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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 선택 -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
사브리나 코헨-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세상에는 직업이 엄청나게 많다. '이런 것도 직업이 될 수 있나?' 싶은 직업들까지 포함하면 수천, 수만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직업'이라고 여기는 일들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우리 가족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바로 '소방관'이다.
늘 위험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그 일을 내 가족 중 누군가 한다면 나는 늘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겠지.
책에서의 문장처럼 건물 밖으로 모든 사람이 뛰쳐나갈 때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사람은 분명 특별한 사람이 맞다. 늘 두려움과 맞서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는 일이니 특별하고 존경 받아 마땅한 일이다.
누군가는 분명 해줘야 하는 일이지만 내 가족은 아니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지만 다시 생각해도 참 어렵다.
그렇기에 소방관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보다 냉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일 것이다. 용기만 갖고 무작정 불 속으로 뛰어들기만 한다고 구조가 이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직급이 가장 높은 여성 소방관인 저자는 급박하고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탐구했다.
이 책은 그녀가 20년의 현장 경험과 10년의 심리학 연구를 한 권에 담은 결과물이다. 미국심리학회의 '레이먼드 니커슨 우수 논문상'과 '신진연구자상'을 동시에 수상한 저자의 연구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위기상황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
위기의 상황이라 함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얻거나 잃을 수 있는 것들의 무게가 크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저자는 오랫동안 연구하였다. 소방관으로서 그녀가 경험한 위기의 사건들과, 그 사건들 앞에서 옳은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근가 택한 방법들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연구된 결과물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이 되고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나.
언제나 늘 옳은 선택만을 하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옳을 수는 없겠지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그녀가 책에서 알려준 방법들을 떠올려 본다.
다음 방으로 향한다. 내딛는 발자국 하나하나를 되새기며 내 동선을 기억에 저장한다. 잭이 나를 필요로 하면 거기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32)
왼손을 벽이나 가구에서 떼지 않고 훑어가며 방 수색을 계속한다. 머릿속으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지금까지 어디를 수색했는지 그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오감 중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촉감뿐이다. (p33)
그 고통, 내가 경험한 그 고통은 공감에서 나온 것이다. 공감이야말로 나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조금 더 노력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p42)
결정을 하는 나는 인간이다. 인간의 약점과 감정을 모두 가진.
다 알면서도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즉 의사 결정 마비 현상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단연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p69)
에이브러햄 링컨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사람의 인성은 나무와 같고, 그의 평판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다. 그림자는 우리가 그 사람에 대해 내리는 판단이고, 나무가 그 사람의 본질이다. (p200)
다른 사람의 촛불을 불어서 꺼뜨려야만 자기 촛불이 더 밝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바로 이런 생각이 우리가 직장에서 날마다 경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p207)
나는 사람들이 '죄송합니다만'이라는 말로 문장을 시작하는 것이 정말 싫다. 보통 죄송한 마음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p213)
기회는 내가 만들기에 달렸다. 개인의 배경은 시작점을 다르게 할 뿐, 도착점을 정하지는 못한다. 훌륭한 평판, 혹은 굉장한 인맥, 좋은 학벌 등은 모두 우리가 가려는 길을 조금 더 평탄하게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성공은 결국 개인의 투지와 노력에 비례한다. (p225)
리더가 된 사람은 상황이 급박할 때마저도 자신이 내보내는 메시지의 작은 뉘앙스까지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했고,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였는지 확신하는가? (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