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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밖에 없다던 김부장은 어떻게 노후 걱정이 없어졌을까 - 초고령 사회 일본 은퇴 선배들이 말해 주는 시니어 라이프 인사이트
김웅철 지음 / 부키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요즘 읽는 책들의 절반쯤은 재테크에 관한 책이다.
그동안 관심도 없었고 '재테크'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뭔가 원금을 손실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과 어려움, 복잡함이 함께 따라왔다.
나와 남편의 나이는 동갑으로 우린 40대 중반이다.
9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거의 절반을 살은 거고, 남은 절반의 시간 동안 직장 생활을 통해 전보다 더 많은 급여소득자가 되는 건 힘들 것 같은 느낌이다.
과연 몇 년이나 더 가능한 일일까 싶은 생각에 누르고 있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슬금슬금 살아난다.
노후에 돈 걱정 없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조금은 편히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해지는 요즘인데,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끌린다.
우선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 소개된 저자에 대한 내용을 옮겨 적을 수밖에 없다.
약 8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한 금융회사로부터 '은퇴 매거진' 창간 작업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정년퇴직을 앞둔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에게 은퇴에 대비해 어떤 것을 준비하면 되는지 알려 주자는 취지였다. 그의 역할은 우리보다 약 10년 앞서 대량 은퇴가 시작된 일본의 사례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었고, 2000년대 일본 도쿄에서 특파원 생활을 했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중략)
이 책은 지난 8년간 써 내려온 그 공감과 치유의 결과물이다.
그렇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일본의 이야기이다.
일본은 고령 국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의 모습이 점점 일본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우리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일본의 은퇴 선배들 대부분은 퇴직 후 매일 마주하게 될 일상을 위한 '준비 운동'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p31)
은퇴를 당장 눈앞에 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인생을 한번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펼치고 싶은가? 그런데 이 또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가? 그럴 때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단사리 운동'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단사리란 문자 그대로 일상에서 필요 없는 것을 끊고, 불필요한 물건을 과감히 버리며, 물건에 대한 집착과 이별하는 것을 말한다. (p43)
존경과 인정, 경험과 기술의 활용, 지역 공헌. 이것이 일본 은퇴 선배들이 말하는 재취업의 3대 키워드다. (p90)
'나이 변명'이 찾을수록 평생 현역을 실현하기가 요원해진다. 회사에서 은퇴자를 재고용하거나 고용을 연장할 때 '조직원들과의 화합'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팀 전체가 움직이는 일이라면 더욱더 자신의 연령을 변명의 구실로 삼지 말아야 한다. 업무 과정에서는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새로운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고 의욕을 보여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p106)
반대로 돈과 '잘 사귀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나이토 씨는 "돈과 잘 사귀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p129)
나의 경우엔 <만족도가 높은 사람>에서 2번과 5번이 눈에 들어온다.
50세부터 생활비를 줄여 나가고 소액이지만 퇴직 후에도 근로 소득이 있는 것.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 톱 5>의 내용을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고 내가 예상했던 답에서 벗어나는 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남편이 아내에게 바라는 것 톱 5>의 내용은 조금 코끝이 찡하게 만든다.
아내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면 좋겠고,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살면 좋겠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면 좋겠다는 응답.
내가 바라는 나의 50대 이후의 모습은 '이제는' 경제적 자유도 이루고, 남편과 내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무엇보다 건강하게 함께 사는 것이다.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다, 지금 마음에서는...
노후에 대한 걱정.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답답함과 불안함만 늘어난다.
노후 걱정을 없애려면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고, 나의 현주소는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득해야 하는지 깨닫는 것.
그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그동안의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게 알기 위한 노력들을 회피해 왔었다.
나의 못난 구석들을 마주할 자신도, 나의 예쁜 구석들을 칭찬해 줄 여유도 없이 그렇게 흘러가듯 코앞의 미래만 보며 달려온 느낌이다.
잠시 멈추어 나에 대해 생각하고, 지금보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더 오래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그 일을 준비할 시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