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정현 씨의 요리 장면.
내가 봤던 장면은 이정현 씨가 '바질 페스토'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나에게 '바질 페스토'는 레스토랑에서나 접할만한 것이었고 심지어 이름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먹었던 것이었다.
'이걸 저렇게 후딱 만들어?'
'많이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먹으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요리를 즐겨 하지 않는 나의 머릿속에 스쳤다.
그렇게 이정현 씨의 요리하는 모습에 빠져들어 티비를 보게 되었는데 병원에 계신 엄마와, 병간호를 하고 있는 언니의 조카들과 다른 가족들(책을 보고 알았는데 직계가족만 20명이라고 한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정말 요리를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기만 할 그 일을 즐겁고 보람된 마음으로 하는 그녀를 보고 대단하다 싶으면서 나도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는데 내가 나를 알기에 '그냥 사먹자'라고 결론을 내렸다. ㅎㅎ
그런데 이런 나의 마음이 순식간에 또 바뀌었다.
그 이유가 '이정현의 집밥레스토랑'이라는 책이 출간이 되었단 걸 알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요즘 이정현 씨 요리 잘 하는 게 소문이 났고, 그래서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제의가 들어와 뚝딱 만든 책이겠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정말 이런 생각을 스치듯 하며 반신반의했던 것에 대해 이정현 씨와 출판사에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진 책이라 좀 놀랐다.
서점 온라인 사이트에서 본 책의 이미지로만도 책의 두께가 꽤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음식의 레시피가 들어가 있는지는 몰랐다.
무려 101가지나!
나처럼 요리를 잘 하지 못하고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아무리 많은 가짓수의 레시피가 있어도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면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은 고작 몇 가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래서 요리책 대신에 내가 만들기 쉬운 음식을 인터넷에 검색하며 가끔씩 따라 하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만드는 음식은 늘 거기서 거기고, 핸드폰을 보며 요리를 하는 거라 요리를 하다가 레시피를 다시 확인하려고 하면 핸드폰 화면이 닫혀 버리는 불편함이 있었다. 내가 따라 하기 쉽고 잘 해먹을 것 같은 음식들로 되어 있는 요리책을 만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드디어 만난 것 같다, 그 요리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