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콘서트 KTV 한국정책방송 인문학 열전 1
고미숙 외 지음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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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작년 언젠가 뉴스에서 전문직 종사자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 게다가 노숙자까지 인문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을 전해준 적이 있었다.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지적 배고픔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은퇴 후 또 다른 삶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인문학보다는 소설의 비중이 높은 책읽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게다가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희망을 다시 찾았다고 말하는 노숙자들의 인터뷰에서는 인문학이 가진 힘을 느낄 수도 있었다.  경제적인 지원만으로는 노숙자들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쉽게 바꿀 수 없었지만, 인문학과의 만남은 삶의 방향과 가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변화할 수 있는 자신감과 믿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 달 동안 읽는 독서 분량에서 3분의 1은 꼭 인문학을 선택하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인문학은 어렵고 지루하며 실생활에 그다지 쓸모가 없는 학문으로 인식되어있어선지, 쉽게 인문학과 가까워지기는 어려웠다.




이숲에서 출간된 《인문학 콘서트(2010.1.10)》는 한국정책방송 KTV에서 방송되어 온 인문학 프로그램인 『인문학열전』 가운데 대표적인 13편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14명의 학자가 13개의 다른 소주제를 놓고 크게는 「우리에게 인문학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진행자인 김갑수와 학자들 간의 대담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황경식 교수는 인문학과 철학의 닮은꼴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덕과 윤리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실제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게 변화하여야 철학과 인문학이 우리 가까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도정일 교수는 인문학적 관심은 사람답게 살려는 요구에 닿아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디지털 문화로 요약할 수 있는 현대 문명에서 우리가 정신적인 안정과 풍요로움을 얻기 위해서는 책, 그중에서도 고전을 읽어야한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책속에 등장하는 학자들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부를 쫓는 게 삶의 지침이 되어버린 현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실용학문이 아니라서 배제되어가는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 입을 모은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인문학 콘서트》를 읽으면서 인문학의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나는 누굴까?’,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물음에 답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나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앞으로 인문학이라면 무조건 밀어내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인문학 콘서트》와 함께 인문학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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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
마이클 온다치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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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었다.  꼭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는데, 그 공부를 위해서 내 모든 에너지를 쏟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울 오빠 집에서 학원과 도서관만 오가면서 공부에 매진하다가, 주말에는 가끔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그 때 보았던 영화 중 하나가 〈잉글리시 페이션트(1997.3.15. 랄프 파인즈, 줄리엣 비노쉬 주연)〉다.  영화는 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 어느 수도원에 머무르고 있는 ‘영국인 환자’라 불리는 한 남자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전해 준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까지 수많은 상을 받으면서 1996년의 최고의 영화로 자리매김했었다.  영화를 본 지 십년의 시간도 넘어서인지 어떤 내용인지, 결말이 어떠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가슴 뭉클했던 느낌은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원작이 소설로 나왔단다.  1992년도에 부커상을 수상하였다는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2010.1.10. 그책)》는 영화와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했고, 영화에서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영국인 환자와 캐서린의 사랑을 보여주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이와 다르게 소설에서는 수도원에서 만난 영국인 환자 알마시와 간호사 해나, 전쟁에서 불구가 된 카라바지오, 영국 군대에서 폭탄 전문가로 일하는 인도인 공병 킵까지 네 명의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골고루 보여 진다.  세상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것처럼 네 명의 등장인물들 또한 상처 입어 공허해진 영혼들이다.  소설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특별한 구분 없이 하나처럼 보이게 전개시킨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아무런 구별 없이 넘나들면서 그들이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화에서의 영국인 환자의 로맨스만을 상상하고 소설을 읽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분명히 영화와 큰 차이점을 보이지만 영화의 이미지는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듯이, 소설은 영국인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까지 머릿속에서 나만의 캐릭터로 다시 그려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막의 황금빛과 해지는 노을의 붉은빛을 닮은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원작과 만나 영화와는 또 다른 감정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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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2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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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것도 미리 간파하지 못한다. p23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이 소설이 어떻게 막을 내릴지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내가 정말 궁금했던 것은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도대체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고 싶었지, 또 다른 결말은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디 피콜트의 전작 〈쌍둥이별(2008.11.17. 이레)〉에서도 그랬었다.  결말을 예상하고 안도하는 동시에 또 다른 결말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이 마른다.                        




뉴스를 통해 미국에서의 총기사고 소식을 간혹 전해 듣는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충격으로 다가왔던 뉴스는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2007년)이 아닐까 싶다.  바로 그 사건의 주인공인 조승희가 한국인이어서 더욱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는 작년 「조승희 프로파일」이란 부제가 달린 책 〈매드무비(2009.3.10. 꾸리에)〉를 읽었었다.  이 책을 읽고서 그동안 뉴스를 통해 들었던 단편적인 정보 - 완전히 외톨이였고 철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움직였다는 등 - 로 단순히 정신이상자의 행동으로 판단했던 기억을 지워버렸다.  그가 무차별 공격으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간 행동은 분명 잘못되었지만 〈매드무비〉 덕분에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그의 상황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조디 피콜트의 소설 《19분 1,2권(2009.12.21. 이레)》은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던 실제 총기 사건을 소재로 다루었다.  《19분》에서는 주인공 피터가 총을 난사한 19분을 보여주는 것보다 그를 기억할 수 있는 17년의 세월을 보여준다. 




뉴험프셔 주의 스털링은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화가 깨지고 시끄러워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스털링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스털링 마을에는 폭풍우가 몰려온다.  범인은 17살 소년 피터 호튼으로 체육관 라커룸에서 체포된다.  라커룸에서 피터와 함께 발견된 조지는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조지의 남자친구 매슈는 사망한 채 발견된다.  피터는 왜 총을 들고 학교로 들어갔을까. 




피터는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첫날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피터에게는 유일한 친구 조지가 있을 뿐이다.  조지는 피터와 사이좋게 지낸다.  그와 친구여서 즐겁고 행복하다.  그러나 피터와 함께여서 조지 역시 친구가 없다.  피터는 운동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남학생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왕따를 당하지만, 조지가 있어서 외롭지 않다.  그런데 조지마저 피터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무리로 들어가 버리면서, 피터는 완전히 고립된다.




《19분》은 400페이지가 넘는 1권과 350페이지에 달하는 2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2007년 3월 6일 당시 상황은 잠깐 보여주는 것에 그친다.  대신 피터의 17년 전, 12년 전, 6년 전, 1년 전, 한 달 전의 시간을 보여준다.  그 시간 속에서 피터를 스털링 고등학교 여덟 명의 학생을 살해한 살인자가 아닌 관심 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평범한 소년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그의 죄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파악하도록 한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처럼 피터 호튼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만든다.




《19분》은 살인자 피터 호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피터와 더불어 그의 단짝 친구인 조이까지 그들이 겪는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학교에서도 그리고 가정에서도 이해를 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여준다.  피터의 변호를 맡은 조던은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 따돌림과 괴롭힘이 그를 살인자로 만든 원인이라고 말하려고 한다.  피터의 죄는 분명히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역시 희생자의 일부라고 말하려고 한다.  스털링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후 피터의 부모는 충격에 빠진다.  그들이 피터에게 어떤 실수를 했었는지 뒤돌아보면서 후회하고, 그들이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에 자책한다.  소설의 시작은 19분이란 짧은 시간동안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나열한다.  19분은 하루 24시간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고, 피터 호튼의 17년생에 비하면 극히 미약한 시간이다.  하지만 피터와 부모, 피터와 형 조이, 피터와 단짝 친구였던 조지, 피터와 그를 괴롭혔던 학생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던 것처럼 19분이란 짧은 시간은 남겨진 자들을 평생 무겁게 짓누르게 되리라.




조디 피콜트는 피터가 바라보는 세상과 피터의 부모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으로 소설 《19분》을 채웠다.  어느 한 사람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피터를 판단하지 못하도록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보여주면서 객관적인 판단을 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는 등장인물의 시선이 자주 바뀌는 탓에 집중력을 떨어뜨리게도 만든다.  작가는 전작 〈쌍둥이별〉에서처럼 《19분》에서도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그 결말은 누구에게 잘잘못을 물어야하는지 판단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소설이 실제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지만, 부디 현실에서는 이런 불행하고 슬픈 일은 일어나지 않기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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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In the Blue 2
백승선 / 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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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선과 변혜정의 여행책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작년 6월에 읽으면서 나는 크로아티아에 푹 빠져 살았다.  여행책의 매력은 읽는 동안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한없이 커지는데 있다.  엉덩이가 아무리 무거운 사람일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떠나고픈 마음이 요동을 친다.  그리고 설레고 들뜬 기분에 취해 현실에서는 떠날 수 없는 장소를 눈에 마음껏 담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책은 거기서 멈춰버린다.  타인의 눈과 마음으로 본 세상은 나도 가고프다는 마음만 풍선처럼 커질 뿐, 내 눈과 마음으로 본 세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와 반대로 백승선과 변혜정의 책은 내가 바로 그 장소에서 숨 쉬는 것만 같은 느낌에 빠져들게 만든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읽으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들의 또 다른 책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2010.1.15. 가치창조)》의 출간 소식을 접하고는 당장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초코렛과 와플로 유명한 벨기에는 어떤 매력을 감추고 있을까.  벨기에로의 여행으로 나는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다.




서유럽의 북해에 면해있는 벨기에는 런던과 파리, 암스테르담, 룩셈부르크와 인접해 있으며, ‘작은 파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파리를 별명으로 갖고 있으니 벨기에가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에서는 브뤼셀, 안트베르펜, 브뤼헤, 겐트, 네 도시를 소개한다.  도시마다 제각각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데, 그 특색을 잘 보여준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유명한 「브뤼셀」은 중세 도시에 온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도록 만드는 그랑 플라스가 먼저 반갑게 맞아준다.  1226년에 착공하여 4백년에 걸쳐 완성되었다는 성 미셀 대성당의 웅장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어진다.  자유를 상징하는 ‘손’의 도시 「안트베르펜」은 화가 루벤스가 살았던 작업실 겸 집이 있는 곳이다.  이곳 역시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의 시간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과거와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손의 조형물이 인상 깊은 안트베르펜은 1552년에 시작해 약 200년에 걸쳐 완성된 123m의 높이를 자랑하는 벨기에 최대의 성당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는 곳이다.  웅장하지만 섬세함을 자랑하는 성당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운하의 도시 「브뤼헤」는 13-15세기에 만들어진 높이 83m의 종탑이 인상 깊은 곳이다.  종탑에서 바라보는 브뤼헤의 모습은 그림 같다는 식상한 표현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꽃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겐트」는 5년마다 열리는 꽃 박람회가 유명하다고 한다.  두 시간이면 도시의 대부분을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도시지만,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벨기에는 달콤한 초콜릿 이야기가 담겨 있듯이, 골목길 구석구석에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벨기에로 가면 현대 시간을 망각해 버릴 것만 같다.  그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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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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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일 년 동안 읽었던 뱀파이어 소설은 내가 지금까지 상상해 왔던 뱀파이어 세계와는 달랐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과는 달라서 숨어살아야만 하는 고독하고 슬픈 뱀파이어도 아니고, 인간의 목숨을 노리면서 위협을 가하는 잔인하고 두려운 뱀파이어도 아니다.  조금 더 멋있고, 조금 더 사랑스럽고, 조금 더 인간적인 면을 갖고 있는 뱀파이어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뱀파이어 소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계속 빠져드는 것만 같다.  이번에 읽은 소설 《뱀파이어 아카데미(2010.1.25. 글담노블)》에서는 ‘모로이’와 ‘스트리고이’라는 새로운 종족을 등장시킨다.  모로이와 스트리고이는 뱀파이어로 「같은」 종족이다.  그러나 모로이는 살아있지만 스트리고이는 죽지 않고, 모로이는 언젠가 세상을 떠나지만 스트리고이는 불멸하며, 모로이는 태어나지만 스트리고이는 만들어진다(p76)는 차이점을 가진 너무나도 「다른」 종족이다.




스트리고이는 모로이의 목숨을 노린다.  그래서 모로이에게는 수호인이 있는데, 댐퍼인 로즈는 모로이인 리사의 수호인이다.  리사와 로즈는 결속관계로 맺어져 있다.  그래서 로즈는 리사의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리사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도 있다.  리사에게는 다른 모로이와 달리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바로 ‘치료’능력이다.  큰 상처를 입어 생존할 가망이 없는 사람이나 이미 숨이 끊어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축복받은 능력이다.  하지만 치료 능력을 쓰는 사람은 심신이 망가지는 나쁜 영향을 받게 된다.  로즈는 리사가 힘들어질까봐 언제나 전전긍긍한다.




성 블라디미르 아카데미에서 지내는 동안 리사에게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다.  누군가가 리사 방에 죽은 여우와 죽은 토끼를 가져다 놓는다.  이 사건은 리사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  위험을 느끼는 리사를 보호하기 위해 로즈는 수호인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 훈련에 매진한다.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리사와 로즈가 그들에게 닥친 위험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인간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 소설은 인간과 똑같이 나약하고 두려워하고 상처받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앞으로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가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질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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