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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 쾰른음대 교수들이 엄선한
빈프리트 뵈니히 & 아테네 크로이치거헤르 엮음. 홍은정 옮김 / 경당 / 2010년 3월
평점 :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2010.3.5. 경당)》은 101개의 질문을 통해서 클래식 음악이라는 방대한 주제로의 접근을 시도한 책입니다. 101개의 질문은 우선 음악의 요소, 음역, 모티브, 표준음, 장조와 단조 등 「음악의 기초」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레고리오 성가, 고古음악, 신新음악, 빈 학파 등 「음악사」를 살펴본 후, 컨서버토리와 비르투오소, 직업병 등 「음악가」에 관한 구체적인 궁금증도 짚어봅니다. 그리고 지휘자, 악장, 교향악과 실내악의 차이, 오페라의 탄생 배경 등 클래식 음악의 본질을 탐구해 나갑니다.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은 ‘모차르트의 시체는 정말 구덩이 묘에 버려졌나요?’, ‘왜 바흐의 아들들은 모두 음악가가 되었나요?’, ‘어떻게 베토벤은 청력을 잃은 후에도 계속 작곡을 할 수 있었나요?’, ‘남성 악기, 여성 악기가 따로 존재하나요?’ 등 음악의 본질과는 연관성 없는, 단순한 호기심을 잠재워줄 만한 질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질문은 클래식 음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많은 질문들 사이에서 지루함을 덜어주고 머리를 식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리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시종일관 진지하기만 하면 분명 재미없고 쉽게 지칠 테니까요. 이 책은 질문과 그에 관한 대답으로 이루어진 101개의 목록으로 클래식 음악이라는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영역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냅니다. 양파 껍질 벗기듯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인류와 공존하며 살아 온 음악이라는 영역에 대한 총체적이고도 포괄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음악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요.
저는 그동안 오페라는 참 지루한 예술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후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여러 차례 종말이 예견되었지만 400년이 넘도록 여전히 매력적인 예술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오페라에는 분명 무언가 사람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페라 극장에서 제일 비싼 좌석인 1층 앞좌석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오페라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고대부터 중세, 근대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인간사에서 언제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맨 처음 종교의식에서만 연주되던 음악이 지금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주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음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이 책은 클래식 음악, 즉 고전음악은 어렵다는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졸리고 지루했던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었을 때와 관련 지식을 갖추고 들었을 때는 분명 차이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