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뭘 해봤다고 창업이니? - 창업의 두려움을 기쁨으로 바꾸는 ‘오늘 하루’를 사는 법 좋은 습관 시리즈 52
구교찬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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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다. 꾸밈없다. 긍정 만점 청년 사업가의 창업 도전과 사업 확장기.

제목, '니가 뭘 해봤다고 창업이니?'는 작가가 처음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란다.

국립대 공대 졸업 - 대기업 취업이라는 정해진 길을 갈 줄 알았던 작가의, 학교 졸업도 하기 전 창업 선언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을 거다.


사회 경험으로 쌓은 노련함이나 넉넉한 자금 없이 젊음 하나로 시작한 사업.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나이 서른에 15개 매장 대표까지, 대단하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알아보았다. 심상치 않다고. 어린 나이에 벌써 살아가는 데 있어서 '컨디션'의 중요성을 간파한 사람, 일하는 하루를 크게 '컨디션, 일터, 동료, 쉼'의 집합체로 생각하고 각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긍정과 성실을 더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남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고.


가게 입지 선정, 인테리어 공사, 메뉴 개발, 가게 브랜딩, 고객과의 소통 등에 대해 마치 스스로 보기 위해 적어놓은 일지를 다시 정리해 보여주는 듯 전하는 소소한 팁들도 좋았지만, 사업에 대한 마음가짐과 사업에 임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담백한 이야기가 더 와 닿았다.

하루가 쌓여 삶이 된다는 생각, 그래서 오늘을 잘 보내기 위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잠을 잘 자려고 한다는 것, 그리고 직장은 꼭 불행한 곳이 아니라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직장에 나가 일을 한다면 스스로도 만족하고 성과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 모두가 아는 내용이지만, 특별할 것 없지만 그 실천은 특별하다. 이렇게 자기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업, 일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에 직원과 고객도 소중히 대할 줄 아는 거겠지, 진심이 느껴졌다.

내가 본 저자의 강점은 꾸준함과 성실함, 적극성과 따뜻함. 창업 전 아르바이트하던 회사에서 대표와 동료가 곤란을 겪고 있는 걸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분야나 할 일이 아님에도 선뜻 나서 도운 일, 그러면서 '능력이 드러나 일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지 말라'는 적극적인 태도. 뭐 하나 할 줄 아는 것 '들키면' 고생길 열린다고들 생각하는 마당에 아직 저런 생각이 남아 있다니! 또, 편의점에서 일을 할 때 깡소주를 마시는 편의점 손님이 안쓰러워 안주를 건네다 손님의 고민을 들어주는 따뜻함.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적극적이며 삶에도 일에도 긍정적인 듯하다.


나 이 나이에 이만큼이나 해냈다, 나 너무 잘났지, 하는 자기 자랑의 모음 글이 아니라

그저 진솔하고 담백한 자기 기록 속에서, 작가가 사업을 시작하고 꾸려 나가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노력했는지가 보이는 책.

오래지 않아 지역을 벗어나 더 엄청난 브랜드를 만들어낼 것 같다는 기대가 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build_hab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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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로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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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처럼 아름다운 아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미소년 신주로(真珠郎).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외모 안에 살인귀의 본성을 숨기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나는 동료 오쓰코쓰와 함께 신슈의 호반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평소 성격대로라면 그렇게 휴가를 떠나는 것도, 가깝지 않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망설였을 텐데 지나고 나니 이 모든 사건들을 겪어낼 운명이었나 보다.

그들에게 방을 내어 준 의사 우도는 조카딸 유미와 둘이 살고 있다.

그렇게 저택에는 당연히 이들 넷만이 있는 줄 알았는데, 한가롭게 휴가를 즐기던 어느 날 시나와 오쓰코쓰는 우연히 물에 젖은 신비로운 미소년을 보게 된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우도와 유미는 심하게 동요한다. 유미는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듯하지만 곧 얼버무린다.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했나 싶은 그 찝찝함과 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하는 강한 호기심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다.


얼마 후, 호숫가에 나갔다 돌아온 시나와 오쓰코쓰는 그때 보았던 소년이 우도의 목을 베어내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다. 분명 살인 장면을 보았는데 경찰 수사에도 소년이 물에 던져 버린 우도의 머리도, 시체도 찾을 수 없고 소년의 행방 역시 알 수 없다.


우도 사건 후, 시나는 유미에게 신주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신주로는 출생부터 성장까지, 우도가 만들어 온 '괴물'이었고, 우도는 '신주로 일기' 라는 이름으로 매일 소년의 관찰 일기까지 써 가며 괴물에게 애정을 쏟았다. 그러다 결국 우도 자신 역시 신주로의 손에 목숨을 잃었던 것.

유미가 저택에 오기 전 십수 년 간 우도의 집사 역할을 했던 노인은 신주로의 부모와 출생 배경, 우도의 기이한 보살핌까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순수하게 악으로 똘똘 뭉친 신주로에 대해 알게 될수록 공포는 깊어지고, 도시로 돌아온 뒤에도 시나는 신주로가 벌이는 여러 건의 살인 사건을 마주한다.


80년은 된 오래된 일본 추리소설. 일본 작가에 무지한 나도 일본 추리 소설의 거장으로 알고 있는 에드가와 란포와 같은 시대 활동한 작가란다.

특히 이 작품은 국내 초역이라는 정보에 읽어보고 싶었다. 감탄할 정도로 엄청난 스토리나 깜짝 놀랄 만한 대단한 추리는 없어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만큼 흡인력은 있는 책. 신주로에 대한 묘사 때문인지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소설생산머신 히가시노 게이고의 (계속 쏟아져 나오는) 신작들보다 몇십 년 전 《신주로》에 더 후한 평을 주고 싶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조금 어설프지만 다른 의미로 신선했다. 악인은, 만들어지는가 태어나는가.



출판사(시공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sigongsa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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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경성 2 - 격동의 한국 근대사를 뚫고 피어난 불멸의 예술혼 살롱 드 경성 2
김인혜 지음 / 해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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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경성》을 읽다 보면 드는 감정은 부끄러움이 반, 신선함이 반이다. 서양 미술에는 오히려 더 익숙하고 관심도 많아 늘 찾아 보면서 우리 작가들과 작품에는 무지함이 부끄럽고, 몰랐던 우리 작가들과 그 작품들을 하나하나 소개 받으며 신선함과 반가움을 느낀다.

 

그림을 볼 때 나의 직관적인 감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화가의 생애와 살았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보려고 하는 편이다. 마냥 밝고 예쁘게만 보였던 그림이 화가의 삶을 안 뒤에는 조금 슬퍼 보이기도 하고, 화가가 그림에 담은 그리움이나 애틋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김인혜 작가가 직접 모은 근대 화가들의 자료에 유족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하며 얻은 지식과 생생한 경험들이 같이 녹아있는 《살롱 드 경성》은 매우 귀한 책이다.


이번 2권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작품은 권옥연 화가의 1957년작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 파리를 좋아해 그림이 눈에 들어왔지만, 권옥연과 부인 이병복이 살아간 시간들을 알고 나니 파리에 도착해 저 그림을 그릴 때 그 부부가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헤아려 보게 된다. 

보수적인 양반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집안의 유일한 아들로 남았던 어린 장손. 권옥연은 외로웠던 어린시절을 '비극적'이었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양반 체면에 '환쟁이'가 될 순 없다고 반대하던 할아버지를 미워할 수도 없고 꿈을 포기할 수도 없던 그는 전쟁을 계기로 월남하여 피란지 부산에서 이병복을 만나 결혼한다. 두 명문가의 만남이었지만 전쟁통이라 양반도, 지주도, 가졌던 부도 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본인 역시 양반 가문의 엘리트였던 이병복은 남편 권옥연을 '한국의 피카소'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부부는 파리로 떠났지만,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설적인 비평가의 극찬을 뒤로 하고 귀국한다.

사람들은 권옥연을 유쾌한 인물로 기억한다지만, 늘 마음속에 돌아갈 수 없는 함흥 고향집과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살았다는 그가 외로움과 슬픔이 많았던 사람이었을 것 같다.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까지, 주요 활동 시대가 격동의 시대였던 만큼 화가들의 고뇌는 더 깊었을 것이다. 

그들이 어려운 시기와 고단한 삶을 겪어내면서도 남긴 대단한 성취를, 그 작품들을 멀지 않은 때에 직접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해냄)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hain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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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 - 우리는 어떻게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었는가
정회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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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었는가. 《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

영화 국제시장에 고등학생들이 외국인 커플을 조롱하는 장면이 있죠. 나라가 못 살아서 다른 나라에 일하러 온 주제에 커피를 사 마시냐며 시비를 겁니다. 그걸 보고 있던 노인 덕수는 학생들을 심하게 나무라요. 덕수는 한국전쟁 이후 6, 70년대 파독 광부로 일하다 파독 간호사였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현재 경제·문화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외국인 커플이 당하고 있는 멸시와 괴롭힘은 수십 년 전 자신도 직접 겪었던 인종차별이었죠.
전쟁의 폐허에서 아직 일어서지 못한 내 나라, 가족의 생계를 위해 그 먼 곳까지 가서 파견 노동자로 일했습니다. 그 나라에서 보기에는 '돈이 없어 아시아 작은 나라에서 빌어먹으러 온 노동자' 였을지 모르지만 결코 빌어먹지 않았고 그곳 사람들이 회피하는 광산 일에서 제 몫을 했습니다. 그는 그곳의 산업역군이었어요.

책은 '차별받는 사람들과 이들의 고통으로 이득을 향유하는 집단이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소수자 집단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차별로 이득 보는 사회를 돌봄, 이주노동자, 학살, 정화, 낙인, 여성혐오로 이득 보는 사회로 6개 장에 나누어 설명해요. 각 장마다 차별의 형태가 유사한 집단끼리 짝을 짓고 그 각각의 차별을 통해 이득 보는 사회를 분석합니다.

조심스럽지만 저는 6개 장을 읽어 나가며 짝지은 집단들이 겪은 차별이 비슷하다고 느꼈던 장이 반, 이들을 유사하다고 보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장이 반이었어요.

완전히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저 사실을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펼쳐 놓을 뿐 이것이 맞다, 이것이 정답이다, 라고 하는 듯한 느낌은 크게 주지 않아 잘 읽혔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다수자에 속했다는 이유로 사회와 제도가 가져다주는 '차별 이익'의 수혜자가 된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하진 않지만, 차별이 주는 이득과 평온은 누린다" 는 것에는 이제 조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네요.



출판사(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wisdomhouse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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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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콱 죽어버릴 수는 없으니 딱 십 년만 잠들었다 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홍지민, 열다섯 중학생입니다. 십 년 후에 깨어났을 땐 같이 밥 먹을 친구 하나 없어서 혼급식 방법을 연구할 일도 없겠죠. 그냥 보통의 어른이 되어 있을 거예요.


그냥 불편한 순간을 어물쩍 넘겨 보려던 건데 어쩌다 보니 재벌집 손녀라고 거짓말을 한 게 되어버렸어요. 성적도 외모도 집안도 별로인데 어느새 ‘허언증 환자’까지 되어 버린 나만 쏙 빼고 몰려다니는 반 여자 아이들 앞에 당당히 혼자 밥 먹을 용기가 없네요. 지금보다 좀 편하게 점심시간을 보내보려 찾게 된 도서관, 책이라는 게, 읽다 보니 재미있구나.

그러다 동아리 부원 모집 중이던 현서의 권유로 고전 읽기 동아리에 함께하게 됐어요. 부회장인 현서는 누가 봐도 인정할 엄친딸입니다. 빠지는 것 없이 잘나기만 했는데 성격까지 솔직하고 털털해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몇 번 마주치다 동아리에서 가까워진 태오, 나는 태오가 좋아요. 태오의 모습도, 그 아이의 생각도 너무 이상적이에요. 태오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좋아한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요?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거예요? 태오도 나를 좋아해 줄까요? 현서만큼 잘난 게 하나 없는 나라도?


친구도 많지 않고 딱히 잘하는 것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없는 지민은 자신을 ‘사람에게도 급이 있다면 나는 중간 이하’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른인 제가 보아선 너무나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대단한 아이예요. 힘들다고도 느낄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주눅 들지 않고 의연하며, 다른 친구의 고민까지 꿰뚫어 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눈도 마음도 넓은 아이.


열다섯의 지민은 자신의 강점을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자기 긍정과 당당함과 편견 없는 생각과 타인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그럴 수도 있다’는 이해심, 그리고 세상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단단한 삶의 뿌리인지 지금의 저는 잘 알지요.
사람의 모습과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알기에, 나에게 향하는 세상의 어떤 부정적인 말들이 반드시 나를 탓하거나 비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불안하지 않을 거예요. 덜 상처받으며 살아갈 거예요.


이 아이가 앞으로 세상을 얼마나 재미있게 살아갈지, 얼마나 괜찮은 어른으로 자랄지 기대가 되어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출판사(우리학교)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woori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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