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오류 - 되짚어볼 세계사의 의혹 혹은 거짓말 50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지음, 이지영 옮김 / 열음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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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과 역사는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인류의 살아온 길이 역사이고 그 역사 속에서 인류가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잘못된 역사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을까. 
 
역사를 잘못 인지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국민에게 사실을 숨기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역사적 상황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으로 정확한 고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역사 드라마에서의 역사적 왜곡을 꼽을 수 있다.  흥미를 위해 가미된 양념은 무엇이고, 사실과 뒤바뀐 부분은 무엇인지를 판단하면서 감상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모두 진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지금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시대에 있다.  드라마가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도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으로 남아있는 역사의 부분을 해결할 수는 없을지라도 미래에는 그러한 궁금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되짚어볼 세계사의 의혹 혹은 거짓말'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역사의 오류]에는 노아의 홍수는 신화인가 자연재해인가를 시작으로 총 50가지의 궁금증이 담겨져 있다.  저자는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은 철저히 배제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진실에 대해 설명하면서,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도 할 수 있고 혹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고 있다. 
 
온갖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는 투탕카멘의 저주와 타이타닉호의 침몰, 마릴린 몬로의 죽음,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에 대해 설명하며 개인적으로도 궁금했던 템플기사단과 프리메이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공개된 역사 뒤에 숨겨진 사실들을 접할 때는 심장이 두근거린다.  은밀하게 훔쳐본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짜릿한 기분, 중독될 것만 같다.
 
역사의 진실은 선택된 소수만이 누릴 권리는 아니다.  그 선택된 권리라는 것은 누가 부여했단 말인가.  인간은 모두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만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므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은 인간에게 맡겨두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인간에게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제대로 알 권리는 갖고 태어났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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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리딩 - 100배의 이익을 창출하는 다독의 기술
혼다 나오유키 지음, 김선민 옮김 / 미들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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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에게 저마다의 존재 이유가 있듯, 책도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생에 정답이 없듯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 외면당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그 책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책을 아껴 줄 단 한 사람은 반드시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 믿음 때문에 나는 읽기 지루한 책이라고 해도 쉽사리 중간에 덮을 수가 없다.  그 단 한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문장으로 주목받는 책이 아닐지라도 그 책을 떠올렸을 때, 피식, 웃음이 터지는 한 문장이 있다면 그 책은 이미 내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 버린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독서를 해 온 내게 이 책은 개혁을 하라고, 혁명을 하라고 말한다. 
 
리딩 기술에는 정독, 다독, 속독, 묵독, 통독, 숙독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중에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방법은 다독이다.  연 400권을 읽는다는 독서광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노하우를 이 책을 통해 밝힌다.  

레버리지 리딩은 어디까지나 투자활동이므로,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차원을 떠나, 자신의 과제나 목적,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정보만 수집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완벽주의를 버릴 것.  그것이 제일 첫 걸음이다. p118

 
저자는 독서를 투자활동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독서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에 적합한 방법이 다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다독, 즉 레버리지 리딩은 읽는 속도만을 중시하는 속독과도 차이가 있으며 무조건 많이 읽는다는 다독과도 차이가 있다.  먼저 저자는 컬러 배스 효과(의식하고 있으면 더 눈에 잘 띈다. p106)와 80/20의 법칙(책 한 권을 전부 구석구석 꼼꼼하게 읽지 않아도, 단 20%만 읽어도 그 책의 저자가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얘기가 뭔지 거의 알 수 있다. p120)을 제시하면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포인트가 되는 부분만을 가려낼 수 있게 되어 책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전체를 읽지 않고도 한 권을 빠른 속도로 읽어낼 수 있으면서 동시에 원하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레버리지 리딩에서는 포인트를 추려낸 후, 그 책의 핵심을 반복해서 읽는 것에 중점을 둔다. p176

 
그리고 누적효과를 중요시 여기며, 독서 후의 실천을 강조한다.  독서가 최상의 자기투자라고 말하는 저자는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그 안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한다면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 자신이 사용하면서 큰 효과를 얻은 레버리지 메모를 소개하고 독자에게 자신만의 메모지를 만들어 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이 책은 비즈니스 서적의 다독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은 소설이나 시, 에세이에는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을 듯 보여 진다.  하지만 이 방법을 꾸준히 연습한다면 중요한 포인트를 빨리 집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에서는 분명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든다.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독서 방법을 원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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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1
조르지오 팔레띠 지음, 이승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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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에서는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모든 게 가짜라고 말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기억들 모두 유(有)의 개념은 있으나 실재하지 아니하는 무(無)의 세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매트릭스가 제공하는 꿈에서 깨어나면 인간은 그동안 지키려고만 하며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인생은 (...) 눈에 보이는 현실의 거짓된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진, 금방 사라지고 마는 고상한 섬광들로 이루어져 있(...)다. p18

 
물론 책과 영화 등의 문학 작품은 인간이 만들어 낸 허구이지만, 실제로 현실 세계에서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 더 나아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가 종종 발생한다.  장르를 불문하고 현재 또는 미래의 인간상 그리고 인간의 세계를 잔인하게 표현하는 여러 문학 작품들은 부패한 사회와 정신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현실에 주의를 주고자 함은 아닐까.  
 
이 작품은 사이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경찰들의 대결을 다룬 스릴러 장편 소설이다.  작가는 타락한 인간을 대표하는 인물로 살인범에 의해 기묘하게 살해당하는 두 인물을 그린다.  한 명은 뉴욕 시장의 아들이자 기행을 일삼는 아티스트 '제리 코'이며, 또 다른 한 명은 거부의 상속녀이자 변태성욕자인 '샹델 스튜어트'이다.  그들과 대립되는 도덕적인 인물로 '제리 코'의 삼촌이자 뉴욕 경찰청 소속 형사인 '조던'이 등장한다.   그리고 살인범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조던을 도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로, 로마 경찰청 소속 '모린' 반장을 등장시킨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듯 작가가 창조해 낸 인물들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이(者)는 결국 인간임을 알게 된다. 
 
작가는 눈(eye)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면서 스릴러물의 특징인 공포와 재미, 두 가지 모두를 갖추게 된다.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닌, 낯선 공간 그리고 낯선 사람이 내 눈 앞에 나타난다면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소설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작가가 우리에게 알리려고 하는 바는 눈을 통해 확인한 사실만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은 반드시 내가 직접 확인해야 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에서 그러하듯 보지 않고도 진실이라고 믿는 용기를 갖추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장 요구되는 부분이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읽은 스릴러 소설이다.  1권 읽기를 마치고 뒷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해서 회사에서 읽기를 시도한, 책을 덮기가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2권 후반부에 가서야 밝혀지는 살인범 그리고 그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라는 것 또한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주는 감동까지 선사해 주는 멋진 책이다.  한 권의 책으로 즐거움을 얻는 것, 그것이 바로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나 기쁘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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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티볼리의 고백
앤드루 손 그리어 지음, 윤희기 옮김 / 시공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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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의 삶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평생 끊임없이 찾길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는 동안 바라보면 내 옆 자리에 있고, 그래서 등이 따뜻해지는 존재를 찾는 일이 아닐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톨스토이도 사람은 오직 사랑에 의해 살아간다고 말했듯 사랑이란 감정이 인간의 그 어떤 일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쯤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러나 진정한 사랑을 얻는 행운을 누리는 이는 한정되어 있다.  그것도 첫사랑을.  한 번쯤, 아니 여러 번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사랑을 찾게 되며 그 안에서 행복과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차가운 공기가 물러간 후 잠깐, 아주 잠깐 화려한 몸짓으로 인간을 유혹하는 꽃나무가 유한하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듯 사랑 역시 항상 찾아오는 감정이 아니기에 더 애틋하고 소중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여겨지는 것이리라.

 

이 소설 [막스 티볼리의 고백]은 주인공 막스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이다.  늙은 몸을 가지고 태어난 막스는 나이가 들면서 어려지는, 정상인의 성장과정을 역행하는 몸을 가지고 태어난 슬픈 남자이다.  그는 17살에 만난 14살 소녀만 평생 사랑한다.  그녀가 그를 떠났을 때도 오직 그녀만을 사랑한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을 때도.  그러나 그와 그녀는 운명인 듯 보인다.  그는 그녀가 운명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제 3자가 지켜보는 사랑은 한 발 빠르거나 한 발 늦거나하는 타이밍이 어긋날 때, 아니면 타인이 끼어들 때 더 흥미진진해 지는 법이다.  그게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큰 고통일지 알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재미를 위해 막스를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는 자신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친구를 버렸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버리려고 했던 모든 것, 가족도 친구도 잃어버리게 되고, 그가 평생 그토록 원하던 그녀도 잃어버렸지만 말이다.

 

살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행운아가 아닐까.  정상인과 다르다는 측면에서 그는 불행한 사람일지 모르겠으나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찾았다는 측면에서 그는 틀림없는 행운아이다.  그래서 그의 고백이 슬프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쓸쓸하지만 행복하게 느껴진다.  내 삶이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인간의 삶이 막스 티볼리의 고백처럼 그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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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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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족이 죽임을 당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누군가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철저히 망가진 후 피살되었다.  내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진다'는 말도 있듯 시간이 지나면 미어지는 마음도, 억울한 마음도 조금씩 덜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잊고 살 수 있을까.  살아 움직이는 동안 단 1초라도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을까. 
 
가족을 죽인 자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그 불행이 내게 닥친 일이라고 하더라도 용서의 미덕을 운운하며, 받은 대로 똑같이 되갚아 준다는 복수만큼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내 일이 아니라면 복수를 기도하는 마음 앞에서, 처벌은 법에 맡기라고 말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안타깝고 슬픈 마음은 이해할 수 있으나 복수를 하면 살인자와 똑같은 수준 밖에 안 된다고, 복수가 가족의 상실을 대체하여 주진 않는다는 뻔한 사실들만 늘어놓을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내 일이라면 나는 살인자를 가만 놔둘 수 없다.  그럴 수 없다. 
 
책읽기를 마친지 한참이 지났지만 쉽게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불행이 내게 닥쳤을 때와 다른 사람에게 닥쳤을 때 너무 큰 차이를 보이며 합일점을 찾을 수 없는 방황하는 내 시선 앞에서, 무엇이 옳다고 콕 찍어 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난 나만 괜찮다면 다른 사람은 어떤 고통을 받든 상관없는, 무관심한 사람이었나 보다.    
 
세상에는 정의의 이름으로 수많은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행위들이 모두 약자의 억울한 심사를 헤아려 주지는 않는다.  이 책 [방황하는 칼날]의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측면을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은 소녀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소녀를 죽인 살인자는 미성년자이다.  미성년자는 중한 죄를 짓더라도 앞으로 얼마든지 올바른 생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성인보다 가벼운 처벌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소년법에 근거하여 보호받는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았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인생을 빼앗기지 않는(p129) 공평하지 못한 법에 실망한 소녀의 아버지, 나가미네는 딸아이를 죽인 범인 두 명 중 한 명을 칼로 찔러 죽인 후, 나머지 한 명에게도 똑같이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나가미네의 추가 살인을 막는 동시에 어디론가 숨어버린 소년 한 명을 붙잡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은 총력을 기울인다.  언론에서는 연일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전 국민의 시선은 나가미네에게 쏠린다.  그러나 이 소설 속에서 시민들의 시선은 나의 시선과 똑같이 방황한다.  심지어 경찰 내부에서도 누구를 보호해야 하는 게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일인지에 대해 자문하면서 그들조차도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지 못하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소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 그리고 타인, 나아가 세상을 발가벗겨놓는다.  겉으로 보기에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듯 보이는 세상이란 숲에 감춰져있는 극심한 이기주의를 표면으로 끌어올려 이웃의 고통을 모른 체하는 메마른 풍토에 대해 이야기한다.  잔인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표현해 낸 소설 속 인물이 내 모습이고, 소설 속 세상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기에, 부끄럽다는 생각 외에는 뭐라 할 말이 없다.  앞에서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느끼지만 뒤돌아서서는 금방 잊어버린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내 일이 아니라서 절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관심으로 외면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언제나 앞만 바라보고 있고 옆을 보기 위해서는 몸을 완전히 돌려야 한다.  그래서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까지 이런 내 모습은 성격 때문이라서 고칠 수 없다고만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성격 탓이 아니라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나의 작은 관심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면 세상에서 상처받아 숨죽여 흐느끼는 소리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 해 본다.  그리고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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