난 에너지다. 세상의 많은 혁명은 넌덜머리의 에너지로 반발했으며, 지긋지긋의 에너지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눈에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도록 만드는 가공할 힘, 넌덜머리. 지긋지긋.’ p314

‘지긋지긋하다’ ‘넌덜머리가 난다’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어떻게든 나를 끌고 가는 힘이었다. 갖은 인상을 쓰며 하던 이 말이 구원의 말이 될 줄이야. 간만에 너무나 멋진 작가의 책을 만나서 큰 위로가 되었다. 나에게 그녀의 글은 ‘괜찮은 낙담’이었다.

플랫 @flatflat38 반비 @banbibooks 필사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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