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이해인 지음, 해그린달 그림 / 샘터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여는 글·

‘순간 속의 영원‘을 살며

오늘도 소나무가 울창한 수녀원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미사 후에 올라가 다 같이 성가를 부르며 기도하는데 땅속에묻힌 우리 수녀님들이 ‘안녕?‘ 하고 내게 정겨운 인사를 건네는것만 같았습니다.
나의 삶과 글에 대해 늘 아낌없는 사랑과 조언으로 함께해주신분들이 지금은 지상에 없지만, 영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내 인생 여정의 멘토이며 수도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가르멜 수도원의 언니 수녀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지난가을은 내내 눈물 속에 보냈습니다.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나도 언젠가는그렇게 떠날 날이 있음을 절감하면서 요즘은 더욱 충실히 ‘순간속의 영원‘을 살고 있습니다. - P4

언제나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삶!

기다림이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설렘과 그리움을 사랑하며 여기까지 온 세월의 선물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광안리 수도원에서 살아온 지난 반세기를 새롭게 감사하며 또한 권의 책 <기다리는 행복》을 펴낼 수 있어 행복합니다.

1부에서 5부까지의 글들은 지난 6년간 여러 지면에 발표한 것들을 중심으로 모은 것이고 6부의 글들은 첫 서원하고 나서 일년의 일기들을 단편적으로 뽑아 실은 것입니다. 너무 오래전의기록이고 내 영혼의 맨살을 드러내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망설임이 없지 않았으나 20대 젊은 수녀의 순수한 풋풋함이 그대로 살 - P5

아 있는 것 같아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오랜 세월나의 충실한 ‘애인‘이 되어준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책들이 출간될 적마다 나를 키워준 수도공동체와 늘 함께해준 수도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했지만 이번엔 더욱 간절한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 더 깊어지고, 사랑 더 애틋해지고, 기도 더 간절해지게‘ 만들어준 광안리 성베네딕도수도원, 바로 여기가 ‘민들레의 영토‘로 시작된 시의 산실이며 기도의 못자리였습니다. 좁은 울타리를 넘어 이 세상의 다양한 이웃들과 시를 통해 사랑과 우정을나눈 민들레의 영토는 가장 아름다운 ‘마법의 성‘이기도 했습니다. 말로는 다 표현 못 할 나의 초록빛 감사는 아마 죽어서도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 P6

끝으로 부족한 글을 정성껏 편집하고 출간해준 샘터사, 아름다운 그림으로 글을 더 빛나게 해준화가 ‘해그린달‘, 추천 글을 써주신 김정자 교수님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겸손히 두 손 모읍니다.

2017년 12월 부산 광안리에서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