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까지 살아서 가는 생존 영어 -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하는 영어는 이제 그만!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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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마도 우리는, 모국어인 한국어보다도 세계 공용어라 불리는 영어를 배우고 잘 하고자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입니다. 그렇게 학창시절 내내, 또 사회에 나가서도 영어를 잘 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듣거나 쓰는 데는 제법 자신이 붙더라도 정작 말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학창시절부터 그렇게도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결국 '성적'을 위함이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영어 과목의 성적이 잘 나오는 게 최대목표였고,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는 TOEIC이나 TOEIC Speaking 같은 영어 자격증의 성적을 올려야 합니다. 정작 영어 자체를 유창하게 구사하거나, 외국인과 진솔하게 대화하고자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과 대화를 위한 언어가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한 무기로써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우리들의 영어 말하기에 있어서의 '마비'를 해결하기 위한 학습법을 제시해 줍니다.

저자인 추스잉 씨는 대만 가오슝에서 태어난 NGO 활동가입니다. 10개 국어를 독학으로 마스터(master)하여 언어천재로 불리는 그는 '외국어는 점수가 아니라 삶'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신은 외국어를 숫자로 평가받기 위한 것이나 내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에 하나로써가 아니라, 자기 생각을 자유자재로 전달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 할 수 있는 필수도구로 여기는 그의 생각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추스잉 씨는 외국인과 소통하며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아가 직업을 구하는 등 경제적 수입을 얻기 위해 필요한 영어 수준을 '생존 영어'로 정의합니다. 이를 위한 기초단계로 20세기 영국 철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찰스 케이 오그던(Charles Kay Ogden)이 정리한 850개 기본 어휘를 소개하고, 이 중 모르는 단어가 10개 이하 정도일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을 권합니다.

단순히 외국어를 말하는 생존 단계를 지나,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다면 문화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으로 중급 수준의 일상 단어 1,000개(BNC 1000(British National Corpus 1000))를 추천합니다. 이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잡지를 수월하게 읽을 수 있고, 여행을 가서도 현지인과 술 한 잔 기울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모르는 단어가 50개 이하일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주문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상급 단어 144개를 익혀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영어 수준을 월등히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일련의 단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르러야 할 고지는 바로 '아주 평범한 영어'를 구사하는 수준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평범한 영어'라는 것은 원어민이 듣기에 그들이 서로 늘 대화하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대화를 말합니다.

 

이 책을 통해, 당장은 힘들겠지만 언젠가 영어가, 입까지 살아올 뿐만 아니라, 자유자재로 입 밖으로 날아다닐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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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마음 - 삶의 태도를 바꾸는 네 글자 공부
김풍기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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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경우 사자성어(四字成語)하면 그 말의 유래(由來)나 관련 고사(故事) 등 조금 딱딱하거나 어려운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마음]을 통해 조금이나마 우리 삶에서, 우리 주변에서 가까이 그 속에 담긴 지혜나 교훈, 가르침을 찾을 수 있고, 또 반대로 그것들을 삶 속이나 주변 분들과의 관계 속에 접목시킬 수 있겠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부마다 적게는 12개부터 많게는 16개까지의 사자성어를 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사자성어들을 모아놓은 1부를 통해, 지나친 경쟁과 성과위주의 사회풍토로 인해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꼭 한번쯤을 돌아봤으면 하는 정말 사람다운 모습을 만나게 해줍니다. 2부의 제목은 '토끼에게 배우는 삶의 자세'인데, 사실 저는 이를 보고 토끼와 관련되거나 토끼의 생활이나 행동에 의해 유래된 사자성어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여, 토끼와 관련된 사자성어가 이렇게나 많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4개 모두 그런 사자성어가 아니라 교토삼굴(狡免三窟)을 대표적으로 내세워서 제목을 삼은 것이었습니다. 2부에는 꼭 토끼를 통한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귀감(龜鑑)으로 삼을 만한 내용을 담은 사자성어들이 가득합니다. 4부에는 학습과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고, 마지막 5부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인도하는 자리에 있는 지도자(指導者)들이 명심해야 할 교훈을 들려줍니다.

사실 2부뿐만 아니라, 위에서 살짝 살펴본 것처럼 이 책에 담긴 모든 사자성어들이 우리들 삶에 지표로 삼을 만큼 넓고 깊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워낙 치열하고 성공만이 삶에 전부인 것처럼 비춰지는 삶을 살다보니, 어떻게 보면 인간으로써 당연히 지키고 따라야할 삶의 자세와 사람으로써의 도리들을 잊어버리고 외면한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와 저자 주변 분들의 일화를 통해 접하는 것임에도 뭔가 할아버지에게 옛날이야기를 듣는 손주가 된 듯한 기분은 사자성어 때문일까요? 비록 내용이 전래동화의 그것처럼 어린이를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따듯하고 포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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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의 품격 - 민폐적 인간을 예방하는 강단있는 자세에 대하여
최서윤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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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 아시듯이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에 이르는 경제대국(經濟大國)으로 성장했습니다. 원조(援助)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최초의 경우기도 합니다. 이처럼 눈부시고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나라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내실이 단단해 지지는 못하여 그동안 발전을 거듭하며 쌓였던 문제들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불합리(不合理)하고 모순(矛盾)적인 현상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사회와 사회현상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나 비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와 사회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 만들기 위한 제언(提言)이자 충고(忠告)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들 나름의 역할을 통해 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생각합니다.

 

책의 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우리 주변에는 드물지만 타인에게 말 그대로 '민폐(民弊)'를 끼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의도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자신의 언행이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제대로 인지(認知)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예방(豫防)'하여 사회를 보다 건전하게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강단(剛斷)'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책이 바로 이 [불만의 품격]입니다.

 

사실 저는 저자인 최서윤 씨처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건전하고 발전적인 문제제기를 하기 보다는 그저 참는 편이었습니다. 불합리하거나 부당(不當)하더라도 그냥 손해를 보고 넘어가는 식이었습니다. 얼굴 붉히거나 서로 감정 상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속으로 삭히고 넘어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제가 그동안 감내하고 넘겨야 했던 일들이, 제가 조금만 참으면 되었던 일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상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푸념을 늘어놓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제 자신이 인내심이 턱없이 모자란 사람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도 저자를 비롯한 많은 '프로불편러' 여러분들처럼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 불의를 바로잡고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나아가서는 보다 나은, 살기 좋은 우리나라와 사회를 만드는데 직접 행동함으로써 일조(一助)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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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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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1913년 동양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 또 하나는 시라는 문학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자주 접하지도 않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나마 익숙하고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인 류시화 님이 번역을 한 책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기탄잘리]를 통해 노벨 문학상을 타기 전까지 무명의 시인이었던 저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 이후 그는 오늘날까지도 간디와 더불어 인도의 국부로 칭해질 정도로 많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국가의 가사를 직접 짓기도 했습니다.

 

[기탄잘리]는 '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으로, 여기서 '님'은 타고르에게 사랑과 찬미의 대상인 신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집에는 신과 인간의 관계를 사랑하는 연인의 관계로 묘사한 103편의 시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아주 충실합니다. 단순히 그의 시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예이츠의 서문과 100 페이지에 육박하는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 그의 사진과 그가 남긴 몇 편의 그림들을 담고 있습니다. 또, 마지막에는 책에 담긴 모든 시의 영문 원문을 수록해 놓았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인도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지역에서 18세기와 19세기에 그려진 세밀화들을 본문에 함께 실음으로써 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려줍니다.

저처럼 타고르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람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또 그의 문학관과 작품세계는 어떠한지 등에 대해 딱 이 책 한권만 가지고도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또 그의 사진들과 그가 남긴 회화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타고르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좀 더 친근하게 그의 작품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했던 생각과 감정을 원문을 통해 최대한 그대로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생각과 감정을 함축적인 시구로 표현하는 만큼, 시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편입니다. 명료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때까지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시 한 편 한 편, 한 구절 한 구절에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보이는 탓입니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풀어서 쓴 시라고 할 수 있는 '산문시'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신과의 대화를 마치 연인과의 그것처럼 절묘하게 표현한 덕분에 뭔가 더 가깝고 친근감 있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한 세기도 더 지난 글이지만, 그의 절절하고 애틋한 마음을 담아서인지 여전히 그 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타고르의 단편소설들도 기회를 마련해 꼭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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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그 다음, - 그러니까 괜찮아, 이건 네 인생이야
박성호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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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박성호 씨는 개포동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세계 창의력올림피아드 한국 대표 출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수석 졸업" 등 화려하다 못해 눈부신 스펙을 가진 소위 '엄친아'입니다.

비록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걸어갔다고 하지만, 그 길의 방향 자체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정해준 것이라면 어떨까요? 바로 저자가 그랬습니다. 비단 이는 저자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과거의 저, 아니 어쩌면 지금의 저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이 가는 길이 정말 '옳은' 길인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는 박성호 씨.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유발된 큰 심경의 변화로 인해 평소 늘 품고 있던 의구심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되면서, 그는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저자는 하나하나 모든 상황과 조건을 따지기 보다는 우선 떠나자는 생각으로 많지 않은 돈과 최소한의 물건만을 챙겨서 호주로 떠납니다. 하지만 애초 생각과 달리, 한국을 떠날 당시 상상도 못했던, 6대륙을 모두 밟는 세계 일주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여행경비를 모으기 위해 악명 높은 바나나 공장을 비롯해 정말 여러 곳에서 일을 하며 침대 매트리스 하나가 전부인 좁고 습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합니다. 마침내 경비를 다 마련하고 필리핀을 시작으로 태국, 브라질 등 전 세계90여 개 도시를 일주합니다. 그렇게 떠난 여행 순간순간의 소회와 여행을 통해 얻게 된 생각과 깨달음을, 손수 찍은 사진들과 함께 엮은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저자는 20대 중반의 결코 많다고 할 수는 없는 나이지만, 치열했던 학창시절만큼이나 많은 고민과 질문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자,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써 살아가고자 혼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의 '나'를 찾고자 하는 주인의식과 삶에 대한 열정과 애정, 또 결심을 실행해 옮기는 용기와 실천력이 무엇보다 부럽고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이는 나이의 문제라기보다는 진정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성호 씨처럼 거창하게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다른 세상과 다른 삶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할지라도, 자신과 인생의 가치를 찾기 위한 '나만의 작은 여행'을 저도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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