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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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소문 들었어?

나 : 무슨 소문?

친구 : 오쿠다 히데오 말이야.

나 : 오쿠다 히데오가 왜?

친구 : 오쿠다 히데오가 글을 맛깔나게 잘 쓴다던데..

나 : 그래? 난 아직 오쿠다 히데오 작품은 읽지 않아서..

친구 : 그럼 한번 읽어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될 걸.




주위에서 여러 번 들은 이야기를 대화로 꾸며봤다.  워낙 많이 들었던 이야기라 지금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냥 청소년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든지 대학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처럼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도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일을 드디어 해치우게 되었다.  내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첫 번째로 고른 책은 《오 해피데이(2009.10.16. 재인)》다.




《오 해피데이》는 이웃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여섯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여섯 명의 삶은 감동적이거나 의미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소하고 사소한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인터넷 경매가 인생의 낙이 된 노리코, 아내가 떠난 집에서 자신의 성역을 만들어 가는 마사히루,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꿈꾸는 히로코, 근무하던 회사가 망한 후 집안일을 하게 된 유스케 등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엿듣는 느낌이다.  그러나 소설 속 등장인물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약간의 변화가 삶을 얼마나 의욕적으로 변화시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 해피데이》를 읽으면서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을 느꼈다.  이 작품은 폭소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한 번 보더라도 쉽게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잔잔하고 조용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하지만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앞에서 무장 해제되어 마지막에는 씩하고 웃을 수밖에 없게 된다.  분명 허구이지만 불확실하고 불안한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지루하고 심심한 삶이더라도 얼마든지 내가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까. 




매일이 즐거울 수는 없다.  단조로운 삶 속에서 해피한 일상은 내가 만들어 가야한다.  오늘 하루도 즐거우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의 대답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어떨까.  오 해피 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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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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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들은 충격적인 뉴스를 아직도 기억한다.  중, 고교생 5명 중 1명이 ‘우울증 위험군’ 또는 ‘자살 생각 위험군’에 속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2명 중 1명은 ‘우울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입시 위주의 공부 환경이 청소년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이 그들의 긍정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리라.  나 역시 겪은 과정이기에 그 시기에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짐작은 하지만 우울증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 숫자가 이렇게나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우울과 자살 사고의 심각성이 위험 수준에까지 다다른 것이다.  청소년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진 우리는 지금까지 한 일이 뭘까.  그들의 고민이 뭔지 들어보려고 한 적이 있는지,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본 적은 있는지,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여기 어린 소녀의 자살을 다룬 소설이 있다.  나는 자살은 다분히 충동적인 행동이라고 짐작한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기까지 누구도 이해 못할 고통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자살은 충동적이라고 추측했다.  정말 그럴까?




완득이의 저자 김려령의 신작 《우아한 거짓말(2009.11.20. 창비)》은 열네 살 소녀 천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천지는 조용했지만 살가운 동생이었다.  천지의 갑작스런 죽음 후 언니 만지는 동생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동안 모른 척했던 동생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화연은 천지를 희생시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천지의 외로움을 엄마와 언니는 알아주지 못했다.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은 화연과 가족이건만, 천지는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도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마음이 무너지는 걸 느낀다.




소설은 천지의 발자국을 찾아 헤매는 시선과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천지의 시선, 두 개의 다른 시선으로 사건은 전개된다.  두 개의 다른 시선은 천지의 상처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한다.  그런데 상처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느껴질 때 또 다시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졌다고 느낄 때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드디어 누구도 어쩌지 못할 만큼 깊숙이 베인 상처가 드러난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천지의 상처가 누구 한 사람으로부터 베인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 소녀가 느꼈을 절망감과 공허함이 얼마나 깊었을지 짐작 간다.




《우아한 거짓말》은 청소년의 자살과 우울증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그리고 따돌림, 왕따 문제도 포함된다.  이는 현재 교육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이기에 소설을 단순히 허구의 이야기로만 읽고 넘길 수 없다.  우리는 소통과 이해가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소통과 이해는 마음과 마음이 맞닿을 때에야 비로소 해결된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던가.  주위를 둘러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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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를 만들어 주세요
쿠루사 지음, 최성희 옮김 / 동쪽나라(=한민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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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에는 공원이 있었습니다.  공원에는 어른들이 쉴 수 있는 벤치도 있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크고 멋진 나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었는데, 시소와 그네, 미끄럼틀과 정글짐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었습니다.  나는 동생과 함께 그곳에 가서 동네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부터는 공원에 있는 놀이기구보다 더 예쁘고 멋진 놀이기구에서 놀게 되었답니다.  친구들도 더 많아서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놀이터에 가서 친구들과 놀거나 소꿉놀이를 하거나 고무줄뛰기를 하는 게 전부였을 만큼 놀이거리가 부족했습니다.  아니 부족했다는 의미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게임을 하는 지금의 놀이보다 더 친근하고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이 동화는 놀이터가 없는 달동네 어린이들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놀이터였습니다.  하지만 길이 나고 집이 들어서면서 나무와 꽃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놀 공간이 없어진 겁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별 반응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놀 공간인 놀이터를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형과 누나를 부르고, 엄마와 아빠를 부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놀이터 만드는 일에 관심을 보이고, 의견을 나누게 됩니다.  드디어 공터에 마을 사람들이 직접 놀이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힘을 합쳐 완성된 놀이터는 누구나 와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울타리가 세워져있지만 그 울타리는 누구나 넘을 수 있습니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항상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참 행복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요즘은 운동장이 없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놀이터나 운동장이 어떤 의미인지 어른들은 모르나 봅니다.  모두 어린 시절을 거쳤을 텐데 왜 모를까요.  아이들의 놀이터를 지켜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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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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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분야 서적 중에서도 심리학책을 읽을 때는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책 속에서 숨겨진 나의 마음이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 그렇다.  더 집중해서 읽게 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씩 잊어버리게 되는데, 내가 끊임없이 심리학책을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잊어버리는 속도와 기억하는 속도를 맞추려는 것이다.  이 작업을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잊어버리는 것보다 기억하는 게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이 책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2008.2.18.갤리온)》는 지금까지 심리학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횟수보다 훨씬 많이 놀라고 당황하면서 읽었다.  첫 장부터 ‘뭐야, 이건 바로 내 이야기잖아!’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몰입해서 읽었다.  오래 전에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두고 이제야 펼친 게 후회되었고, 한 번 읽고 덮어둘 책이 아니라 가까이 두고 꾸준히 읽어야 할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나의 30대는 직장 선배에게 계란 한 판을 받으면서 - 약간은 유쾌하게 - 시작되었다.  10대, 20대에 상상했던 30대는 끔찍할 것만 같았는데 30살이 되어보니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스무 살까지 연필로 그어두었던 줄을 서른 살까지 연장한 것에 불과했다.  매일 변함없는 일상에 놓여 있는 ‘나’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른 살이 되고 한 살씩 먹어가면서 이십 대의 ‘나’와 다른 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정체모를 불안감이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의 저자는 서른이란 나이를 특별한 이름이 없는 무명의 나이라 칭한다.  인간의 발달을 설명할 때 인생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를 중심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30대에 대한 언급은 없기 때문이다.  ‘21~40세까지의 초기 성인기’와 ‘40대의 중년기’ 사이에 끼어있는 30대는 인생의 한 전환기로서 미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의 시기이며 홀로 서야 하는 실질적인 독립의 시기이고 꿈에서 현실로 내려오는 좌절의 시기이기에 고되다고 말한다.  이 책은 혼란스럽고 힘들어서 방황하게 되는 시기인 서른 살을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일과 인간관계, 사랑과 결혼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감정 변화는 서른 살이기에 겪는 것이라고 이해하게 되어 마음이 편해진다.  또한 마음먹은 만큼 성공할 수 있고 더 뜨겁고 간절하게 사랑할 수 있으며 마음껏 행복할 수 있게 되리란 믿음을 갖게 된다.




저자는 “당신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거침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바로 지금이 망설이고 의심하는 물음표를 버리고 자신을 믿는 느낌표로 바꿔야 할 때라고 응원한다.  선택과 독립 그리고 현실적인 꿈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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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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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즈음으로 기억한다.  신문에서 「남한산성 행궁, 10년 만에 복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것이 말이다.  그 기사는 ‘굴곡진 역사의 현장인 남한산성 행궁 복원사업이 10년 만에 끝났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였다.  굴곡진 역사란 들여다볼 것도 없이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 안에서 청나라와 대치하던 중 스스로 성문을 열고 나아가 삼전도에서 머리를 숙였던 치욕의 순간을 가리키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 기사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세기 말 일제가 남한산성을 불 지른 후 오랫동안 잿더미로 방치되어 왔다는 것이었다.  굴곡진 역사의 현장이라는 단어가 새삼 가슴에 와 콕 박혀 쓰라려왔다.  나는 이런 상황에 부딪치면 항상 내 무지함이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리더라.  가까운 시간에 남한산성을 한 번 둘러보러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신문을 덮었는데, 이번에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2007.4.14. 학고재)》으로 그곳에 미리 가볼 수 있게 되었다.  400년 가까운 세월을 가볍게 넘어, 나는 1636년 병자년 겨울 남한산성 서장대 위에 올라갔다.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었다.




소설 《남한산성》은 1636년 12월 14일부터 1637년 1월 30일까지 47일 동안 남한산성 안에서 삶과 죽음의 길을 놓고 말과 말이 싸우고 다투었던 고통스런 기록을 담았다.  소설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결같다.  격정적이거나 불안한 기색은 없다.  오히려 차분하고 조용하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고립의 마지막이 어떤 모양새가 될지를 예감하는 데서부터 오는 무력함이 이유임을 느낄 수 있었기에 소설을 읽는 내내 갑갑했다.  글 읽는 자들이 성 안에 갇혀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싸우기를 주장하는 쪽과 화해를 주장하는 쪽 간의 불필요한 다툼뿐이었다는 건 소설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한심한 행태가 아님을 알기에 안타까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올라오는 울음을 속으로 삼키고, 쏟아내고 싶은 말을 속으로 삼키면서, 견디고 버티는 것밖에 다른 방법은 정녕 없었던 것인지.  급기야 최명길이 역적이 되길 각오하고 칸에게 보낼 국서를 쓸 때, 나는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 때,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성에 갇힌 후 제일 먼저 말들이 죽어 나갔다.  질기게 숨 쉬면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천천히 죽어가는 말들을 보면서 임금을 모시고 성 안으로 들어온 자들의 운명도 조금씩 사그라지는 것만 같았다.  성 안에는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하는 길을 놓고 고뇌하는 자와 마음 속 깊은 곳에 진심은 숨겨둔 채 앞뒤를 재고 망설이는 자가 함께 있었으니 그들의 비극은 시작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 싶다.  임금이 성을 떠나야 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배고픈 백성들의 처지와 성 안에서 살 방법을 찾아야만 살아서도 사는 게 되는 임금, 글 읽는 자들의 처지가 너무나도 달라서 가엽고 불쌍했다.  슬프고 쓸쓸한 역사의 중심, 남한산성에 임금이 있었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병자호란이 일어났던 1636년 겨울이고, 공간적 배경은 남한산성이다.  청군이 압록강을 건너 우리나라를 침범하여 무고한 백성을 죽이고 노략질을 일삼았지만, 소설은 임금이 있는 고립된 성만을 보여주기에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지도 않고 적의 공격을 받아 수세에 몰리는 긴박한 순간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47일 간의 지리멸렬하고 지겨웠던 견딤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의 역사는 견디고, 견디고 또 견디면서 이어 내려온 것일까.  외롭고 고단했던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었다. 




나는 김훈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다.  그 유명한 김훈 작가의 책이 처음이라니, 놀랄 분도 계실게다.  어째서 이제야 처음이냐에 대한 대답은 여기서 하지 않겠다.  다만 처음 느낌이 괜찮았다는 정도에서 멈추련다.  남한산성에서 지치고 피곤했을 임금이 떠오르고, 성 안에서 굶어간 백성들의 생활고가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무겁고 몸이 천근만근이다.  40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가볍게 올라갔던 남한산성의 서장대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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