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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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AI의 시대에 들어서며 사람들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겪게 되었다. 인간이 하는 일을 AI가 모두 할 수 있다는, 심지어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우려가 점점 현실화 되어가는 세상이다.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인류가 맞이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3대 고전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히는 이 책은 어두운 미래 문명을 그려낸다.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만들어내는 세상이 되어 사람이 사람을 낳는 것을 야만적이라고 여기며, 태어나면서부터 크게 5개의 계급이 정해지며 이에 순응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런 세상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틈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국가는 끝없는 세뇌 교육을 통해 어린 아이들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으로 만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그려낸 세상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또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재의 세상과도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다. 소비가 미덕인 세상. 이것은 지금과도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다. 소마라고 불리는 약이 상비약처럼 여겨지는 세상도 요즘 약에 취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그러나 현재와 분명히 다른 점은 작중 세계는 인간성이 실종된 세상이라는 것이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는다. 안정적이라고 느끼도록 세뇌된 세상에서 불안함 따위는 생각지 않으며 편안하게 살아 나간다.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조차 못할 삶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앞서 말한 AI 시대의 도래와 그로 인해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 이 불안함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 빼앗길 것이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인간성일 것이다.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심지어 불안해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멋진 신세계의 '문명인'들과 대비된다. 작중의 문명이 실제로 인류의 미래 문명이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저자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바는 우리들의 인간다움을 잃지 말자는 것 아닐까. 디스토피아를 보여줌으로써 인류가 지켜나가야 하는 최소한의 것이 무엇인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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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친절한 반도체 투자
팀 포카칩(For K-chips) 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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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쓴 글을 엮은 것이다. 저자명이 팀 포카칩으로 되어 있는데, For K-chips라는 이름으로 '한국 반도체의 내일을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책에는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역사, 주요 기업들, 산업의 미래 방향, 투자 등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기자들이 쓴 책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글이 잘 읽힌다. 신문의 기획 기사 모음집, 교양 강의 같은 느낌이다. 대중들도 알기 쉽게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그렇기에 분량과 깊이 측면에서 좀 더 깊은 내용을 원하는 독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간지의 단순 뉴스 전달 내용보다는 깊고 애널리스트 산업 리포트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글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되겠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투자에 대한 부분이었다.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파트였는데, '정석'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에는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고 느꼈다. 정석이라는 말을 붙이려면 적어도 '투자의 정석'이라는, 지금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리포트 수준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산업의 주도권, 흐름에 맞는 투자법을 소개한 것도 아니고 재무제표의 기초적인 부분만 설명하고 관련 ETF만 쭉 나열하고 끝난다. 부록도 기업의 명과 암을 다루기보다는 경제 일간지의 B면, C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목차를 보고 큰 기대를 했던 필자로서는 실망을 한 부분이었다. 기자의 책을 보는 건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생생한 지식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책의 타깃이 반도체 산업, 주식에 문외한 대중이더라도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추가로 실어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장단점이 명확한 책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은 대중에게는 새로운 지식을 얻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나 반도체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흥미를 끌만한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해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 위주로 기술된 점 또한 인지하며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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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환자는 병원 선택이 다르다 -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스마트한 병원·약국 이용 지침서
박창범 지음 / 아침사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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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병원, 약국 이용 지침서이다. 저자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심장 혈관내과 교수로 있는 전문의이다. 그는 병원, 약국 등에서의 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해 정확한 의료 정보를 소개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합리적으로 병의원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환자가 병원, 약국을 이용하면서 궁금했던 점, 궁금해 할만한 점들을 책에서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병의원과 의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담은 첫 번째 파트와 사례 중심으로 병원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을 점을 담은 두 번째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의료 정보에 대해서는 아플 때마다 약간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단편적인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는 매체 특성상 검증하기가 어려워 무작정 신뢰하기가 어려운데, 이 책의 경우 의료 전문가인 의사가 말하는 정보이기에 믿음이 가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쓸모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병의원 선택법, 선택해야 하는 의사와 피해야 하는 의사, 진료비와 조제료에 대한 정보 등 환자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와닿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굉장히 솔직하게 이 책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방과 한방을 비교하는 부분에서 양의사로서 한방만을 비판할 수도 있지만 양쪽의 장단점을 균형 있게 다루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수술 경험이 중요한 외과 의사와 달리 내과 의사의 경우 "나이가 너무 적거나 많은 의사보다는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5~10년 정도 경력이 쌓인, 40대 중후반의 의사가 실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 말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내과 의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험보다는 의학 지식이 중요한데, 어느 분야나 그렇듯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새로운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아들이고 업데이트하려는 노력을 덜하게 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40대의 젊은 의사가 실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환자로서 동네 의원을 다닐 때 알게 모르게 느꼈던 부분인데 내부자에 해당하는 전문가가 통계와 함께 이런 말을 대놓고 하다니 진정으로 환자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이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건강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이 책에서 소개되는 의료 정보들은 집안에 환자가 생기거나 스스로 아프고 난 뒤에야 뒤늦게 찾아보기 마련이다. 건강 관리의 중요성은 나이가 들수록 더 커지기에 사전에 이런 정보들을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쓸모 있다고 느껴지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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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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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군중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케하는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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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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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주식 투자를 통해 큰 부를 쌓으려면 남들과는 다르게 가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모두가 가능성을 보는 곳으로 가면 막상 먹을 수 있는 파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식 투자에서는 대중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알아야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가지는 군중 심리를 연구한 유명한 책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이다. 이 책의 출판사에서는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따로 붙였다. 저자는 프랑스 출신의 의학자로 군의관으로서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겪고, 패배 후 분노한 시민들의 행동을 보며 이후 군중 심리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군중의 정신 구조를 다룬 부분이다. 저자는 군중이 이성적인 사고, 합리적인 추론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그들이 내세우거나 영향 받는 논법은 단순하고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군중의 추론 특징 중 하나는 "표면적으로 유사해 보이는 서로 다른 사례들을 결합하고 특수한 사례를 곧장 일반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떠오른 것이 정치인 관련주, 소위 정치테마주라 불리는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현상이었다. 선거철이 되면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과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엮인 주식들이 2배, 3배를 넘어 심지어는 10배가 넘게 오르는 경우가 있다. 기업의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 임원이 후보자와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것, 본사가 후보자의 고향에 있다는 것, 오너가 후보자 성씨의 종친회장이라는 것 등 다양한 케이스지만 학연, 지연, 혈연에 얽혀있다는 표면적 유사성이 있고 이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선거철마다 연속적으로 적용되는 인식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저자는 군중이 가지는 특징으로 편협성과 권위주의, 보수성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시세 등락 속 대중의 심리를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어디에나 군중은 존재한다. 군중이 가지는 심리를 분석한 이 책을 읽으니 군중들이 보이는 기이한 모습들, 특히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행태들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개인으로서는 훌륭한 인격을 소유한 사람들이 왜 주식시장에 들어서기만 하면 어리석은 시장 참여자 중 한 명이 되는 것인지, 왜 주식시장에서 비합리적인 추론으로 테마주가 선정되어 연이은 상승을 이어가는지 등등 말이다. 이것을 역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이 또한 군중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군중의 일원인 사람의 한계에 불과한 것인 걸까.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군중들이 만들어내는 현상에 어느 정도 해석이 가능해졌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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