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카지노>란 소설을 읽게 된 계기는 지난 주에 다녀왔던 마카오의 카지노장에서 받았던 강한 인상과 재미 때문이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그랬지만, 마카오에서도 역시나 나는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포커나 바카라 같은 게임은 간이 작아서 못 놀지만, 그냥 카지노장 자체의 분위기를 좋아한다고나 할까. 나는 왜 카지노 장을 좋아할까. 그것도 분석해볼 문제이다. 그 화려함과 오락성, 일상 세계와는 다른 조금은 퇴폐적인 분위기? 돈이 교환의 가치로서가 아니라, 돈 자체로서 존재하는 조금은 황당한 느낌? 순식간에 엄청난 액수가 사라지도 하고 생기기도 하는 허무한 느낌?

 어쨌든, 이 소설에서는 주로 바카라라는 게임을 위주로 도박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은교(왜 중년 남성 작가들은 '은교'라는 이름을 좋아할까?)와 시후는 카지노와는 별로 관련이 없을 것만 같은 히말라야 산에서 만난다. 그 후 그들은 당연히 사랑을 꽃 피우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은 우학장 밑에서 철저하게 도박사로 교육받고 있는 혜기와 한혁의 이야기이다. 그 둘은 우 학장의 철저한 교육으로 카지노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자신들의 명성을 다지게 된다.

이 소설에서 재미있게 읽은 것은 라스베가스의 카지노장의 숨겨진 비화랄지, 도박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철학들이다. 아무리 날고 긴다는 겜플러라 할 지라도 결국 게임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잃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진실을 거슬러서 일확천금의 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건 사람들의 모습은 슬프고도 처절하다. 소설에 보면 어떤 중독자들은 판 돈을 대다대다 못해 결국엔 자기의 장기까지 팔아서 판돈을 마련하는 사람 이야기도 나온다.

'한 방에 훅....!' 이 말이야말로 도박의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되지 않을까한다. 백전백승의 한혁도 결국엔 시후와의 대결에서 패하고 만다. 겜블에 있어서는 거의 신과 같은 능력을 보여준 스페셜리스트 시후도 결국에 은교와 사랑을 하게 되면서, 도박을 접기로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한 가지 재미난 기술을 알게 되었다. 만약에 돈을 따게 되면, 계속해서 크게 걸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작게, 작게 계속해서 걸다가, 어느 순간 크게 확! 걸고, 따면 좋고, 못 따면 다시 작게 걸면서 다시 기회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겜블에서 가장 중요한 것!

때가 되면 과감하게 접고 일어서는 것이다.!

"맞아요, 도박사는 철학이 있어야 해요. 눈 앞에 다가왔다가 멀어지는 돈을 무심히 볼 수 있어야 해요. 그게 돈에 대한 인간의 올바른 자세지요. 돈을 그렇게 많이 다루면서도 결코 돈에 중독되지 않아야 참된 삶을 볼 수 있어요. 나는 가난이 좋아요. 가난해야 눈에 보이는 게 있어요. 인류의 스승들은 모두 가난했어요. 아니, 가난을 자청했어요. 나는 어느 순간부터 평생 돈을 쫓으며 살지는 않겠다고 결심하고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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