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1
조르지오 팔레띠 지음, 이승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모든 게 가짜라고 말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기억들 모두 유(有)의 개념은 있으나 실재하지 아니하는 무(無)의 세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매트릭스가 제공하는 꿈에서 깨어나면 인간은 그동안 지키려고만 하며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인생은 (...) 눈에 보이는 현실의 거짓된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진, 금방 사라지고 마는 고상한 섬광들로 이루어져 있(...)다. p18

 
물론 책과 영화 등의 문학 작품은 인간이 만들어 낸 허구이지만, 실제로 현실 세계에서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 더 나아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가 종종 발생한다.  장르를 불문하고 현재 또는 미래의 인간상 그리고 인간의 세계를 잔인하게 표현하는 여러 문학 작품들은 부패한 사회와 정신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현실에 주의를 주고자 함은 아닐까.  
 
이 작품은 사이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경찰들의 대결을 다룬 스릴러 장편 소설이다.  작가는 타락한 인간을 대표하는 인물로 살인범에 의해 기묘하게 살해당하는 두 인물을 그린다.  한 명은 뉴욕 시장의 아들이자 기행을 일삼는 아티스트 '제리 코'이며, 또 다른 한 명은 거부의 상속녀이자 변태성욕자인 '샹델 스튜어트'이다.  그들과 대립되는 도덕적인 인물로 '제리 코'의 삼촌이자 뉴욕 경찰청 소속 형사인 '조던'이 등장한다.   그리고 살인범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조던을 도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로, 로마 경찰청 소속 '모린' 반장을 등장시킨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듯 작가가 창조해 낸 인물들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이(者)는 결국 인간임을 알게 된다. 
 
작가는 눈(eye)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면서 스릴러물의 특징인 공포와 재미, 두 가지 모두를 갖추게 된다.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닌, 낯선 공간 그리고 낯선 사람이 내 눈 앞에 나타난다면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소설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작가가 우리에게 알리려고 하는 바는 눈을 통해 확인한 사실만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은 반드시 내가 직접 확인해야 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에서 그러하듯 보지 않고도 진실이라고 믿는 용기를 갖추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장 요구되는 부분이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읽은 스릴러 소설이다.  1권 읽기를 마치고 뒷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해서 회사에서 읽기를 시도한, 책을 덮기가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2권 후반부에 가서야 밝혀지는 살인범 그리고 그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라는 것 또한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주는 감동까지 선사해 주는 멋진 책이다.  한 권의 책으로 즐거움을 얻는 것, 그것이 바로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나 기쁘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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