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홈카페 솜솜이의 홈카페
솜솜이(박성미)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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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홈카페』

우선 책에 어떤 음료들이 있는지 궁금하여 한장한장 책을 넘겨 봤는데 너무 맛있어 보이는 음료 사진뿐만 아니라 책장의 컬러감이 넘 예뻐서 책을 보며 예쁘다는 말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종이 질감도 참 좋은데다가 설명도 복잡하지 않고 보기 좋게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책에 정성이 참 많이 들어갔구나.. 하며 봤다.

 

우선 메뉴를 보니 내가 요즘 집에서 만들어 마시고 있는 음료가 두가지가 있었다

그 중 하나인 너츠바나나스무디를 만들어봤다

평소에 나는 우유+바나나 또는 우유+바나나+아몬드를 넣어서 만드는데 솜솜이님은 꿀, 얼음, 과자를 추가하셨다.

 

 

바나나, 꿀, 우유는 집에 있었는데 아몬드와 과자가 없어서 마트로 고고!!

 

 

 

견과류는 거칠게 갈아야 한다고 하셔서 너무 곱게 갈릴까봐 조금만 휘리릭 갈았다. 아몬드 알갱이가 보이는구나 ^^

 

책에 데코레이션 되어 있는것처럼 슬라이스 바나나 4개를 올렸는데 하나가 살짝 가라앉아서 나머지도 가라앉을까봐 빼빼로 얼른 꼽고 사진을 찍었다. 빼빼로도 점점 가라앉는것 같아서 조마조마.

잔에 너무 빠르게 부어서그런지 거품이 좀 생겼네

 

원래는 다 만든 음료를 이 책 옆에 두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었는데 어느샌가 다 마셔버렸다는 ㅋㅋㅋ

 

내일쯤 아마 이 음료를 만들지 않을까싶다

요즘 내가 만들어 마시는 음료라 마침 집에 케일과 사과가 있으니깐 솜솜이님 레시피대로 도전!

 

원래 마시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그동안 마셔보지 않았던 음료들을 한두가지씩 시도해보고 있다

『하루하루, 홈카페』덕분에 마시는 즐거움, 만드는 즐거움이 점점 커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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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승무원 하고싶다
최은유 지음 / 백산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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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때 꿈은 승무원이 되는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직업들보다도 내 돈 들이지 않고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승무원이 나에겐 더 멋있어 보였고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나는 키도 작은 편이고 외모는 지극히 평범했던지라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내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마디로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어서 절박한 마음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막연한 동경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대학 때의 단짝 친구는 내가 갖고 있지 않았던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열망과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그녀는 먼저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영국 어학연수를 갔고 그곳에서 외국 항공사에 지원을 하며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쌓아 나갔으며, 한국에 돌아와서는 승무원 학원을 다니며 준비를 하고 마침내 그녀가 원하는 승무원의 꿈을 이루었다.

그 친구는 내가 그녀와 같은 항공사에 함께 근무를 하며 두바이에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나를 데리고 승무원 학원에 가서 상담을 받게 했는데.. 내가 키가 작은 편이기도 했지만 또 팔까지 짧아서 암 리치가 모자랐고(비행기 안 캐비닛 높이까지 팔이 닿지 않았다) 친구는 까치발을 최대한 해서 닿기만 하면 된다고 다시 해보라고 했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나에겐 그 암 리치가 너무 높았고 그 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상담해주신 분이 나보고 치아가 보이게 웃어 보라고 하시더니 내 치아가 덧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치아 끝부분이 뾰족하다고 해야 하나? 일자가 아니니 치아도 좀 갈아야겠다고 했다.

승무원이 꼭 되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지도 않았던 터에 이런 얘길 들으니 그냥 승무원은 내가 갈 길이 아니란 생각에 마음에서 지웠다.

그러니까 이게 약 15년 전의 일인가 보다.

우연히 알게 된 『죽기 전에 승무원 하고 싶다』라는 책을 보니 예전의 내가 떠올랐다. 잊고 있었던 나의 꿈이랄까?

지금 이 나이에 가당치도 않다는 것은 알지만 제목이 마음을 끌어 펼쳐 보니 저자가 처음 승무원이 되기까지의 여러 번의 실패의 과정 속에서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아닌 승무원이 꼭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면접에서 어떤 대답은 합격에 가까운 대답이고 어떤 대답은 불합격에 가까운 대답인지 등을 잘 풀어 놓았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중요한 몇 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이상의 영어 실력이라던가, 친절해 보이는 인상이라던가, 키가 많이 작지 않아야 한다거나 등등 말이다.

그런데 이 저자가 인터뷰 때의 대답이 어떤 게 좋은지 설명한 부분들이나 그녀가 남들보다 1년 6개월이나 빠른 승진을 하게 된 사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어 실력도, 외모도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음'이었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이나 승객들과 서로 소통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 마음 말이다.

때로는 미리 준비된 것들도 있었겠다. 면접 인터뷰나 승객을 대할 때의 기본적인 매너 같은 것들은 사전에 준비된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녀의 즉흥적인 반응들.

그 상황에 맞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소통하려는 그 마음들이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다.

예전에 그 대학 친구가 나에게 "외국 항공사의 경우 영어랑 외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까다롭지 않은 것 같은데 면접에서, 그룹토의에서 대답을 잘 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러면 어떻게 대답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이냐.. 지금 한참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 책은 그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승무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어릴 때도 그랬지만 현재의 나는 여전히 절박하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지 못 한 느낌이다.

막연한 생각만이 아닌, 구체적으로 그 꿈을 꿈꾸며 준비하는 것.

마흔이 넘은 나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해본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며 내가 밥 벌어먹고 살 때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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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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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어보진 못 했지만 『달의 제단』이라는 책으로 심윤경 작가님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주로 가는 서점 사이트에서 심윤경 작가님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책 표지가 유독 눈에 띄고 마음에 남았다. 드디어 만나게 된 『설이』.

처음엔 그저 '표지가 참 아름답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네가 설이고, 또 너는 아코구나."라며 그들을 알아봐 주게 되었다.

책 표지 안쪽에 적힌 작가 소개를 읽고 알게 된 내용으로, 이 책은 심윤경 작가님의 두 번째 성장소설이라고 한다.

 

성장소설. 이 단어를 마주했을 땐, 왠지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이 읽어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아주 잠시 스쳤으나 책의 내용과 책 뒷부분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난 지금은 심윤경 작가님의 첫 번째 성장소설인 『나의 아름다운 정원』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보통 책을 읽으면 좋았던 문장들은 가급적 모두 적어 두려고 애쓰는데, 이 책처럼 감정의 묘사가 좋은 경우에는 어떤 한 문장이 아니라 그 한 장면이 너무 좋아서 옮겨 적어야 할 내용이 많아진다. (적고 보니 엄청 많다.)

작가님께서 『설이』에 좋은 장면들을 너무 많이 담아 두셔서 읽는 내내 빠져들어 훅 읽었다.

 

우리는 우리 각자가 경험하였던 어떤 일들로 인해 상처를 받고, 그것이 상처가 되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하고, 알지만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것들이 내 안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리 잡고 또 그 안에서 쑥쑥 자라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으로 내 안에서 튀어나오곤 한다.

내가 그런 모습을 갖고 있는 것도 속상하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도 속상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가장 먼저 '내 안에 또는 그 사람들 안에 내가 알지 못하는 상처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하지만 속상한 건 어쩔 수 없고 잘 고쳐지지 않는 모습이지 싶다.

 

설이도, 보육원 원장님도, 곽은태 선생님도, 시헌이도.. 우린 그렇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안고 서로가 얽히고설켜 살아가느라 참으로 힘이 든다. 또 내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마주하는 그 순간이 버겁고 피하고 싶은 순간이더라도 용감하게 마주하며 내 모습을 살펴주고 토닥여주는 것.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그래야 한뼘이라도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책의 후반부에 설이 이모가 설이에게 쓴 편지 내용과, 설이가 곽은태 선생님께 날카롭게 뱉어내는 말들에 곽은태 선생님이 비로소 자신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깨닫고 주저앉아 가슴이 터져라 우는 장면에 코끝이 찡하고 마음이 아팠다.

 

왜 우린 지나고 나서.. 그것도 한참이나 지나고 나서 깨닫게 될까?

그렇게 힘들게 깨닫고 나서도 왜 우린 우리의 다짐처럼 쉽게 바뀌지 않을까?

곽은태 선생님은 시현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어 있을까? 본인이 받았던 어린 시절의 상처와 두려움에서 벗어나 이제는 시현이가 원하는 삶은 지지해주는 아빠가 되어 있을까? 평소 그가 환자들에게 말했었던 그 모습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삶을 살고 있을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마음으로 그들의 삶을 응원한다.

 

눈발이 흩날리는 새해 첫날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꺼낸 아이에게 원장님은 '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p 31)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부모의 부재 속에 살아야만 했고 그것은 언제나 순식간에 나를 집어삼킬 듯한 검은 안개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 안으로 달려들어 잃어버린 것을 찾아 헤매야 할지, 아니면 그것과 반대 방향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아나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새들은 동서남북을 가늠하는 나침반을 머릿속에 달고 태어난다고 하던데, 나는 시초부터 그 나침반이 고장 난 셈이었다. (p53)

 

 

공원에서 아이에게 목말을 태워주는 아빠들을 보면 언제나 곽은태 선생님을 떠올렸다. 그 어깨 위는 흔들림이라곤 찾을 수없이 너르고 편안할 거라고 생각했다. (p58)

 

 

이모를 어떻게 해야 학교 엄마들처럼 만들 수 있을까? 흰머리가 비죽비죽한 곱슬머리를 다듬고, 광택이 감도는 화장을 하고, 비싼 옷을 입히고?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이모의 모습을 바꾸어 보다가 곧 포기했다. 물통 기름통 어디에 넣었다 꺼내도 이모에게 윤기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p67)

 

 

푸석푸석하고 부숭부숭한 이모의 손바닥이 내가 아는 인간의 감촉이었다. 이모가 아니었다면 나는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호칭들 속에 따뜻함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기운이 있다는 사실을 영원히 알 수 없었을 것이다. (p78)

 

 

언제나 곰처럼 커다랗고 유쾌한 곽은태 선생님이 그렇게 비통한 얼굴로 무릎을 꿇은 모습은 우리가 결코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우리는 어딘가에 몹시 아름다운 세상, 극히 고결한 사람들이 존재할 거라고 상상하고 그 세계를 몹시 소중히 여겼는데, 그 상상 속 인물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바로 곽은태 선생님이었다 (p144)

 

 

중학 진학을 앞두고 학원마다 아우성이었다. 우리는 각자 입맛에 맞는 쪽으로 미치는 길을 택했다. 나는 새로운 삶 속에서 살아남는 투쟁에 미쳤고 곽은태 선생님은 시현에게 미쳤고 시현 엄마는 와이파이에 미쳤다. 원래부터 미쳐 있었던 시현이 그나마 제일 정상인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시현이는 제각각 미쳐 어쩔 줄 모르는 우리를 차갑게 비웃었다. (p167)

 

 

사람들이 나에게 화를 내지만, 그 이유가 실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날이었다. 그걸 알고 나서 내 마음에 끼었던 먹구름이 깨끗이 사라졌다. 지금 누군가가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면 고맙겠다. 그들이 화를 내는 진짜 이유까지 알게 된다면, 상처는 나을 것이다. (p172)

 

 

동백리에 찾아가서 아코를 만날 것이다. 만나서 어쩌겠다는 계획은 없다. 그냥 찾아가서 보기만 하면 된다. 이모 말처럼 아코가 넓은 뜰에서 뛰놀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그걸로 좋다. 혹시 나를 원망했을지도 모르는데, 아코에게 내가 너를 버린 것이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돌아설 것이다. (p185)

 

 

원장님은 늘 무엇을 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내가 말한 대로 했니?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들이 어린 너에게 너무 힘들었겠지. 놀랍게도 그분은 수많은 아이를 돌보는 원장님이셨는데도 어린아이들의 굳어진 어깨나 작은 한숨들이 의미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거의 없으셨어. (p197)

 

 

"와줘서 고맙다, 설아."

나를 껴안아주는 그 품은, 예전처럼 넓고 든든했다.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치밀어 올랐다.

그간 울지 못했다. 아코가 떠나고, 원장님이 떠나고, 내 전설적인 출생의 신화가 떠나고,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내 곁을 떠났는데 한 번도 울지 못했다. 머리와 가슴이 모래로 채워진 인형처럼 무겁고 버석버석한 느낌뿐, 다 귀찮고 지겨워 울지도 못했다. (p221)

 

 

시현이도 못된 아이지만 나도 못지않다. 내 안에는 태어나자마자부터 방울방울 쌓인 억울함의 휘발유가 가득하고 그것엔 쉽사리 불이 붙어 폭발한다. (p223)

 

 

"하지만, 이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겠지만, 너에게 솔직히 말할게. 바보 같은 사람은,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줄도 모른단다. 그게 거짓말인 줄 몰라서 더욱 자신 있게 큰 소리로 말하는 거야.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줄도 모르는, 목소리만 커다란 바보였어." (p224)

 

 

"우리 아버지... 술만 마셨던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춤을 잘 추셨어. 춤추는 데 정신 팔려서 가정도 인생도 다 망친 그 양반을 시현이가 닮은 것 같아서 소름이 끼쳤어."

춤을 잘 추는 아버지와 춤을 잘 추는 시현이 사이에서 곽은태 선생님은 미움의 덫에 걸렸다. (p226)

 

 

내가 숨을 쉬지 못하고 헐떡일 때 오히려 더 숨 쉬기 힘들 만큼 꽉 안아주는 것이, 그것만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모는 잘 알고 있었다. 놀라거나 성깔이 치밀면 깔딱깔딱 숨이 넘어가던 나를 이모는 이런 식으로 여러 번 되살려냈다. 자기 아이를 길러본 적 없는 이모가 그런 것들을 혼자 깨우쳤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비하게까지 느껴졌다. 자기 아이들을 낳아 키운 앤더슨 부인도 시현 엄마도 그런 것은 전혀 몰랐다. (p234)

 

 

그러고 보면 나는 이모에게서 한 번도 뭐를 해라, 하지 마라 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모는 내가 뭘 하는지도 잘 몰랐고, 내가 하는 일이면 다 좋은 거려니 생각했다. 이모가 내 친부모가 아니라서 사랑과 관심이 부족해서 그랬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이모가 나에게 퍼부어준 그 많은 미소, 언제나 든든하게 안아준 팔뚝, 내가 아플 때마다 곁에서 하얗게 새운 많은 밤들, 그리고 내가 입양과 파양을 거듭하며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돌아올 때마다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내가 돌아온 그곳에 있어주었던 긴 세월. 친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이모가 나에게 준 것이 그보다 하찮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 (p241)

 

 

하지만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 폭발적인 눈물은 원장님과 나 사이에 사랑과 감사가 겨우 한 주먹은 아니었다고 소리 없이 속삭였다.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웠다. 사랑과 감사가, 욕심과 미움이 각각 얼마큼인지 따지는 건 의미 없다고, 하나하나 발라내서 확인하려면 어쩌면 내 인생을 다 털어 쓰고도 모자랄 만큼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눈물이 소리 없이 속삭였다. (p257)

 

 

나는 나도 모르게 의미 없는 덧셈과 뺄셈을 무한히 반복하곤 했다. 나에게 부모가 있었다면. 나에게 곽은태 선생님처럼 훌륭한 부모가 있었다면. 나에게 기부금이 없었다면. 나에게 그 음식물 쓰레기통이 없었다면. 가능하지도 않은 덧셈뺄셈에 병자처럼 집착해, 날마다 셈이 달랐다. 어떤 날은 부모가 없으니 다른 건 하나도 밑질 수 없다고 발악했다. 셈이 남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떤 날은 크게 밑지고 어떤 날은 적게 밑졌다. (p260)

 

 

그런데 그런 바보같은 이모가 가끔씩 나를 깜짝 놀라게 할 때가 있었다. 바로 이럴 때,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일의 숨은 이유들을 찾아낼 때, 나는 이 사람이 그 바보 같은 김은숙 씨가 맞는지 의심스러워졌다. (p261)

 

 

치즈와 계란이 얹힌 짜장라면을 흡입하던 시현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아이는 자기 얼굴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모를 것이다. 자기 자신은 모르는 일을 남들이 더 먼저 알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p262)

 

 

하지만 이모는 곽은태 선생님 부부에게 선생님이 되어줄 자격이 충분하다. 이모가 나에게 베풀어준 한결같은 사랑은 대부분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것이었지만 겸손함을 내포한 그 따뜻함은 그 자체로 존귀하고 드높아, 언제나 은은한 윤기를 내뿜었다. 전학 가던 첫날 나에게 충격을 주었던 귀부인들의 그 은은한 윤기와 마찬가지로, 내뿜는 당사자는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심지어 무심하기까지 하지만, 그것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따라 하려 애써도 잘 되지 않는 아주 이상하고 미묘한 어떤 것이다. (p263)

 

 

곽은태 선생님의 반석 같은 어깨 위에서 엉덩이춤을 추며 자랐을 시현을 한없이 부러워한 시간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두드리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부모의 어깨 위도 알고 보니 멀미 나게 흔들리는 곳이었다.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어깨는 없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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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 - 미국의 개 친구들을 찾아 떠난 모험 이야기
김새별 지음 / 이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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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지만,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중 순둥순둥하고 털이 복실복실한 골든 리트리버를 제일 좋아하는데 문학동네 블로그에서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를 책보다 연재 글로 미리 만나보면서 이미 난 코난에 빠져 버렸다.

이 책을 통해 코난의 미국 생활, 미국에서의 반려견에 대한 인식, 반려견에 관한 법률 등에 대해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되었고 내가 그동안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구나.. 싶었다.


이 책은 작가(김새별, MBC PD)의 가족들이 1년 동안 미국의 보스턴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반려견 코난도 그 1년을 함께 하기로 결정하면서 덩치가 큰 코난의 비행기 탑승을 위한 좌충우돌 준비 과정부터 1년간의 미국 생활에서 있었던 반려견 관련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적은 책이다.

월시 교수는 저서 [목줄 풀린 분노: 도그 프렌들리 공원을 위한 정치적 투쟁]에서, 공원에서 목줄 풀기를 허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 낙태나 총기 문제처럼 전형적인 크로스 커팅 이슈(여러 영역에 걸쳐 고려되어야 하는 이슈) 중 하나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당파를 초월해 투표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견주들은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부러 먼 곳을 찾아가 돈을 내고 노는 시설이 아닌 집 근처 공공시설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그것은 개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개들이 자유로운 공간에서 사회화되면 문제행동들은 줄어들 것이고, 서로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견주들의 의식도 성숙할 것이다. 자연히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줄어들 것이다. 애견카페에서 지역 중심의 사교,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는 힘들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원이야말로 견주들이 서로 사귀고 지역의 이슈를 논의하는 중요한 공간이 될 것이다.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아니다. (p57)

맨체스터 바이 더 시의 싱잉비치가 천국의 모습을 지닌 건 ‘바다 사용법‘을 합리적으로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 해변에선 매년 10월 15일부터 4월 14일까지 개들이 목줄을 풀고 놀 수가 있다. 4월 초에도 눈이 오는 날씨이니, 이 기간에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바다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개 우선‘으로 전환된다. 나머지 기간은 ‘사람 전용‘이다. 미국 내 각 해수욕장에 적용되는 룰은 다양한데, 개 출입 금지 해변, 개 전용 해변이 있는가 하면, 해안선이 긴 해수욕장은 개와 사람의 구역을 나누어놓은 곳도 있다. (p78)

"코난 덕분에 엄마 아빠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쌍둥이들은 견생이 10년 남짓이란 걸 알고 나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삶은 영원한 것이 아님을, 그리고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님을 깨달아 가는 중이다. 우리를 바보로 만든 그 녀석. 사람이 개를 키우는가 싶었더니 개가 사람을 키우고 있었다. (p149)

도서관에서는 왜 개에게 책 읽어주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일까. 테라피 도그 단체 ‘펫츠 앤 피플‘에 따르면, 개들은 아이들이 책을 잘못 읽거나 틀리더라도 지적하고 고쳐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고 책과 가까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내심 있고 점잖은 견공들은 인간에게 성급한 비평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모도 함께 들어오려면 어린이의 허락을 받으라고 하는 모양이다. 듣고 있다가 맘에 안 들면 "그렇게 읽는 게 아니지", "좀더 빨리 읽을 순 없니?"라며 프로그램의 취지에 반하는 돌출 행동을 할까봐 그런가 보다. 개가 하는 일은 그저 아이들의 책읽기를 진득하게 기다리고 들어주는 것. 어쩌면 부모가 아이 곁에서 해야 할 일도 그런게 아닐까. (p228)

개와 함께한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반려동물은 야생과 도시를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코난은 우리를 자연으로 이끌었다. 녀석이 아니었다면 같은 시간, 같은 곳에 있었더라도 우리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야생과 문명의 경계를 넘나들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행복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치열한 인생도 멋있다. 하지만 나는 거창한 성공보다 저녁 무렵 코난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는 소소한 행복에 가치를 두게 되었다. 남보다 더 잘한다고 인정받고 더 많은 돈을 버는 일이 이젠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좋아하는 이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는 중이다. (p367,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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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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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에 김제동 님의 (작가님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아직은 이 호칭이 조금 어색하다.) [그럴 때 있으시죠?]를 읽고 이번에 두 번째로 만난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는 책 표지에 적힌 대로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이다. 처음에 김제동 님이 이 책을 쓰셨다고 했을 때 물음표가 둥둥 떠다녔다. '헌법이라고? 헌법에 대해 썼다고??' 이게 무슨 말일까.. 싶어 읽어보게 된 책. 많은 독자들이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이 책을 잡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법'이라는 이 한 글자는 괜히 어렵고 부담스럽고 조심스럽다는 느낌이 나에게 있었다. '법'이라고 하면 우선 내가 지켜야 할 무언가를 주루룩 나열해 놓은 느낌이 먼저 드는데 서문에 적힌 "헌법은 '내가 지켜야 할 것'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것'이더라고요."라는 말에 내가 아는 헌법이 어떤 게 있을지를 떠올려 보려고 노력하였다.

매체를 통해 참으로 많이 들었던 단어 '헌법'.

본문 상단에 '헌법 몇조 몇항'을 초록색으로 적고, 그 위에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로 그 뜻을 심플하게 표현해 두니 법이라는 게 전보다는 훨씬 편하고 가깝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김제동 님은 그가 서 있는 위치에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각도계의 좌우 범위는 보통의 우리들보다 더 넓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모습들.. 너무 사소해서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일들도 그의 시각에는 어김없이 걸려들고, 그가 그것들을 말과 글로 참 잘 표현한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하여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말과 글뿐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도 든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 '함께'라는 말이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가 또 가장 어려운 말로 느껴지기도 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를, 너를,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게 헌법이란 걸 우리가 익숙한 상황과 단어들로 잘 풀어낸 책이란 생각이 든다.


헌법은 국민이라는 권력자와 그 자손이 안전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 우리가 만든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은 거잖아요. 그러니 얼마나 짜릿합니까. p20

법은 늘 힘 있는 사람의 칼이었지, 힘없는 사람들의 지팡이였던 적이 없었잖아요. 그러나 실제로 헌법은 힘 있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힘들고 지칠 때 딛고 건널 수 있는 디딤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p26

또 놀란 건 뭔 줄 아세요?대부분의 사람들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시작된다고 알고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다시 잘 읽어보면,"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헌법 전문의 주어가 ‘대한국민‘이에요. p37

따라서 법학자들에게만 맡겨둘 게 아니라 우리가 그들과 함께 헌법 해석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헌법 전문의 뜻이고, 헌법 정신이니까요. p40

우리가 원래 당당한 권리와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주인으로 대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껏 무릎 꿇고 살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 우리를 잘 좀 대우해주자고요. p44

저는 정부와 싸운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또 제가 다 옳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야기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죠. p70

우리가 살다보면 부끄러운 일을 저지를 때가 있잖아요. 아침에 변기에 앉아 있다보면 치를 떨 때 있잖아요. 갑자기 남들은 모르는 나의 어떤 낯부끄러운 일이 떠올라서. 자다가 문득 떠오른 어떤 생각에 갑자기 이불을 차면서 "아오, 내가 그때 미쳤었나봐"하기도 하고요.이런 건 거창한 염치가 아니고 자기를 되돌아보고 돌이켜보며 반성하는 거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이런 건 내가 잘못했던 것 같다.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앞으로 고치겠다."하고 용기 내어 사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행동이 바뀌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습관적으로 사과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자기 잘못을 돌이켜보고 용서를 구하는 게 진짜 용기가 아닐까 싶어요. p86

우리는 선배들의 음덕과 은혜 속에 살고 있는 것이죠. 나무가 그냥 서 있는 것 같지만 공기에 기대고 서 있듯이, 우리가 그냥 사는것 같지만 수많은 선배들의 희생 위에 서 있고, 우리의 삶은 우리 후배들과 이어져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p133

덧붙이자면, 그들은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세상의 모든 싸움은 옳음과 그름의 싸움이 아니래요. 그러면 벌써 끝났죠. 세상의 모든 싸움은 옳음과 옳음의 싸움이래요. 그들이 봤을 땐 그게 옳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자. 저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149

말하는 게 직업인데 말하려고 할 때마다 덜컥덜컥 걸려요. 그래서 차라리 침묵하자 싶을 때가 있어요. 그게 제일 화가 나요. 마음껏 얘기하고 싶은데, 이렇게 얘기하면 뭐라고 할까, 저렇게 얘기하면 시비 걸지 않을까...., 자꾸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드는 거예요. 어쩌면 그게 제일 무서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알아서 불안하게 만드는 거요. 혼자서 온갖 검열을 하게 되잖아요. p154

많이 배우지 못했더라도 이 공동체 사회에 해 끼치지 않고 살아가면서, 배고픈 사람 보면 먹이고 추운 사람 옷 입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진짜 필요한 사람이 아닐까요? p284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갑이었다면,지금까지 거대 언론사들이 갑이었다면,지금까지 전문가가 갑이었다면,우리 헌법 정신이 살아 꿈틀거리는 세상을 만들어내서 국민이 갑인 세상을 열어나가는 것, 한반도에서 다른 나라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대한민국이 갑인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 그리고 경제 구조에서 재벌이 갑인 시대가 아니라, 국민경제가 갑인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 정치 권한에 있어서 정치인과 국회의원이 갑이 아니라 국민이 갑인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 그 시대를 우리가 함께 열어나가는 것이 저는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p287

각 인간의 개별적 마음에 집중해줄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그게 제가 요즘 생각하는 사랑이에요. p298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함께 산다는 건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니까 용서해주고 맘 편히 살자는 거죠. 다만 용서를 받으려면 진실을 밝혀야 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한 사람만이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략)그렇게 치유 과정을 가진 것이죠. 그래야 상처를 회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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