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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 한 여름동안 추리소설 주간을 선포했다!!!
물론, 할 일이야 태산같이 많지만, 이 여름동안 미친듯이 추리소설을 파고드는 것도 재미있는 이벤트가 될 듯 하다. "내가 추리소설을 을매나 좋아허는디...." (평소에는 음식을 앞두고 내가 유행어처럼 잘 쓰는 말투^^)
인터넷 검색 사이트와 서점 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이제 추리소설은 몇 몇 고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본작가들이 꽉 잡고 있는 듯 했다. 물론, 추리소설 뿐만이 아니라 다른 문학 서적들에서도 일본 파워가 거세긴 하지만..... 유난히 추리소설에서 더 강력한 듯 싶었다. 왜일까나?
일단, 이 의문을 뒤로 하고......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요 몇 년 새 우리나라에서도 무척 인기있는 작가인 듯 했다. 그러고보니, 2년 전쯤에 그의 책 '용의자 X 의 헌신'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너무나 많이 번역이 되어서, 그 중에 고르기도 난감하였다. 그 중 과감(?)하게 <악의>와 <동급생>을 선택하였다. 뭐랄까, 히가시노 게이고 맛보기용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장편추리소설 제대로 즐기는 법대로, 호흡을 끊기지 않기 위해서 가급적 앉은 자리에서 주욱, 끝까지 읽기를 실행하였다. 일단 그의 소설은 가독성이 우수한 편이었고, 예상외의 결말도 훌륭했다. 또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도 좋았다. 인물의 심리 묘사도 무리가 없었고.....전반적으로 꽤 괜찮은 작가였다. 조금만 더 감수성이 드러나는 문장들을 넣어준달지, 삶에 대해서 고찰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면 더 훌륭해질 듯 하였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일단, 그의 소설은 '재미'가 있었다!!!!!
<악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했다. '범인'이 누구인지가 이야기의 관건이 아니라 과연 왜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동기'에 초점이 맞추어진 소설이었다. 그리고 서술방식이 '범인'인 노노구치 오사무와 그를 쫓은 가가형사의 기록으로 전개가 되는 것도 특이했다. 범인은 소설 전반부에서 이미 밝혀진다. 그리고 왜 친구인 하다카를 죽일 수 밖에 없었는지가 길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줄만 알았는데, 역시나 작가는 실망스럽지 않았다. 이번에는 범인에 대한 반전이 아니라, 동기에 대한 반전을 뒷부분에서 선사해주었다.
소설을 다 읽고 악의(惡意)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자신은 이미 죽을 병에 걸려있다. 내가 악의를 품고 있는 누군가는 승승장구하며 잘 나가고 있다. 이 때 악의를 품은 나는 그에게 미치도록 해코지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그에게 악의를 품은 이유는 그다지 분명한 것도 아니다. 단지 악의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열등감과 질투심 등이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라는 것이다.
이 이유없는 악의의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작가는 이 악의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진 않지만, 스토리중심의 추리소설을 넘어서서 인간심리의 추악한 밑바닥을 건드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