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모나리자'(=라 조콩드)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관한 인물 전기와 같은 내용도 담고 있었고, 모나리자의 주인공인 리사에 관한 내용도 담고있었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서 그림그리기에 몰두 할 수 없었던 화가로서의 레오나르도와 자신의 신분과 처지로서는 결혼은 커녕 이름을 남기는 것 조차 의아하게 여겨지는 여인의 초상. 존재하지 않은 것이 당연했던 그림인 이 모나리자가 그려진 것 부터가 기이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두 인물은 그림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에 다뤄지는 것이 그렇다 치더라도, 사라진 그림을 찾기위해 등장하는 신체 여러 부위를 엄청나게 세세히 측정하는 '베르티옹 감식법'의 베르티옹과 (이 베르티옹은 유대인 대위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첩자라고 한 이이기도 했다. 그것이 거짓으로 밝혀지자 무너진 자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도 그림 도둑은 꼭 잡아야했다.) 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 피카소와 당대 프랑스에 있던 예술가들이 나오는 것도 신기했다. 그림 한 점이 사라진 사건이 당대를 살아가던 이들과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었다는 것을, 단편적인 지식이 입체적으로 보여지는 경험이었다.
사람들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원한다. 뛰어난 경찰과 그들의 예측을 뛰어넘는 도둑, 그 속에 담긴 영화같은 이야기. 하지만, 진실은 단순했다. 자신이 고안한 오래된 범인 판별법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편견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지 않았더라면 '모나리자' 그림을 훔친 범인은 쉽게 검거할 수 있었을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명성, 그리고 예술품을 향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이만큼 확산되지는 못했을거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모나리자를 감상하러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한다. 이미 그 그림은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서 머무는 몇 분의 시간, 같이 찍은 몇장의 사진을 위하여. 그림이 그려지고 적어도 400여년의 시간동안 뛰어난 그림일지도 몰라도 지금처럼 모두가 알고 있지는 않은 그림이었던 '모나리자'. 도난과 비평가들의 서술, 일련의 사건들과 그것을 이슈화하는 글로 인해 증폭된 관심. 도난이 축복이었다고 하면 너무 큰 비약일까.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모나리자 그림이 사라지고 찾는 과정이 일어난 것은 분명 다행한 일일거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쟁 속에 이 그림은 지금 우리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이므로.
'모나리자' 그림이 도난되고 다시 찾기까지의 과정을 1911년 부터 1913년 까지의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1500년 전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통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던 책. 무엇보다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재미있게 읽히면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