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가 바람났다
송강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인터넷 게시판 어디선가 그녀의 글을 읽은 것도 같다.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이 시대 (기혼)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활달한 문체의 그녀의 글을. 공부를 많이 했거나 자료를 이용하여 근거를 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생생하게 그녀의 삶을 관통했을 '진솔한' 이야기들이 그녀 글의 주종을 이룬다. 숨길 것도 없이 솔직한 이야기들.

이 책은 전적으로 유부녀의 시각에서 씌여진 글이다. 그리고 결론은 '남자들이여, 절대 바람피지 말아라. 그리고 유부녀들이여 남편이 바람펴도 절대 이혼하지 말아라'로 집약이 된다. 어찌보면 좀 김이 새는 결론이 아닐 수 없다. 그걸 누가 모르나.^^ 하지만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조목조목 짚어가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절로 수긍을 하게 만드는...... 

총 네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세번째 챕터가 제일 재미있었다. 유부남과 사랑을 하는 미혼녀들에게 주는 글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녀가 말하길, 보통 유부남과 바람난 미혼녀들의 특징은 상대 유부남이 지닌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조건을 갖은 미혼남을 구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사회, 경제적 지위를 갖춘 유부남이라도 사귀면서 자신의 지위도 덩달아서 상승한다고 믿는다는 것. 흠....그런 이유가 또 있었군. 하지만 유부남은 기분전환 정도의 차원에서 미혼녀를 만나는 것일 뿐 굳이 가정을 깰 생각까진 없다는 것이 그녀의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우스운 생각이지만, 저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만약에 정말 잘생기고 멋진 연하남이 저자에게 대쉬를 한다면, 저자에게도 바람필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ㅋㅋㅋㅋ 왜냐면 이 책 전체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 남편의 바람일 뿐, (왠일인지 희생양으로 느껴지는 불쌍한) 아줌마의 입장만을 목청높여 대변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결국 남편이 바람나도 애들보고 구질구질해도 참고 살아라, 라는 식의 결론을 내고 있는데, 그렇게 살기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짧은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바람'으로 치부되는 러브 어페어 사건이 이 세상에 실제로 단 한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영화산업, 소설, 드라마 관련 창작 종사자들은 어찌 살란 말인가. ㅋㅋ 그리고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들은 인생의 단 한번뿐인 진짜 '사랑'을 했던 건지도..

(에거거....이거, 왜 자꾸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이 퐁퐁 솟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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