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 통합사회의 필수 ‘지리’가 알려 주는 세계 경제와 정치, 역사, 문화 그리고 분쟁! 십 대를 위한 인문학
한병관 외 지음 / 팜파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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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십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한병관, 황상표, 박영신, 김정수, 심다정 지음

팜파스



지리를 왜 배워야 해요?

고등학생이면 이렇게 질문할거다. 중학생이면, '사회를 왜 배워야 해요?'라고 말할테고.

통합사회가 수능에 필수로 들어가면서, 당장은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라도 배워야 한다고 스스로 설득을 하겠지.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아니다. 교과에서 나라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 나라와의 관계를 이야기해주는 교과가 있는가? 당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고 그로인해 밀가루와 식용유 값이 올라간 것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주는 시간이 있느냐고 물으면 질문을 던진 이들은 잠잠해진다.

사회, 지리는 세상을 보는 렌즈이다. 세상을 보는 다양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이 어떤 관점으로 문제상황이나 현안을 해석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내는지 자각하며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는 통합사회 속 '지리'영역에서 다뤄지고 있는 세계 경제와 정치, 역사, 문화 그리고 분쟁에 초점을 맞춰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교과서 속 적으면 한 두줄, 많아야 한 쪽 분량으로 차지하고 있는 분쟁지역 이야기를 전 후 맥락을 짚어보며 이해하도록 되어 있었다. 통합사회를 배우는 고등학생 뿐 아니라, 2022년 개정 교육과정으로 중학교 1학년때 세계 지리 영역을 사회 시간에 배우는 이들에게도, 뉴스를 보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다.



총 10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 책은, 첫 장에서 지금 진행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이야기부터 풀어놓는다. 지금은 잠정적 휴전 상태에 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탐내는 이유들을 지정학적 위치, 부동항을 얻기위한 러시아의 욕망,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러시아 주변국들이 북대서양 조약에 가입하고자 하자 자신의 완충지 역할을 하며,  대규모 밀 생산지이자 러시아 다음으로 천연가스가 많이 생산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 했다는 것이다. '라스푸티차'라는 시기- 봄철 토양이 진흙이 되는 시기- 가 예전에는 나폴레옹과 나치로 부터 러시아를 보호해주는 지리적 요인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우크라이나가 전력을 보충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는 글도 인상적이었다. 또, 우리가 세계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당장에 우리 삶에 영향 - 밀가루, 식용유 가격, 도시가스 요금 상승-을 주는 것을 비롯해 세게화 시대인 지금, 지리, 정치, 경제, 사회가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에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 전 세계가 연대해야 한다는 마무리로 맺고 있었다.


두 번째 장은 물분쟁 이야기였다. 여러 나라를 관통해 흐르는 국제하천은 태생적으로 잡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한 나라에서 물을 독점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물을 얻지 못해 생활을 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를 관통하는 메콩강이야기는 종종 들어보았지만, 세계 1,2위를 다투는 나일강에서도 물분쟁이 있는지는 이 글을 통해 알게되었다. 이집트를 '나일강의 기적'이라고 할 만큼, 나일강의 범람으로 비옥한 땅에서 살아가던 이집트, 그 지역 패권을 잡고 있는 이집트에게 누가 나일강의 사용권을 주장했을까? 상류지역인 수단과 에티오피아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 나라들도 물이 절실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상류에서 댐을 만들면 확실히 하류로 흘러가는 물 뿐 아니라 토사량도 줄어들어 농사 지을 땅이 점점 줄어들텐데...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보다 물을 얻기 위한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이야기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어서 국제 무역, 중국과 소수민족의 분쟁, 콩고 민주공화국의 콜탄을 통해 본 자원의 저주, 동시에 자원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교육과 연구개발, 보건위생, 사회간접자본을 늘리는 등으로 사용해 모범사례를 보여준 보츠와나도 보게되었다. 얼마 전 뉴스 기사에서 미국이 관세를 가지고 중국에 무역제제를 가했을 때, 중국이 자신들이 가진 희토류를 가지고 보복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북한에는 그 희토류가 더 많다는 사실! 남북이 통일이 되어 자원을 활용하게 된다면, 아프리카 자원의 사용에서 교훈을 얻어 '자원의 축복'을 받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어서 나오는 프랑스 속에서의 종교분쟁이야기, 북극해 분쟁, 중동 쿠르드족 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유럽의 분리 독립분쟁에서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영국의 속사정과 에스파냐의 마드리드와 바로셀로나의 갈등 등도 보게 되었다. 


갈등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고 하면 안 될 말이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거리감이 느껴지던 세계의 갈등지역 모습들을 가깝게 느껴지게 한 책이었다.

분쟁지역에 관한, 특별히 지리 교과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 《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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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SIMPLE 03 화학 SUPER SIMPLE 3
DK 슈퍼 심플 편집위원회 지음, 김현호.박은서 옮김 / 북스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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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SUPER SIMPLE 03 화학

DK 스미스소니언

DK 슈퍼 심플 편집위원해 지음, 김현호 박은서 옮김

북스힐


미국 아마존 청소년 과학 베스트셀러


간단하면서도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나온 과학책! 

슈퍼 심플이라는 이름에 맞게, 올 컬러, 상세하지만 복잡하지않은 잘 정리된 노트처럼 과학의 제 분야를 설명해주는 슈퍼 심플시리즈. 

중학생 아이들이 한창 주기율표를 외우며 이야기하길래, 겉만 훑고 가지않고 그 내용도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너무 두껍지 않으면서도 딱 와닿는 책을 찾고 있었는데, 이 책이 보였다. 물리편이 그 바람을 채워주었기에, 이 화학 편도 보고 싶었다.


화학편은 과학적 방법, 화학의 기초, 원소, 구조와 결합, 물질의 상태, 나노 과학 및 지능형 소재, 정량분석, 산의 화학, 금속과 반응성, 에너지 변화, 반응 속도와 화학 평형, 유기 화학, 화학 분석, 지구와 화학, 여러 가지 자원로 나눠서 개별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화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단번에 알고싶어하는 범주를 찾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례를 살펴보면서 궁금한 부분을 펼쳐서 바로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찾아보고 싶었던 주기율표는 '원소'파트아래 위치해 있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118가지 원소가 나열된 주기율표. 단순히 주기율표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표를 읽고 각 원소의 특징을 아는 방법은 물론 주기율표의 역사, 1족, 2족, 전이 금속, 란타넘족, 14족,15족,16족,17족,18족 등에 관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었다.


전이 금속면을 펼쳐서 자세히 보았다.

전이 금속은 2족 (세로 열을 족이라 하고,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가면서 숫자가 커진다.)과 13족 사이에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금속을 말한다.

전이금속이 물에 녹아 다양한 색상의 화합물을 형성한 다채로운 용액의 색상이 시선을 사로잡았던 장이기도 했다.

전이 금속의 특징을 다시 '핵심 요약' 칸 안에 정리해서 줄글로 되어 있고 흩어져 있는 설명을 다시 간략하게 정리해주어, 한 눈에 정리할 수 있었다.

전이 금속은 반응 중에 잃은 전자의 수에 따라 용액의 색이 달라지는데, 그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주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원자부터 시작해서 이노의 결합, 나노입자, 산, 염기, 금속과 산의 반응, 전기분해, 연소, 화학반응 등은 화학시간에 많이 접했는데, 지구 온난화, 탄소 발자국과 탄소 포집이야기가 나오자 환경과 관련한 부분도 화학으로 다룰 수 있구나 하고 다시 펼쳐보았다. 더욱이, 4월22일 지구의 날이 있는 주간이 기후변화주간으로 보내는 시기였기에 더 관심이 갔다. 특히 탄소포집 기술이 일론머스크가 CCUS (탄소 포집 활용 저장)분야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기에 어떤 방법인지 궁금했다. 배출된 이탄화 탄소를 아민이라는 물질과 반응해 포집한 다음 액화시켜 지하 암석 틈새에 저장하는 것을 그림으로 보여주니 이해하기 좋았다. 모든 키워드와 관련된 내용은 설명과 함께 '핵심요약'으로 정리되니 빠뜨린 부분 없이 기억하기에도 좋고 말이다. 


과학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백과사전이나 과학 용어집처럼 옆에 두고 그 개념을 알고싶을 때 바로바로 활용하기 좋은 슈퍼 심플 시리즈. 

슈퍼 심플 화학도 곁에 두길 잘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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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I LOVE 아티스트
파우스토 질베르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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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파우스토 질베르티 글,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쿠사마 야요이의 땡땡이 호박을 처음 본 건 십여년 전 미술관 전시에서이다. 눈 앞의 시선을 가득채운 동그라미, 벽면 가득 채운 거울과 붉은 색으로 염색한 작가의 단발머리가 강렬했던 인터뷰영상, 그리고 커다란 점무늬 호박.

부산에서도, 제주도 본태 박물관에도 이 호박이 있었다. 그리고 몇 해전 루이비통과 콜라보한 소식 등등을 통해 쿠사마 야요이의 땡땡이 무늬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녀는 왜, 언제부터 이런 무늬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걸까? 이런 그림을 그리는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세세한 사항을 다 담지는 못하더라도, 어린이들이 그녀의 작품을 보고 질문할 때, 이런 분이야~하며 알려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났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제목자체도 아이들의 질문같지 않은가.



1929년 일본 마쓰모토에서 태어난 쿠사마 야요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녀의 삶의 유년시절이 제 2차 세계대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림책에서는 그 이야기는 크게 언급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사람의 몸에 점을 그리는 '해프닝'이란 쇼를 통해 전쟁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쿠사마 야요이는 시기적으로 전쟁의 한 가운데 살았기에 어린시절 얻은 병으로 나중에는 정신병을 치료하기위해 병원에 머문다. 그가 동그라미를 계속해서 그리는 것도 그런 이유. 빨간 꽃무늬 식탁보의 잔상이 계속 보이는 것을  둥근 물방울 무늬로 변형해 이후 그녀 작업의 소재가 되었다.


캔버스를 벗어나 드레스와 테이블,  벽까지 이어지는 끊임없는 그물망, 쿠션처럼 푹신하고 길쭉하고 부드러운 모양으로 채운 방, 보트, 신발, 소파, 안락의자, 모자, 반짝이는 공 모양의 물체, 조명, 거울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정말 유명한 호박까지!

(어릴적, 호박이 쿠사마 야요이에게 말을 걸었다는데! 예술을 통해 자신이 그들에게 느끼는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짧은 호흡을 담은 그림책이지만 쿠사마 야요이의 일생과 주요 작품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기 좋은 그림책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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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나무 I LOVE 그림책
발린트 자코 지음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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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나무 (글 없는 책)

발린트 자코

보물창고




나무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책을 볼 때면, 어김없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르곤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소년과 《토끼와 나무》와 같은 관계로 지냈더라면 서로 성장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텐데 싶을 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토끼와 나무는 서로를 생각해주고 아끼는, 이런 친구가 있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하는 모습이었다.


동물의 세계는 냉정하다. 약한 짐승은 보다 강한 짐승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곤한다. 노랑, 회색 귀를 가진 토끼는 자기 토끼 무리와 함께 늑대에게 쫓기는 신세가되고만다. 혼자 무리에서 떨어져 달리고 있을 때, 한 나무를 보게되고 그 나무에 숨는다. 이제 잡히겠다 싶은 순간, 나무는 눈을 뜨고 자신의 가지와 잎으로 더 큰 늑대의 모습을 만들어 늑대를 쫓아낸 다음 토끼를 보호해준다. 


자신을 구해준 나무가 고맙고 소중하지만, 자신과 함께했던 토끼 무리를 보고싶은 건 어쩔 수 없는 마음이다. 나무는 볼 수 없고, 움직일 수 없기에 토끼 친구들을 찾을 수 없다고 하자, 토끼는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나무를 두고 떠난 듯 했는데, 묘안을 가지고 돌아온 토끼! 그 묘안이란, 바로 바퀴 달린 수레였다. 움직일 수 없는 나무를 뿌리 째 수레에 싣고, 토끼는 무리를 찾는 여정을 떠난다.


어찌보면, 지극히 토끼의 입장에서 나무를 움직이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나무가 외롭다는 것을 보기 전에는 말이다.

홀로 성장하며 계절을 보내며 지내던 나무가, 늑대를 피해 온 토끼 편이 되어준 것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함께할 친구를 얻고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토끼와 함께 수레에 오른 나무는 기존의 상식을 깨어버린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보고싶은 소년이 돌아오기까지 한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리며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었지만, 《토끼와 나무》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내어준다. 함께 이동하며 토끼가 가는 길에 필요한 모습으로 변하며, 이윽고 토끼 무리를 만났을 때는 자신의 잎을 먹이로, 자신의 나무 그늘 아래 땅을 그들의 집으로 삼게해준다. 

나무의 일방적인 사랑이었을까? 토끼와함께 정착한 곳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심기워져 수 많은 어린 나무들을 퍼트리며 숲을 이룬 장면을 보자니, 나무가 더이상 외롭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고 또 주며 고마움으로 주고받은 마음은 더 풍성히 돌아와 나무와 토끼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 주었을거다.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글 대신 파스텔톤의 풍성한 그림으로 내용을 담아간 현대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 《토끼와 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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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가 사라졌다 I LOVE 스토리
니콜라스 데이 지음, 브렛 헬퀴스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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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니콜라스 데이 지음, 브렛 헬퀴스트 그림, 전하림 옮김

보물창고 




"<모나리자>를 훔치는 일은 거대한 중세 건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훔치는 일만큼이나 힘들 것입니다."


<모나리자> 도난사건 1년전, 그림이 전시된 루브르 박물관 관장이 했던 말이다. 

아무도 그림이 도난 당할 거라 생각지 못했던 그림이 사라졌다!


1911년 8월 21일 <모나리자> 도난사건과 1913년, 그림을 되찾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 속에, 1500년 전 후, 그림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림의 주인공인 리사에 관한 이야기, 다시 1911년에서 1913년으로 돌아와 사라진 그림을 찾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모나리자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게 변했는지, 역사 속 실제 사건을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보고 풀어보여주는 책을 만났다. 

시버트상 수상작인 《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도난당하기 전에는 큰 관심이 없던 그림이 도난 당하고 난 뒤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이자 그가 알프스 산맥을 넘어 프랑스로 갈 때도 당나귀에 실어 갔던 그림 <모나리자>.  이전에는 <모나리자>에 대해 들어 본 적도 없으며서, 파리 시민들은 그것이 사라졌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연히 그자리에 있을 것이 사라질리 없다고 믿는것이 관리를 소홀하게 만들었고 도난 당했다는 것 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오류를 낳았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 존재를 초월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아이러니. 그 일련의 과정이 마치 영화처럼 그려지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도둑은 어떤 목적으로, 어디로 이 그림을 가져갔을까.




이 책은 '모나리자'(=라 조콩드)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관한 인물 전기와 같은 내용도 담고 있었고, 모나리자의 주인공인 리사에 관한 내용도 담고있었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서 그림그리기에 몰두 할 수 없었던 화가로서의 레오나르도와 자신의 신분과 처지로서는 결혼은 커녕 이름을 남기는 것 조차 의아하게 여겨지는 여인의 초상. 존재하지 않은 것이 당연했던 그림인 이 모나리자가 그려진 것 부터가 기이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두 인물은 그림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에 다뤄지는 것이 그렇다 치더라도, 사라진 그림을 찾기위해 등장하는 신체 여러 부위를 엄청나게 세세히 측정하는 '베르티옹 감식법'의 베르티옹과 (이 베르티옹은 유대인 대위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첩자라고 한 이이기도 했다. 그것이 거짓으로 밝혀지자 무너진 자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도 그림 도둑은 꼭 잡아야했다.) 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 피카소와 당대 프랑스에 있던 예술가들이 나오는 것도 신기했다. 그림 한 점이 사라진 사건이 당대를 살아가던 이들과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었다는 것을, 단편적인 지식이 입체적으로 보여지는 경험이었다.  


사람들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원한다. 뛰어난 경찰과 그들의 예측을 뛰어넘는 도둑, 그 속에 담긴 영화같은 이야기. 하지만, 진실은 단순했다. 자신이 고안한 오래된 범인 판별법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편견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지 않았더라면 '모나리자' 그림을 훔친 범인은 쉽게 검거할 수 있었을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명성, 그리고 예술품을 향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이만큼 확산되지는 못했을거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모나리자를 감상하러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한다. 이미 그 그림은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서 머무는 몇 분의 시간, 같이 찍은 몇장의 사진을 위하여. 그림이 그려지고 적어도 400여년의 시간동안 뛰어난 그림일지도 몰라도 지금처럼 모두가 알고 있지는 않은 그림이었던 '모나리자'. 도난과 비평가들의 서술, 일련의 사건들과 그것을 이슈화하는 글로 인해 증폭된 관심. 도난이 축복이었다고 하면 너무 큰 비약일까.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모나리자 그림이 사라지고 찾는 과정이 일어난 것은 분명 다행한 일일거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쟁 속에 이 그림은 지금 우리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이므로.


'모나리자' 그림이 도난되고 다시 찾기까지의 과정을 1911년 부터 1913년 까지의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1500년 전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통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던 책. 무엇보다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재미있게 읽히면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책. 

 《모나리자가 사라졌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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