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일곱 살에 레스토랑에서 처음 해본아르바이트는 용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수단이었어."

"나는 스물두 살 추운 겨울에 자립했어. 마음은 더 추운 겨울이었지. 쫓겨나듯 이사한 집은 보일러를 틀어도 방에 온기가 도는데 한참걸렸어."

"2시간이나 흘렀을까? 올라온 그물에서 참ㅊ가 쏟아지는데 그 순간 내 앞에 참치 한 마리가 ‘통!‘ 하고 떨어졌어."

식당 홀 서빙부터 레스토랑 주방장, 택배 상하차, 편의점 판매원, 과일 판매상, 전복 판매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봤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 모를 때가 있잖아. 그럴 땐 잠깐주저앉아 있어도 돼."

나에게 쓰는 편지너는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어. 그렇게 홀로 남을 위해희생하며 잠시 방 안의 냉기 속에 몸을 누이고 다시 세상으로 나갔지. 살갗이 에일 듯한 거친 겨울을 견뎌 돌고 돌아이렇게 만났네. 너는 나를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했지.
의아했어. 나는 꺼질 듯 말 듯 미미한 빛을 내던 사람에 불과했으니까, 너를 만나 희미하게 빛을 내던 내가 실은 너에게 세상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밝은 빛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어,

‘담다‘는 말은 어떤 물건을 그릇에 넣는다‘는 의미이다. 이말을 인생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좋은 인생에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릇의 가치는 그 그릇에 무엇이 담겨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동시에 그릇에 담긴내용물의 가치는 어떤 그릇에 담겨 있는가에 따라 정해진다.
이는 사람의 인생과 닮았다.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어떤 생각과 가치를 ‘나‘라는 그릇에 담는가에 따라 인생은 180도 달라진

사랑받지 못해서 생긴 결핍은 사랑 받은 순간을 곱씹는 습관을 남겼어. 어렸을 적, 매일 밤마다 듣던 동화 카세트테이프그것이 내게 가장 진하게 남아 있는 사랑의 기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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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자는여름 여행자보다 더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신뢰한다

장미는 그 많은 가시 속에 꽃을 피우면서도저의 가시로 저의 꽃 찌른 적 없다

탱자는 그 많은 가시 한가운데 열리면서도저의 가시로 저의 심장 찌른 적 없다

내가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희망이 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세상이 나를 원하지 않아내가 나를 원하게 되었지

너는 이름 없이나에게 오면 좋겠다

모란 앞에서 겹겹이반성할 일이 있다

엄마가 버리고 떠난 아이가자면서 웃는다

연인에게서 결별 통보를 받은 청년이자면서 웃는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소녀가자면서 웃는다

직장에서 해고된 가장이자면서 웃는다

다리 대신 절단된 면이 있는 노숙자가자면서 웃는다

암 선고를 받은 여인이자면서 웃는다

국경 넘어 도착한 나라에서 거부당한 난민이자면서 웃는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전장의 병사가자면서 웃는다

낯선 나라로 시집 온 이국의 여성이자면서 웃는다

단칸방에서 개와 단둘이 사는 노인이자면서 웃는다

맡을 배역 없는 무명 배우가자면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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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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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공개 에세이라서 더 기대하면서 읽음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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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비수들 문학동네 시인선 223
여성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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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다른 인연을 만나고
그것이 인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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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와 도플갱어 숲 민음의 시 324
임원묵 지음 / 민음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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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고,..?
시인의 생각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너무나 힘들다.
다만, 짐작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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