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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밖에 없다던 김부장은 어떻게 노후 걱정이 없어졌을까 - 초고령 사회 일본 은퇴 선배들이 말해 주는 시니어 라이프 인사이트
김웅철 지음 / 부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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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읽는 책들의 절반쯤은 재테크에 관한 책이다.

그동안 관심도 없었고 '재테크'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뭔가 원금을 손실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과 어려움, 복잡함이 함께 따라왔다.

나와 남편의 나이는 동갑으로 우린 40대 중반이다.

9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거의 절반을 살은 거고, 남은 절반의 시간 동안 직장 생활을 통해 전보다 더 많은 급여소득자가 되는 건 힘들 것 같은 느낌이다.

과연 몇 년이나 더 가능한 일일까 싶은 생각에 누르고 있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슬금슬금 살아난다.

노후에 돈 걱정 없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조금은 편히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해지는 요즘인데,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끌린다.

우선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 소개된 저자에 대한 내용을 옮겨 적을 수밖에 없다.

약 8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한 금융회사로부터 '은퇴 매거진' 창간 작업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정년퇴직을 앞둔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에게 은퇴에 대비해 어떤 것을 준비하면 되는지 알려 주자는 취지였다. 그의 역할은 우리보다 약 10년 앞서 대량 은퇴가 시작된 일본의 사례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었고, 2000년대 일본 도쿄에서 특파원 생활을 했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중략)

이 책은 지난 8년간 써 내려온 그 공감과 치유의 결과물이다.

그렇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일본의 이야기이다.

일본은 고령 국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의 모습이 점점 일본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우리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일본의 은퇴 선배들 대부분은 퇴직 후 매일 마주하게 될 일상을 위한 '준비 운동'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p31)

은퇴를 당장 눈앞에 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인생을 한번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펼치고 싶은가? 그런데 이 또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가? 그럴 때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단사리 운동'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단사리란 문자 그대로 일상에서 필요 없는 것을 끊고, 불필요한 물건을 과감히 버리며, 물건에 대한 집착과 이별하는 것을 말한다. (p43)

존경과 인정, 경험과 기술의 활용, 지역 공헌. 이것이 일본 은퇴 선배들이 말하는 재취업의 3대 키워드다. (p90)

'나이 변명'이 찾을수록 평생 현역을 실현하기가 요원해진다. 회사에서 은퇴자를 재고용하거나 고용을 연장할 때 '조직원들과의 화합'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팀 전체가 움직이는 일이라면 더욱더 자신의 연령을 변명의 구실로 삼지 말아야 한다. 업무 과정에서는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새로운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고 의욕을 보여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p106)

반대로 돈과 '잘 사귀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나이토 씨는 "돈과 잘 사귀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p129)

나의 경우엔 <만족도가 높은 사람>에서 2번과 5번이 눈에 들어온다.

50세부터 생활비를 줄여 나가고 소액이지만 퇴직 후에도 근로 소득이 있는 것.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 톱 5>의 내용을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고 내가 예상했던 답에서 벗어나는 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남편이 아내에게 바라는 것 톱 5>의 내용은 조금 코끝이 찡하게 만든다.

아내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면 좋겠고,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살면 좋겠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면 좋겠다는 응답.

내가 바라는 나의 50대 이후의 모습은 '이제는' 경제적 자유도 이루고, 남편과 내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무엇보다 건강하게 함께 사는 것이다.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다, 지금 마음에서는...

노후에 대한 걱정.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답답함과 불안함만 늘어난다.

노후 걱정을 없애려면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고, 나의 현주소는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득해야 하는지 깨닫는 것.

그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그동안의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게 알기 위한 노력들을 회피해 왔었다.

나의 못난 구석들을 마주할 자신도, 나의 예쁜 구석들을 칭찬해 줄 여유도 없이 그렇게 흘러가듯 코앞의 미래만 보며 달려온 느낌이다.

잠시 멈추어 나에 대해 생각하고, 지금보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더 오래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그 일을 준비할 시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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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 마더 테레사에서 세인트 테레사로, 성인聖人 추대 기념 묵상집
마더 데레사 지음, 앤서니 스턴 엮음, 이해인 옮김 / 판미동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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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의 겉표지에 적힌 것처럼 마더 테레사가 세인트 테레사로 성인 추대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묵상집이다.

크리스천인 나는 기도가 힘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런 내가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라는 책 제목을 보았을 때 강한 긍정의 마음이 들었다.

깊게 새겨진 얼굴의 주름과 차분한 그녀의 눈빛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창조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 위대한 목적이란 곧 사랑하는 것,

사랑받는 것이 아닐지요. (p60)


오직 사랑만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도 없이는 사랑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종교가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다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p61)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창조된 우리가 그 창조된 목적을 이루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한다.



침묵 없는 기도의 삶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되고

이 기도는 마음의 침묵에서 탄생됩니다. (p71)


진정으로 기도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들을 줄을 알아야 합니다.

마음의 고요 속에 하느님은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p72)

하느님과 홀로 있기 위해, 그분에게 여쭙고,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

들은 것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기 위해,

우리에겐 침묵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새로워지기 위해, 변화되기 위해서도

우리에겐 그분과 홀로 있는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침묵은 우리가 새로운 시야로

삶을 바라보게 해 줍니다.

침묵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해져서

모든 것을 기쁨으로 행하게 합니다. (p76)


요즘 내가 자주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 한 것도 없는데 정신없이 하루가 다 갔네."이다.

하루를 바쁘게 사는 것이 꼭 열심히 살았다는 뜻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바쁘게, 정신없이 살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면 하나님을 떠올릴 여유도 없고,

그렇게 내 뜻은 무엇이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상대방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잠시 침묵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과 나의 관계도 그렇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도란,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님께 구하기 위함도 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나의 필요를 구하기 급급하여 침묵의 시간 대신 끊임없이 나의 필요를 구하는 기도만 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난 의도적으로 하루 중 잠시라도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침묵의 시간 동안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이다.


이 책에서는 끊임없이 침묵하라고 한다.

우리가 침묵해야만 들리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해야 할, 또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이 우리를 분주하게 만들지만

반드시 하루 중에 멈추어 침묵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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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 선택 -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
사브리나 코헨-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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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직업이 엄청나게 많다. '이런 것도 직업이 될 수 있나?' 싶은 직업들까지 포함하면 수천, 수만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직업'이라고 여기는 일들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우리 가족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바로 '소방관'이다.

늘 위험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그 일을 내 가족 중 누군가 한다면 나는 늘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겠지.

책에서의 문장처럼 건물 밖으로 모든 사람이 뛰쳐나갈 때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사람은 분명 특별한 사람이 맞다. 늘 두려움과 맞서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는 일이니 특별하고 존경 받아 마땅한 일이다.

누군가는 분명 해줘야 하는 일이지만 내 가족은 아니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지만 다시 생각해도 참 어렵다.


그렇기에 소방관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보다 냉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일 것이다. 용기만 갖고 무작정 불 속으로 뛰어들기만 한다고 구조가 이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직급이 가장 높은 여성 소방관인 저자는 급박하고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탐구했다. 


이 책은 그녀가 20년의 현장 경험과 10년의 심리학 연구를 한 권에 담은 결과물이다. 미국심리학회의 '레이먼드 니커슨 우수 논문상'과 '신진연구자상'을 동시에 수상한 저자의 연구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위기상황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


위기의 상황이라 함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얻거나 잃을 수 있는 것들의 무게가 크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저자는 오랫동안 연구하였다. 소방관으로서 그녀가 경험한 위기의 사건들과, 그 사건들 앞에서 옳은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근가 택한 방법들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연구된 결과물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이 되고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나.


언제나 늘 옳은 선택만을 하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옳을 수는 없겠지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그녀가 책에서 알려준 방법들을 떠올려 본다. 


다음 방으로 향한다. 내딛는 발자국 하나하나를 되새기며 내 동선을 기억에 저장한다. 잭이 나를 필요로 하면 거기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32)


왼손을 벽이나 가구에서 떼지 않고 훑어가며 방 수색을 계속한다. 머릿속으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지금까지 어디를 수색했는지 그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오감 중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촉감뿐이다. (p33)

그 고통, 내가 경험한 그 고통은 공감에서 나온 것이다. 공감이야말로 나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조금 더 노력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p42)


결정을 하는 나는 인간이다. 인간의 약점과 감정을 모두 가진.

다 알면서도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즉 의사 결정 마비 현상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단연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p69)


에이브러햄 링컨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사람의 인성은 나무와 같고, 그의 평판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다. 그림자는 우리가 그 사람에 대해 내리는 판단이고, 나무가 그 사람의 본질이다. (p200)


다른 사람의 촛불을 불어서 꺼뜨려야만 자기 촛불이 더 밝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바로 이런 생각이 우리가 직장에서 날마다 경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p207)


나는 사람들이 '죄송합니다만'이라는 말로 문장을 시작하는 것이 정말 싫다. 보통 죄송한 마음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p213)


기회는 내가 만들기에 달렸다. 개인의 배경은 시작점을 다르게 할 뿐, 도착점을 정하지는 못한다. 훌륭한 평판, 혹은 굉장한 인맥, 좋은 학벌 등은 모두 우리가 가려는 길을 조금 더 평탄하게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성공은 결국 개인의 투지와 노력에 비례한다. (p225)


리더가 된 사람은 상황이 급박할 때마저도 자신이 내보내는 메시지의 작은 뉘앙스까지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했고,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였는지 확신하는가?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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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mo97&logNo=221978994814&proxyReferer=https:%2F%2Fblog.naver.com%2Fjamo97%2F221978994814

예전의 나는 살을 빼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지금은 마음이 고요해지고 싶을때, 스트레스가 있을때 일부러 몸을 일으켜 걸으러 나간다.
걷고 나면 가벼워지는 머리와 마음 덕에 걷기를 참 좋아하는데 이시형 박사의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이 나의 걷고 싶은 마음을 더 자극한다.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지 궁금하여 얼른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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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의 집밥레스토랑 - 이정현의 행복한 집밥이야기 101가지 요리
이정현 지음 / 서사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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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정현 씨의 요리 장면.

내가 봤던 장면은 이정현 씨가 '바질 페스토'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나에게 '바질 페스토'는 레스토랑에서나 접할만한 것이었고 심지어 이름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먹었던 것이었다.

'이걸 저렇게 후딱 만들어?'

'많이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먹으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요리를 즐겨 하지 않는 나의 머릿속에 스쳤다.

그렇게 이정현 씨의 요리하는 모습에 빠져들어 티비를 보게 되었는데 병원에 계신 엄마와, 병간호를 하고 있는 언니의 조카들과 다른 가족들(책을 보고 알았는데 직계가족만 20명이라고 한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정말 요리를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기만 할 그 일을 즐겁고 보람된 마음으로 하는 그녀를 보고 대단하다 싶으면서 나도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는데 내가 나를 알기에 '그냥 사먹자'라고 결론을 내렸다. ㅎㅎ

 

그런데 이런 나의 마음이 순식간에 또 바뀌었다.

그 이유가 '이정현의 집밥레스토랑'이라는 책이 출간이 되었단 걸 알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요즘 이정현 씨 요리 잘 하는 게 소문이 났고, 그래서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제의가 들어와 뚝딱 만든 책이겠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정말 이런 생각을 스치듯 하며 반신반의했던 것에 대해 이정현 씨와 출판사에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진 책이라 좀 놀랐다.

 

서점 온라인 사이트에서 본 책의 이미지로만도 책의 두께가 꽤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음식의 레시피가 들어가 있는지는 몰랐다.

무려 101가지나!

나처럼 요리를 잘 하지 못하고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아무리 많은 가짓수의 레시피가 있어도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면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은 고작 몇 가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래서 요리책 대신에 내가 만들기 쉬운 음식을 인터넷에 검색하며 가끔씩 따라 하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만드는 음식은 늘 거기서 거기고, 핸드폰을 보며 요리를 하는 거라 요리를 하다가 레시피를 다시 확인하려고 하면 핸드폰 화면이 닫혀 버리는 불편함이 있었다. 내가 따라 하기 쉽고 잘 해먹을 것 같은 음식들로 되어 있는 요리책을 만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드디어 만난 것 같다, 그 요리책.

 

 

책 표지에 QR 코드가 있어서 핸드폰 카메라를 갖다 대면 '이정현의 집밥레스토랑 유튜브 바로가기'가 가능하다.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책의 맨 앞에 적힌 '작가의 말'을 읽는 편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어려서부터 일 년 중 반 이상을 아버지 직장 동료들, 친척들, 지인들을 초대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대접해드리는 어머니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저 또한 사람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기쁨이 컸습니다. (p4)

 

어릴 때부터 어머니 어깨 너머로 요리를 따라 해보면서 흥미를 가졌고, 어머니를 통해 나눔의 정도 배우면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유전자를 받은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p7)

 

작가의 말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는 좀 오랜만이다.

뭐랄까... 티비에서 노래하고 방송하는 모습에서의 이미지와는 좀 다른 모습의 이정현 씨를 책을 통해 만난 느낌이다.

이 모습도, 저 모습도 한 사람의 모습이겠지만 난 요리하는 그녀의 모습과 책 속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모습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고 정감 간다.

 

책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그릇에 대해, 요리에 대해 욕심 없던 내가 당장 그릇 쇼핑을 하고 싶게 만들고, 회사일을 접고 하루 종일 요리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신기한 책이다!

진심이다 ㅎㅎ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의 그릇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놓여 있는 모습을 보니

집에서도 이게 가능하구나.. 싶고, 나도 내 남편에게 이렇게 만들어 주고 싶어진다.

 

책으로 보면 사진이 또렷하고 예쁜데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해 많이 아쉽다.

첫 번째 사진에서의 그릇들의 모양도 하나같이 다 예쁜데 두 번째 사진에서의 저 그릇. 정말 물어보고 싶다. 어디서 샀는지... 너무 내 취향이다 ㅠㅠ

 

이정현 씨는 음식과 그릇은 정말 뗄 수 없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어려서부터 그릇을 정말 좋아했고 신인 작가의 그릇부터 이름 있는 작가나 브랜드 등의 그릇을 모으는데 세일할때 구입을 한다고 한다.

 

위의 사진 두 장으로도 그릇의 중요성이 느껴진다.

주말부부로 주말에만 남편을 만나는 내가 남편에게 해주는 음식이 고작 몇 가지 안되고 그릇도 늘 사용하는 똑같은 것들이란 사실에 남편에게 좀 미안해진다.

갑자기 나도 예쁜 그릇에 맛있는 음식을 담아 사랑하는 남편에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욕심내면 또 작심삼일 될 테니 욕심내지 말고 그릇도 여유 있을 때마다 하나씩 구매 해두고, 음식도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봐야지.

 

이정현 씨의 많은 요리에는 '이정현의 만능 간장'이 사용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dBiQ9vFY0aI&feature=youtu.be

이 유튜브를 보니 한번 만들어 냉장보관해 두면 두고두고 여러 요리에 사용할 수 있겠지만 당장 쉽게 뚝딱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으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만능 간장 대체 소스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만능 간장 만드는 과정을 보니 유자청이 들어간다.

유자청의 향긋함 때문에 간장을 만들고 난 후에도 유자를 버리지 않고 음식에 따라 사용한다고 했는데 내가 지금 문득 든 생각은 설탕 대신 냉장고에 있는 유자차를 넣어보면 어떨까 싶다. 느낌에 망치진 않지 싶은데... 아닌가? ㅋㅋㅋㅋ

 

 

그리고 나처럼 '요알못'인 사람들이 요리책을 볼 때 가장 난감한 게 '대략, 조금, 살짝'이라는 표현인데 요즘은 이렇게 친절하게 종이컵과 수저로 보여주니 참 좋다.

 

내가 방송에서 보고 만들어 보고 싶었던 바질 페스토!!

내가 요리책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다른 요리책들도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마음에 들었던 2가지는

첫째, 생략 가능하거나 대체 가능한 재료는 괄호 안에 표기를 해두었다는 것

둘째, 모든 요리는 아니지만 많은 요리에 QR코드가 있어서 핸드폰 카메라를 갖다 데면 유튜브 방송으로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유 덕분에 이 요리책을 정말 잘 활용해봐야겠단 마음이 자꾸자꾸 올라온다. 110개의 레시피 중 일부만 눈으로 휘리릭 본거지만 재료도 구하기 쉽고, 만드는 과정도 정말 단순해 보여서 얼른 마트에 가서 장부터 보고 싶은 마음이다.

 

요알못인 내가 요리책 추천은 한 번도 없었지만, 이 책은 정말 강추한다.

'이정현의 집밥레스토랑' 정말 잘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 같다.

맛있는 요리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음식으로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이정현 씨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라 더 고맙게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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