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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제목 하나는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원래 제목은 Your erroneous zones, 당신의 오류지대, 쯤 되는 데 사실 이 제목이라면 별로 손이 가지 않았을 것을 한국판 제목으로 '행복한 이기주의자'라고 지어놓으니 어찌 손이 가지 않을 수 있었으랴. 23쇄까지 찍은 걸로 봐서 그럭저럭 판매부수도 괜찮은 모양이다. 전적으로 제목을 잘 지은게다.
하지만!!!
이 책을 결코 제목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동안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많은 줄을 쳐야했고 가장 많은 되새김을 해야만 했던 책이었기에. 그만큼 내게 던져 준 공감도가 매우 컸다라는 것. 요즘들어 가뜩이나 나 자신의 중심을 잡는 작업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크나 큰 공감의 파장을 던져주었다. 그 동안의 내가 해 온 생각에 힘과 근거를 실어준 책이라고 할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그 통쾌함,을 뭐라고 설명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 요즘들어 읽는 책들에서 공통되게 느꼈던 쾌감이기도 한데, 뭐랄까. 평소에 내가 품고는 있었지만, 주변인들이나 대중매체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지지를 얻은 느낌이랄까. 그것봐라, 이 많은 책들이 내 의견과 같지 않나? 역시 나는 옳았던게야...하는 살짝이 유치찬란한 안도감 같은거.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이런 나의 생각을 읽는다면 단호히 호통을 칠런지도 모른다. 세상에 '옳은 의견'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옳고 그름'을 분별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나는 이 책을 정말 깊게 읽었는데, 읽는 내내 조금씩 내 자신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옭아매고 있었던 온갖 종류의 부조리하고 말도 안되는 사슬들이 스르르 녹아내린다는 느낌마져 들었다. 아마도 그것은 저자의 조금은 무소불위하다고 느낄 정도로 확신에 찬 문체 덕분이 아닐까 싶다.
오랜 세월 나를 키워온 온갖 종류의 억압들은 이미 내게 자연스럽게 체화되버렸고 그것들을 책 한 권으로 떨쳐낸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임을 안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이나마 억압의 실체를 알아가고 내 자신이 스스로 파놓은 자기함정들을 깨닫는 것이 반복된다면, 언젠가는 조금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해서, 내가 체화해야만 하는 것들을 꼭 잊지 말아야겠다. 그것들은,
다른 사람의 눈치보지 않기, 자책감과 걱정 버리기, 독립심 키우기, 의무감에 끌려다니지 않기.....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당당하고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장인 제12장에서 저자가 말하는 행복한 이기주의자, 그 가상 인물을 묘사하여 나열해 놓은 장장 9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은 뭐랄까, 감동적이다. 하루에 한번씩은 꼭 외우고 싶을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