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승원 옮김 / 창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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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이 환상의 여인을 꼭 읽었던 것만 같은 데, 도통 그 스토리 라인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니면 어디선가 읽은 줄거리만 대강 읽고서는 읽었다고 착각을 하고 있거나. 어땠든 그 동안 너무나 읽고 싶었던 추리소설이어서 2010년 한 여름의 추리소설 주간 목록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려두었다.

 주인공 핸더스는 아내가 다툰 후 밖으로 나와 묘령의 여인과 만나 몇 시간동안 극장구경과 레스토랑 식사 등을 한 후에 집으로 귀가한다. 그리고 아내가 살해당한 것을 발견한다. 당연히, 용의자로 지목되고 결국에는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서 알리바이를 확고히 해 줄 그 묘령의 여인 찾아나서지만, 아무도 그 여인을 보았다고 증언해주는 사람은 없다. 

 다행히 핸더스를 조사했던 형사의 직감 때문에 핸더스는 감옥에 갇힌 자신을 대신해서 사건을 조사해 줄 친구의 도움을 받게 된다. 소설은 읽는 동안 긴박감을 늦추지 않았고, 계산해보니 약 60-70년 전에 쓰여진 소설이었지만 고리타분하다는 느낌도 없었다.
   

 추리소설의 특징상 범인은 늘 주변 인물 중, 의외의 인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엔 형사를 의심하고 읽었다. 그리고 역시나 진짜 범인은 내가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범인을 맞추면 김이 샐 뻔 했는데....^^

소설의 가장 큰 줄거리는 바로 그 '환상의 여인'의 실체를 좇는 데 있다. 그 여인이 밝혀져야 핸더슨의 무죄가 입증되는 것은 물론이고, 왜 목격자들이 그렇게 전부 그녀를 보지 못했다고 함구하는 지에 대한 의문도 풀릴 것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그 '환상의 여인'을 정말 환상으로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매혹적으로 묘사를 했으면 더 좋았을 뻔 하기도 했고. 소설 말미에 밝혀진 환상의 여인의 정체는 사실 좀 실망스러웠다.


롬버드는 사람에게 시간보다 잔인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지독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 시간, 그러나 시간은 결코 처벌받는 일이 없다. 그는 프로그램은 쳐다보지도 않고 수없이 많은 고생으로 등껍질처럼 거칠은 노파의 손에만 눈길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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