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비와 의도치 않았지만 방관자로 있었던 비의 가족의 모습이,
어릴 적 나무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못하고 너무 겁이나 아무 말도 못하고 뛰어내린 비의 상황과 오버랩된다. 비는 나무 아래있던 아빠 바로
옆에 떨어져 팔이 부러졌던 일...사실은 괜찮은게 아니었던거다.알아챘어야 했던거다. 아빠는, 가족은 부스럭거리는 그 소리를 그냥 넘기지
말아야했던거다...
루의 이야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던 걸까...
어릴 적 차를 정비하고 운전하고 그 방면에 재능이 있다는 것,
엄마가 그 곁에 있어주었다는 거. 그러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일중독처럼 지냈던 그 일상이 의미가없어진 것.. 그렇게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차를 몰고 할머니댁을 찾아가는 길에 비를 만난거다.
그 여정에 뜻밖에 만난 고양이 다이아몬드. 고양이를 집에 데려다
주려 그 고양이가 걸고있는 목걸이에 적힌 주소를 따라 서부로 향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판타지 같으면서도 너무나 실제적인, 마치
모모가 만난 시간도둑들 처럼 그림자같이 얼굴이 선명하지 않은 실체들이 고양이를 노린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있을거라고, 아니, 말할
자신이 없어 말하지 못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관심가져주지 않는다 여겼던 자신의 모든것을 길도, 구름도, 나무도...이미 들었고 알고 있다는
걸, 고양이를 돌보는 이를 통해 듣게된다. 모든게 무너지고 불타는 듯 느껴지더라도 여전히 나의 일부는 견고할 거라고. 모든 게 아직 여기
있으니까...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비와 루는 다시 생의 길을 걸어간다.
그곳이 익숙한 삶의 풍경이 있는 곳이든 낯선 걸음을 내딛는 곳이든
정답은 없다. 헤어짐은 슬픈것이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잠시의 슬픔이라면.
부디. 자책하지말기를.
듣고 있니?
네 잘못이 아니야.
다 무너진 것 같아도 여전히 산도 하늘도 길도 나무도 그곳에 있다는
거. 다 불탄것 처럼 연기냄새가 난다 하더라도 여전히 너의 일부는 견고할거라고.
듣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