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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나를 알아보는 이가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달만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막상 내게 한 달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로 갈지 망설여 질 것 같다. 페루의 마추픽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 요르단의 페트라, 인도의 타지마할, 칠레의 이스터 섬, 중국 티베트의 포탈라 궁,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등등 가고 싶은 곳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여행 일정을 언제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어디로 떠나야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지 미리 고민해 둔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않을까.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2011.7.29. 국일미디어)》을 보았을 때 저절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 여자가 가봐야 할 곳 혹은 남자가 가봐야 할 곳 등으로 구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나는 여자이기에 호기심이 동하여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남자는 가서는 안 될 곳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궁금해 할 듯싶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여자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그래서 그곳에 가면 새로운 힘과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는 그런 장소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 대목에서 여러분은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의 여행에서 남자들을 철저히 배제하자는 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p6)
저자는 책에 수록한 여행지 100곳이 금남 구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책에서 소개한 100곳을 걷다보면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한계를 경험할 것이고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좀 더 주체적이고 자신감 있는 여자로 변한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변화와 발전을 원하는 여자에게 꼭 필요한 여행지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어떨까 싶다.
이탈리아 피렌체로 시작해서 대한민국에서 끝나는 이 책은 여행지를 100곳이나 소개하다 보니 각각의 여행지 소개 글이 너무 짧아서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어느 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여행지를 소개한다. 모두 알다시피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을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6장, 역사를 빛낸 당신, 그대 이름은 여자입니다’에서 소개하는 이집트(하트셉수트)와 러시아(캐서린 대제)에 관심이 갔다. 이집트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권의 책을 읽어서 하트셉수트란 이름은 익숙하지만 여자 파라오였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기 때문이고, 스스로 표도르 3세를 폐위시키고 제위에 올라 대제라 불리는 예카테리나가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100곳을 갈 수 있을까. 언제 가보나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