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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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들은 충격적인 뉴스를 아직도 기억한다.  중, 고교생 5명 중 1명이 ‘우울증 위험군’ 또는 ‘자살 생각 위험군’에 속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2명 중 1명은 ‘우울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입시 위주의 공부 환경이 청소년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이 그들의 긍정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리라.  나 역시 겪은 과정이기에 그 시기에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짐작은 하지만 우울증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 숫자가 이렇게나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우울과 자살 사고의 심각성이 위험 수준에까지 다다른 것이다.  청소년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진 우리는 지금까지 한 일이 뭘까.  그들의 고민이 뭔지 들어보려고 한 적이 있는지,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본 적은 있는지,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여기 어린 소녀의 자살을 다룬 소설이 있다.  나는 자살은 다분히 충동적인 행동이라고 짐작한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기까지 누구도 이해 못할 고통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자살은 충동적이라고 추측했다.  정말 그럴까?




완득이의 저자 김려령의 신작 《우아한 거짓말(2009.11.20. 창비)》은 열네 살 소녀 천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천지는 조용했지만 살가운 동생이었다.  천지의 갑작스런 죽음 후 언니 만지는 동생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동안 모른 척했던 동생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화연은 천지를 희생시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천지의 외로움을 엄마와 언니는 알아주지 못했다.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은 화연과 가족이건만, 천지는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도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마음이 무너지는 걸 느낀다.




소설은 천지의 발자국을 찾아 헤매는 시선과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천지의 시선, 두 개의 다른 시선으로 사건은 전개된다.  두 개의 다른 시선은 천지의 상처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한다.  그런데 상처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느껴질 때 또 다시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졌다고 느낄 때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드디어 누구도 어쩌지 못할 만큼 깊숙이 베인 상처가 드러난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천지의 상처가 누구 한 사람으로부터 베인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 소녀가 느꼈을 절망감과 공허함이 얼마나 깊었을지 짐작 간다.




《우아한 거짓말》은 청소년의 자살과 우울증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그리고 따돌림, 왕따 문제도 포함된다.  이는 현재 교육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이기에 소설을 단순히 허구의 이야기로만 읽고 넘길 수 없다.  우리는 소통과 이해가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소통과 이해는 마음과 마음이 맞닿을 때에야 비로소 해결된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던가.  주위를 둘러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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