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정말 괜찮은 걸까
김병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많은 한국의 부부들이 이혼을 하고 그 이유는 대부분 '성격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성격차이'가 두 사람이 서로 매력을 느끼게 한 요소였다는 것을 지적한다. 어찌보면, 시간의 흐름, 연애의 종착역(?)은 참 초라하다. 상대에게 끌렸던 바로 그 이유가 이별의 이유가 되니 말이다.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격은 우유부단함으로 바뀌어 보이고, 남자답고 터프했던 모습은 어느샌가 무식하고 급한 성격이 되어 남는다. 남녀간의 뜨거웠던 불꽃도 그저 잔잔하기만한 친밀감으로나마 화한다면 그나마 행운일 것이다.T.T

사람들은 변한다. 하지만 어떤 성격, 성향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충고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배우자의 어떤 성격을 변화시키려들지 말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포기하라는 것인가?) 수십년에 걸쳐 형성된 그 성격을 바꾸려들면 들 수록 본인만 스트레스를 받기 쉽상인 터. 슬프지만, 맞는 이야기인 듯 싶다. 나 조차도 절대 고수하고 싶은 나만의 '성격'이 있는데, 배우자라고 해서 그게 없겠는가.

또 양보와 희생은 일방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것. 설사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부부일지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것이 조용히 곪고 , 어느 순간 겉잡을 수 없는 폭발로 나타난다고 한다. 희생하고 있다는 억울함이 쌓이고 쌓이면 그 사람은 결국 불행해지고 속앓이를 하게 된다. 그래서 짜증과 울분이 많은 요상한 성격으로 변해버린 중년 여성들을 나는 얼마나 많이 봐왔던가. 부디, 자기 관리를 할지어다....

또 자기도 모르게 가장 편한 상대인 배우자에게 분노를 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분노의 근원을 분석해들어가다 보면, 배우자 자체를 향한 분노라기 보다는 '성장 과정의 트라우마'로 귀결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부분이 참 의미심장했다. 극복되지 못한 트라우마는 역시나, 원만한 부부 생활의 적이기도 했던 것이었다.

그동안 부부가 된지 오래 된 커플들을 봤을 때, 저 부부 참 근사하다. 멋지다, 라고 생각했던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제3자인 내가 보기에도 뭔가 문제가 있어보이는 경우가 많았고(물론, 전적으로 그들만의 문제이긴 하지만)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강이 도도히 흐르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인간들이란 나약하고 늘 자신의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존재라는 걸 알기에,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토록 어려운 일인 것이다.... 멋진 부부가 되기란.

뭐랄까, 딱히 파격적이고 새로운 생각들이 들어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참 쉽고도 현실적인 내용이 많았다. 서로 양보하고,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화가 났을 때는 공감하도록 노력하고....누구나 솔직히, 다 아는 내용인 게 사실일 것이다.....

늘 그래왔듯, 문제는, 실천인게다....T.T

ps- 이 책에서 한 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발견했는데, '가부장적 남편'의 성립 조건이었다. 어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는 남자들이 부를 독점해도 여자들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편과 알콩달콩한 정서적 교류는 없을지언정 남편으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자유와 사회적 지위가 너무나 만족스럽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재벌가와 미국의 카톨릭 근본주의자 최상류층 가정들.

그런데 문제는 여자에게 그런 경제적 자유와 사회적 지위를 보장해주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가부장적인 권력을 휘두르려하는 경우 이다. 예를 들면,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정은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남편들.....!  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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