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권 독서법 -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나미 아쓰시,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책읽기에 대한 책에 손이 가게 된다. 그동안 꾸준히 책에 관심을 갖고 읽어왔지만, 무언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나에게 있어서 독서란 휴식과 재미의 기능이 가장 컸던 것이 사실이다. 변명을 조금 하자면, 업무와 육아에 떠밀려서 '오직 나일 수 있는 시간'과 '현실을 잊고 재미와 휴식을 잔뜩 제공하는 시간'으로서의 독서의 기능을 가장 많이 활용한 듯 싶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좀 더 능동적이고 발전적인 독서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고, 작년부터는 책을 읽고 난 후에 간단하게나마 리뷰를 남기는 습관을 키우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별 다른 생각없이 그저 무작정 책을 읽어 왔다면, 최근에  접하게 된 독서법이나 독서와 관련된 에세이 등을 통해 나의 독서 방법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점검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요즘 내가 고민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전해주었다.


이 책도 책제목이 문제다. 원제는 이것이 아니었거늘..... 이런 제목 너무 싫다. 독서의 가치를 양으로만 평가하는 것 같아서. 확실히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많이 갉아먹는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이 읽어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이 주요 목적이 아니다. 기존에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독서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하고, 좀 더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책에 접근하는 독서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글의 저자는 서평가인데,  여러 정보 사이트에 한 달에 60권 정도의 서평을 기고한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한 달에 읽는 책은 60권이상인데 도대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준다.  물론, 저자가 '안구 트레이닝'이나 '빠르게 훑기'같은 속독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저자는 일단 정독의 저주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을 때 내용 전체를 머릿속에 넣고, 하나하나 남김없이 소화해내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욕심이며 강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시각이 내겐 좀 뜻밖이었다. 나는 독서라함은 정독을 하는 것이 진리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풀어놓은 내용을 하나도 남김없이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가 최선의 독서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를 탐욕적 혹은 강박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니 솔직히 신선했다. 그러나 저자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이, 정독을 통해 모든 것을 다 소화해내어야만 한다 생각으로 독서를 한다면, 독서란 무척 부담스러운 행위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그 내요을 모두 정복하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는 책에는 쉽사리 접근하지도 못할 것이고, 중간에 몇 군데라도 빼먹거나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 찜찜한 기분은 느끼게 되는 것이..... 하지만, 독서는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교과서를 접하듯,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될 일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신이 깃든 한 문장'을 발견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 책을 통해 얻은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저자는 독서를 레고조립에 비유하고 있는데, 조립식 블록으로 재미있게 놀려면 일정 수 이상의 블록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블록 조각 하나를 얻게 된다고 보았을 때 한 권을 정독하여 단번에 큰 블록을 손에 넣은 게 아니라, 일단 많은 책을 빨리 읽어 수중에 있는 블록의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한다. 그리고 독서란 이러한 작은 조각들을 모아 큰 덩어리로 만들어가는 행위로 보고있다.


저자가 권하고 있는 독서법으로는 '플로우(flow) 리딩'이라는 것이 있다. 플로우 리딩이란 책에 쓰인 내용이 자신의 내부로 흘러드는 것에 가치를 두는 독서법이라고 한다. '스톡'형 독서법과 대조되는 개념의 독서법으로 정보가 물밀듯이 밀려드는 시대에 최적화된 '담아두지 않는 독서법'이다. 플로우 리딩이 몸에 배기 위해서 일상 생활 속에 독서를 하는 행위가 스며들게 만들어야 한다. 매일 책을 읽는 시간대를 설정해서 책을 읽으며 생활 속에 독서리듬을 타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저자가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어서인지 마치 독서를 음악을 듣는 것에 비유한 것이 참 참신하다.^^


이 책에서 제시된 독서법 중 내게 유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책에 밑줄을 긋느니 리뷰를 쓰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밑줄을 그어봤자, 그 부분을 다시 보게 되는 날이 그닥 많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그러고보니 나도 밑줄을 그은 부분을 다시 보았던 적이 몇 번이나 있던가. 또한 직접 손을 움직여서 독서노트나 인용노트 등을 작성해보는 것도 권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독서가 이루어지면 '흥미의 벽을 부수고 취향의 폭을 넓힌다'라는 의견이다.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분야만을 파고들기 보다는 의외의 분야로 취향의 폭을 넓히는 것. 내게 유효한 의견이었다. 사실, 내가 주로 손이 가는 분야는 정해져있으니까....


정독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플로우 기법을 통해 빠르게 책을 읽는 것을 권하고 있는 저자지만, 글을 읽는 목적에 따라서 이 방법을 달리 사용해야함을 말하고 있다. 사실, 주장 콘텐츠인 비지니스서나 자기계발서는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이므로 이 방법을 쓸 수 있지만, 소설이나 에세이류의 스토리 콘텐츠는 자신이 즐기기 위한 것이므로 이 방법을 쓰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생각해보면, 내가 주로 읽는 책들이 소설과 에세이류인데, 그렇다면 저자의 독서기법은 그닥 쓸일이 없는 건가? ^^

하지만, 저자의 독서 방법이 내겐 참 인상 깊다. 적어도 실용서나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는 많이 유효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