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트리스
앨런 글린 지음, 이은선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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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 한 알을 복용해서 똑똑해질 수 있다면 이 약을 삼킬지 말지 망설일 사람이 전 세계에서 도대체 몇 명이나 될까!! 설사 똑똑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설마 알약 한 알을 꿀꺽 삼켰다고 해서 내게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 말이다!! 천재가 될 수 있다는데, 천재가 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이 가능해진다는 의미인데 약에 대한 부연 설명을 귀담아 들을 이 누가 있을까!!


세상에!! 여기 정말, 진짜 그런 약이 있다. 명칭은 MDT-48. 이 약은 인간의 뇌에 내재돼 있는 부분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리미트리스(2011.6.10. 스크린셀러)》의 주인공 에디 스피놀라는 과거 약에 중독되었을 때가 떠올라 선뜻 약으로 손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약을 입에 넣고 삼키고 만다.


한 개의 약을 삼킨 것뿐이었는데 에디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집안 정리와 청소를 하는 등 평소의 에디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석 달 동안 고민 해 오던 일을 한 시간 만에 해내는 신통력을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하룻밤 사이 이탈리아어를 완벽하게 배워 읽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에디는 처음 하루에 한 알을 먹다가, 두 알, 세 알 씩 먹는 중독자가 되어 버린다. 시간이 흐르면서 약의 부정적 효과를 실감하기 시작했고 에디는 다른 중독자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똑똑해지는 약의 무서운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에디는 ‘뇌의 기능을 100%로 끌어올려주는 약 MDT-48’을 먹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주목받는 사람으로 변신한다. 모든 사람들이 에디가 하는 말에 집중하고, 에디가 어떤 말을 하는지 주목한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 좋은 느낌, 이런 느낌은 세상사람 누구나가 원하는 소원이 아닐까. 하룻밤 사이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실력을 쌓을 수 있고, 그 어렵다는 주식시장에서도 느낌만으로 수익을 얻어 승승장구 할 수 있다면, 누군들 이 약에 욕심내지 않을 수 있을까 말이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지는 게 인간 본연의 마음이라고 한다. 더 똑똑해지고 싶은 욕망에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잡히는 건 어리석어 보일지 몰라도,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소설이 이정도로 재미있다면 영화는 분명히 더 흥미로우리라 생각된다. 영호로도 보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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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지도 지리 이야기
디딤 지음, 서영철 그림 / 삼양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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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의 방대한 깊이와 마주칠 때면 놀랍다는 생각보다는 나의 무지함은 끝이 없다는 생각에 기운이 빠진다.  관심 있는 분야는 평소 눈여겨보기 때문에 친숙하게 느껴지는 게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낯선 분야에서는 무엇부터 읽어야할지 또한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겠거니와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줄곧 긴장하고 집중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내게 지도는 세계 일주를 꿈꾸게 만드는 도구다.  실제 세계 일주를 떠날 수는 없지만 벽에 붙여놓은 지도를 보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를 손으로 짚어보면서 내가 가고 싶은 루트를 떠올려본다.  하지만 지도에 대한 관심은 딱 거기에서 멈출 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지도 지리 이야기(고대부터 현대까지, 알래스카부터 아프리카까지) (2011.5.25. 삼양미디어)》를 읽으면서 지도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에 입이 쩍 벌어졌다.  세계 지도의 탄생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지도 속에 감추어져 있는 무한한 정보를 알뜰하게 챙겨 하나하나 알려준다.  대동여지도 이전에 만들어졌던 고지도의 실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와 관련되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바로잡는다.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도가 얼마나 많이 존재하고, 지도에는 인간의 정서와 정치적 이념 등이 담길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또한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와 남극, 북극으로 나누어 각 대륙에 얽힌 미스터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 앞에 꼭 붙는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이라는 문구 때문에 상식 시리즈로도 불리는 이 책은 세계지도와 지리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그런데 표면적으로만 지도와 지리 이야기 일뿐 책을 읽다보면 역사책을 읽는 기분이다.  지루한 줄 모르고 쭉쭉 읽힌다.  누구나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정보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생김새도 제각각인 다양한 지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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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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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 《내 이름은 망고(2011.5.31. 창비)》는 술병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딸에게 자신의 일을 대신해 달라고 부탁하는 철부지 엄마와 단 둘이 낯선 캄보디아에서 살아가는 열일곱 살 소녀 수아가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여행사에서 가이드로 일하는 엄마는 그날 밤도 어김없이 술에 취해 들어오고 다음 날 아침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온 여행객들을 마중하러 공항으로 가야하지만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일 년 전 이혼 후 우울증까지 앓게 되면서 더욱 무책임해 진 엄마의 행태가 못마땅한 수아는 현실이 짜증스럽기만 합니다. 엄마는 한국에서 빚 독촉이 심해져 수아를 데리고 캄보디아로 왔는데요. 자식교육을 고려했다면 미국이나 호주 같은 데로 가야지 왜 하필 숨쉬기도 힘들게 더운 나라, 캄보디아로 왔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살도록 내버려두는 아빠도 원망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엄마는 엉망진창인 현실에서 열일곱 살 딸만 남겨둔 채 도망쳐버립니다. 자신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끼고 아껴서 모아 둔 오백 달러를 들고서 말입니다.


얼떨결에 시작한 가이드는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현재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현지 가이드인 쿤라까지 맹장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 앙숙으로 지내는 쿤라의 딸 쩜빠와 함께 일하게 됩니다. 사사건건 부딪치기만 하는 쩜빠와 어떻게 함께 일할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열일곱 살은 꿈꾸는 나이입니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이지요. 하지만 수아는 다릅니다. 마흔다섯 철부지 엄마의 정신적 보호자 노릇에 학비 걱정, 집세 걱정까지 떠맡은 수아의 현실은 꿈만 꾸기에는 힘겹습니다. 그런데 뒤죽박죽이었던 현실이 어느 순간 제자리를 찾습니다. 이해할 수 없던 엄마의 행동도 모두 이해하게 됩니다.


청소년문학을 좋아합니다. 불평불만 가득한 청소년 시기를 극복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에는 감동과 눈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시절 어떠했는지 뒤돌아보기도 하고 지금은 어떠해야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모든 청소년들에게 힘내라고 소리 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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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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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삶이 퍽 행복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따뜻하고 인자하신 부모님과 귀엽고 듬직한 동생이 곁에 있어 행복하고,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고 계속 더 좋아만 지는 책으로 둘러싸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맞는 몇몇 지인들과의 만남도 즐겁고 회사 생활도 만족스럽다. 크고 비싼 차를 타지도 않고 명품 옷을 걸치지도 않지만, 이 정도면 행복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가끔 책 혹은 텔레비전을 통해 타인의 삶을 훔쳐볼 기회가 있다. 나는 누리지 못한 시간과 경험을 하면서 세계를 누비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타인을 볼 때면 내 삶은 그에 비해 평범하다 못해 초라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의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어깨에 짊어진 듯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타인을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에 저절로 쯧쯧 혀를 차게 된다. 평범한 일상이 지겹게 느껴질 때도 있고 반대로 가장 평범한 게 최고의 행복이라고 느낄 때도 있듯이, 타인의 삶을 통해 내 삶의 가치가 하늘 높이 치솟을 때도 있고 지하로 하염없이 떨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잔잔한 일상에 큰 불평불만은 없다.


《두근두근 내 인생(2011.6.20. 창비)》은 가끔은 지겹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나의 평범한 일상을 부러워할, 열일곱 살 사내아이 한아름이 주인공이다. 세 살 부터 아프기 시작한 아름이의 병명은 희귀병인 조로증. 이 소설은 응애 울음을 터트리며 첫 숨을 내쉬기 시작하면서 엄마 젖을 빨고 두 발로 걷고, 엄마에 이어 아빠까지 말문을 트고 똥오줌을 가릴 수 있게 되고 유치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게 되는 등 누구에게나 허락된 그 평범함을 누리지 못한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평범함을 누리지 못하는 대신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열일곱 살에 특별한 아이의 부모가 된 어느 젊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근두근’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몹시 놀라거나 불안하여 자꾸 가슴이 뛰는 모양’이라고 적혀있다. ‘두근두근’은 병 때문에 유독 약해진 아름이의 심장 뛰는 모양새를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경험하는 첫사랑으로 설레는 시간을 보낸 아름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겠다. 아름이가 그토록 원하던 평범함은 바로 이 단어 ‘두근두근’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김애란 소설가의 작품은 최근 읽은 단편이 전부이고 그 작품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그의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도 며칠을 계속 읽어야 하나 읽지 말아야 하나를 두고 고민했더랬다. 프롤로그에서 밝히는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p7)’라는 문장도 이상하게 마뜩잖았다. 선뜻 읽고 싶다는 호기심이 동하지 않았던 게 이유라면 이유랄까. 하지만 《두근두근 내 인생》의 주인공을 알고 이야기의 결말을 아는 지금 나는 처음 이 책을 두고 망설였던 마음은 모조리 잊었다. 김애란 소설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할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김애란 소설가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몸을 가볍게 만든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두근거리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기에 지금 내가 보내는 이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두근두근’ 그 자체이길, 조심스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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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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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나와 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어갑니다.  십대, 이십대 때에는 그렇게 부럽던 것들도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습니다.  일예로 부와 명예 혹은 아름다움 등은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욕심 부리고 싶은 게 단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 능력인데요.  다른 욕심은 줄어드는 반면 글쓰기에 한해서는 욕심이 커져만 갑니다.  욕심을 부리면 부릴수록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면 언제까지나 욕심 내 볼 용의도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 바람은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쓸 때마다 절감합니다.  가끔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때 막막합니다.  컴퓨터 모니터에 한글을 띄워놓고 커서만 깜박거리는 모양새를 보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그럴 때면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의 내용을 되짚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절실함은 더 깊어져만 갑니다.




네이버에서 제가 자주 들락거리는 블로그가 몇 군데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란 부제가 달린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2011.5.20. 청림출판)》는 제가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 중 ‘글 쓰는 도넛’을 운영 중인 스윗도넛 님의 책입니다.  평소 스윗도넛 님의 글쓰기 팁을 유심히 보아왔던 터라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는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글을 쓰는 방법을 단계별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르쳐줍니다.  글을 쓸 때 첫 문장이 쉽게 써지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써지곤 하는데요.  이 책은 우선 두려움 없이 첫 문장을 써 낼 수 있는 방법부터 알려줍니다.  그리고 탄탄하고 정교한 글쓰기를 위해서 꼭 익혀야하는 방법들도 알려줍니다.  개요 짜기와 요약하기, 고쳐 쓰기 등이 그것입니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읽으면서 연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1단계부터 12단계까지 한 단계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 레시피는 내 것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글쓰기를 알려주는 책이란 게 또 다른 장점입니다.  지금까지 ‘글쓰기’를 알려주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보다 더 쉽고 재미있는 책은 없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처음이 어렵지 시간이 지나면 노하우가 쌓여서 나중에는 쉽게 해 낼 수 있게 되는 게 정상입니다.  이런 논리로 볼 때 글쓰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쉽게 써져야 하는 게 맞지요.  그런데 글쓰기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이상하지요.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전을 받았으니 이제는 안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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