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 명문가 고택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3
이용재.이화영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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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다가 혼자 키득 키득 웃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슬며시 입 꼬리가 올라가면서 미소 짓는 잔잔한 웃음이 아니라 그야말로 유쾌하고도 통쾌해서 가슴 속에서부터 웃게 되는 경우 말입니다.  아주 간혹 있는 일인데요.  웃음의 이유는 재미있는 이야기 때문이거나 어이없는 기발한 이야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여기 참으로 이상한 방식으로 웃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용재식 글쓰기’라고 말하면 아실런지요.  올 2월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1 - 이색박물관 편>으로 처음 접했던 ‘이용재식 글쓰기’는 마치 판소리에서 흥을 돋우며 장단에 맞춰 얼씨구! 를 외칠 때처럼 상황에 딱 들어맞는 설명이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 원 참’이라든지 ‘이제 막 가는 거죠’, ‘맞으면 나만 손해죠’ 등등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면서도 가벼운 농담으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듯 하는 저자 이용재 만의 글쓰기 방식에 매료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3 -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2011.8.25. 도미노북스)》로 다시 ‘이용재식 글쓰기’와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고택답사도 무척 궁금한 부분이지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감칠 맛 나는 그의 장단입니다.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3 -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는 21개 고택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는 ‘고택에서 빈둥거림’을 통해 ‘깨달음, 즉 나를 돌아보는 시간, 잊고 살던 것들을 새삼 깨닫는 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고택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개괄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눈에 바로 입력되는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들은 고택에 숨겨져 있는 역사뿐만 아니라 한 걸음, 두 걸음 더 나아가서 고택과 연결되는 다양한 정보를 수록하였습니다.  단순하게 고택과 관련된 특정 시대에 멈추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포괄적인 이야기는 ‘이용재식 글쓰기’ 덕분에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지루할 틈도 주지 않습니다.  진지하다 싶으면 웃음이 터지고, 웃다보면 우리 역사가 안타까워서 한숨이 나오고, 또 웃음이 터지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책에서 소개한 21개 고택을 모두 가고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경당’과 ‘낙선재’를 눈에 담고 싶습니다.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3 -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를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요.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2>가 벌써 출간되었답니다.  ‘건축가 김원 편’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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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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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작품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  글 혹은 영상으로 이미 보고 들은 역사라서 낯설지는 않지만 내가 직접 체험한 역사가 아니기에 간절한 감정은 결여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로 그려진 역사와 마주치면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책 속에서 보여주는 시대적 상황과 주인공이 겪는 상황이 마치 내가 경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지금의 풍요로움을 우리 민족이 어떤 과정을 겪으며 만들어냈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건전하고 정당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고쳐지지 않고 남아 있어서 우리는 사회적 모순과 불평등, 부조리가 만연한 사회와 마주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된다.  이 느낌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70년대의 서울 거리를 걸은 것과 같다고 할까.  아마도 누군가는 허구로 꾸며낸 이야기인 소설에서 너무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찾으려 한다고 타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조정래의 작품은 우리 민족의 삶과 한을 고스란히 되살려 낸 것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비탈진 음지(2011.7.27. 해냄)》는 서울에서 칼갈이 장사를 하는 복천 영감이 주인공이다.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에 물 한잔 얻어 마시려고 들어간 구멍가게에서 공짜 물은 줄 수 없다는 계집애의 모진 말에서 서울 냄새를 맡고 구역질이 올라오는 걸 간신히 참는 복천 영감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마누라의 병 수발 때문에 논, 집 모두 팔아버리고 나니 죽을 때까지 머슴살이를 해도 갚을 수 없는 빚만 남았다.  마누라는 죽고 큰아들 영기는 돈 벌러 서울로 떠난 뒤 소식이 끊긴지 오래, 복천 영감은 건넛마을 홍 씨네 소를 빌려 장에 나가 판돈을 가지고 고향 마을을 도망 나온다.  서울로 올라 온 뒤 돈벌이 할 일거리를 찾으러 다니면서 복천 영감은 두려움을 느낀다.  집 짓는 곳에서 등짐 하는 사람들도, 시장에서 지게로 짐 나르는 사람들도 모두 패거리로 뭉쳐 자신들의 구역에 복천 영감이 들어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무력에 복천 영감은 난생 처음 등골이 오싹해진다.  복천 영감의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렵사리 다시 시작한 땅콩 장사에서 리어카를 통째로 도둑맞은 것이다.  훔친 소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시작했던 장사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복천 영감은 자신이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 뒤 시작한 칼갈이 장사로 세 식구 입에 풀칠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매정하고도 쌀쌀맞은 서울 사람들에게 당하기 일쑤다.  다른 날보다 배 가까운 수입을 올린 재수 좋은 어느 날 복권을 사고 셈을 치르다가 돈을 빼앗긴 복천 영감은 도둑을 뒤쫓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 




《비탈진 음지》는 다섯 개의 소제목으로 나뉜다.  ‘서울 냄새’로 시작해서 ‘그래도 내일’로 끝나는 소설은 복천 영감의 고단하고도 쓸쓸한 삶을 오롯이 보여준다.  또한 복천 영감의 삶 속에 아무런 대책 없이 무작정 상경할 수밖에 없었던 서민의 서글픈 삶이 투영되었다.  모두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니 누구의 잘못이라고 탓 할 수 없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생각할수록 서럽고 원통한 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은 죄진 일이 없이 어쩌면 그리도 가혹한 벌을 받는지 모를 일이었다. 가난한 것은 죄가 아닌데도 가난한 사람은 그리도 모진 설움과 학대를 벌로 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p247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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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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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나를 알아보는 이가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달만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막상 내게 한 달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로 갈지 망설여 질 것 같다. 페루의 마추픽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 요르단의 페트라, 인도의 타지마할, 칠레의 이스터 섬, 중국 티베트의 포탈라 궁,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등등 가고 싶은 곳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여행 일정을 언제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어디로 떠나야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지 미리 고민해 둔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않을까.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2011.7.29. 국일미디어)》을 보았을 때 저절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 여자가 가봐야 할 곳 혹은 남자가 가봐야 할 곳 등으로 구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나는 여자이기에 호기심이 동하여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남자는 가서는 안 될 곳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궁금해 할 듯싶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여자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그래서 그곳에 가면 새로운 힘과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는 그런 장소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 대목에서 여러분은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의 여행에서 남자들을 철저히 배제하자는 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p6)


저자는 책에 수록한 여행지 100곳이 금남 구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책에서 소개한 100곳을 걷다보면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한계를 경험할 것이고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좀 더 주체적이고 자신감 있는 여자로 변한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변화와 발전을 원하는 여자에게 꼭 필요한 여행지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어떨까 싶다.


이탈리아 피렌체로 시작해서 대한민국에서 끝나는 이 책은 여행지를 100곳이나 소개하다 보니 각각의 여행지 소개 글이 너무 짧아서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어느 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여행지를 소개한다. 모두 알다시피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을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6장, 역사를 빛낸 당신, 그대 이름은 여자입니다’에서 소개하는 이집트(하트셉수트)와 러시아(캐서린 대제)에 관심이 갔다. 이집트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권의 책을 읽어서 하트셉수트란 이름은 익숙하지만 여자 파라오였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기 때문이고, 스스로 표도르 3세를 폐위시키고 제위에 올라 대제라 불리는 예카테리나가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100곳을 갈 수 있을까. 언제 가보나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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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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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연쇄살인자, 사이코패스, 테러리스트’와 같은 인물들을 뇌과학 분야로 이해해 보려한 책을 읽었습니다. 책은 범죄와 뇌손상의 관련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특정 부위의 뇌손상이 범죄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뇌과학의 주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습니다. 뇌손상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충동적인 감정과 욕구를 제어하기 힘들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도 서슴없이 실행에 옮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책도 고민을 갖고 있었습니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뇌손상을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다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하는 윤리적인 물음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나 뇌손상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연쇄살인자, 사이코패스, 테러리스트 등의 잔인한 행동은 이성과 지성을 총동원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소설 《비스트(2011.8.4. 검은숲)》에서도 여자 아이 둘을 잔인하게 성폭행하고 죽인 죄로 복역하다가 탈옥한 상습아동성폭행범 벤트 룬드의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그 이유는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이성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차원이니까요. 그 인간도 자신이 왜 죽은 여자아이들의 발을 핥는지 모를 겁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소지품들을 각각 2센티미터 간격으로 늘어놓는지도 모를 겁니다.(p147)”


소설 《비스트》의 시작은 충격적입니다. 어린 여자아이를 성폭행하는 장면이 너무 사실적입니다. 또한 인간이 같은 인간을 상대로 내뿜는 잔혹성과 잔인함이 지나치게 극단적입니다. 그런데 일반 대중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 더 자세하게는 어린 여자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인 연쇄 성폭행 살인범 벤트 룬드가 탈옥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절대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탈옥 사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벤트 룬드가 어느 어린이집 앞에서 목격되었고, 다섯 살짜리 여자 아이가 행방불명(p199)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다섯 살짜리 여자 아이는 이혼남 프레드리크가 홀로 애지중지 키우는 마리입니다. 프레드리크는 유치원에서 사라진 마리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랐지만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자 경찰도 잡지 못하는 벤트 룬드를 직접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비스트》의 이야기는 사랑하는 딸을 살해한 연쇄 성폭행 살인범에게 총을 겨누는 것으로 복수하는 아버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프레드리크에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공방이 펼쳐지는 또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슬쩍 보니 남은 페이지가 얼마 되지 않는데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지 무척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결말은 어떤 단어로 감정을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게 만듭니다.


소설 《비스트》에서는 프레드리크가 벤트 룬트를 죽인 것으로 딸아이의 복수를 한 사건을 놓고 찬반여론으로 나뉘면서 소아성애와 관련된 범죄 혐의자들이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되는 사건을 보여줍니다. 가해자들은 모두 정당방위를 주장합니다. ‘정의’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또한 어린 시절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한 릴마센이 어떤 성인이 되었는지를 보는 것도 아동성폭행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두려움과 고통에 떨었을 어린 생명과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를 생각하면 단순히 가엽다, 슬프다, 안타깝다 등의 단어로 표현하는 게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프레드리크와 앙네스 부부가 마리를 잃은 것과 같은 사건은 우리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비스트》는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이 개운하지 않은 기분은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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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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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공포는 저마다 다르다.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공포를 느끼는 대상을 살펴보면 처녀귀신이나 구미호를 찾을 수 있다.  반면에 서양귀신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드라큘라는 공포심보다는 두려움이 잠재된 호기심이라고 하면 적절할 듯싶다.  하지만 뱀파이어와 인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은 소설 <트와일라잇> 덕분에 서양에서 조차도 흡혈귀라는 종족은 두렵고 무서운 존재에서 멋있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그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면서 과거 드라큘라 백작과 반 헬싱 교수가 등장하는 고전의 틀에서 점차 벗어나 초자연적인 힘을 갖고 있으면서 인간과 친화적인 새로운 흡혈귀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보았던 수많은 드라큘라 작품 중에서 게리 올드만과 키아누 리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영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톰 크루즈가 등장한 영화도 기억한다.  또한 반 헬싱을 제목으로 삼은 영화도 있었다.  모두 흥미롭게 본 흡혈귀 작품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드라큘라의 원작을 제대로 감상한 적은 없다.  그런데 ‘열림원‘에서 찰스 키핑의 삽화를 첨부하여 흡혈귀 문학의 대표적 고전으로 손꼽히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2011.7.25.)》를 출간하였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이 글 처음을 드라큘라의 존재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그 말을 취소해야겠다.  찰스 키핑의 괴기스런 삽화는 드라큘라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존재인지 온 몸으로 느끼도록 돕는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 펼쳐든 《드라큘라》에서 전해지는 오싹해진 기분 덕분에 더위를 느낄 잠깐의 순간도 없다.  등장인물들의 일기, 편지, 신문기사 등으로 전개되는 《드라큘라》는 익숙한 내용 탓에 자칫 공포 소설의 최고 자리를 내어 놓아야 할 처지에 놓일 뻔했지만 찰스 키핑의 삽화 덕분에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드라큘라의 원작을 읽는 기분은 흥미로웠다.  또한 어두워진 뒤에는 책을 펼쳐보기 망설여지지만 두툼하고 단단한 책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커서 손에서 책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올 여름, 최고의 공포 소설을 원한다면 흡혈귀 문학의 대표적인 고전인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와 찰스 키핑의 삽화가 만난 바로 이 책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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