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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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끝카페에무지개가뜨면 #모리사와아키오 #이수미 #오팬하우스

 

하늘도, 바다도, 내 주위도, 모두 투명하고 따뜻한 색으로 변해서...왠지 꿈같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앞에 무지개가 떠올랐지. 정말로 굉장한 무지개였어...에쓰코한테 그 무지개, 보여 주고 싶었는데...아니, 에쓰코랑 같이 보고 싶었는데... <P284>

 

화가였던 남편이 떠난 후, 피아니스트였던 에쓰코는 남편이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 속 무지개를 볼 수 있는 해안가 절벽 끝자락에 곶 카페를 차린다. <곶 카페>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고민과 삶을 나누고, 그들이 남긴 물건들을 추억하며 에쓰코의 삶도 세월을 따라 흐른다. 일본소설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덧칠하지 않은 깊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6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있다.

 

1_어메이징 그레이스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아내 사에코가 숨을 거둔 후 나는 아내의 죽음을 슬퍼할 여유가 없다. 네 살 딸 노조미를 어떻게 보듬어 줘야 할지 머릿속이 걱정으로 가득하다. 도예가인 나는 작품을 팔아서 얻는 수입보다 도예 교실 강사로 받은 돈이 더 많은, 겉만 그럴싸한 예술가다.

어느날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보고 아빠차는 빠르니까 무지개를 따라잡자는 노조미의 말에 길을 나섰다. 해변길을 달리고 달려 정체된 터널 출구 부근까지 왔을 때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맛있는 커피와 음악 <곶 카페> 여기서 좌회전

#절망과고통속에서도_경이로운사랑의힘이우리를일으켜세운다

 

2_걸스 온 더 비치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열심히 노력해 봐요.’ 격려의 형태를 띤 불합격 통지다. 취업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스트레스도 풀 겸 바이크를 타고 집을 나섰다. 연료를 보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달리다 해안 국도의 긴 오르막길 직전에 연료가 떨어지고 말았다. 겨우겨우 숨 막히는 터널을 빠져나와 보니 자그마한 간판이 보인다. ‘맛있는 커피와 음악 <곶 카페> 여기서 좌회전

#인생은당신이생각하는것보다훨씬짧아요_함께할수있는시간은11초도허비하지말아요

 

3_더 프레이어

버블 붕괴와 리먼 쇼크의 영향으로 이 나라가 대불황에 휘말렸을 때 칼갈이인 내 인생의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고급 칼은 전통공예점이 독점했고, 그 외의 칼은 싸구려 중국산으로 대체되었다. 시골 칼칼이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아내와 딸은 집을 나갔다. 마지막 자존심 삼아 간직했던 이 칼을 오늘 밤 범죄에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밤이 되니 카페 건물은 한층 더 허술한 판잣집 같았다. “,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기물 손괴. 이제부터는 가택 침입, 그리고 절도다. 강도 살인까지는 안 가야 될 텐데.”

#실수할자유가없는자유란가치가없다

 

4_러브 미 텐더

건설회사 중역인 나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쏟아부은 회사에서 받은 엄명이 전근, 아니 전직 통보를 받았다. 혼자 사는 내게 남은 것이라곤 몇몇 술친구와 40년 이상 몸이 가루가 되도록 일한 회사뿐인데, 열다섯살이나 어린 사장은 나를 오사카에 있는 자회사에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한다. 10년전부터 짝사랑한 에쓰코를 두고 떠나야만 한다.

#내인생에서회사가사라지면_나는순식간에고독하고한가한노인이된다

 

5_땡큐 포더 뮤직

이 가게의 이름은 처음부터 블루 문으로 정해두었다. 이모의 곳 카페옆에 무려 3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비는 시간과 남는 정력을 모두 이 가게 만들기에 쏟아부었다. 드디어 완성이다. 내겐 꿈이 있다. 직접 만든 이 가게의 오픈 기념으로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 그것도 옛 밴드 멤버 다섯명이 모두 모여서...

#과거를그리워할수있다는건_현재의자기자신을충분히소중히여기고있기때문이야

 

6_바닷바람과 파도 소리

오늘은 남편의 기일이다. 서른 둘이라는 젊은 나이에 천국으로 떠난 남편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화가였다. 남편을 잃은 후 도쿄에 있던 집과 땅과 피아노를 팔고 이곳으로 이사했다. 아무도 없는 해안가 절벽의 끝자락에서 홀로 사는 삶. 때때로 누군가에게 매달려 울고 싶을 정도로 쓸쓸한 적도 많았다. 남편의 그림과 똑같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곶 카페창문을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 해 질 녘 하늘이 오렌지색으로 변할때마다 창밖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남편의무지개그림은_내인생의쇠사슬이자위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

옮긴이: 이수미

출판사:오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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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돌아가기
최영건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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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돌아가기 #최영건 #산문집 #안온북스

 


 

철로는 검푸르고 이따금 붉은빛이 번뜩이는 어둠에 물들어 있다. 그러다 끝내 기다리는 이들에게로 기차가 온다. 폭설 속에서 얼어붙어 기다리던 이들이 열차에 몸을 싣는다. 기차가 좋은 건 기다리면 언젠가는 도착하기 때문이다. 거기엔 나의 자리가 있다.<p25>

 

산문집을 읽고 작가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검색하다 발견한 문장...‘문학과 미술을 엮고 꿰는 사람’...그녀를 표현하는 이 글귀가 너무나 맘에 든다. 대학교 3학년때부터 기차를 타고 서울과 고향을 오가며 쓴 글에는 섬세하고 아름답고 온기 가득한 그리움의 파편들이 씨실과 날실로 가득 꿰어져있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 집과 가족, 함께 사는 개, 떠났다가 되돌아 오고 또다시 떠났다가 어느날 다시 돌아와 세대를 이어가는 고양이...수년이 지나 고양이들이 머무는 탑을 짓는 직공이자 장인이 된 부모님, 사그라드는 고향의 거리와 오래된 기차역 시계에 얽힌 일련의 기억과 할머니 집 2층 방의 창문을 열면 마주했던 손 같고 팔 같던 나뭇가지들...

 

그녀의 시선을 따라 오래된 나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내가 살아오며 마주했던 그 모든 인연들의 눈빛과 웃음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닿을 수 없어도, 다시 만날 수 없어도, 그립다는 감정 하나로 나의 기억창고에 오래토록 머무르는 것들... 학교 가는 길 아침마다 뒤따라오던 우리집 개 메리, 너무나 키가 커서 감을 따려면 모가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던 대봉 감나무, 잘려나간 대나무에 한쪽 발을 찔려 커다란 혹이 났던 짠한 우리집 송아지, 싸리버섯을 따는 날엔 호박을 넣어 끓여주시던 엄마의 매콤한 장국, 동생의 머리에서 토실토실 살이오른 뚱니를 잡아서는 너 내말 잘 들을래 안들을래? 안들으면 도로 놔줘불랑게~”라며 장난아닌 협박(?)을 가하던 어린시절의 추억...

 

고향냄새 가득한 작가님의 글 속에서 너무나 슬퍼서 아름다운 것들을 내 기억속에서도 소한해 냈다. 그녀의 말처럼 나 또한 시간의 흐름, 영원, 사라짐, 사그라짐 이후로 자리 잡는 평온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 그래서일까 비애라면 비애, 아름다움이라면 압도적인 아름다움, 시간과 소멸의 미학.’ 이라는 글귀가 이토록 단단하고 지독하게 가슴속에 박혀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내게 진실은 하나의 날카로움이 아닌 여럿의 여림과 무딤이다. 어느 부분은 턱없이 느슨하고 어느 부분은 끊어질 듯 팽팽하다. 슬픔에 베이면 슬픔이 흐르고 기쁨에 몸을 뉘이면 아늑해진다.....누구든 쓰기 시작한 이는 글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영롱한 것은 글이자 글을 쓰는 시간이다.<p20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최영건

출판사: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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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 클래식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시간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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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저녁에클래식이있다면좋겠습니다 #아리아나워소팬라우흐 #고정아 #다산북스



 

책의 소제목만 봐도 웃음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유쾌한 내용이 가득하다. "클래식? 그거 별거 아니야! 재능? 있긴 하지만 뭐 생각만큼 대단한 것도 아니라고." "지휘자들? 개자식들이라구!!!" 등등...



 

이 책에는 클래식 음악의 일곱 시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대를 찾는 방법, 그리고 클래식 업계에 흔한 고정관념, 예를 들면 바이올리니스트는 드세다, 오케스트라의 남자 금관악기 연주자들은 떠들썩하고 탈모가 있다 등등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연 중 박수를 칠 때와 치면 안 될 때, 복잡하고 암호 같은 곡 제목을 해독하는 법 등 알아두면 클래식 음악을 더욱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인 팁도 알려준다.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그림과 함께, 저자가 엄선한 곡들을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도록 큐알 코드가 수록되어 있고, 각 시대의 작곡가와 대표 작품에 대한 소개, 고가의 악기와 그에 얽힌 이야기, 연주회를 다니면서 발생하는 비용 등 일반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클래식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자신더러 재능을 타고 났다는 둥, 항상 즐거운 일을 직업으로 가졌으니 복이 많다고 말한 택시기사에게, 그녀가 공연을 앞두고 느꼈던 압박감과 피부가 벗겨진 손끝, 활을 쥔 손 검지에 생긴 굳은살, 턱받침이 닿는 목 부분에 진물이 흐를 정도로 연습 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에피소드...지인을 살짝 까는(세계적인 클래식 음악가 누구에게 물어봐도 거짓말쟁이 한 명을 빼면...누군지 본인은 알 것이다 p69)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까지...중세음악을 싫어하고, 모차르트를 사랑하지 않으면 자신과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그녀의 사랑스럽고 진솔한 고백과 예술을 향한 깊은 애정이 느껴져 안쓰러우면서도 애잔하고 마음이 뭉클해진다.



 

클래식 하면 흔히 고상한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클래식은 우리 모두의 음악이야!"라고 외친다. 그녀의 날카롭고도 유쾌한 시각, 그리고 통쾌하면서도 화끈한 팩폭이 이어지며,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클래식을 향한 색다른 시각과 거침없는 이야기, 이 책을 읽다보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을 깨고, 그녀 말처럼 클래식 음악에 다가가는 걸 가로막던 재수 없는 고상쟁이들만큼의 지식을 갖추게 될거라 생각한다.

 

 

<북피티 @book_withppt님이 모집한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

옮긴이: 고정아

출판사: 다산북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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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고갱의 미술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김미진 지음, 폴 고갱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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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아름다운고갱의미술수업 #작고아름다운미술수업 #고갱 #폴고갱 #김미진 #열림원어린이 #파랑새 #미술수업 #예술교육



 

색채는 훨씬 더 설명적이다. 시각에 대한 자극 때문이다. 어떤 조화는 평화롭고, 어떤 것은 위로를 주며, 또 어떤 것은 대담하여 흥분을 일으킨다.”<p5>



 

폴 고갱 (Paul Gauguin, 184867~ 190358)은 프랑스의 탈인상주의 화가이다. 생전에는 그리 평가받지 못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인상주의를 벗어나 종합주의 색채론에 입각한 작품을 남긴 화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생의 마지막 10여년을 타히티를 비롯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생활하며 작업하였고, 이 시기 작품이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고갱의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나 앙리 마티스와 같은 프랑스 아방가르드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위키백과>



 

폴 고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방랑자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러 곳을 떠돌았으며, 이 책에서는 그가 타히티에서 보낸 첫 2년간의 기록을 담은 <노아 노아>를 바탕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한 편의 동화처럼 구성되어있다. ‘노아 노아는 타히티어로 향기롭다는 뜻이다. 또한, 책의 뒤편에는 고갱 미술관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고갱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작지만 아주아주 알찬 책이다.



 

실제로 고갱은 여러 여성과 동거하였으며, 이 책에서는 그가 타히티에서 머무는 동안 함께했던 여성 테후라와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테후라는 고갱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테후라와 함께한 시간 동안 고갱은 타히티의 자연과 원주민 문화를 깊이 경험했고, 이러한 경험은 그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유령이 그녀를 지켜보다’_마나오 투파파우(Manao Tupapau)이다. Tupapau는 타히티어로 망자의 영혼또는 유령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1892년에 제작된 것으로, 타히티의 전설 속 유령을 두려워하는 테후라의 모습을 담고 있다. 책의 마지막에 테후라를 두고 배를 타고 떠나가는 고갱의 모습과, 멀어져 가는 고갱의 모습에 슬퍼하는 언덕 위의 테후라의 모습이 오버랩 돼서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그림: 폴 고갱

그림: 김미진

출판사: 열림원어린이 @bluebird_publ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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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대화감수성 수업
신동일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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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위한대화감수성수업 #신동일 #크레타 #CRETA #대화감수성 #대화의기술 #감정소통 #배려의말 #신간도서 #신간추천 #대화태도 #소통하는법

 


 

대화가 대화다울 수 있는 (언어학적) 특성을 설명하기 전에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대화의 특성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인간의 언어나 대화는 인간다움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생명과 죽음, 관계성과 정체성은 대화를 가르치고 배우는 현장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p54>



 

이 책을 읽으며, 오래전 회사에서 교육받았던 첫인상에 대한 내용이 떠올랐다. 우리가 처음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 그 사람이 풍기는 비언어적 요소는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 3~5초 만에 상대방의 인상을 결정하며, 그 판단은 말뿐만 아니라 몸짓, 표정, 태도, 말투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같은 말이라도 전달하는 방식과 톤에 따라 성향이 다르게 보일 수 있고, 열린 자세와 자연스러운 표정은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내용이었다.



 

개인화와 디지털 소통이 중심이 된 시대, 대화가 점점 효율성과 기술성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인간적인 요소가 희미해지고, 그로 인해 서로 간의 연결이 점차 단절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어 감수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짚어보며, 대화의 진정성과 인간다움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6부에 걸쳐 일상 속 대화, 교실에서의 대화 교육, 다중언어 환경에서의 소통, 인공지능 시대의 대화 방식 등 다양한 주제 및 지속 가능한 언어와 교육에 대하여 담고 있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터미널> 속 대화를 살펴보자. 그가 연기한 빅터는 미국으로 향하던 중, 그의 모국이 갑작스럽게 유령 국가가 되면서 무국적자가 되어 공항 터미널에서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영어를 익히지 못한 그는 처음에는 공항 직원들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지만, 이후 대화 기술을 터득하면서 점차 직원들과 친밀해지고, 능동적으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감정과 의견을 공유하게 된다.



 

어휘와 문법을 많이 배운다고 말 차례를 능숙하게 교환하는 대화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화는 문법지식과는 별개의 기술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빅터의 대화법은 어떠했는가? 그는 상대방이 한 말을 어휘 수준이나마 반복하고, 상대방이 말할 때 동의하는 표정을 짓거나 잘 모르겠다는 손짓을 사용한다. 위트도 빼놓지 않았으며, 상대방이 슬픈 내용을 전하는 것처럼 보이면 슬픈 표정을, 누군가가 웃으면서 어떤 말을 건네면 함께 웃는다. 빅터는 어휘와 문법부터 학습하고 나중에 대화를 배운 것이 아니다. 대화의 기술을 숙지하면서 필요한 문법을 자연스럽게 학습했다.

 

따라서 진정한 대화란 단순한 말의 교환이 아니라, 언어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대화, 완벽한 문법이나 어휘력보다 중요한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상대를 존중하며 배려하는 태도, 상대의 감정과 분위기를 읽고 조화로운 소통을 이어가는 것, 대화다운 대화 살아 있는 대화의 가치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충분한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읽어볼 만한 귀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신동일

출판사: 도서출판크레타 @creta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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