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책을 미치도록 좋아합니다.  책만 보면 헤벌쭉 입이 찢어지지요.  이런 나는 누군가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 또한 재미난 놀이로 여깁니다.  내가 읽은 책, 내가 갖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한없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동질감을 느껴서입니다.  반대로 내가 읽고 싶은 책, 사려고 카트에 담아둔 책을 발견할 때면 ‘나도 어서 사야지’라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집니다.  살짝 질투심이 생겨서이지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끈한 차 한 잔 앞에 두고서 책 이야기를 할 때면 신나서 떠들어댑니다.  책은 나의 모든 것이라고 할 만큼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주변 지인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유명인의 서재를 보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책의 ‘지식인의 서재’ 코너를 즐겨 봅니다.  영화감독 박찬욱 부터 시작해서 영화배우 정진영 까지 총 34명의 서재를 소개한 이 코너에서 물리학자 정재승, 소설가 박범신, 의사 박경철, 소설가 조정래, 경제학자 장하준 등 좋아하는 분들의 서재를 엿볼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라는 부제를 단 책 《지식인의 서재(2011.5.18. 행성:B잎새)》에서는 법학자 조국을 비롯해서 북 디자이너 정병규, 변호사 박원순 등 또 다른 궁금했던 분들의 서재를 소개한다고 합니다.  읽지 않을 수가 없겠죠.




《지식인의 서재》는 15명의 지식인이 등장합니다.  그들에게 서재의 의미와 책의 의미는 무엇이고, 나아가 독서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추천하는 책이 소개됩니다.  조국은 서재를 성(城)이라 하고, 박원순은 전쟁터라 하고, 진옥섭은 고물상이라 합니다.  이효재는 서재를 만화방이라 하고, 배병우는 나눔의 공간이라 하고, 이주헌은 놀이터라 합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느낌이 제각각이듯 서재의 의미 역시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이력과도 닮아있는 서재이기에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재와 책에서 이어지는 독서에 대한 메시지는 지식인을 닮고 싶은 청춘들에게 약이 되는 말입니다.  나에게도 역시 그랬습니다.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내게 가장 절실한 것은 다름 아닌 『서재』입니다.  좁은 내 방은 세 개의 책꽂이로 꽉 차버려서 세 칸짜리 낮은 책꽂이를 두 개 구입해서 거실로의 이동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둘 곳이 없어진 책은 여러 개의 박스에 담겨 빛이 들지 않는 창고로 들어갔습니다.  나는 우선 어디에 둬야할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서재를 갖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 뒤 서재와 책, 독서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도 늦지 않으리라 봅니다.  내게 있어서 이미 책과 독서는 간절하고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오랜만에 과제를 받았습니다.  바로 《지식인의 서재》가 준 과제입니다.  15명의 지식인이 추천한 도서 중에서 내가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시간을 걸리겠지만 조금씩 읽다보면 과제물을 완성할 수 있겠지요.  읽을 책이 많아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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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5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쁜처키 2011-06-10 13:30   좋아요 0 | URL
우왓~!! 언니 감솨~!! (^^)
 
숀리 다이어트 - 8주간의 슈퍼감량
숀리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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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책장 정리를 하다가 다이어트(운동) 관련 책이 여러 권 있는 걸 발견했다.  건강한 몸에 대한 관심이 나에게도 많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들춰보니 헬스클럽에서나 할 수 있는 기구 운동이나 아령을 이용한 근력운동을 소개하는 내용이 많았다.  요가 동작을 응용한 스트레칭을 다룬 책도 있었다.




우리는 현재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수명 연장 시대에 살고 있다.  수명이 과거에 비해 길어진 만큼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관심이 모여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부와 인격의 상징이었던 뱃살이 게으름의 상징으로 변하게 되었으리라.  따라서 자연스럽게 비만을 없애기 위한 운동법 - 즉,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운동법 - 이 조명 받게 되었다.  그런데 유산소운동은 학교운동장 뛰기, 자전거 타기, 수영하기 등 헬스클럽을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근력운동은 집에서 홀로 하기는 무리가 있다.  가령 아령을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내 몸에 근육양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인지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작년 7월 말 출근할 때 갑작스럽게 일어난 접촉사고로 지금까지도 허리와 목, 어깨가 불편하다.  지인 중 한 분도 나의 사고 후 나보다 더 큰 접촉사고를 당했는데도 처음 일주일 동안만 목과 어깨가 불편했을 뿐 이후 어떤 통증도 없다고 했다.  나와 지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평소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그 여부였다.  이는 몸에 충격이 왔을 때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근육양이 얼마 만큼인가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즉, 내 몸은 아직도 근육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렇게 결론을 짓고 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헬스클럽에 등록해서 운동을 시작한지 6개월이 되었다.  운동을 하기 전보다 훨씬 많이 좋아졌지만 문제는 겨울철 실내 운동이 좋았었는데 슬슬 날씨가 더워지니 헬스클럽 안에서의 운동이 답답해져 오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몸은 운동에 배고프지만 헬스클럽에서의 운동이 실증이 난 상태다.  헬스클럽이 아닌 곳에서는 근력운동을 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타 트레이너 숀리는 ‘비만 잡는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숀리의 운동처방을 텔레비전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터라 「8주간의 슈퍼감량」이란 부제가 붙은 그의 책 《숀리 다이어트(2011.5.15. 삼성출판사)》에 관심이 갔다.  두 번 다시 펼쳐보지 않는 책도 여러 권 있어서 약간 망설였지만 한 번 속는 셈 치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지금 코앞에 닥친 내 고민을 숀리가 단번에 해결해 주었다.




몸짱 트레이너 숀리의 멸치남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숀리 다이어트》는 그동안 기적 같은 감량을 성공시킨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았던 운동 방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동작을 소개하면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 결합된 운동법을 공개한다.  이 자기 체중을 이용해서 지방을 태우는 형태의 이 운동법은 특별한 장소, 기구가 필요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안방 헬스’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에 세 번 근력운동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운동법과 다름이 없지만 하루 15분으로 충분하다는 그의 운동법은 놀라울 따름이다.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을뿐더러 비만까지도 잡을 수 있는 일석삼조 운동법이다. 




《숀리 다이어트》는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운동법보다도 실천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다.  그러나 숀리가 보여주는 동작들은 생소하니 정확하게 따라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올 여름에는 헬스클럽이 아니라 집에서 땀을 흘려 볼까.  숀리와 함께 하는 운동,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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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 개정판
이황 지음, 이장우.전일주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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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권의 책으로 퇴계 이황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성리학을 활짝 꽃피웠던 조선 중기의 학자 이황은 어린 나이에 즉위한 선조를 위해 성리학의 개요를 그림과 함께 설명한 책 『성학십도』를 저술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황의 뜻은 학문과 교육에 있어 관직에 나가기를 싫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서 아는 부분은 단지 여기까지 뿐, 이와 기가 등장하는 철학적 의미는 깊이 들어갈수록 어렵기만 하다.




맏아들 준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엮은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2011.4.25. 연암서가)》는 그동안 학자로만 알려져 있던 퇴계 이황 선생의 다른 면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다소 무거운 이미지로만 알려져 있는 이황 선생이 아들에게는 어떤 어버이였을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리는 흔히 조선시대 선비는 집 안 일에 무관심하였다고 알고 있다.  극단적인 예로 집안에 쌀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책 읽기에만 매진하는, 즉 현실과는 동떨어진 무능한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학자 중에서도 최고의 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 또한 집안 대소사 보다는 학문 수양과 제자 교육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으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들에게 쓴 편지도 이러한 내용으로만 채워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런데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에서 드러난 퇴계 선생은 우리가 상상했던 인물상과는 전혀 달랐다.  공부법에서부터 재산관리, 인간관계 기술 등 소소한 부분까지, 부모가 자식을 교육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가르쳤던 것이다.  즉, 안부를 묻는 단순한 편지가 아닌 최고의 인생 지침서다.




저자는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해설’에서 우리가 퇴계 선생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바로 잡는다.  ‘벼슬살이’에 대한 생각과 ‘소실’에 대한 생각이 그것이다.  퇴계 선생을 평가할 때 현대의 관점이 아닌 조선시대의 관점으로 봐야할 것이란 말이다.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는 퇴계 이황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면을 지니고 있지만, 퇴계 선생에게 이런 꼼꼼한 면이 있었다는 사실은 약간 놀랍다.  여러 방면으로 관심도 많고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 역시 뛰어난 학자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퇴계 선생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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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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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2011.3.25. 갤리온)》는 고액 연봉이 보장된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버리고 자신의 경제학 이론과 지식을 시험해 보고자 세계 속으로 들어간 코너 우드먼의 색다른 이력에 호기심이 동해 읽게 된 책이다.  저자는 컴퓨터 앞에서의 비즈니스에 회의를 느껴서 세상 밖 진짜 시장, 즉 전통 시장에서의 진짜 거래를 선택하였다고 한다.  전통 시장과 기업 시장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가 전통 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실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한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었다고도 이야기한다. 




‘전통 시장에서 살아남기’를 이 책의 부제로 정하면 안성맞춤일 것 같다.  모로코를 시작으로 수단을 거쳐 잠비아,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인도, 키르기스스탄, 중국, 타이완, 일본, 멕시코, 브라질을 경유해서 영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은 어느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싸게 사서 비싼 값에 되판다는 공식을 지켜서 시장에서 거래할 계획을 세운다.  또한 싼 값으로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서 생산지에서 구입하여 물건의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해서 팔겠다는 계획도 세운다.  그러나 시장 바닥에서 닳고 닳은 상인들의 상술에 속아 손해를 본 적도 있고, 지역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해 혹은 예상하지 못했던 시장의 변화로 인해 돈과 시간을 손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여행이 계속되면서 책에서 익힌 협상의 기술이 아닌 몸으로 체득된 협상의 기술로 높은 수익을 올리기에 이른다. 




카펫, 낙타, 커피, 와인, 목재 등 그가 사고 판 물건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는 6개월 동안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서 책상 앞에서 상행위를 했던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도전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만났고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경제가 거대 기업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상거래는 살아 있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교양으로 경제학을 배웠었다.  처음 경제학원론을 배우면서 느꼈던 점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렵다’였다.  거시 경제학과 미시 경제학을 배우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예전에 배웠던 경제학이론을 써 먹을 일이 없었다.  말 그대로 안녕.  하지만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로 듣는 경제 프로그램에서도 어려운 말은 계속된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경제는 어려운 분야라고 느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 논리는 정말 단순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논리는 우리의 전통시장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는 지금껏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던 분야의 단단한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책이다.  경제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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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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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을 떠올리면 그의 작은 눈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간혹 그가 자신의 작은 눈을 웃음 소재로 삼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작은 눈과는 반대로 마음만은 대인배일 것이라 상상한다. 그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하면서 재치 넘치는 입담, 마음을 훔치는 입담을 자랑하였고 방송가 밖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그러던 그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사회를 맡은 후 방송인의 정치적 색깔론이 문제시되었고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장기간 진행해오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다. 그 후 그의 동향이 어떠했는지, 근황은 어떠한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책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2011.4.21. 위즈덤경향)》로 방송인 김제동이 아닌, 인간 김제동과 마주하게 되었다.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는 2010년 2월에서 2011년 3월까지 경향신문에서 ‘김제동의 똑똑똑’이란 제목으로 진행해오던 인터뷰 내용을 담은 책이다. 김제동 자신이 인터뷰어가 되었고 이외수, 정재승을 비롯하여 홍명보, 안희정, 조정래, 최일구, 문용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25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한다. 김제동은 ‘오랜 친구와 나누는 대화처럼 편안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현재 사회의 이슈를 허심탄회하게 고민해 보는 똑똑한 인터뷰가 되길 바랐다(p5)’고 밝히는데, 그의 인터뷰는 유머와 직설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된 듯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책이다.


책은 장발과 수염의 대명사, 이외수 선생님과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현재를 꼬집으며 ‘세상엔 의외로 행간을 못 읽는 사람이 많아요.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자기와 상반된 의견은 무시하고. (...) 연예인이건 작가건 정부의 정책이나 시대에 대해서 한 마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p14)’라고 말한다. 과학자이면서 소설 「눈 먼 시계공」을 쓴 정재승 교수님은 ‘20세기엔 남보다 1.2배 똑똑하면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어요. 이젠 시대가 달라졌죠. 더 똑똑한 것 대신 다른 사람 100명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해야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경쟁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에요. 경쟁을 붙이는 방법으로 20세기가 굴러왔다면 지금 펼쳐진 문제들은 그런 경쟁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p78)’라며 현 교육 정책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책 속에는 전 kbs 사장, 시인, 제주 해녀, 산악인, 변호사, 영화감독, 배우, 정치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터뷰이들이 제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조정래 선생님의 인터뷰는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25명과의 인터뷰는 ‘너’와 ‘나’로 나뉜 세상을 ‘우리’로 한데 묶기 위한 시도였다. 그리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 책이 매개체가 되어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사회가 변화를 시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가수 윤도현의 추천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친다.


제동아, 한때 주변에서 우리 걱정들을 많이 하셨잖아. 그때 내가 했던 말 기억나니? 록은 항상 길 위에 있을 때 행복하다고. 사실 우리 괜찮았잖아. 오히려 그전보다 자유롭게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며 살 수 있어 좋았잖아. 나는 네가 늘 자랑스럽고 대견해. 우리는 ‘정치적인 연예인’이 아니라 사회에 무심하지 않은 연예인일 뿐이잖아. 우리 이렇게 단단해지면서 소신과 철학을 잃지 말고 살아가자. 네가 인터뷰한 분들의 생각을 접하면서 나는 더 확신을 얻게 되었어. 우리가 받은 사랑과 위로만큼 앞으로도 세상을 더 어루만지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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