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예, 할매 없으므는 인자 할매 말도 없어질건디 우짜꼬예
되돌아보면 태어나 자연스레 익혔던 토박이 입말을, 학교에서 익힌 글말로 억지로 고쳐 가며 산 것 같다. (.... 부끄럽게도 나 또한 나이 들어 이제야 토박이말, 입말을 귀히여기게 됐다. 할매들 입말을 통해 겨우 그 말들을 더듬게됐고 이번 책을 작업하면서야 글말로 된 지역 토박이말을뒤지고 들여다보고 매만질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통해 경상도 독자라면 나처럼 기억 너머의 말과추억과 잊고 있던 자신을 끄집어내는 시간이 되길 바라고, 경상도 밖의 독자라면 경상도의 또 다른 맛과 정다운 품을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들어가는 말에서
할매예, 희한타예. 할매캉 내캉 이바구하고 있으모는내가 오데 살고 있는지 알겠대예. 내가 갱상도 사람인 기딱 표티가 나더라고예. 와, 글 속에는 할매 말을 고치삐까. 할매예, 할매 없으모는 인자 할매 말도 없어질건디우짜꼬예.
"모두들 욕보네. 허- 날이 자꾸끓이기만 하니 온!" 김정한, 「사하촌』(문학과지성사, 2004)
할매, 내 이제 나간데이. 접때맹키로 내 기다리지 말고저녁 먼저 무라. 알았제? 송아람, 두 여자 이야기』 (이숲, 2017)
단디해라. 고정욱 글, 정은규 그림, 「빅걸」(책담, 2020)
호동이 마산 사람 아이가? 내 양산 사람이다. 갱상도 아이가아. 내 (사투리) 쫌 쓴다! JTBC 아는 형님」 2021년 10월 23일 방송
니들 아니더라도 한국 축구 끌고갈 사람 천지 삐까리다. 홍준표 대구시장, 2024년 4월 27일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는 씨부리라 내는 내 맛대로한다 그기라 내구내구 김내구가추접시러븐 똥고집 딸랑 하나차고 나와가주고 지금까지 낼로잡아묵는다 벅수 중에서도최고 벅수라김진완, 「세상엔 몹쓸 구신도 많아」 「모른다」(실천문학사, 2011)
못가예이대로 쫄쫄 굶다가이집 저집 싸리대문 넘보는각설이로 떠돌지라도지줏집 식모살이는 절대 못가예이소리, 「멍석 딸기」 「바람과 깃발」(바보새, 2006)
"이래 가지고 우째 살까싶습니다."온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사는기다." 하근찬, ‘수난이대(외)」(범우사, 2020)
"어디서 떠나오십니까?" "기장서 옵니다." 바가지 달린 보따리의 주인의대답이다. ‘기장‘이란 경남, 동래 어디 이름이라 한다. 이태준, 「만주기행」, 「무서록」(범우사, 1997)
"너는 누고?" 애린 왕자가 이바구 했다. "나는 누고... 니는 누고... 니는 누고..." 앙투앙 드 생텍쥐페리, 최현애 옮김, 「애린 왕자』 (이팝, 2021)
"돈이 요물인기라. 줌치를열대야 열 줌치가 없대이." 경남 진주의 어느 병원에서 만난 사천댁 할매
남대문에 걸어 놓고내려가는 구관들아 올라오는신관들아/ 다른 기경 마오시고줌치 기경 하옵시오/ 누구씨가 지은 주머니 주머니 값이얼만고요...... 경남 거창에 전승되는 민요 「줌치 노래」에서
"개코라 캐라." 곽미소 외, 「사투리 안 쓴다 아니에요?」(도서출판 여행자의책, 2021)
"하이고, 드럽고 앵꼽아서. 몬 살겠다. 피를 나눈 동생보다마눌님이 중하다 이거제." 최은영 희곡집,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해피북미디어, 2015)
"아인 줄 안대이." 김주영, 「홍어」(문학동네, 2014)
"부엌띠기(부엌데기), 못난띠기, 부추깽이 짚고서 빌어나먹으라." 김용익, 「푸른 씨앗」 (남해의봄날, 2018)
"똑띠• 해라." 원유정 극본, ENA 드라마「모래에도 꽃이 핀다』에서
"내는 인자 개안타. 마카다개안타. 걱정마라." 송아람, 「두 여자 이야기(이숲, 2017)
"왜 이름이 돝섬이고?" "돼지섬이라고 해서돝섬이라카데." "돼지라꼬? 생긴 건 오리닮았는데 무신 돼지고." "오리는 아니고 고래 닮았지. 어쨌든 돼지는 아니다." 김대홍, 「마산·진해·창원(가지출판사, 2018)
"박 주사, 잘 지내요?" "예, 관장님도 잘 계시지예. 신문에 글 쓰는 거 보면반가워예. 오늘도 났데예." "그랬군요. 개복숭아는 잘 커요." "잘 큽니다. 한번 오시이소. 근데예, 관장님방 창밖에 있던늙은 개복숭아가 저작년에죽었다 아닙니까. 가물어서예."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창비, 2011)
"박스앵-님! 성국이 할애비왔니더. • 창식이 뿌父도요." 노익상, 가난한 이의 살림집(청어람미디어, 2010)
어마야, 이기 무신일이고가시개로 끄내기를 짜르고보루박꾸를 열었니마는모터 있는 꿀캉 지렁도 꺼꿀고한국시인협회 엮음, 구순희 「우끼는 택배」, 「니 언제 시건 들래?」 (시로여는세상, 2008)
울 엄마는 카드라 "만다꼬 서울삥 걸러가 지랄하고자빠짓노, 이 빙시야!" 내는 "엄마야가 머아노? 어스마한텐 스울이 지긴다!" 이카고 나온기 및 날이고? 탐쓴. MC 메타 가사, 탐쓴 노래, 「역전포차」 (2022)
"비니루 뽕다리 좀 주이소." 아주머니는 ‘당연히‘ 이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나는 ‘비니루뽕다리‘를 반복했다. ‘비닐봉지‘는 내가 사는 곳에선 한 번도써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그날 이후 아주머니는 내가 갈 때마다 "비니루 뽕다리 줄까" 하고 놀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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