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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 - 행복한 맞벌이부부가 꼭 알아야 할 삶의 지침
전경일 지음 / 다산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맞벌이 부부로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이, 참 평범해보이지만 이렇게 피눈물나는 전쟁터인 줄 몰랐다. 이 책을 읽다보면 참 사는 게, 팍팍하고 힘들구나, 그런 느낌이 든다. 철저하게 생활인으로 빡세게 살아나가야만 하는 대한민국 맞벌이 가정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다행히' 나는 아직 그런 현실에 동참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임이 자명하기에, 찬찬히 읽어본 책이다.
하지만 좀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고민 많고 꿈 많던 이십대 초반 시절의 나에게 가장 두렵고 불쾌했던 일이, 그저 '생활인'으로 이 삶을 기계적으로 살아야만 할지도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예감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름대로 이런저런 모색을 해보기도 했고.....
생존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나머지 생활 속에서 나 자신을 잃고, 함몰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결국 내가 사라지고마는 그런 무서움.... 이것은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몇 가지 중의 하나이기도 한 것인데. (과연 나는 생활 속에서, 내 자신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정말 빡세고 팍팍한 맞벌이 부부의 삶, 물론, 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희망이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웃음을 보고 그 속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 웅웅.... 물론, 그게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조금 김이 빠지는 건 무엇일까. 결국 대한민국에서 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은, 애들보고 사는 것 외에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자기 꿈, 교양 쌓기, 자기 계발, 배우자와의 사랑, 사회봉사 등등... 다양한 가치로확대될만한 가능성은 없는가. 오직 애들을 위해 모든 걸 인내하고 일한다는 결론으로 밖에 읽혀지지 않는다. --;; (바로 이런 마음가짐때문에 한국 사회에선 또 얼마나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가!)
그래도 소박함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하는 글쓴이의 마음가짐이 마음에 든다. 삶이 꼭 거창해야하고, 뭔가 엄청난 성취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글쓴이가 제시한 생산적 취미 가져보기, 는 참 좋은 충고다. 소모적 취미가 아닌 생산적 취미... 뭐가 있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