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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퍼니 랜드 지음, 박순미 옮김 / 타래 / 2026년 1월
평점 :
작가를 꿈꾸던 젊은 여성, 공부하며 어린아이를 키운 싱글맘의 생존, 생활,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의 기록.
빈곤 속에서도 공부와 육아 모두 놓지 않은 개인의 인내와 분투, 끈기에는 감탄했다. 대단하다. 응원과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솔직하게는, 자신이 살아온 생생한 이야기로 '미국 사회 불평등한 복지의 민낯을 파헤친다' 하기엔, 준비 없는 임신과 출산도 공부도 스스로의 선택이었음에도 저자가 조금은 자기 연민에 빠져 본인은 피해자고 타인과 사회만을 너무 원망한다는 느낌을 깨끗이 지울 수는 없었다. 둘째 출산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느끼는 서운함에는 정말이지 경악했다.
십 대 후반 이십 대 초반의 동급생들이 캠퍼스의 낭만을 찾을 때, 싱글맘인 저자는 늘 식비를 걱정하며 잠깐도 쉬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 했다. 학생이자 엄마로, 공부도 일도 육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빈곤층으로서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생계가 어렵다면서 왜 전업으로 일을 하지 않고 학업을 (그것도 문예창작학과에서) 하냐'는 편견과 질책 어린 물음에 수없이 답해야 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작가라는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해 문예창작 전공을 선택했는데 육아와 학업 말고도 교수의 무심한 말 한마디, 십수 년 나이 차이가 나는 동급생들 사이에서 겪는 이질감, 늘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들과 싸운다.
첫 번째 아이를 낳은 후, 폭력적이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아이 아빠와 헤어지고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아르바이트와 대학 공부를 병행하던 저자의 생활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혹자는 아이 키우는 게 중요하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좀 더 먼 미래를 본다면 나는 학위를 얻고자 했던 그 선택을 존중한다.
어엿한 직장을 잡아서 풍족하게 쓰고 놀 만큼 벌게 되었으면서 수익을 드러내지 않고 최소의 양육비 지급만 고집하던, 그마저도 온갖 생색을 내고 억지로 억지로 보내던 첫째 아이의 아빠. 일 년에 단 며칠 자기 아이를 데려가 돌보는 동안에 아이에게도 아이 엄마한테 했던 것처럼 강압적으로 굴고, 아이 엄마를 욕하며 가스라이팅 하던 자. 그런 자에게 한번 데어 놓고도 저자가 그저 순간의 외로움과 욕구 때문에 여러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일을 왜 반복하는 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성장 환경이 불우했고 아무리 외롭다 해도, 첫 번째 아이와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의 책임감은 더 가져야 하지 않았을까. 저자는 첫째를 키우면서 또 한 번의 계획 없던 임신으로 중절을 한 이후에도 또 아이 아빠도 인정하지 않는 아이를 가져 혼자 낳아 키우기로 했다. 타인의 삶을 내가 평가할 순 없지만, 그 선택들에는 책임감과 무모함이 계속 공존하는 듯했다.
꿈을 이루어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하고, 또 좋은 남편을 만난 듯한 저자. 자신의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준 사람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를 읽으면서는 나도 함께 안도했다.
부모 형제가 있어도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이 하나 없이 살아가야 했던 가여운 삶,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사회의 차가운 시선, 자기 의심 속에서도 결국은 꿈을 이루어 낸 그의 앞날이 이전 그 동굴 속 날들보다 점차 더 밝아지기를 바란다.
출판사(KSI books, 타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