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왜 미국 사람들은 구정설을 꼭 Chinese new year day 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구정설이 진정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왔단 말인가? 아니면, Lunar new year day 라고 해야하는 게 옳은건지. 하여튼 방송을 봐도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해도 꼭 Chinese new year day 라고 한다. ....! 우리도 이 명절 쇠는 데 말이다.
어쨌거나, 어제 내가 나가고 있는 도서관 모임에서 주최한 Chinese new year day 축하 파티에 다녀왔다. 도서관 근처에 있는 중국 뷔페 식당에서 있었는데, 조금 귀찮아하는 우리 Heon 씨를 데리고 발목까지 쌓인 눈 길을 운전해서 가야만 했다. 같이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별로 오질 않았다. 주로 도서관의 모임을 주도하는 미국인 선생님들하고 행정관계자들, 그리고 자원봉사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오셨다.
늘 격앙된 반응쟁이, Laurie 는 아니나다를까, Heon씨에게 Carrie(내 영어이름)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워주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Heon 씨는 ' 나 그 파티에 가면, 절대, 별루, 말 안할걸야', 하고 뾰로퉁해서 갔더랬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아이리쉬+이탈리아계 사람하고 말이 트더니 오히려 나를 왕따 시키고 이야기하기에 바빴다. 우연찮게 두 사람 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지, 고대 켈트족 어쩌구 저쩌구, 열을 올리더니, 나중에는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까지 주고 받았다. 작년에 Marie 아줌마네 추수감사절 파티에서는 '안가면 안돼? ' 하고 열 번은 사정하더니, 가서 보니 거기 온 사람중에 목소리 젤 크더만. 타이완 사람들하고 열변 토하고, 나중엔 음악에 맞춰서 춤까지 췄던게 누군데. (이궁, 근데 나도 췄구만...)
외국인은 우리랑, 러시아, 멕시코 사람이 전부였다. Chinese new year 라메... ? 생각보다. 중국인들이 별로 참석을 안했다. 지난 모임에서 러시아 친구 라나랑 조금 언쟁이 있어서리, 오늘 껄끄러우면 어쩌나 했는데, 괜찮았다. 하지만 이곳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국 유학생 아이들은 몇 명 왔다. 어려서 그런지, 영어가, 수없이 봐온 나이든 외국인 영어와는 질이 다르다.... 역시 외국어는 어렸을 때부터. 얘네들이 자라서 중국의 세계화에 이바지할거란 말이지?... 좋겠네. 내가 Heon 씨를 쿡, 찌르니까, '너도 그 정도 할 수 있어' 위로해준다. 그래, 생각해보니, 문제는 자신감..!인게지.
오는 길에 Laurie가 건네 준 빨간 봉투를 열어보니,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카드가 들어있다. 이론, 섬세한 준비쟁이.... 그나저나, 구정이 정말 낼 모레네. 세배 드릴 사람도 없구. 떡국 먹을 데도 없구. 태어나서 한 번도 내 손으로 만들어본 적은 없지만, 만두를 만들어볼까, 아주 진지하게 고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