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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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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려면 내 상처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이해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위로보다도 이런 책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나를 더 단단히 설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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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냉담가계  / 이상아 / 현암사

 옛글은 수업시간에야 억지로 앉아 읽었었지, 스스로 찾아 읽은 경험은 전무하다. 그만큼 접하기도 쉽지않을뿐더러, 쉽게 손이 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앉아 옛말을 해석하며 문장들을 곱씹으면 기이한 묵향이 글자에서 품기는 듯하다.

"우리에게 고전은 무엇인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오늘날 세상에서 늘 멈춰 선 듯이 보이는 고전이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고전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봄, 여름, 가을 동안 번화했던 것들이 사라진 뒤 들판에서 거둬진 알곡식, 그 무수한 낱알 중에서 요행히 남아서 과거의 번화했던 시절을 우리에게 알려주려 기다리고 있는 소중한 씨알과 같은 게 아닐까."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고전의 깊은 묵향이 전해진다. 기대되는 책이다.

 

 

2. 분열병과 인류 / 나카이히사오 / 마음산책

 

 요즘 드라마에 '정신분열'이 하나의 키워드로 자리잡은 것 같다. 다중인격 정신병을 가진 남자주인공이 벌이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로 이야기가 주로 진행되는데, 그 주인공이 왜 그 병에 걸렸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설득력있지 못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며, 그저 재미난 픽션 안에서 즐겼던 이야기들을 실제 학문적으로 접해 읽어보고 싶다.

"흔히 정신병은 ‘비정상’ 또는 ‘비이성’의 영역에 속하는 것, 무언가 눅눅하고 불온한 것으로서 배제당하지만, 실은 정도의 차이일 뿐 인간은 모두 정신병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3. 예술수업 / 오종우 / 어크로스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만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

 

제일 끌리는 책이다. 예술 관련된 인문학 서적은 몇개 읽었지만 그래도 신간이 나오면 늘 눈길이 간다. '예술 수업'이라는 제목과 내용답게 책 표지나 내지의 디자인도 깔끔하고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맛보기로 올려져있는 본문 내용과 목차를 살펴보니 더 끌린다.

현세상을 재해석하는 방법, 또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방법.

천재들의 예술 강의를 빨리 접하고 싶다.

 

 

 

 

 4. 단 / 이지훈 / 문학동네

 

 “조직이 커지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단순화는 직원들이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맞서 정말 중요한 일을 함께 하도록 돕는 도구다. 조직을 더 날렵하게 만들고, 관료주의를 없애고, 시장에 완전히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


‘단(單)’은 ‘독보(獨步)’로 가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경영관련 도서는 거의 읽어보지 못했으며 잘 찾아 읽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눈이 가고 손이 갔다. '단'이라는 키워드로 여러모로 이끌어낼 경영과 그 정보들의 이야기가 꽤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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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4
알랭 로브그리예 지음, 박이문·박희원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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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자다. 첫 장을 펼쳤을 때, 다가온 첫 느낌이다. 전혀 와 닿지 않는 문장들, 무거운 묘사로 차있지만 감정이 없어 가볍게 넘어가는 책장 

 

 

글자가 쌓아올린 차가운 기계의 포착은 감정이 텅 빈 질투를 남겼다.

  

책을 가볍게 읽고 다음 날 휘날린 단평의 주 내용이었다. 감정이 삭제된 소설은 대체 어떤 의도를 가진 것일까 고민했다. 고민 속에 수어번 책을 다시 펼쳐 읽고, 나는 글을 삭제했다. 과연 책 속의 질투는 정말 삭제 된 것일까, 의뭉한 인물로부터 한 겹 가려졌던 것은 아닐까. 두 가지 가정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먼저 첫 번째 가정, 로브그리예가 의도적으로 감정을 잘라낸 것이라면, 그 의도는 독자를 작품으로부터 소외시키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기존의 소설이 가진 관습을 타파하려는 누보로망의 시도는 독자와 주인공의 동일시를 거부한다, 게다가 지루하게 나열된 묘사, 지리멸렬한 시간의 흐름은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소외된 독자는, 스스로 질투를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하게 된다. 어떤 이는, 어떤 것도 더하지 않는 무채색의 질투로 책을 덮을 테고, 어떤 이는 언젠가 바람을 피고 떠난 연인을 떠올리며 분노로 가득 찬 새 빨강의 질투를 그려놓을 테다. 펜을 쥔 이는 작가지만, 붓을 쥔 이는 독자가 된다.

 

 

두 번째 가정, 화자는 지독한 관찰 뒤에 질투를 숨긴 인물로 설정된 것일까. 그의 시선과 행동은 충분히 질투의 은유로 해석 될 여지가 있다. 머리카락 한 올 마저 포착하는 시선 그 자체의 질투, 그리고 페인트가 다 벗겨진 낡은 난간을 바라보다 난간 전체를 산뜻한 노란색으로 새로 칠할 것이다. A가 그렇게 결정했다.는 진술을 이으며 자신과 프랑크를 대비시키는 듯 한 배치는, 도식적으로 해석하기엔 위험이 따르지만 충분히 질투라는 감정으로 확장 가능하다.

 

 

그에게 어떤 콤플렉스나 열등감이 존재하는지, 그 배경엔 어떠한 일이 숨겨져 있는지, 그가 아내를 대놓고 질투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상상의 여지가 남아있다, 결국 화자에게 질투라는 감정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 된다. 화자는 스스로 질투라는 본능적 욕망을 소외시키지만, 객관적인 듯 보이는 서술 안에 철저히 개인적인 시선을 부여한 것이다.

 

 

어떤 가정이 작가의 의도였던, 독자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읽었던, 질투는 대부분의 독자에게 외면 받고 만다. 삭제되거나 혹은 철저히 숨겨진 인물의 감정은 쉽게 동화될 수 없어 읽는 이를 즐겁게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질투는 독자에게 무례한 소설이다. 그러나 자꾸만 다시 펼쳐, 개운치 않은 무언가를 찾게 만든다. 이것이 작가의 진정한 의도가 아닐까.

 

 

다시 책을 펼쳤다. 질투의 감정을 삭제된 페이지로만 읽었던 나는, 책을 너무도 가볍게 읽었다. 그제야 검은 글자 사이에 가려진 하얀색 바탕을 보게 된다. 도화지에 질투의 색을 칠한다. 은유로 감춰진 질투의 색을 찾아 칠할지, 내 안의 질투를 칠할지는 나의 몫이다. 책장이 느리게 덮였다. 당신은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 제목은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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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이었다. 읽지 않은 책은 그저 제목의 활자로만 존재할 뿐 내게 어떠한 의미도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읽은 책 역시 어떠한 기록을 남기지않으면 값진 순간의 의미가 옅어져간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지만, 책 읽기를 게을리했던 것은 다른 변명이 필요없다. 그야말로 내가 게을렀기 때문이다.

 

아, 정말 행복했다. 소설 읽기의 행복을 알게 되어 정말 벅찼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이름만 알고있던 여러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내고, 그들의 이름을 연신 부르짖는 동안 그들은 내게로와 커다란 꽃을 피워냈다. 유난히 향기가 짙어 오래도록 머무르게 될 그 이름들, 작품들을 다섯개 정도 추려보겠다.

 

 

 

1.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천명관) / 2. 신중한 사람(이승우)

 

 천명관과 이승우의 단편들이 내 취향에 맞았다. 옹골찬 이야기들이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하다. 읽어보지 못했던 작가 둘을 알게 되고, 또 사랑하게 될 수 있어 좋았다.

 

 

3. 소년이 온다(한강) / 4. 투명인간 (성석제)

위와 마찬가지로 한강과 성석제를 사랑하게 된 작품이라 읽고 나서 정말 기뻤다. 최근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는데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느꼈던 감성과는 또 달라, 작가를 더 알고 싶어졌다. 성석제 역시 마찬가지. 한국만이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더 깊이 남았던 소설들이다.

 

 

5. 미국의 목가 (필립로스)

왜 필립로스가 미국의 손꼽히는 작가라 칭하는지 알 수 있었다. <에브리맨>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작가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어 계속 곱씹게 되는 소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소설은 성석제의 <투명인간>이다.

지금도 우리가 눈을 감은 사이 세상 곳곳에서 투명인간이 되어있을 수많은 '만수'들.

잊혀지지 않는,기억하고 싶은 책이다.

 

 

정말 내게 많은 살이 되고 피가 되었던 소설들. 소중했던 시간들.

이런 시간들이 내게 주어진 것이 너무도 감사하다.

 

책장 한켠을 가득 메운 소중한 꽃들을, 잘 가꿔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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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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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이란 작가의 책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아쉬워했다. 천명관 작가라 하면 <고래>라는 책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나에게 고래의 이미지란 묵직하고도 묵직해 나는 자연스레 천명관 작가를 가벼이 만나기가 어려웠다. <고래>라는 책 속의 문체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 노동자>와는 조금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들긴하지만, 어찌됐든 천명관의 매력에 빠졌으니 빠른 시일 내에 읽어야 겠단 독서욕이 오랜만에 치민다.

 

아무 데도 갈 데가 없었다

하지만 어디로든 가야 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항상 책 표지에 인용된 문구 부터 먼저 읽는다. 저번 달 대상도서였던 <신중한 사람> 역시 책 뒤에 나와있던 "가끔 기우뚱했지만 그럴 때면 몸을 반대로 약간 기울여서 중심을 잡았다"라는 문장에 홀리듯이 책장을 열었는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갈 데가 없으나 어디로든 가야만한다는 아이러니한 문장에 묵직한 공감을 느꼈던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자주 그런 모순된 상황들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유머스럽고 시니컬한 대사와 문장들에 이야기가 술술 읽혔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작품마다 작중 인물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문체를 골라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었다. 특히나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의 경구와 <동백꽃>의 유자가 가장 맛깔나는 문체를 소유한 인물들이었다. 작품마다 통통 튀는 개성있는 인물들이 등장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상황만큼은 그리 재밌지 않다. 우스꽝스럽게 인물들을 묘사하고는 있지만, 그들이 처한 아이러니는 개인만의 비극이었지만, 그들이 속한 무리를 확장하여 사회 전반적인 이야기로도 풀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또 재수없는 새끼를 만나면 칠면조로 실컷 패주리라, 마음먹으며 경구는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130)

 하지만 그에겐 졸피뎀이 몇알 남아 있었다. 수면제를 먹고 푹 자고 일어나면 그의 휑한 방엔 풍성한 여자의 살냄새가 가득 차 있을 것이다.(180)

 

 살인을 마주한 두 인물은 신기할 정도로 아무렇지않게 갈 곳 없는 곳을 달리고 있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이 아니라, 트럭을 몰았다면 제 삶이 이리되지않았을거란 억울함으로 광기어린 질주를 하는 경구의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들이 기대는 '무기'가 고작 칠면조와 졸피뎀이라는 것이 우수꽝스러울만큼 약하게 느껴지지만, 그럴수 밖에 없는 그들의 처지가 더 극대화되어 다가오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우이동의 봄>과 <파충류의 밤>처럼 비교적 차분한 문체의 작품들이 적절하게 섞여 배치되어 구성적으로도 강약조절이 잘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한 <봄, 사자의 서>라는 '죽음의 시간'을 말하는 작품을 시작으로, 까짓거 거칠게 한판 살다가는거다. 라는 삶의 무책임한 대사로 나아가는 표제작. 가벼운 대사들과 유머 속에 담겨있는 묵직한 철학이 툭, 하고 던져지는 기분이다. 마치 <핑크>의 마지막 대사의 반전 처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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