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함께한 900일간의 소풍
왕일민.유현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두시간의 짧은 독서였지만, 가슴이 쓰렸다.  

점점더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자식들의 곁인 아니.....

비록 지근한 거리의 같은 도시의 공간 안에 있지만,,,,,당신 홀로 사시고 있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이른여섯의 할아버지가 백한 살 되신 노모를 수레에 태우고 무려 삼만 킬로미터를

돌아왔습니다."  

바퀴 셋 달린 수레를 타거나 끌고 장장 3만 킬로미터나 돌아온 '어머니와 둘 만의 소풍'이 왜

즐겁지 않고 가슴이 아픈가?

" 무얼 어떻게 하는 것이 효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불효인지는 잘

압니다. 그저 불효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어머니를 대하고 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117쪽)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탄하고 불평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내면이 무정부 상태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정말 자유로운 사람들은

자기 내면의 규칙과 법률을 쫓아간다. 그것이 참된 자유다."(167쪽)

"돈도 쓸 데가 있을 때 필요한 것이지 쓸 데가 없으면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다.그런데도 사람들은 돈에

매달려 아등바등 살아가나. 언제쯤 중요한 것이 무언지 알게 되는 걸까?"(169쪽)

시골의 한 작은 동네에서....지금은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방하나, 부엌, 그리고 작은 방으로 지어진 집...그리고 뒤에 산이 있었고....태어나 그곳에서 멱 감고, 물고기 잡고..그때는 그 냇가에서도 참게를 잡을 수 있었다... 산을 헤집고 돌아다니고, 작은 골목길에서 딱지치기 하거나 구슬치기를 하면서 살다가 점차 집 옆으로 1번 국도가 뚫리고..........시간이 많이 흘러....지금은 이 대도시 속에서 살고 있는 나 자신과 그리고 나의 가족들을 생각해 본다.

지금의 내가 이렇게나마 살 수 있게 된 그 뿌리이자, 영원한 마음의 고향 같은 '당신'은 지금 그곳에서 홀로 계신다. 지근한 거리에 또 다른 가족들이 살고 있지만....지도상의 거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당신'은 이 밤도 홀로 지내고 계신다. 생각날 때마다 전화를 드리지만,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 이곳에서 그곳으로 자주 찾아가 뵙지도 못하는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 수레를 몰고 어머니와 함께 소풍을 다니면서 느꼈던 삶의 진정성이 나를 가슴 아프게 만든다. 정말 무엇이 어미를 마음 편하게 만드는 것인지, 참된 자유가 무엇인지, 돈이 무엇인지를 곱씹어 보게 만든다. 정교한 이론이나 수사를 동원해서 주장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었기....가만히 이 책을  두 권을 사서 그곳에 살짝 놓고 와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 또한 어떻게 하는 것이 '효' 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불효'인지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이렇게만 할 수 있어도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만들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머니'가 참말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로 무엇을 맛나게 드셨을까? 기억을 더듬어 봐야겠다. 비록 화려한 음식은 아니었더라도 정말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드셨던 음식이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
송두율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담 후기에 저자는 자신의 철학을 '다름의 공존'과 '과정으로서의 변화'로 압축하였고, 이것을 토대로 '현대성'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키고 싶다고 하였다.

처음으로는 '계몽과 해방'을 통해서, 그리고는 '소련과 중국' 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사유에 관심을 끊지 못하고 있었던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이 책은 정말로 깊은 고뇌에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대담자가 저자에게 보낸 편지 속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밀란 쿤데라는, 권력의 핵심은 망각하게 하는 것이라며 기억하기 위한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우리는 그 평범한 진리조차 실천해 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요컨대, 언론, 법, 이데올로기, 지식인의 세계

속에서 음험하게 작용하는 냉전 반공주의의 권력 효과를 문제 삼지 않는 한 한국 사회의 미래는 없다는

절실한 생각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

책장을 덮고 하루를 보내면서 왜 나의 머리 속에는 계속해서 루쉰이 묘사한 '아큐'의 형상이 떠나지 않는

것일까? 루쉰과 송두율을 비교해 볼 힘도 없지만, 루신이 '미친놈의 일기<광인일기>'에서 묘사한 '중국의 근본은 전적으로 도교에 있다'는 말에 빗대어 본다면 현대 한국의 근본은 전전으로 반공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루쉰의 이러한 표현을 혹자는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있지만(나도 한때는 루쉰의 맥락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한 때도 있었다), 루쉰이 아큐로 묘사한 중국 국민성의 심리적 밑바닥에는 현실긍정과 망각의 정치 곧 노예 근성이라는 문화심리로서의 '도교'가 철두철미하게 스며들어 있다고 보았듯이, 저자의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와 분석, 그리고 희망의 비판에는 정말로 '절망을 넘어선 희망'이라고 느꼈다.

루쉰을 부정하거나 긍정하든 모든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루쉰은 (중국의) 민족혼이다'라는 영정을 관 위에

 덮어서 그를 보냈지만, 나는 여전히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즉 '' 一個都不寬恕' 으로 정신의 해독제를 삼고 싶다. 아큐가 아니라 캄캄한 한밤에 달빛을 받고 있는 대추나무같은 사람이 우리 곁에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 용서는 다음 세상의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
송두율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전히 미완의 귀향으로 끝나버린 그의 한국행이 남겨 놓은 문제는

우리의 지난한 숙제이다. 그러나 희망을 갖고 모색해야만 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이든 간에 우리의 마음과 뇌리에 강고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그 이데올로기, 또한 그 이데올로기를 위해 열과 성의를 다 바치는

사람들에게

'경계인'으로 이 땅의 현실을 고민하는 송두율의 모습은 진정 이땅에서 지식인이라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기회였다.

지식인이라고 일컬어지길 내심 바라고 있는 조중동의 기자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교수, 학자들을 부끄럽게 만들 수 있는 책이라고 하면 너무 지나친가?

부끄럽다는 것은 스스로 참회하는 의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것을

이땅의 교수집단에게 바라는 것은 몽상이 아닐지.... 한 때 그들의 창부로 열씸히 노력봉사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自虐이 아닌 自學의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던

저자의 글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 것도, 자학의 즐거움이 아닌지......

내 마음속의 의식을 좀더 말끔하게 해독시켜준 책이었듯이, 과연 이 땅의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어떤 해독 작용을 할 수 있을까? 희망으로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 땅 참맛
이병학 지음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음식도 저마다 개성이 있다.

방송매체에서 선전하는 그 수많은 맛난? 집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혹간 나도 그곳에 가 본다. 며칠 전에는 '한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는 곳'

무교동 어딘가에 있다....60 여년의 역사에 사회저명인사들이 다녀갔다는 표시까지 해놓고

약간은 허름한 내부구조 속에서 먹었봤지만, 두번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다.

내 입맛이 문제일수도 있지만,  이땅의 개울에서 냇가에서 잡아 끓여먹었던 정말 서민의 음식

맛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맛의 문제일까?

아닐 것이다. 나는 음식의 참맛은 바로 사람과 기억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우리 땅 참맛....은 그런 나의 음식철학?을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강력추천하지도 않으면서

내 발걸음과 마음으로 그곳을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싸꾸려 냄새가 폴폴 풍기는 스킬로서의 음식-요리책이 아닌 정말 사람냄새가 은근살작하게 베어나오는

그런 책을 보고 있노라니 가까운 곳부터라도 가고 싶다.....아! 정말 부러운 기자님이여....

음식의 참맛이란 이런 것일 게다.

寒夜客來茶當酒, 竹爐湯沸火初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내 책상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책상 위에도, 그리고 세계를 경영하고자 하는 수많은 곳에도

다양한 지구본과 세계지도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지구본은 단순한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혹간

이 나라가 어디 위치하는지, 혹은 그 나라의 서울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때, 간혹 굴려보는 말 그대로 공일 뿐이었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세계사라는 과목을 배운 기억이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지리 혹은 인문지리도...............

그러나 세계사를 배우거나 지리를 배울 때, 그 '세계'는 과연 어떤 '세계'였을까? 단순한 지식정보를 얻기 위한(시험) 파편화된 정보였다는 생각이 점점더 스멀스멀 뇌리에서 기어나올 때, 나는 죽어 있는 더 정확하게 말해서 '세계'가 없는 '세계사'를 배운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보았다. '세계'가 없는 세계사를 배웠으니 당연히 '세계'를 읽어낼 수 있는 힘은 전혀 없었다. 역사화된 지식은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그것이 당대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홀로 누리는 즐거움에 지나지 않겠지만, 주말마다? 서점에 나가 신간을 둘러 보고 다방커피 한잔과 진한 담배 한 모금을 마시는 이 기쁨은 나의 생명과 함께 지속될 것이다.

비루한 경제적 삶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이 즐거움에 나는 늘 최소한 한 권이라도 버리지 못할 책을 구해야 겠다는 마음을 늘 가슴 한 구석에 새기고 있다.

'세계'가 없는 '세계사'는....혹자는 '살아있는 세계사'라고 하기도 하지만......를 배웠던 '한스러움'을 치유할 수 있는 이 책을 만났을 때, 그 기쁨을 혼자만 누리기에 너무나 아쉬워 이렇게 몇자 적어본다.

먼지만 쌓여 있던 지구본을 다시 어루만지면서 이 책의 한 꼭지를 읽기 시작한다. 내가 가장 관심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 뿐만 아니라 이 땅을 둘러싸고 있는 중국, 일본, 미국, 그리고 아프리카, 중동, 아메리카 등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대의 첨예한 문제들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바로 살아있는 세계가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신문의 국제면에서 전해지고 있는 이 세계적인 문제들이 이렇게 분명하게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나는 정말로 뭔가를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가 아닌 당대 세계의 첨예한 문제들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후세대에게 미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한 문제들이 간명한 설명과 한장의 지도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죽어 있던, 혹은 머리속에만 존재했던 '세계'가 이제사 살아서 움직이는 붉은 피처럼 '이 세계'를 하나의 연결시켜주고 있다. 지구본의 혹은 세계지도 속의 '세계'가 아닌 정치 경제, 문화, 등등의 살아 있는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